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오후 11시 20분경 시위대가 4번째 경찰차량 견인을 시도하자 한 전경이 차량 밑으로 기어들어가 집회 참가자들에게 소화기를 뿌려대기 시작했다. 경찰의 소화기 난사로 광화문 사거리는 마치 눈이 내린 듯 하얗게 뒤덮였다. 소화기를 뿌릴 때마다 시계(視界) '제로'의 상황이 몇 분간 지속되다가 다시 열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살수차에 대비해 준비해온 파란색 대형 텐트천으로 소화분말을 날려 없애고 있다. 소화분말을 뿌리고 대형 조명을 비추는 등 경찰의 교란 작전에도 이들은 "이명박은 자고 있냐"는 구호를 외치는 등 재기발랄한 모습이다. 자정을 넘긴 시각이지만 시위대 규모는 약 2만여 명으로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12시 10분 현재 전경들은 살수차를 배치해 시위대를 향해 계속해 살수 위협을 하고 있다. 서대문 쪽으로 전경들이 투입돼 대열 정비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지난 31일과 1일 이어진 시위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얼굴에 직접 맞은 시민이 반실명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다.
세종로 사거리는 지금 축제 중 [4신 1일 11:20] 시민들, 경찰차량 3대 끌어내..환호 속 질서 지켜
민주시민의 힘은 위대했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푼 전경 차량 뒤에 밧줄을 묶은 시민들은 마치 줄다리기를 하듯 '으쌰으쌰'를 외치며 전경차량 한 대를 광화문 방향으로 끌어냈다. 오후 10시 55분 두 번째 차량이, 59분경 세 번째 차량이 광화문 방향으로 끌려나왔다. 경찰에서는 "차량 탈취를 중단하라"는 경고 방송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시위에 참가한 한 촛불소녀는 "불법주차를 견인한 것이다. 공무원이라도 불법주차 견인은 당연하다"고 외쳤다.
이 가운데 경찰차량이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도 있었다. 차량번호 '71가 1389번'이 시민들과 10cm도 안 되는 근접 거리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작정 후진을 시도한 것. 위험 상황에서 시민들은 모두 달려가 경찰차를 막았다.
차량 3대가 끌려나오자 집회 참가자들은 "이명박 퇴진" 구호를 목소리 높여 외치며 환호했다. 시민들은 견인한 차량에 들어가 정수기에 있는 물을 함께 나누어 마시는 등 잠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곧 자제하는 분위기로 돌아서 "우리는 견인이 목적이다. 더 이상 차량 훼손을 하지 말자"고 서로에게 호소했다. 차량이 빠진 자리에는 전경들이 나와 시민과 대치중이다.
한편 세종로 현장에서는 조중동 보수언론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가 치솟았다. 조중동 중 한 곳으로 보이는 완장을 달고 있던 사진기자가 경찰차량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다 '조중동은 물러가라'는 대중들의 구호와 야유 속에 취재를 접고 내려오는 일도 있었다.
"경찰 물러나고 MB 나와라" [3신 1일 10:10] 시민들, 밧줄 동원 전경차 끌어내 이동 중
철옹성처럼 시위대를 가로막고 있는 전경차벽에 분노한 시민들이 드디어 밧줄을 꺼내들었다. 시민들은 전경차에 밧줄을 묶어 끌어내기 시작했고 오후 9시 40분경 마침내 전경차벽 사이 약 3미터 간격의 틈이 벌어졌다. 2시간 여 대치 상황이 계속되다가 오후 10시 10분 현재 전경차량이 끌려나오면서 광화문 앞 세종로 사거리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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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밧줄로 경찰버스를 끌어당기는 시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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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버스 바퀴에 줄을 매달아 버스를 끌어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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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끌려난 버스 사이로 경찰이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 길게 이어진 대치 상황 동안 시민들은 대로 위에 주저앉아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아들과 함께 나왔다는 한 40대 남성은 "더 이상 나라꼴이 어떻게 될지 몰라 아들을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쇠고기 고시 철회하고 이명박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쳤고 좌중은 "이명박은 퇴진하라"는 메아리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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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이 만든 불법주차 딱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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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에 '폭력경찰 물러나라'는 낙서가 되어 있다. | 한편 전경의 카메라 차량을 살수차로 오인해 시위대가 흥분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시민들은 지난 촛불시위의 경험에서 예견한 듯 파란색 천막을 펼쳐 살수에 대비하기도 했다. 비옷을 준비해 입고 나온 사람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경찰 차량 파손 행위는 불법이다. 언론이 여러분을 지켜보고 있다"는 경찰의 경고 방송에 야유와 조롱으로 화답했다. 이들은 "경찰 물러가고 이명박 나와라" "이명박이 불법이다"는 등의 구호를 부르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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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의 살수에 대비해 천막을 덮어쓰고 있는 시민들. | 앞서 오후 8시 30분경 시위대 중 일부가 전경에 가로막힌 광화문 앞 세종로 사거리를 떠나 서대문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새문안교회 앞길에서 전경에 의해 저지당해 시민들은 다시 광화문 사거리로 결합한 상황이다.
촛불시위대 행진 시작부터 경찰에 가로막혀 [2신 1일 8:00] 광화문 앞 세종로 사거리서 대치 중
오후 8시 현재 시민들은 시청 앞 태평로를 지나 세종로로 향했다. 해가 질수록 사람들도 속속 결합하면서 시위대는 점점 더 불어나고 있다.
경찰은 전경버스 차벽으로 세종로 사거리를 둘러싸고 광화문 진출을 막고 있다. 촛불을 켠 시민들은 경찰들이 보이자 "폭력경찰 물러나라" "연행자를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대열의 선두에는 깃발을 든 대학생들이 있고,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의 시민들과 나이 든 할머니 할아버지도 보인다.
화가 난 시민들은 "대운하는 왜 하냐" "돈 많으면 한우 사먹으면 되지만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밖에 못 먹는다" "이명박은 하야해야 한다"는 말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 시위대는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로 진출할 계획이다.
전경, 여학생 머리 군홧발로 짓밟아 지난 31-1일 경찰 폭력진압 상황 속속 드러나
전경이 지난 31일과 1일 시위 도중 넘어진 여학생의 머리를 군홧발로 마구 차고 짓밟는 모습이 '쿠키뉴스' 영상취재팀에 포착됐다. 이 동영상은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 상에서 급속도로 퍼지며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이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재해 "경찰의 폭력진압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겠다. 피해자 여성 본인이거나 이 여성분을 알고 계신 분은 국민대책회의로 반드시 연락달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뇌출혈 증세를 보이거나 얼굴이 뭉개지는 등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중대한 부상을 입은 시민이 17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1일 대책회의 측이 밝힌 부상자 현황이다.
1. 인○○ 44세 (철도노조) 새벽 6시경 전경들에게 끌려가 넘어진 상태에서 군화발로 집단구타 당함. 6월 1일 현재 백병원 응급실에 진료 중.
2. 유○○ 24세 새벽 5시경 물대포가 발사한 물이 얼굴을 정면으로 가격하여 맞으면서 앞으로 넘어짐 그리고 경찰이 던진 물건에 뒤통수를 가격 당함. 경찰들에게 오른쪽 가슴과 옆구리 및 다리를 방패로 가격 당함. 6월 1일 현재 백병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3. 홍○○ 40세 경찰들이 소화기를 뿌리면서 진압하는 과정에서 넘어진 시위대를 밟고 지나감. 6월 1일 현재 백병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4. 박○○ 24세 물대포가 발사한 물이 얼굴을 정면으로 가격하여 얼굴이 뭉개지면서 전체가 타박상. 6월 1일 현재 백병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5. 김○○ 26세 물대포가 뒤통수를 가격당하고 어떤 물체가 날아와 가격함. 이 충격으로 넘어지면서 염좌. 6월 1일 현재 백병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6. 김○○ 25세 새벽 5시경 뒤돌아서 가는데 경찰들이 달려와서 방패로 가격함. 왼쪽 머리 뒤쪽 찢어짐. (열상) 지혈이 되지 않고 있어 CT, X-ray 찍어봐야 함. 위 사람이 넘어진 상태에서 경찰들에 포위하여 넘어트린 다음 방패와 군화발로 집단구타 당함.(등쪽과 다리 등) 6월 1일 현재 백병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7. 정○○ 23세 새벽 5시 30분경 물대포가 발사한 물 수압에 의해 귀고막 3분의 2가 없어짐. 특히 이분은 인도에서 구경하다가 변을 당함. 6월 1일 현재 백병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8. 이○○ 18세 청소년 새벽 5시 30분경 물대포가 발사한 물 수압에 의해 오른쪽 귀고막 4분의 1이 없어짐. 그 통증으로 머리 및 귀가 너무 아픔. 6월 1일 현재 백병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9. 최○○ 32세 새벽 6시경 전투경찰이 밀어서 아스팔트에 넘어짐. 이마와 왼쪽 팔 찰과상 심함. 6월 1일 현재 국립의료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10. 손○○ 22세 아침 7시경 인도를 걷고 있는데 전투경찰들이 갑자기 나타나 방패로 팔뚝을 찍고 넘어져서 다침. 물대포에 맞아서 팔이랑 허벅지 등에 부상을 입음. 6월 1일 현재 국립의료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11. 박○○ 37세 새벽 5시경 경찰의 물대포에 가격당함. 이후 경찰이 달려와서 군화발로 가슴, 배, 머리 등을 집단구타 당함. 이 과정에서 넘어진 피해자를 군화발로 가격하고 그 힘에 의해서 머리를 아스팔트 도로에 부딪히게 됨. 현재 MRI 검사결과 귀 뒤쪽에 뇌출혈 증세가 있으며, 가슴이 매우 아픈 상태임. 6월 1일 현재 백병원 응급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김.
12. ○○○ 새벽 3시경 경찰들에게 끌려들어가 집단구타 당함. 허리와 콩팥에 문제가 있음. 얼굴에 찰과상이 심함. 6월 1일 현재 국립의료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13. 구○○ 27세 전투경찰이 뒤통수를 방패로 찍음. 왼쪽 턱 부위를 방패로 가격 당함. 이 당시 본인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함. 한때 의식을 잃은 것으로 판단됨. 정신을 잃고 무릎을 꿇고 있었다는 주변의 목격자 증언이 있었음. 6월 1일 현재 국립의료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14. 김○○ 28세 GS25에서 담배를 사려고 함. 횡단보도 앞에 기다리다 경찰이 갑자기 다 잡아라고 하며 머리채를 잡아 넘어지게 함. 넘어진 후 온몸을 집단구타당함. 6월 1일 현재 국립의료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15. 유○○ 24세 오전 7시 30분 경 경찰 진압이 들어오면서 도망가려다가 잡혀서 집단구타 당함. 머리가 찢어지는 열상. 6월 1일 현재 국립의료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16. 황○○ 22세 오전 7시 40분 경 경찰의 진압에 도망가다가 넘어져서 팔목을 다침. 6월 1일 현재 국립의료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
17. 왕○○ 38세 오전 7시 경 시위대 중 나이 많은 분이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항의하다가 경찰이 밀면서 넘어져 팔목이 부러짐 | |
격앙된 시민들.."518이 눈앞에" 성토 쏟아져 [1신 1일 7:40] 2만여 촛불 오늘도 "청와대로"
오후 7시 서울시청 앞 광장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집회 시작 시간인 7시 전부터 시청 앞 광장은 1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촛불집회 참가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촛불집회는 자유발언으로 이어졌지만 오늘은 좀 달랐다. 오늘 촛불집회는 어젯밤 경찰의 강경대응과 폭력진압에 대한 증언과 고발이 이어졌다.
오늘 오전까지 현장에 있었다는 한 남성은 "518 광주항쟁 영상에서 보던 상황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 같았다"며 분노와 좌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전경들이 인도와 건물 안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끌고 나와 곤봉으로 때리고 밟는 상황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주최 측인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상황실에 따르면 오늘 오전까지 228명이 연행됐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중 3명이 훈방돼 현재 225명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부상자 수는 정확하지 않지만 약 60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 중 17명은 머리를 맞아 뇌출혈을 일으키거나 손목이 부러지는 등 부상 정도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운동사랑방에 따르면 물대포 진압 과정에서 저체온 심장질환이 발생한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책회의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협회와 인도주의실천을위한의사협의회와 함께 진상조사단을 발족하기로 했다.
앞서 오후 5시 경 밤샘시위를 마친 뒤 시청 광장에 모였던 시민들과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소속 학생들 5천여 명이 기습시위를 벌여 경찰 저지선을 뚫고 경복궁역 앞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오늘 촛불집회는 짧게 진행된 후 곧바로 청와대를 향한 행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후 7시 40분 현재 시위대는 2만여 명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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