가만 있어보자,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꺼내야하나. 어쩌면 생각보다 지루한 내용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그래도 들어준다면 내 기꺼이 이야기를 해드리다. 오? 그래요. 그럼 좋습니다. 내가 별로 말주변이 없는 편이라, 다소 재미가 없더라도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그런데, 선생은 결혼을 했소? 아직, 젊으신 것 같은데……. 나는 7년 전에 결혼을 했습니다. 나의 아내는 정말 아름다웠지요. 후훗. 처음 아내를 봤을 때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아내는 내가 근무하던 회사 근처에서 꽃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대리로 진급한 지 얼마 안되어서였을 겁니다. 아마도 봄이 끝나갈 무렵이었던가. 전날 밤, 야근을 하고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던 나는 옷은 갈아입지 못해도 면도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회사 맞은편에 있는 사우나를 찾아갔습니다. 새벽 5시가 조금 넘어서였나,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라 그런지 해가 일찍부터 얼굴을 내밀더군요. 길을 건너가기 위해서는 횡단보도를 이용해야 하는데 아내의 꽃집이 바로 신호등 앞에 있었지요. 그때였습니다. 아내를 처음 만난 것이. 가게문을 열고 진열대의 화분들을 정리하던 아내의 모습은, 정말이지 천상에 사는 천사가 잠시 지상으로 내려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아름다운 여자는 본적이 없었습니다. 방금 머리를 감은 듯 촉촉함이 묻어나는 긴 생머리, 희다못해 투명하게 여겨지는 하얀 얼굴에는 붉은 입술이 멋지게 자리잡고 있었고, 잘 빚은 도자기를 연상케 하는 매끄러운 피부에 어디하나 굴곡 있는 몸매는 멜빵이 달린 청치마를 입고 있어도 전혀 빛을 잃지 않았지요. 그녀의 섬세한 손가락의 시중을 받는 꽃들에게 질투를 느낄 정도였습니다. 순간, 나는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우나? 그런 것은 머리 속에 남아있지도 않았어요. 첫눈에 반했다는 말은 그럴 때, 쓰는 것이겠지요. 그날이 아내가 처음 가게를 여는 날이었습니다. 저는 애초의 목적은 뒷전으로 하고 꽃집의 첫 손님이 되었지요. 그래야 나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으니까요. 여자들은 언제나 처음이란 단어에 쉽게 매료된답니다. 아무튼 아내의 미모는 저뿐만 아니라 회사내의 모든 남자들에게 화재가 되었습니다. 모두들, 모이기만 하면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요. 그리고 대개의 남자들이 그렇듯 아내에 대한 불순한 욕망을 품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누가 먼저 데이트를 할 것인가 내기까지 걸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모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녀에 대한 기득권이 내게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아내는 가게를 열고 첫 손님이 되어준 저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에 우연히 횡단보도에서 마주친 우리는 서로 웃음을 지으며 목례를 했었지요. 제 옆에는 회사동료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당연히 동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지요. 그녀가 내게 아는 척을 했다는 사실이 그들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을 겁니다. 그때의 기분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어요. 그날의 소문은 빠르게 확산이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그녀에게 마음을 품었던 친구들이 포기의사를 보이며 제게 건투를 빌기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후후. 하지만 나는 절대로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원래 이런 일일수록 공을 들여야 하는 법이니까요. 우선은 서로에게 좀더 친숙한 느낌을 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나는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 그러니까 아내가 가게문을 여는 시간-다행스럽게도 그녀는 시간계획을 철저하게 세우는 편이라 언제나 정해진 시간에 문을 열었습니다-에 맞춰 출근을 했습니다. 의도된 연출이었지만 나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인사도 건네고 문을 여는 일도 도와줄 수 있었습니다. 아십니까? 여자들은 대부분 친분지향적인 성향이 있다는 것을. 아, 이 말이 무엇이냐 하면. 학교 다닐 때 보면, 특히 여자들은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을 같이 가곤 하지요. 즉, 다시 말하면 친밀감을 느끼는 상대와는 사소한 일에 대해서도 늘 동참하기를 원하는 심리죠. 바꿔 말해서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일정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익숙하게 만들면, 은연중에 가졌을 지도 모르는 경계심 따위가 사라지고 서서히 서로에 대한 친밀감이 깊어지죠. 아주 확실하면서도 쉬운 방법입니다. 물론, 시간이 조금 많이 걸린다는 단점도 있지만, 미인을 얻는 데에 그까짓 시간이야 무슨 대수겠습니까? 어쨌거나 나의 방법은 제대로 먹혀들어 갔지요. 한 달간의 정성을 보인 끝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말을 놓고 다정한 오누이처럼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만족을 한다면 지난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이제부터가 정말로 중요한 거지요. 자칫 잘못하면 그저 마음 좋고 편안한 오빠로 전락하고 마니까요.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발빠르게 다음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나는 아주 사소한 부분부터 하나하나 챙겨주기 시작했습니다. 이를테면 아내가 애지중지하던 머리핀의 큐빅이 빠진 것을 보고 그것과 꼭 같은 것으로 사다준다든지, 평소에 그녀와의 대화 중에서 힌트를 얻어 그녀가 좋아하는 곳으로 데려간다든지. 작은 기념일을 챙겨주는 등등.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에게 의무적으로 대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저, 값비싼 선물, 좋은 카페 등등 뭔가 가시적으로 큰 것, 비싼 것, 값어치가 나가는 것을 한번씩 터뜨려 주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만, 이건 정말 가엾은 마초맨의 비애라고 할 수 있지요. 여자들은 말입니다. 작은 것에, 아주 사소한 일에 더욱 쉽게 감동을 받는다는 거지요. 아시겠습니까? 의외로 방법은 간단한 겁니다. 그녀가 미쳐 생각지도 못한 사소한 부분들을 챙겨주면 나에 대한 평가는 저절로 바뀌게 되는 겁니다. 아내는 나의 세심한 배려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오빠라고만 하기에는 저의 존재가 너무 크게 다가온 것이지요. 우리는 보다 많은 것을 함께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여가시간을 들 수가 있겠군요. 주말에 함께 지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이제 공공연하게 우리가 커플임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갔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여섯 달이란 기간 동안, 달콤한 연애를 했습니다.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가 없었습니다. 이제는 아내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연애는 너무 길게 하는 것도 좋지가 않은 겁니다. 너무 길어지면 서로에게 식상하게 될 우려가 있으니까. 하하하. 아, 여기 맥주가 떨어졌군요. 이봐요, 맥주 한 병만 더 주세요.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를 했죠? 그렇군요. 프로포즈! 네, 나는 아내에게 프로포즈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특별한 이벤트를 생각했었지만 지나치게 요란을 떠는 것보다 가끔은 무난한 방법도 좋은 법이니까요. 나는 고전적인 방법을 택했습니다. 우선, 아내에게 줄 반지를 샀습니다. 친구의 권유로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를 준비했지요. 그리고, 아내와 저녁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꽤 분위기가 좋은 레스토랑을 골라 전망이 가장 좋은 자리로 예약을 했답니다. 아내는 저의 선택에 대만족이었지요. 우리는 여느 때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메인 디쉬가 끝나고 디저트가 나올 때였어요. 나는 미리 레스토랑 측에 부탁을 해서 반지를 디저트로 나오는 아이스크림 속에 감쳐두었습니다. 하하, 조금은 진부한 방법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효과는 좋은 것이었습니다. 티스푼으로 아이스크림을 떠먹던 아내는 자신의 입술처럼 분홍빛을 띠고 있는 딸기 아이스크림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반지를 발견했습니다. 아내의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감동을 받은 겁니다. 저는 지체하지 않고 준비한 멘트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그거 알아? 당신을 처음 보는 순간부터 나는 당신 외에 어떤 여자도 쳐다볼 수가 없었어. 이미 그 순간에 당신이 내 안을 가득 채워버렸거든. 그래서 그때 결심을 했지. 어떻게든 당신의 마음을 얻어야겠다고. 그리고 누구보다도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주겠다고 말야. 어때? 나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을래? 나 그만한 자격을 갖추지 않았니?” 스스로 생각해봐도 조금은 닭살 돋는 내용이었지만 결과는 만족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아내에게 승낙을 받았으니까요. 나는 세상 모든 것을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예식장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마치 꿈속을 헤매는 기분이었지요. 사실, 그 감정을 말로 표현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것입니다. 난 정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놈이었습니다. 암, 그렇고 말고요. 우리의 결혼 생활은 행복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부럽지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참, 이상하죠. 정말 이상해요. 행복이란 감정이 언제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여겼는데, 생각보다 유통기한이 짧더군요. 나는 지금도 단언컨대 아내를 사랑했습니다.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아내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생각을 해보니 나는 아내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것은 정말 충격이었지요. 하다 못해 아내의 고향이 어디인지, 어느 학교를 나왔으며 가장 친한 친구의 이름은 무엇인지도 몰랐으니까요. 하지만 그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적어도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우리가 결혼을 한지 3년째가 되는 해, 그러니까 3년 전 겨울이었습니다. 선생도 아시다시피 그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었지요. 저녁이면 살을 에는 삭풍 때문에 서둘러 귀가를 하고 싶었으니까요. 중간에 주점에 들러 소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한 달에 한번 정도는 꼭 가평에 있는 농장을 다녀왔습니다. 돌아가신 아내의 부모님-아, 그러고보니 빼먹은 것이 있군요, 아내의 부모님은 그녀가 스무 살이 되던 해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이 물려준 자그마한 농장인데 채소랑 닭이나 돼지 같은 가축들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인부를 따로 두어서 관리를 맡겼지만, 아내는 정확히 음력 보름이 되는 날이면 어김없이 농장에 찾아가 가축들을 돌보곤 했습니다. 그것은 신혼 때부터 줄곧 해오던 것이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의구심이 들더군요. 아내가 농장을 다녀온 날은 이상하게 생기가 도는 것이 뭔가 수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저는 다른 상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아내가 농장을 핑계로 하고 다른 놈을 만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상상을 말입니다. 말이 나왔으니까 얘긴데 아내는 결혼하기 전이나 3년이 지난 후에도 변한 모습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니 더 젊어졌다고 할까. 그만한 미모라면 유부녀라고 해도 어떤 사내가 마다하겠습니까? 어쩌다가 농장에 무엇을 하다고 왔냐고 하면 평소와 다르게 쌀쌀맞게 굴며 그냥 가축들을 돌보다가 왔다고 말하는 것이 고작이었지요. 게다가 농장을 다녀오는 날이면 들떠있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이상한 생각이 들 수 밖에요. 나는 아내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아내의 행동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바로, 4년 전 겨울 그 해 가장 추웠던 날, 아내는 저의 반대를 무릅쓰고 손수 차를 몰아, 기어이 농장에서 다녀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추우니까 날이 풀리거든 가라고 해도 그녀는 막무가내였지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다음 번에 아내가 또 농장을 간다는 날, 미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한 대 뿐인 차를 아내가 가져갔기 때문에 저는 친구에게 차를 빌려 아내의 뒤를 밟았습니다. 아내는 본인의 말대로 가평의 농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이가 예순을 넘긴 관리인은 그렇다 쳐도 외지에서 다른 놈을 농장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는 일이었으니까. 나는 농장에서 조금 떨어진 민박집에 방을 잡고 준비해서 가지고 간 쌍안경으로 아내의 동태를 살폈습니다. 저의 예상과는 달리 농장을 찾아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내 역시, 농장에 도착해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요.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괜한 의심으로 아내를 난처하게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그 날도 음력으로 보름이었기에 밤이 되자 구름 사이로 붉은 만월이 을씨년스럽게 기분 나쁜 빛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 착각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달빛은 분명 붉은 기운을 띠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깐 졸았나 봅니다. 손에 쥐고 있던 쌍안경을 제가 조는 바람에 떨어뜨리면서 제 발등을 찧고 말았지요. 덕분에 저는 잠에서 깨고 말았습니다. 바로, 그 순간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는 아내를 보게되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자정을 넘긴 시각이었는데 아내는 자신의 농장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을 살피더니 도둑고양이처럼 조심스럽게 축사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아내에게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지요. 단언할 수는 없었지만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 나는 그 길로 농장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 오를 정도로 전력질주를 하며 아내가 들어간 축사 옆까지 다가간 나는 최대한 소리를 죽이며 반쯤 열려진 축사의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런데……. 나는 엄청난 혼란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장면을 보았던 거지요. 참, 뭐라고 설명하기 애매한 것이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공포감에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내가 문틈으로 본 장면, 그것이 무엇인지 압니까? 아마, 선생은 믿지 못할 겁니다. 나 역시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으니까. 아내는 숨을 죽이며 잠을 자고 있는 돼지에게 살며시 다가가더군요. 그때까지도 나는 아내의 행동에 대해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아끼는 가축의 단잠을 깨우지 않으려는 배려라고 여겼으니까. 하지만, 그것은 커다란 착각이었습니다. 아내의 그런 행동은 결코 배려 따위가 아니었어요. 후훗, 아시겠습니까? 그건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의 자세였던 겁니다. 아내는 그렇게 조심스레 다가가더니 살며시 돼지의 옆구리에 손을 대었습니다. 아마, 사람으로 따지면 여기쯤? 말하자면 간이 있는 위치였던 거지요. 불현듯, 아내의 눈빛이 이채롭게 빛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건 절대로 환각이 아니었습니다. 아내의 입술 끝이 묘하게 올라간다고 여겨지는 순간 돼지의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그 원인을 찾았습니다. 그것은 너무나 간단한 이유였습니다. 돼지의 옆구리에 살짝 대고 있던 아내의 손이 놀랍게도 두터운 살가죽을 뚫고 손목 깊숙한 부분까지 들어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놀라운 일은 다음 장면이었지요. 아내의 손이 다시 빠져 나오는 순간, 무언가 검붉은 것을 쥐고 있었습니다. 설마라고요? 설마가 아닙니다. 아내의 손에 쥐고 있던 것은 돼지의 생간이었습니다. 아내는 게걸스런 눈빛으로 생간을 바라보더니 그대로 우걱우걱 씹기 시작했습니다. 상상이 갑니까? 그토록 사랑스런 아내가 난데없이 달밤에 축사로 찾아가 자신이 기르던 돼지의 생간을 맛있게 씹고 있는 모습이란……. 정말이지……. 차라리 꿈이었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꿈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보고 있는 장면은 엄연히 현실의 일이었습니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면서 움직여지지가 않았습니다. 나는 가까스로 몸을 움직이며 축사에서 가급적 멀리 떨어지려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긴장한 탓일까요. 그만 입구 옆에 세워둔 곡괭이를 건드리고 말았던 겁니다. 설상가상으로 곡괭이는 그 옆에 가지런히 세워둔 삽들을 동반자로 삼았습니다. 마른하늘에 요란하게 쇳소리가 울렸지요. 순간, 생간을 맛깔스럽게 먹고 있던 아내가 돼지 피로 인해 붉어진 입술을 핥아내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나는 숨이 막히는 것을 느끼며 재빨리 짚단 사이로 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는 낮은 포복으로 밭길 옆을 따라 민박집까지 필사적으로 도망쳐왔지요. 도망치는 일에 열중했기 때문에 아내가 축사 밖으로 나왔는지 아니면 그냥 무시하고 식사를 계속 했는진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나는 바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행히 그날 밤 아내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밤잠을 설쳐가며 내가 본 장면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지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말 난감하더군요. 다음 날이 휴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늦잠을 잤습니다. 전날 밤, 고민을 하느라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아침나절에서야 겨우 잘 수 있었습니다. 나는 귀에 익은 칼질 소리에 잠을 깨었습니다. 황당하게도 나는 저녁 무렵까지 한번도 깨지 않았지요. 눈을 떴을 때, 시계는 저녁 6시를 가리키고 있더군요. 무려 10시간이나 잠을 잔 겁니다. 아내는 이미 돌아와 있었습니다. 아내는 저를 위해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평소 때라면 그런 아내의 모습이 이뻐 보였겠지만 그날은 달랐습니다. 아내는 주춤거리며 서 있는 나를 발견하더니 예전에 내가 반했던 아찔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저녁 메뉴로 내가 좋아하는 꽃게탕을 준비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입니다. 나는 어색한 웃음으로 화답을 하고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신문을 읽었죠. 하지만 신문기사가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습니다. 자꾸만 지난밤에 본 아내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서 집중을 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결국, 신문보기를 포기하고 신문을 접었을 때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물러나 앉았습니다. 아내가 쪼그리고 앉아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던 겁니다!! 나의 예민한 반응에 아내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나는 다시 한번 멋쩍게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내의 손에 이끌려 식탁으로 가서 앉았습니다. 나는 그때처럼 아내의 손이 차갑게 느껴진 적은 없었습니다만 내색은 하지 않았지요. 괜히 아내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으니까. 아내는 내가 식사를 하는 동안, 두 손으로 턱을 괴며 나를 지켜보았습니다. 아내의 시선이 느껴진 탓인지 도저히 식사를 할 수가 없더군요. 결국엔 몇 숟가락 떠보지도 못하고 식탁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때, 아내가 내 손을 잡아당기며 다시 식탁에 앉히더군요. 아내는 한참동안 내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습니다. 갑자기 이유를 알 수 없는 한기가 느껴지면서 소름이 돋더군요. 아내가 몸에 두르고 있던 에이프런을 벗더니 의자를 끌어서 내 옆으로 바짝 다가와 앉았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나를 보며 조용한 소리로 말했습니다. “다 봤지?” 처음 아내를 만나 그날까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감정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건조한 목소리였습니다. 순간, 몸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떤 말이든 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지요. 나는 얼떨결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습니다. ‘훗’하며 아내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웃는다고 나도 따라 웃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웃음이 아닌 강렬한 살기가 베어있는 일종의 경고와도 같은 것이었으니까요. 난 무의식중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도 전에 본능이 이끄는 데로 몸을 일으키며 식탁에서 뛰쳐나왔죠. 뒤이어 아내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거기 섯!” 긴장을 한 탓인지 몸이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어요. 달리고 싶은 것은 마음 뿐, 나는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처럼 비정상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겨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몇 걸음 가지 못하고 뒤에서 달려드는 아내에게 눌려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가냘픈 체구의 아내가 누르고 있었는데도 배 이상으로 큰 나는 아무리 용을 써도 벗어날 수가 없었지요. 나를 누르고 있는 아내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습니다. 아내는 유난히 붉게 보이는 입술을 자신의 혀로 요염하게 핥았습니다. 이전 같았으면 그 모습에 끓어오르는 욕정을 느꼈을 테지만 그때는 도리어 두려움이 커질 뿐이었습니다. 아내는 나의 마음을 읽었는지 손톱으로 내 왼쪽 가슴을 건드리며 다정하게, 그러나 서늘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자신이 앞으로 하고자하는 일을 설명해주었지요. “안타까워. 지난 200년 동안 만난 인간 남자 중에 가장 정이 많이 들었었는데 이렇게 끝내야 하다니……. 이제부터 당신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 동안, 살을 맞대고 살았던 정을 생각해서 가급적이면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도리겠지. 후훗, 당신의 간은 정말 아껴두었다가 먹으려고 했는데. 하는 수 없군.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고통 없이 끝내줄게.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아플 거야.” 아내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길게 자라난 손톱으로 내 왼쪽 가슴 밑을 뚫었지요. 참을 수 없는 극심한 통증으로 나는 비명을 질러야만 했습니다. 내 몸에서 뭔가 뜨거운 액체가 꾸역꾸역 흘러나오더군요. 그것은 피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이 더 이상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득하게 멀어지는 의식 속에서 아내의 싸늘한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당신의 몸 안에 흐르고 있는 피의 양이 많은걸? 후훗, 고통스럽지? 이제 끝낼게. 참아내느라 수고했어.” 아마도 아내는 그렇게 말을 마치고 내 간을 꺼내서 맛있게 먹고 싶었을 겁니다. 하지만 아내는 그 소망을 이루지 못했어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내의 손이 내게서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지요. 아마도 간을 꺼내기 위한 준비자세를 취하느라 그런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그때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거기까지야.” 베란다에서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 베란다를 통해 우리 아파트로 들어온 것입니다. 당시에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내가 살던 아파트는 11층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베란다로 들어온 것이었어요. 하지만 나로서는 그런 사실을 깨달을 여유 따위는 없었습니다. 나는 힘겹게 고개를 틀어 목소리의 주인공을 보았지요. 피를 많이 흘린 탓인지 시야가 흐려져서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그거 남자라는 것은 알았지요. 연이어 아내의 당황해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너……넌, 운사? 소문에 넌 이 나라를 떠났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곳에…….” 아내는 그를 ‘운사’라고 부르며 몹시 두려워했지요. 운사라 불린 남자는 아내의 말에 차갑게 웃으며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그는 나의 의구심을 풀어줄 결정적인 말을 해줬죠. “미안하군, 방금 돌아왔거든. 네게는 안된 일이지만 공교롭게도 이 아파트에 내 절친한 친구가 살고 있어서 인사차 들렸다가 아주 친숙한 기운이 느껴져서 이렇게 찾아왔지. 그런데 말야. 정말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 있거든. 아무리 내가 자리를 비웠다고 하지만 분명히 너희 여우일족과 협약이 있을 텐데. 어째서 너는 금역(禁域)을 떠나서 이런 곳에서 나와 얼굴을 맞대고 있는 거지? 그까짓 협약 따위는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건가? 아니면 ‘운사’라는 이름이 이제는 아무런 무게를 가지고 있지 않게 된 건가? 어느 쪽이지?” 그랬었지요. 그는 분명히 아내를 여우라고 했습니다. 물론, 선생이 생각하기엔 정말 어이없는 이야기로 들를지 모르지만 당시의 나에게는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이었지요. 아내가 여우였기 때문에 3년 동안 매달 보름마다 돼지의 생간을 먹고, 그것도 모잘라 나의 간을 먹으려고 한 겁니다. 운사라는 자의 추궁에 아내는 어쩔 줄을 몰라했습니다. 내가 아내에게 그랬듯, 아내도 그에게서 공포감을 느꼈던 것이지요. “이……이봐, 운사. 난 말야. 그저……. 그러니까…….” 아내가 말을 더듬어가며 변명을 하려하자 이번에는 운사라는 남자가 ‘훗’하며 실소를 터뜨렸습니다. 그의 웃음이 내게는 어떤 안도감을, 아내에게는 항거할 수 없는 공포감을 안겨주었던 것 같았지요. 나를 누르고 있던 아내의 존재감이 사라졌다고 여겨지는 찰나, 돌연 괴성이 터지며 아내가 ‘운사’라는 자에게 몸을 날렸습니다. “가까이 오지마. 죽여버릴 테야! 카아아앙!” 아내는 거의 팔뚝 길이만큼이나 길게 자라난 손톱을 모두 세워 ‘운사’의 정수리를 찍으려 했지요. 그야말로 바람처럼 움직였기 때문에, 당연히 ‘운사’라는 남자의 머리가 박살나고 뇌수가 사방으로 튈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가 나를 도와준 것을 감안한다면 그런 결과를 상상해서는 안될 일이지만, 보통 사람이 아내-그의 말을 빌리자면 전설에서나 등장하는 여우라고 하지 않습니까-를 당해낼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저의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절대로 보통 사람이 아니었어요. 믿어지지 않지만 아내보다 더욱더 괴물 같은 자였습니다. 물론, 아내처럼 외형적인 변화를 일으키거나 하진 않았어요. 아, 사설이 너무 길었군요.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몸을 날린 아내가 그의 머리를 부숴 버리려는 찰나, 착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의 몸에서 희뿌연 우유 빛 섬광이 터져 나오는가 싶더니 아내는 멀리 튕겨내더군요. 기세 좋게 달려들던 아내는 그 일격에 반대편 벽으로 날아가 부딪히면서 고통스런 신음을 토했습니다. 비록 여우라는 괴물이고 나의 가슴에 구멍을 뚫었지만 고통스러워하는 아내를 보고있으니 측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고 그의 생각은 다른 듯 싶었습니다. “운사의 검에는 예외가 없다. 이것이 법이야.” 그가 쓰러져있는 아내에게 다가갔습니다. 아내는 그가 다가오자 기겁을 하며 도망치려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는 아내가 도망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몸을 일으키려는 아내의 턱을 사정없이 차버리더니 이어 손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꺼내들었습니다. 그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 듯한 동작을 했다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벼락처럼 내리꽂았습니다. 내가 질렀던 비명이 아내의 입에서도 터져 나왔지요. 거기까지였습니다. 가까스로 붙들고 있던 의식의 끈을 놓치고 만 겁니다. 내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인근 병원의 응급실이었습니다. 저의 부모님과, 절친한 친구들이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찾아왔답니다.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이틀 동안 혼수상태였다고 하더군요. 나는 한 동네에 살고 있는 진호에게서 놀라운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그 일이 있던 날, 우리 아파트에 원인 불명의 화재가 일어났는데 이상한 점은 불길이 퍼지지 않고 아내와 내가 쓰러졌던 거실과 주방만을 태우고 저절로 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거실에 커다란 개로 보이는 짐승의 시체가 새카맣게 탄 채로 발견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아내의 시신은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을 했습니다. 후훗, 당연한 일이었지만 친구에게 내색은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말해봤자 믿어주지도 않을 테니까요. 나는 일주일 정도를 요양을 하고 퇴원을 했지요. 그리고 경찰서에 가서 아내의 실종신고를 하고 직장까지 그만두었습니다. 어찌되었건 내가 사랑했던 이를 잃었으니 나로서는……. 후후후. 남자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을 맺었다.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 이해하기엔 너무나 황당무계한 이야기였지만 마땅히 시간 때울 것이 없었던 창환은 나름대로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조금 길다는 느낌을 주었다. 창환은 장시간 이야기를 듣느라 경직된 몸을 풀기 위해 어깨를 주물렀다. 우연히 바(bar)를 찾아왔다가 창환과 합석을 하게된 남자는 이야기를 마치자 의무를 다했다는 듯 손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군. 이야기를 들어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후훗,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남자 역시 장시간 동안 이야기를 늘어놓은 탓인지 얼굴에는 42.195km를 완주한 마라토너처럼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창환은 잠시 망설이다가 막 돌아서서 나가려는 남자를 불러 세웠다. “저……. 저기 말입니다.” 남자는 걸음을 멈추고는 무슨 일이냐는 듯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까지 제게 들려준 이야기요, 그거 전부 지어낸 이야기죠? 그렇죠?” 창환의 질문에 남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셔츠의 단추를 위에서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그리고 마지막 단추까지 풀었을 때, 남자는 셔츠를 열어 보였다. “이제 되었습니까?” 남자는 차갑게 내뱉고는 조용히 바를 빠져나갔다. 창환은 남자가 바를 나갈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맙소사, 정말이었단 말인가…….” 남자가 보여준 것은 그의 가슴에 길게 나 있는 상처였다. 그런 상처를 만들 수 있는 흉기는 한 가지 밖에 없었다. 창환은 그 흉기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창환은 남아있던 데킬라를 단숨에 비우며 자신이 산출해낸 결과를 애써 부정했다. 왜냐하면 자신은 누구보다도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극히 정상적인…….
註) 1) 금역(禁域) : 종교적인, 혹은 정처적인 이유로 금기시 여기며 일체의 출입을 막는 특정 지역을 일컫는 말로, 소설에서는 도계감찰인 수한이 여우일족에게 거주구역으로 제한한 를장소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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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잘 쓰셔요 ㅠㅠ 굿
구미호가 생각나네요^^
와^^....잼있다.
우와~막 사람을 끌어당기는 문체...구미호가 소재네요~^^ 공포감은 떨어지는것 같지만 스릴있어요~^^
어디서 봤더라..하는 생각이 났는데..니르나바님...이셨군요..유조아 활동하신..^^
문체 넘 좋아요^^
어쩐지 친근한느낌이 들더니 언더프리에서 활동하신분 아니신가요? 중간에 운사도 나오고 진호도 나오는것보니깐.. 니르바나(?)라는 카페운영하면서 일어나는 시리즈물같은데..
이야기 구성 방식이 내가 꼭 옆에서 듣고 있는듯 하네요 쩌억~
윗분 말씀대로 왠지 속편이 기대되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앞에서 보름, 동물농장 할때 대략 예상이 되어서 긴장감은 떨어졌지만, 그래도 옆에서 이야기를 듣는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깔끔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닐바님 ㅋㅋ 여기서 뵈니 반갑습니다 .. 마클에서도 잘 보고 있어요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
와아 여기서도 보네요.
재밌었어요~ 갑자기 생각난건 전설의 고향..;;
우와... 글 분위기가 상당히 차분하고 유쾌하네요..ㅎ
소울 가디언의 일부분이네요
우와 다봤지 에서 소름이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