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식사를 못한다는 대상자가 있었다.
담당 요양센터장은 "서류가 갖춰 질 때까지 기다려야겠지요?" 했다.
몹시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월요일 날 대상자를 만날 수 있었는데
대상자는 넓은 거실에서 웅크리며 떨고 있었다.
침대도 아닌 거실 바닥에 초라한 모습으로 환자는 눈을 감은 채
나뒹굴고 있었다.
"담요를 깔고 이불이라도 덮어주세요, 추워 보여요"
환자의 온 몸에는 검게 물들은 멍자국이 있었고 옷은 반팔에다 선풍기까지...
정신과 병동에서 볼 수 있었던 환자들의 모습과 몹시 닮아 있었다.
더구나 환자는 실어증까지 있었다.
환자의 케어에 지쳤는지 그의 아내는 나의 놀란 모습에 미동도 하지않고
창백하게 앉아 있었다.
며칠 째 먹지 못했다는데 환자는 연로한 어르신들의 기력저하 와는 다른
어떤 불안장애 같은 것이 느껴졌다. (망상장애 같은)
"물도 먹지 않아요" 환자의 아내는 말했다.
최근 실명 되었다는 환자는 식사를 거부하는 모습으로 보였고
주사기로 물을 흘러 넣어주자 반사적으로 삼키기는 했다.
"변비는 없었나요?"
"변비가 심했어요" 그의 아내는 말했다.
"변을 좀 보게 해드릴께요, 변비가 심하면 식사를 멀리하는 경향도 있으니까요"
나는 글리세린 관장액을 그의 항문에 넣고 관장액이 장운동을 하게 하는 동안
액이 흘러나오지 않게 그의 항문을 휴지로 막고 있었다.
조금 후 그때까지 잠잠했던 대상자는 관장액이 주는 자극에 의해 복통을
느끼며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변은 쉽게 항문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수지 관장을 했고 그의 몸부림에 의해 변은 사방에 묻고 말았다.
그의 병명은 파킨슨이었고, 당뇨, 치매, 우울증이 있었다.
병명으로 인해 그의 전신이 낙상으로 물든 까닭을 알 수가 있었고,
수많은 약들과 약물중독으로 오는 휴유증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지난 수요일 입원 했다가 적응을 못해서 금요일 퇴원했어요"
환자의 아내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녀는 핸드폰에 남편의 일상을 찍어두었는데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음을 한 눈에 볼 수가 있었다.
환자의 집을 나왔지만 그의 쪼그리고 움츠린 잔상이 오래 뇌리에 남았다.
힘들어 보이는 그들의 삶, 우리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