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크리스마스!! 어찌들 보내셨나요?
올해도 변함없이 윤선님과 크리스마스의 밤을 함께 보냈네요.
그녀만이 보여줄 수 있는 변화무쌍한 재즈의 바다에 푹, 빠져 죽었어도
여한이 없었을 행복하고도 온 몸의 세포 하나, 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전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그런 밤이었습니다.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진 않겠죠.^^
공연이 시작되고 뮤지션들이 소개됩니다.
어젠 울프의 부인과 아들도 함께 했네요.
Opening곡으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영어와 한국어로 불려집니다.
크리스마스날의 공연장을 정말이지 고요하고도 거룩한 밤으로 만들어 주네요.
이런 고요하고도 거룩한 분위기.. 너무 좋습니다. 그만큼 현대인들의 정서가 안 그렇단 얘기겠지요...
두번째 곡은 스웨덴의 캐롤입니다. 윤선님이 객석의 울프 부인과 아들을 소개하네요. 환호^^
스웨덴어와 불어로 불려진 노래는 가사내용은 모르지만 첫 곡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네요.
세번째 곡인 Frevo. 제가 참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분위기가 반전되네요. 고요하고도 정적이었던 무대가 울프의 기타 독주와 함께 점차 긴장의
모드로 바뀝니다. 악기를 갖고 논다는 표현이 이런 장면을 말하는거겠죠.
이어지는 윤선님의 처절하도록 아름다운 스캣의 향연.
기타와 인간의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듀오의 그 정점을 본 듯 합니다.
네번째 곡은 유럽인들도 노래가 주는 감정에 공감되고 연주자들도 가장 좋아한다는 강원도 아리랑.
특히, 뱅상이 입으로 연주하던 조그만 악기는 마치, 우리 악기중 퉁소나 피리가 내는 애절한 음률들을
연출해 내어 곡과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나중에 물어보니 악기이름이 아코디노라고 한다네요.
한국적 정서와 한이 담뿍 담긴 이 노래가 외국인들에게도 가사는 모르겠지만, 그대로 전달되며 또
사랑도 받고 있다니 역시나 가장 한국적인 게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섯번째 곡은 역시 크리스마스 캐롤입니다. 귀에 익숙한 곡인데 곡명을 모르겠네요.
전주와 후반부에 오르골로 연주되는 '반짝반짝 작은 별..'이 흥겹습니다. 그녀의 몸짓, 동작 하나하나가
목소리와 함께 어울려 호흡 하나, 하나가 그대로 전달되는 듯 합니다.
이어지는 감.사.합.니.다.~~ 저희도요~~^^
여섯번째 곡인 Breakfast in baghdad.
이전보다 훨씬 더 Up!!grade 됐습니다. 이제는 농익을대로 농익어 생수통과 물컵으로 객석을 흔들었다 놨다하는
울프의 여유와 한국인의 취향을 간파한 노련함이 또 하나의 볼거리였던 뱅상의 스캣과 대조가 됩니다.
저 장신의 몸에서 저리도 가녀린 목소리가 나오네요.ㅎㅎ
그리고 윤선님의 스캣이 연출하는 3중주가 객석을 최고의 분위기로 몰아갑니다.
단연코 어제 공연의 하일라이트였습니다.
일곱번째 곡은 Ne me quitte pas.
강원도 아리랑과는 또 다른 샹송이 주는 애절함과 그녀가 곡에 몰입하는 감정이 주는 숙연함으로 객석이
다시금 조용해집니다. 매번 이 곡을 부를때마다 윤선님 눈가가 젖어지곤 했는데 뒷얘기를 들어보니
객석에서 우시는 분도 있었다네요.
가사의 내용이 주는 반향이 절로 마음 속에서 또다른 메아리로 화답하게 합니다.
' 나를 버리지 마세요. 제발, 우리 곁에 남아 주세요..'
마지막 곡입니다. 그 소리에 터져나오는 어우~ 소리.
설마 그 말을 믿으시는 건 아니겠지요.하는 윤선님의 화답.^^
그리고 남은 연말 잘 보내시고 새해를 맞이하시라는 인사말도 전하시네요.
Jockey full of bourbon. 개인적으론 세 연주자와의 호흡과 하모니가 가장 잘 조화됐던 곡이라 생각됩니다.
군포는 객석과 무대의 거리가 좀 멀었거든요. 마지막 인사에서는 모든 연주자들이 무대 끝 단 위에 올라서서
인사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앵콜송 Enter sandman과 My favorite things까지..
정말이지 캐롤과 샹송, 재즈를 넘나드는 그녀의 다양한 음악들과 연주자들과의 일치된 호흡, 그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들이 함께 만나 훨씬 더 깊이있고 원숙해진 그들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공연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다시 한번 잊지못할 크리스마스의 밤을 보내게 해준 그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공연 후, 역시나 엄청나게 이어진 사인행렬로 시끌벅적했습니다.
사인때마다 연주자들은 갖가지 포즈로 웃겨주었고 울프의 아들도 서투른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하더군요.
울프의 아들은 정말로 울프를 빼다닮은 붕어빵 울프 Junior였답니다.
오늘 뒷무대의 백미는 종훈형의 부채선물이였죠. 뱅상, 사이몽 모두 환타스틱의 연발.
이미 선물 받은 바 있는 울프도 뭐라뭐라 하고요.
그리고 뒷자리에서 들은 오성형님의 김치선물까지. 형님, 정말 대단~~ 하십니다.^^
단체사진도 멋있게 찍었구요. 남은 사람들과 함께 Tea, 저녁time까지 함께 했습니다.
변함없는 수제커피도 맛있었습니다. 병수형님, 감사드려요. 또 깜짝 카드선물을 준 써니도!!^^
태운님, 난나님 만나서 반가웠구요. 함께 한 모든 분들과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
이제 올해도 일주일 남았네요. 남은 기간 잘 마무리들 하시고 새해 맞이하시고요.
2012년 공연장에서 또, 뵙겠습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참, 그리고 우리들 사진은 울 뮤즈양에게 조금의 시간을 주자고요.
울 뮤즈양, 삐치면 진짜 안돼~~ㅎㅎ^^*
첫댓글 부산공연과 레파토리가 똑 같군요.
그래서 다시 생각나게 하네요.
전 다좋은데 제가 젤 좋아하는 곡 Jockey full of bourbon을 빠른 템포로 불러주세요하고 조바심을 냈는데
안 이루어졌다는....그래도 최고였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올 공연의 레파토린 거의 변동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아쉽기도 했고요.
부산공연때 다녀오신 분이군요. 반갑습니다.^^
어제 공연 정말 최고였어요. 사랑이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같은 의정부에 사는 것도 반가운 일이었고요. ^^
저도 반가웠습니다. 자주 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