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전도몽상(遠離顚倒夢想)하라
망종도 지났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된 거다. 여름엔 그저 냉면이 최고니, 다행히 가까운(?) 동해에 최고의 냉면 맛집이 생겨서 월 2회 정도는 가곤한다. 근동이와 몇 몇 친구들도 데리고 가 봤는데, 모두가 대만족이었다.
몇 번에 걸쳐 냉면 이야기를 썼으나. 그 가게로 인해서 그 글을 한 번 더 쓸 기회가 생겼다.
어느 때든 강릉에 오면 누구든 안내해줄 수 있다. 내가 시간이 나면 함께 동행해줄 수도 있다. 단 월요일은 휴무이므로 피해야 한다.
혁수도 오면 대접하겠으나, 올 것 같지가 않다.
소고기 뭉티기와 닭똥집 튀김, 화원시장의 수구래 국밥 먹으러 대구까지 가는 나 같은 놈이 있는가 하면, 까짓 냉면 한 그릇 먹겠다고 동해까지 가? 하는 부류도 있을 테니까.
어떤 책을 읽으려 하면 먼저 ‘책 머리에’라는 글을 읽게 마련인데, 영어로는 포롤로그(prologue)라고도 하여 그 책의 대강(大綱)을 알려주는 글이다.
즉 사과 한 알을 다 먹기 전에, 한 입만 베어물게 되면 그 사과의 대강의 맛을 알 수가 있는 것과 같다.
교회에 가면 흔히 듣게 되는 주기도문(Prime prayer 또는 Lord’s prayer)도 그와 같은 범주에 속한다 하겠다.
曰,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을 거룩하게 하옵시고...
영어로는 어렇게 적혀있다.
My father who (which라고 적힌 것도 있으나 어법에 어긋난다.) art in heaven, hallowed by thy name.
My father 라 하지 않고 Our father라 적힌 것도 있다. 내 엄마를 우리 엄마라 하니 어떻게 불러도 무방하다.
그러나, ‘이름을 거룩하게 하옵시고’는 아무래도 어색하다. 문장이 수동태이므로 직역하면,
‘이름에 의해서 거룩해진 (존재)’이라는 뜻인데. 이름을 거룩하게 하옵시고? 대체 무슨 말인지?
차라리, ‘그 이름만으로도 거룩한 분이시어!’라고 하는 게 훨씬 자연스럽지 아니한가?
그건 그 쯤 하고, 주기도문 내용엔 어떤 교훈적인 요소는 전혀 없다. 워낙 짧기도 하거니와, 그 내용이란 게 하나님에 대한 믿음(신뢰) 복종 그리고 간청(나쁘게 말하면 애걸)로 가득 차있다. 밥도 달라하고(Give us daily bread), 무슨 죄를 졌기에 그것도 사(赦)해 달라하는 등이다.
이에 비해서 약간 길기는 하지만 절깐에서 암송하는 반야심경은 주기도문과는 판이하다.
사리자(舍利子)라는 제자에게 부타가 설볍을 하는 형태를 취하였는데. 물론 이는 설정한 것이다.
초기 불경을 번역했던 쿠마라지바(羅什)나 후에 현장(玄奘)에 의해 용어의 번역이 이루어졌지만, 오늘날 전하는 반야심경은 그 후에 생겼다.
거기에는 불교의 교리를 함축하고 있는데, 많은 불교용어가 등장한다.
우리가 많이 들었던 색(色)과 공(空)에 대한 이해, 반야(般若), 바라밀(波羅蜜), 오온(五蘊-色受想行識) 육불(六不), 안이비설신의와 향미촉법, 무안계와 무의식계, 無明, 고집멸도(苦集滅道)를 설하고 드디어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無上正等覺)를 얻어 열반(涅槃)에 이르는 길을 제시해 놓고 있다.
비록 불자가 아니어도, 절깐에 다니지 않아도 그 뜻을 공부해보는 것도 참 좋을 듯하다.
반야심경 해석은 어렵기도 하거니와 제설(諸說)이 분분(紛紛)하여 정법을 득하는 게 필요하다.
내가 講할 수도 있으나, 나보다 高僧이 있을테니 그 설법을 들어보는 것도 좋으리라.
점이나 운수를 보아주고, 불전을 바라는 땡중은 찾지말고.
반야심경과 함께 금강경도 일독을 권한다.
이 반야심경의 후반부에는 원리전도몽상(遠離顚倒夢想)이란 말이 나온다. 이 쉬운 문구 조차
시원하게 풀어놓은 게 없으니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하여 내가 한번 풀어본다. 정말 쉽다.
원리(遠離)는 멀리 떠난다. 멀리 벗어난다는 뜻이다. 전도(顚倒)는 자빠지고 넘어져서 앞뒤, 본말이 뒤집어 진 것, 즉 잘못된 것이라 한다.
참고로 요즘 조현병(調絃病)이라 부른 것은, 예전에는 간질(癎疾)또는 전간(癲癎)이라 하였고, 이 전간의 일본식 발음이 덴간이므로, 이것을 흔히 땡깡이라 불렀다. 지랄도 같은 표현이다.
몽상(夢想)은 글자 그대로 꿈같은 헛된 생각이다. 남이 다 죽어도 나만 살면 된다. 저 넘들만 없으면 난 잘 살거야. 남이 지옥에 다 가도 난 천국에 갈거야. 이런 허황된 생각이 모두 몽상에 속한다.
그러니 원리전도몽상이란, ‘잘못된 허황한 생각을 멀리해라’. 라는 간단한 뜻이다.
나도 몽상 속에 미망(迷妄)에 빠져 살고 있는지도 생각해볼 일이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보시사바하!
甲辰 夏日 芒種도 지나고
豊江 書
첫댓글 누군가가 나보고 온앚 잡것을 다 건드린다고 트집을 잡기도 한다. 약팔고 술 마시기도 바쁜데 책은 언제 읽고 공부는 언제 하냐고 묻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은 나 같은 사람이 그냥 함구하기를 바라지 않으며, 나의 호기심(Curiocity)천국(千局) - 많은 상황극 - 은 잠시도 나의 탐구열을 식히지 않는종교만 해도 기독교와 이슬람 그리고 불교가 지구를 거의 채우고 있는데, 그걸 나와 관께 없는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지 않은가? 예수가 자창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니, 마호메트 추종자들은 누가 그런 소리를 참칭하나 하고 반기를 들고 마모메트는 하나님이 내게 이렇게 선몽했노라 하면서 쿠란을 쓰고, 그레서 둘은 견원지간이 되어 전화(戰禍)가 그칠 날이 없으며, 불교는 모두가 열심으로 마음을 닦으면 成佛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런 간단한 思考는 누구나 다 갖추어야 할 소양이 아니겠는가? 종교인을 떠나서 말이다.
그래. 다 맞는말이다. 나도 어머님과 마누라강권에 의해 60여년을 교회에 다녔고 60 넘어서는 일욜 성가대도하고 저녁이면 마누라와 둘이 식탁에 앉자 성경 읽 기를 3독이나 했다.
그런데 죽으때가 다 되어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두가 부질없다. 나 죽으면 선산에 묻든 태워서 재로 만들어 어느 납골당에 안치하든 그건 내자식 몫이고 나는 그냥 없어질게다.
어느놈이 이런말을했다. 인간은 삶이 심심해서 철학을 만들었고 죽음이 두려워서 종교를 만들었다고,
아무리 듣기 좋으 얘기도 맛난 음식도 여자도 운동도 놀이도 이젠 무지 재미있지가않다.
멀지가 않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젠 내하고픈 일만하고싶다.
열받지 말고 슬퍼하지 말고 애타도록 목메지도말고. 그러다보면 어느날 먼지로 돌아가있을게다. 너무 무겁게 살지말고 재미있게살자. 손자놈 자주 않아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