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피하는 법
이 일을 하면서 진상은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됩니다.
진상은 돈도 돈이지만, 내 기분을 상하게 하고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어 정신적, 물질적 피해가 매우 큽니다.
그래서 그것이 싫어서 법인 일만 하는 분들도 많고 (그나마 법인일은 그런 진상 만날 개연성이 매우 적습니다)
각자의 나름대로 요령으로 대처하고들 계시지요.
이에 제 나름대로의 요령을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첫째, 오더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제일 큽니다. 초보와 고수의 차이도 그렇고... 우리 일의 핵심은 오더 선택 능력입니다.
가격, 착지, 출발지 뿐 아니라 오더에는 참 많은 정보가 담겨져 있습니다.
어느 업체에서 올린 것이냐 - 손이 어떤 업체를 이용하느냐...
어느정도의 댓가를 주고 타인의 노동력을 이용하느냐 - 손의 경제능력과 선택 정도
어디서 부르느냐 - 손의 경제 행위에 대한 습관
어디로 가느냐 - 손이 사는 곳에 대한 유추
솔직히 이정도의 기본 정보만 있다해도 고수들은 그 손에 대한 습성 어느정도 파악 할 수 있습니다.
삼성역을 중심으로 몇개의 오더를 올려보았습니다.
1) ∞ 삼성역 - 군자동 10K
2) ⓞ삼성역 - 일원동 20K 후, 후불
3) ◈삼성역 - 우이동 25K 후불
4) 차)삼성역 - 대치동 15K 정장, 법인현금
5) m)삼성역 - 분당 20K
이정도면 자주 보이는 오더들이겠죠.
어떤 걸 택하시겠습니까?
사람마다 선호도가 틀리고 시간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겠지만 이중에서 제일 좋은 오더는 아무래도 4)번이겠죠.
다음으로 2번이 좋고....5번은 그럭저럭 아예 초저녁이나 막콜 정도면 몰라도 별로 효용성은 없습니다.
4번 같은 경우는 하루에 한두콜 타기 힘들 정도로 괜찮죠. 3번은 자주 띄이는데... 가면 죽습니다.
1번이 진상을 만날 확률이 매우 높은 오더입니다.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1번은 한국00(또는 HANKOOK)에서 전략적으로 올린 똥콜의 대표적인 것으로 그것을 타고다니는 사람의 수준도 참 알만 합니다.
삼성역에서 청담동 타고 나가서 동일로 타면 금방이지 않냐구요?
새벽1시 30분 이후에나 가능하지 일 할 시간에 그 근처에서 뜨는 오더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습니다.
살인적으로 삼성역 - 상계동 12K라면 모를까 이 보다 않좋은 오더 거의 만나기 힘듭니다.
선택에 있어서 최악은 다른 방법이 있는데도 그를 막고 피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동이 결론적으로 않좋은 것입니다. 개인의 선택을 제한함으로)
이런 오더는 안빼주면 종료해서래도 없애버리는게 내 정신건강과 시간에 도움이 됩니다.
강을 넘어가고, 구를 넘어가는 오더를 만원에 올리는 업체도 문제이지만 그를 해달래는 손도 그리 정상적이지는 않습니다.
그저 그 가격에 갈 수 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이런 심리가 느껴지지 않나요?
그런 오더일 수록, 지하 주차장까지 내려와라 또는 차빼와라...
집도 동일로 상이면 좋겠지만, 리틀엔젤스 후문의 산골(어린이대공원 담장)까지 가서 주차할 곳도 없이 빙빙 돌게 만들고
끝내 주차 서비스까지 받고나서 만원 딸랑 한장 내놓을 뿐입니다.
100%는 아니지만 그럴 개연성이 높고 설혹, 열건중의 한건만 그런 꼴을 당하더래도 빈정상해서 일할 기분이 안나겠지요.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양반입니다.
만일 이러한 오더에 욕설에 하대...폭력까지 곁들인다면...정말 최악이고 이런 일을 한다는것 자체가 비극일 것입니다.
2번째 오더는 오렌지, OJ, 스타대리운전의 증빙없이 다음날 즉시 충전을 의미하는 것인데... 그럭 저럭 나쁜 오더는 아닙니다.
다만 시간에 따라 가고 안가고가 결정될 문제인것 같습니다.
일원동에 대해서 알아야 효용성이 있고 없고 틀려지는 오더이기 때문입니다.
일원 1동 자이 아파트나 도시개발 아파트라면 열한시 이후에 차가 없습니다.
오로지 일원먹자(삼성병원)이나 바라봐야 합니다. 아니면 대치, 개포쪽 오더까지 보고 택시비 감당해야 합니다.
다행이 일원역 주위나 삼성병원 주위라면 그런대로 1시 이후에도 수서쪽으로는 차가 다녀서 괜찮지만...
생각해보십시오.
대개 일반 오더가 삼성역- 일원동이 10K가 대세인 요즘에 아무리 회사돈이지만 20K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격을,
도시개발 아파트 쪽으로 가는 사람은 거의 없고 최소 현대나 일원역 근처의 중상급 아파트로 가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자이로 들어가는 분들은 수서경찰서 뒤만 지나가도 나오기 힘들다고 자신이 운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팁은 더 못줘도...남을 생각할 싸이즈가 있는 분들이 그쪽에는 참 많습니다.
운행시간을 생각해보고 다시금 오더가 나오는 지역으로의 복귀를 생각해보면 꽤 매력적인 오더이고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오더입니다.
3번째 오더는 NS의 법인 후불 오더입니다. 콜마트 뿐 아니라 콜마너, 로지 구분 없이 안빠지니까 올려놓습니다.
법인 기사가 아니시더래도 자주 보이는 오더일 것입니다.
그 가격에 계약을 했기에 안빠지니까 올리는 것입니다.
여기는 의정부 급입니다. 상계동에서 더 한참 들어가야 하는....
특히 연산군 묘 근처까지 들어간다면...또는 선덕고, 덕성여대까지 간다면...
이미 운행시간을 족히 한시간 이상 잡아야 하고... 다시 오더있는 곳까지 나가는 시간 최소 삼십분인...
지랄같은 오더입니다. 그 오더 올려놓은 회사 직원도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고, 소속 기사들도 안가고
그 하부의 똥콜 처리반인 아리랑도 도망가는 오더입니다.
장담하건대...아무리 고수래도 하루에 그런 오더 두세개면 그날 완전히 끝장 납니다.
아마도 이런 오더를 수행하다보면 손님들은 점잖을 겁니다.
다만 항상 늦게와서 불만이지만 어떻게 잘 달래서 집에 무사히 가고 싶은 맘으로 그저 꿍하고 있어
즐겁지 않고 어색할 뿐 일 것 입니다.
이런 오더 뜨면 강제배차 안당할려고 피뎅이 끄고 숨는 소속 기사분들 참 많답니다.
4번째는 고급법인 업체들의 현금 오더이고 하루에 이런거 그리 많이 나오지 않고, 그 소속기사들도 환장하는 오더이니
패스하겠습니다. 참고로 대치동 은마아파트 가격이라든지, 전세값만 해도 왠만한 강변에 아파트값을 호가 합니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제 가격을 지불하고 대우받으려는 가진자의 습성만 충족시켜주면 큰 무리없이 일할 수 있습니다.
5번째 오더는 그냥 아주 평범함. 그러나 기피하는 이유는 분당이라고 뭉뚱그려놓았기 때문입니다.
전 분당이라고 하면 최악으로 분당동 또는 수내3동이라 생각합니다.
서현역, 수내역, 정자역, 동판교, 백현마을등 괜찮은 곳은 지명으로 표기해버립니다.
그저 분당으로 표기해놓으면 좋아봤자 정든마을, 무지개 마을이라고 치부해버리는게 속 편합니다.
이런 오더...솔직히 구내발이 만이천원 짜리보다 효용성 없습니다.
삼성 - 잠실 15K가 훨씬 더 낫습니다.
강남 - 분당 15K요? 이런 오더는 진상 만날 확률 매우 큽니다.
집으로가는 택시비 보다 한참 적은 액수, 남이 어떻든...자신은 싸게만 다니려는 가진자의 여유가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부딛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적은 가격에 고급 서비스 받으려하는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수행하는 기사도 불만에 건들이면 불붙을 지경이고... 돈내고 서비스받으려하는 사람은 그걸 감지하고 빈정상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더미 앞에서 일하는 꼴 입니다.
되도록 피하시는 것이 매우 좋습니다.
이것 저것 다 피하고 어떻게 일하냐구요? 글쎄요?
이 바닥에서 노력 않고, 시도 않고, 그저 귀동냥으로 들은 단편적인 지식으로 그를 극복할 만큼
이 바닥이 그리 녹녹한 곳은 아닙니다.
그에 관한 이야기로도 족히 장문의 글을 써도 모자랍니다.
다만 극복하려는 의지만 있고 행동한다면 분명 방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휴, 매우 길어졌네요. 이만큼 오더 선택은 모든것에 우선 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돈이 되고 안되고, 일이 즐겁고 안즐겁고가 이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손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을 돌이켜보십시오.
흔히, 갑과 을의 관계가 있습니다.
대리기사는 아무래도 을의 영역에 속해있을 경우가 많습니다.
어째거나 고객은 소중하니까요.
그런데 고객을 맞는 을의 태도나 품격에 따라 갑의 반응은 매우 틀려집니다.
한가지 예로 시장에서는 에누리를 당연하게 요구하나 백화점에서는 그러지 못하는 것과 대동소이합니다.
복장 문제는 지겨우니까 대충 넘어가겠습니다.
한겨울에 파카에 모자에 운동화에 마스크까지 철저하게 자신위주인 을에게 갑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요?
한여름에 쓰레빠에 반바지에 목늘어난 면티...다리에는 숭숭한 털이 보이고....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백화점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서 종업원의 복장 문제와 용모, 행동을 통제하는 것은
자신들의 격을 재래시장과 달리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사람은 다른 동물과 틀리게 상대방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지능을 갖고 있습니다.
첫 만남의 3초가 그 사람의 싸이즈를 결정합니다.
그 3초내의 신뢰를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서 복장과 이발, 면도등을 하는 것입니다.
그 신뢰를 얻는다면 진상 만날 확률이 매우 줄어듭니다.
셋째, 사람에게는 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격을 높이십시오.
품격은 옷으로 커버할 수 없습니다. 행동과 말에 따라 상대방을 자신이 만들 수 있습니다.
돈때문에 한 콜이라도 더 하려고, 신호까고 과속 한다면 자신의 차를 맡긴 사람 정말 불안합니다.
말 끝마다 욕은 안하겠지만 자신의 관점이 무조건 옳다고 열변을 토하고
잡아먹을듯 말 빨리, 많이 하며 상대 말을 자른다면 그를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차라리 입 다물고... 고마운 사람이다. 잘 운행하고 즐겁게 헤어져야지 마음으로 되네이며
부드럽게 웃고만 있어도 팁은 잘 나옵니다.
위에도 밝혔지만 사람은 타인의 감정을 캐취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위와 같이 했는데도 상대방이 자신을 간보고 무시하고 술 기운으로 전투적이라면
단호하게 한마디 해주면 됩니다.
"난 당신에게 이런 대접을 받을 이유가 없는 사람입니다."
이게 진상 안만나며 어려운 일이지만 그나마 즐겁게 할 수 있는 요령이랍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자신이 노력했는데도 혹시나 진상을 만난다면....
(이럴 확률이 거의 없어집니다. 100건중에 한두건 있을까?)
과감하게 행동하세요.
첫째, 전화 첫마디부터 반말이거나 욕이라면... 바로 취소하세요.
둘째, 만나서 운행중에 부당한 요구(경유, 대기, ...)를 한다면 바로 금액을 당당하게 말하고
그를 인정하면 운행, 아니면 운행포기하세요. 걍 내려버리시면 됩니다.
셋째, 이런 노력에도 어쩔 수 없이 폭력행위에 피해를 보셨다면 바로 피뎅이에 있는 녹음기를 가동하고
가까운 공공기관에 법적 구제를 요청하세요.
술먹고 폭력행위하는 사람에게 굳이 아량을 베풀 이유가 없습니다.
(참고로 전 한번도 해본적은 없습니다. 그럴 경우까지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고...
다만, 한번 튼튼한 두 다리로 핸드폰 뺏어서 놀려준적 있습니다.)
그럼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첫댓글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감사합니다..
딜레땅뜨님!
글 올리신분의 품위와 격이 느껴집니다
모두에게 귀감이 될 글이네요
존경합니다! 좋은글 올려주셔서^^
글을읽는 내내 마음의 평안함을 갖었습니다쓰실때 힘드셨을텐데. . .
많은사람들에게 큰도움이 될겁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소중한 글, 잘 읽고 갑니다. 차곡차곡 머리속에 되새겨도 좋을...훌륭한 글입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