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5월 24일~25일 양일간 서울시청 앞 광장, 세종로 일대에서 'Hi Seoul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등을 선보였다.
서울시는 'Hi Seoul 페스티벌'이 "광화문에서 시청 앞까지 마음껏 걸어다니고 자유롭게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열린 공간, 열린 서울의 축제"라며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열린 마음 열린 축제"라고 소개했다.
'Hi Seoul 페스티벌 시민모임도 박용성·최불암 공동대표의 명의의 글을 통해 "'Hi Seoul 페스티벌'은 서울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다함께 즐기고 화합할 수 있는 열린 축제의 마당이다. 다양하게 펼쳐지는 축제마당에 시민들은 와서 즐길 뿐만 아니라 시민들 스스로가 직접 이벤트를 구상하고 자유롭게 참여하는 시민이 주도하는 축제"라면서 "올해 처음 개최되는 'Hi Seoul 페스티벌'은 서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축제 자체를 브랜드화하여 매년 정례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Hi Seoul 페스티벌'은 외국인단축마라톤대회, 청계천시민걷기대회 등 청계천복원기념행사와 함께 청도소싸움, 전통한마당, 애니매이션 체험한마당, 지구촌의 풍물을 선보인 지구촌 한마당 등 청소년에서부터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열린 축제라고 홍보하던 'Hi Seoul 페스티벌' 광화문에서 시청 앞까지 마음껏 걸어다니고 자유롭게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열린 서울의 축제'라던 'Hi Seoul 페스티벌'
그곳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Hi Seoul 페스티벌' 행사 안내소 관계자에게 "혹시 장애인안내요원 있습니까?"라고 묻자 한동안 어리둥절하다가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중앙무대에도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사 한명없었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안내판도 장애인을 위한 전담안내요원도 없었다. 지하철에 설치된 휠체어리프트를 타는데 최소 30분이 걸리는 휠체어장애인들에게 현재의 이동환경은 목숨을 내놓고 이동해야하는 현실임을 감안했을 때 곳곳이 행사물로 막히고 비장애인들로 북적대는 행사공간에 서울시민인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안내요원은 필수사항이다.
이런데 광화문에서 시청 앞까지 마음껏 걸어다니라니…
장애인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선진국가를 가늠하는 잣대라는 사실은 이미 상식처럼 되어 버렸음에도 행정당국의 장애인 차별은 끝간데를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한편 비가 오는 가운데도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Hi Seoul 페스티벌' 행사 중 사람들의 시선을 잡는 곳이 있었다. 동아일보에서 영풍문고에 이르는 도로를 통제하고 대부분의 구간을 차지했던 '애완동물 콘테스트/퍼레이트'가 그것.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던 'Hi Seoul 페스티벌'에 애완동물은 당당한 서울시민(?)으로 참가하도록 배려하고도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의 흔적도 엿볼 수 없었던 'Hi Seoul 페스티벌'을 이런 식으로 매년 브랜드화해서 치러진다면 장애인은 골방에 박혀서 tv나 보라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한국에는 장애인이 없나요?"라고 묻곤한다.
외국에서는 어디를 가던지 장애인을 손쉽게 만날 수 있고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공존해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전반에 깔려 있다. 반면 우리의 현실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인 '이동권' 확보를 요구하며 위험천만한 지하철 선로점거나 버스에 쇠사슬로 휠체어를 묶고 '우리도 버스를 타고 싶다'고 절규해야만 그제서야 장애인이동권을 위해 정부는 이러저러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색을 내는 수준에 있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서 준비했을 'Hi Seoul 페스티벌' 행사를 준비했던 모 단체 실무자는 "이름만 'Hi Seoul '이지 내용은 하나도 없다"고 실날하게 비판했다. 물론 장애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5명가량의 장애인들이 복지관 차량을 타고 참여했고 공익근무요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Hi Seoul 페스티벌'을 관람했다. 행사에 참여한 이들 장애인들의 참여는 구색맞추기 수준에 불과했다. 모 시설에서 단체로 참가한 이들은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전무했던 이 행사에서 무엇을 즐기고 자신을 표출했을까? 아마도 야만적인 현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지 않았을까?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 설치된 간이 화장실만 보더라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반면 일본에서 'Hi Seoul 페스티벌'에 참가한 장애인 그룹들도 있었다.
이들은 삼성의 후원으로 안내견과 전담안내요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행사를 관람하고 있었고 또다른 외국 장애인은 지구촌 문화행사장에 휠체어를 타고 공연을 구경하고 있었다.
외국 장애인들에게는 맹인 안내견을 붙여가면서 배려(?)를 해주고 내국 장애인들에게는 전담안내요원 한명조차 배치하지 않는 서울시의 장애인 정책은 비단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지난해 5월 19일 발산역에서 중증장애인이 휠체어리프트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고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서울시와 서울시도시철도공사의 잘못이 있다며 공개사과와 손해배상, 안전대책 수립 등을 권고했으나 서울시는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통보했으며 서울시도시철도공사는 '너는 떠들어라, 난 하나도 안들린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발산역 추락참사 1주년이었던 지난 5월 19일 서울시청 장애인복지과를 점거했던 장애인이동권연대도 '장애인이 죽을때만 대책을 마련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되는 장애인정책은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거듭 서울시의 공개사과와 손해배상을 촉구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법의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은 원인도 분명한데 누구하나 공개사과 등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것이 서울시다.
많은 후원과 서울시 예산이 투여되어 치러진 'Hi Seoul 페스티벌'
이 행사에 들어간 낭비성 예산을 줄여 장애인이동권 확보를 위한 지하철 전담요원을 확보하고 시민들의 장애인인식개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세계10위의 거대도시 서울을 경쟁력있게 만드는 기본적인 정책이 아닐까 싶다.
장애인을 배제하고 치러진 'Hi Seoul 페스티벌'이 매년 정례화되어 치러진다면 화려한 조명아래 소외당하고 차별당하는 장애인들에 대한 야만적인 현실은 고착화되어갈 것이다.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열린 마음 열린 축제" 'Hi Seoul 페스티벌'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묻고 싶다.
서울을 세계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한 이벤트의 하나로 기획된 'Hi Seoul 페스티벌'에 장애인은 서울시민축에도 끼지 못하는 겁니까?
첫댓글 엉엉엉... 가슴이 너무.....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