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은 어디서 만들어진 음식일까?
- 샤뽕 → 잠퐁 → 짬뽕 -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food.dcinside.com%2Fglobal_images%2Fpain01%2Fsh080122_06.jpg)
<사진 출처 : 음식(기타) 갤러리 - 'Kel'님 사진>
"자장면이랑 짬뽕 중에서 뭘 먹지?"
중국집에 가면 항상 고민을 하게 하는 메뉴가 있다. 바로 자장면과 짬뽕. 자장면도 먹고 싶고 짬뽕도 먹고 싶은 마음에 대부분의 사람은 순간적인 고민에 빠진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고자 나온 메뉴가 바로 짬짜면(자장면과 짬뽕이 한 그릇에 나오는 메뉴) 이다. 두 가지 음식을 한 번에 맛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요즘 같은 계절에는 얼큰하고 칼칼한 맛의 짬뽕 국물이 간절히 생각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필자는 주저하지 않고 "굴 짬뽕 하나요"를 외친다. 사실 매운 것을 못 먹는 필자는 중국집에 가면 무조건 '굴 짬뽕'을 주문한다. 맵지 않으면서도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대표적 중국 음식으로 사랑받는 짬뽕은 정작 중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짬뽕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짬뽕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중국 국수가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에서 짬뽕이 되었고, 일본 짬뽕이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한국식 짬뽕이 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food.dcinside.com%2Fglobal_images%2Fpain01%2Fsh080122_04.jpg)
<사진 출처 : 음식(기타) 갤러리 - '금쟈.'님 사진>
짬뽕은 1899년 일본 규슈의 나가사키에서 '시카이로'라는 중국 음식점을 경영하던 중국인 천핑순(일본이름 : 진헤이준)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나가사키에는 중국인 유학생들과 항구 노동자로 일하던 중국 화교들이 많이 살았다. 대부분 화교들은 넉넉하지 못한 주머니 사정으로 늘 배가 고픈 게 현실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천핑순은 넉넉지 못한 살림의 유학생들과 화교들이 싸고 맛있으면서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을까 늘 고민했다. 그러던 중 천핑순은 자신의 고향에서 즐겨 먹던 탕육사면에서 힌트를 얻어 짬뽕을 개발하게 됐다.
탕육사면은 고기 국물에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실처럼 가늘게 찢어 넣고, 국수를 말아먹는 음식이다. 이를 응용해 천핑순은 돼지 뼈와 닭 뼈를 푹 고아낸 국물에 나가사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값이 싼 문어와 작은 새우, 양배추 등을 넣어 국수와 함께 끓여냈다. 이것이 짬뽕의 원조다.
당시 이 국수는 맛있고 푸짐하면서도 저렴해 중국 화교들은 물론 일본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시카이로'는 명소로 자리 잡았으며, 지금까지도 탄생지인 '나가사키 짬뽕'이라는 이름 덕분에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food.dcinside.com%2Fglobal_images%2Fpain01%2Fsh080122_02.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food.dcinside.com%2Fglobal_images%2Fpain01%2Fsh080122_05.jpg)
<사진 출처 : 음식(기타) 갤러리 - 'Palm', '에벤에셀', 'mnj'님 사진>
국어사전에 기록된 짬뽕은 ▶ 중국 국수의 한 가지, ▶ 서로 다른 것을 뒤섞는 일, ▶ 종류가 다른 술을 섞어 마시는 일로 정의되어 있다. 짬뽕은 일본어로는 '잠퐁(ちやんぽん)'으로 발음하는데 이는 중국어로 "밥 먹었니?"라는 뜻의 '츠판(吃飯)'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 표준어인 '츠판'은 푸젠성 사투리로 발음하면 '샤뽕'이 된다. 천핑순이 새로 만든 국수를 들고 '샤뽕'이라고 말하며 다녔는데, 이 말을 알아듣지 못한 일본인들이 '잠퐁'으로 부르면서 국수 이름으로 굳어졌다. 그리고 일본어 '잠퐁'이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짬뽕'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는 일제 강점기 때 한국과 일본, 중국의 화교들이 서로 교류하는 과정에서 한국에서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식 짬뽕의 뿌리 역시 인천 차이나 타운이다. 일제 강점기 때 제물포의 중국인들이 리어카에 화로를 싣고 갖은 채소를 볶아 국물에 넣고 즉석에서 만들어 판 데서 유래됐다. 당시의 짬뽕은 지금처럼 빨갛고 맵지 않았다. 재료도 그때그때 흔한 것을 써서 지금의 짬뽕과는 달랐다고 한다. 세월이 지나면서 짬뽕은 맵고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었고, 지금의 빨갛고 매운 짬뽕이 탄생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