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오클랜드 세계합창경연대회에 도전하며.. ]
'꿈은 이루어진다'고들 하지만, 꿈을 제대로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는 치밀한 단계별 추진계획을 세워야 하고, 그 계획이 시간대별로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은 바로 보완해야 한다.
청춘합창단... 만년청춘의 기상으로 노래하겠다는 열망이 담겨 탄생한 이름인데,
2014년, 김상경지휘자님은 우리 합창단 지휘를 맡으며 자신은 <합창>을 책임질 것이니
여러분은 <청춘>을 책임져 달라 하셨다.
지난 10년 동안 이 약속과 당부의 말씀은 모두 올곧게 지켜졌다.
지휘자님은 혼신의 힘으로 우리의 실력을 반석 위에 올려주셨고,
우리도 변함없이 자랑스런 만년청춘의 기상을 지니며 오늘 이자리에 와있다.
강산이 변하는 세월 동안 우리가 꾿꾿하게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 마침내 한국합창계의 중심에 우뚝서게 된 것이다.
창단 11년동안 국내 합창대회경연에 일절 참여하지 않고 침묵하던 우리는
12년만에 처음으로 국내대회에 참여하며 두차례 거듭 대상을 차지하고 이에 더해 최고지휘자상까지 쟁취하면서 우리가 국내에서는 더 오를 곳이 없는 상태가 됐다.
다른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갑자기 퇴로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오직 전진 밖에 다른 길이 없는 것...
만약 우리가 여기에서 자족하거나 자만하며 제자리걸음만 계속한다면 우리는 순식간에 추락할 수도 있는 공중외줄에 오른 셈이기에 늘 최고의 기량을 유지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무거운 책임감까지도 듬뿍 즐겨야 할 상태에 돌입해 있다.
그러기에 다음달 7월 하순 오클랜드 세계합창대회 경쟁부문에의 도전은 퇴로가 없는 우리가 앞으로만 걸어가야 하는 외길중의 하나이며, 유일한 선택이기도 하다.
6월이면 생각나는 일...
지금으로부터 9년전, 2015년6월15일 우리가 유엔본부 공연을 이룬 날, KBS는 이 소식을 이에스터 특파원을 통해 밤9시 뉴스로 바로 전했다.
반기문유엔사무총장 재직 시절이었기에 이 소식은 우리 국민에게 더욱 자긍심을 안겼고 국내 합창계에는 자그마한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아니, 국가지원이나 지방자치단체나 대기업의 보조도 없는 민간 시니어합창단 그것도 경력 불과 4년차의 합창단이 어떻게 유엔본부공연을 성취해냈을까?! 혹시 KBS의 재정지원이라도 있었던 걸까?
미스터리에 궁금하던 그들은 여러 채널을 통해 은밀히 그 비결을 물어왔다..
아마도 내게 물었더라면 나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간단합니다. 김상경지휘자, 권대욱단장, 윤학수대외협력처장, 현정숙부댠무장, 이만덕총무... 이분들을 한꺼번에 영입하셔야 할 것입니다...^^
9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에게 다시 유엔공연을 성사시켜 보라고 주문해도 사실은 망서려질만큼 참으로 어려운 문제를 우리가 당시에 풀었었구나 거듭 감탄하며 그 쾌거에 자긍심이 솟는다.
열정과 추진력, 그리고 안되면 기어코 되게 하는 돌파력에 더해서 우리의 열망을 격려 응원해준 국민들과 기관과 기업과 독지가들이 계신 덕분이었고, 무엇보다도 합창을 전폭 이해하는 오준 주유엔대사께서 현지에서 크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신 은공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모든 중심에 거인 권대욱단장이 있었다.
유엔공연이 확정된 날 우리 단원 모두는 환호하며 기뻤지만, 그때까지 맨손이었던 우리로서는 3억 가까운 유엔공연 투어경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이때부터 출중한 경영인 권대욱단장의 위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일의 방향을 꿰뚫고 있었고, 일의 순서와 절차와 단계를 잘 알고 있었다.
먼저, 이 사실을 넓게 알리기 위해 매스컴에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전파매체와 인쇄매체, 인터넷매체까지 전방위로 어필했고, 심지어 우리 합창단을 주재로 도큐맨타리 영화제작까지 자비를 들여 착수했다. 방송 프로그램중 백미는, KBS 인간극장 5부작 <청춘합창단 삼순씨 뉴욕 가다> 였고, 이 제작을 성사시키기 위한 권단장의 돌파력은 가히 초인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각종 교양프로그램을 통해서 우리가 유엔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쉬지 않고 널리 알렸다.
둘째로, 어마어마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클라우드펀딩를 포함하는 다양한 모금계획을 세우고, 직접 일일이 기관과 기업대표와 실무진을 찾아 어렵게 적선을 구했다.
이 힘든 과정은 거의 수도자의 인내심이 요구되는 수준이었으나 권단장은 일희일비하지 않았고 때로는 고맙고, 때로는 실망하고 때로는 민망했으나 그러면서도 인간관계를 훼손시키지 않고 탄탄하게 원상을 유지하도록 꾿꾿하게 평상심을 지켜냈다. 그 각고의 노력 끝에 기어코 그는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권단장의 기쁨도 컸겠으나 이 힘든 과정을 통해 그가 겪은 인고의 굴곡으로 인해 아마도 그는 거의 해탈의 경지에까지 도달하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셋째로, 우리가 세계무대에 오르는 만큼 이미지 관리도 중차대하므로 우리 합창단의 영문표기와 로고(엠블럼)를 확정지었다. Korea Grey Youth Choir 와 청춘합창단ASAA( Active Senior As Always )의 고유 디자인도 이때 만들어진 것이다. 모두 권단장이 지인의 도움을 받아 이뤄냈다.
넷째로, 노년그룹의 해외투어이니만큼 의료안전을 위해 의료진을 자체 대동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 판단, 당시에 강북삼성병원 건진센터장으로 근무하던 원년 멤버 테너 최규용박사를 긴급 복단시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다섯번째로, 국제 무대에 오르는 한국문화사절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우리의 전통의상 한복 공연복을 준비하도록 했고, 이 부문은 당시에 부단무장이었던 소프라노 현정숙님이 협찬처를 구하고, 디자인을 확정해 어렵게 성사시켰고, 훗날 이 파스텔톤의 한복은 세계인과 현지교포들로부터 열띤 호응을 얻었다.
여섯번째로,우리의 이 역사적인 공연을 동영상으로 기록저장하기 위해 일인다역의 만능 방송인 이정환감독을 영입해서 동행토록 했다. 이 뛰어난 지원군 덕분에 우리의 그이후 모든 공연 모습은 빠짐없이 또렷한 동영상으로 기록 저장되고 있다.
일곱번째로, 유엔공연과 뉴욕과 워싱턴의 한인교회 공연을 위해 애써주신 분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
소프라노 김현실님이 정성스럽게 한지로 제작한 핸드메이드 예쁜 보석함들이었다. 이 또한 받는이들의 감동을 이끌어내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이 모든 일들을 총괄 지휘하는 한편으로, 권대욱 당시의 단장은 유엔공연 취지를 밝히는 영문스피치를 준비했고, 한겨레의 간절한 소망 통일을 그 속에 가득 담았다. 그리고 유엔본부 공연 현장에서 그는 우리 조국의 이 간절한 소망을 각국 대사들 앞에서 호소함으로서 우리의 공연 취지를 또렷하게 밝혔다.
"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도 울었나 보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표현처럼 유엔공연을 성공리에 마치기 위해 우리 합창단의 지휘자, 반주자와 모든 단원들은 천둥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불어도 흔들림 없이 열심히 준비했고, 끝내 유엔공연이라는 국화꽃을 화사하게 피워냈다.
그뿐이 아니었다. 우리는 다시 Go Global의 기치를 들고, 2017년 오스트리아 그랏츠 국제합창페스티벌 공연, 2018년 우즈베키스탄 동포위문공연, 2019년 3.1절 100주년기념 카네기홀 공연, 2020년 제주 세계합창제 공연, 2023년 요코하마 골든웨이브 국제합창제 공연등 쉬지 않고 세계무대에 올랐다.
합창단은 무엇보다도 뛰어난 합창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구성원 모두의 선한 의지를 결집시켜 주어진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전진하는 추진력을 갖춰야 한다.
사단법인 남자의자격 청춘합창단이 이 러한 조건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고, 그런 점이 우리의 명성을 오래도록 유지하게 하는 기둥이 됐다.
시민사회에 숨겨진 합창의 고수들을 모아서 명문합창단을 이루는 일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지만, 우리는 해마다 선발오디션을 열고 수습단원들을 공개모집해 오고 있다.
또한, 이루어진 꿈은 이미 꿈이 아니기에 우리 합창단은 또다시 새로운 두가지의 꿈을 목표로 설정했다.
첫째, 한국전쟁참전 16개 우방국 순회공연,
둘째, 대망의 평양공연이다.
사단법인 남자의자격 청춘합창단은 이 큰 목표를 향해 쉬지않고 정진할 것이다.
우선 눈앞에 놓인 과제, 7월 하순의 오클랜드 세계합창경연 대회에서 좋은 결실을 거두는 것부터 이뤄내야 한다.
아마도 우리의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이렇게 꿈과 포부를 가득 머금고 있으니 우리가 곧 만년청춘이 아닐까? (끝)
첨부:
유엔공연회고 유투브 권대욱TV
오늘은 우리 청춘합창단이 유엔에서 공연했던 날입니다
그 소회를 다시 함께 합니다
https://youtu.be/5G1V5d7ODM8?si=H-lHKuOhWHhjPDgL
** 한국전쟁 파병 16개 우방국가:
북미(2): 미국, 캐나다
남미(1): 콜럼비아
아시아(4):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태국
아프리카(2): 남아공화국, 에티오피아 유럽(7) : 영국, 벨기에, 프랑스, 그리스, 룩셈베르그, 네덜란드, 터키
첫댓글 청단이 지나온 길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을 상세히 전해 주셨네요~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청단의 단원으로써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할지 다시한번 되새겨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