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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게시판에 루나 어워드 下편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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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공원 언저리에 서식하며 다양한 경기장에서 공연을 봤지만
올림픽홀은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아늑해서 놀랐고
15열이었던 내 자리가 기대보다 무대와 가까워서 놀랐다.
첫 곡은 The Professor & La Fille Danse 였는데
이 노래를 가장 좋아하는 터라 가슴이 터질 뻔 했다.
다음 곡은 역시 너무나 좋아하는 Delicate.
그 외에도 Volcano, Rootless tree, woman like a man, Eskimo, 9 crimes 등등
수많은 노래를 불렀고 정말, 정말, 정말 사무치게 듣고 싶었던
Amie도 들을 수 있었다! 아... 에이미.
공연은 세션 한 명 없이 데미안 라이스와 그의 기타, 피아노로만 이루어졌는데
중간중간에 멘트 조금 한 것 외엔 쉼없이 노래만 불렀는데도
2시간이 2분처럼 지나갔다.
막바지엔 마이크를 끄고 객석에 다가와서 Cannonball을 불렀는데
그의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흩어질까, 모두 나즈막하게 허밍하며 숨죽여 들었다.
그 모든 시간과 공간이 참 아름다웠다.
엔딩곡은 Cheers darlin. 무대에 테이블과 와인잔, 가로등이 있기에
나는 이 곡이 언젠가 나올 거라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이었군.
그는 와인을 마시고 흐느적거리며 이 노래를 부르다
마지막엔 가로등 아래 벤치에 어깨를 옹송그리며 누웠고
찌질미의 극치, 찌질라이막스에서 관객들에게 땡큐 하고 인사를 했다.
정말 좋았고 행복했다.
오 음악이란.
2011 루나 어워드(下)
꽤 늦었지만 지난번에 이어 2011년 인상적이었던 썸띵썸띵들을 이야기해본다.
2011년의 만화-진격의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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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본 만화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진격의 거인'.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거인들(인간의 몇 배 크기부터 수십 배 크기까지 다양하다)에 의해
인류가 거의 몰살당하고 생존자들이 높은 성벽 안에서 거인들과 대항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딱 여기까지가 기본 설정인데 설정부터가 흥미롭다.
이런 식의 인간 천적 설정은 기생수나 헌터x헌터 개미 에피소드 등에서 본 바 있지만
이 만화에서는 그 인간의 천적이 너무도 고전적이라 이제는 거의 쓰지 않는 소재인 '거인'이라는 점이 재미있다.
그런데 이 거인이 어떤 거인이냐... 너무도 혐오스럽게 생긴데다 게걸스럽기 짝이 없다.
벌거벗고 흉한 몸뚱이를 뽐내며 비척비척 쏘다니다 인간을 발견하면 냅다 집어서 오도독 씹어 삼킨다...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이야기인데 묘하게 묘사가 현실적이라
깊이 이입하게 되고 등장인물들의 공포가 폐부에 와닿는다.
작가의 그림 실력은 거인 묘사나 액션 묘사에 있어서는 수준급이라 생각되면서도
(특히 거인은 정말 너무 징글맞게 잘 그려서 책장에 손도 대기 싫을 정도)
가끔 작화 붕괴(!)라 생각될 정도로 날려그린 그림이 나와 '으잉?' 하게 된다.
아무튼 수작이고 대작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생각됨.
2011년의 TV 프로그램-MBC 나는 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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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담론이 넘쳐나는 이 프로그램.
워낙 명공연들이 초반에 많이 나와 너무 이르게 정점을 찍어버린 느낌도 들지만
아직까지도 꼬박꼬박 애청하고 있다.
이런 식의 리얼리티 경쟁 프로그램을 보면 신기한게
점점 볼수록 시청자로서의 나도 식견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도전 슈퍼모델'을 보기 전의 나는 '모델은 용모만 빼어나면 됐지
개인의 실력이 개입될 여지가 있나?' 하고 생각했는데
몇 시즌을 보다 보니 그게 아니었다! 모델들도 재능이 필요한 거였다!
종반부엔 나도 사진을 보면 느낌이 막 오더라 이말이다.
'음~ 하이패션에 어울리지 않는 표정이군! 눈빛이 멍한데 몽환적이라기보단 스피릿이 없는 느낌??'
막 이렇게 혼자 평하기도 하고 그랬다.
그런 면에서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도 음악적으로 충만한 느낌을 많이 받았고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느낌도 많이 받았다.
어디까지나 대중의 레벨에 맞춰진 오락 프로그램인지라
이 쇼를 통해 음악을 논하고 감동을 말하는 것이 골수 음악인들에겐 우스울지도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평범한 귀청과 목울대를 가진 사람으로서
일주일에 하루라도 일곱 곡씩 새로이 해석된 음악을 듣고, 느끼고, 평가할 수 있다는 사실에 퍽 만족했다.
몇 달을 지켜본 지금의 나는 편곡에 대한 취향은 확실히 생겼고
전에는 내릴 수 없었던 평가('이 편곡은 촌스럽다!', '이건 혁신적이다!', '이 편곡은 해석이 이상하다!' 등등)도 곧잘 내리며
'노래를 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종종 생각해보게 됐다.
그런 견지에서 나로서는 2011년의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겠음.
하지만 첨언하자면 2012년에도 계속 애청하게 될지는 미지수...
요즘 공연들이 전과 같지 않고 새로이 도입된 시스템들이 다 무리수라 생각되어
조금만 더 추이를 지켜보다 1박2일로 귀환할지도 모르겠다.
2011년의 가전제품-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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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진부한 표현이지만 정말 스마트폰은 사람의 생활을 바꿔놓더라.
아이폰이 생기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으로 날씨를 확인하고,
출근길 내내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다, 외근할 때는 휴대폰으로 메일을 확인하며,
약속장소에 가면서는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고, 길 복판에서는 휴대폰으로 길을 찾고,
잠들기 직전까지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한다!
삶의 양상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물론 편리성 측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개선됐지만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일전에도 말한 바대로 숨가쁘게 돌아가는 TV 쇼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조금만 호흡이 느려져도 바로 휴대폰을 꺼내 딴짓을 하게 되고,
평소엔 그다지 할 일이 없어서 공상과 자기성찰(?)로 때우던 시간에 무조건 휴대폰을 꺼내들게 되니
과연 이것이 좋은 쪽으로의 변화일까 갸웃하게 된다.
찰라의 지루함조차 참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달까?
아무튼 플러스건 마이너스건 이토록 삶을 변화시킨 가전제품은 처음이니
아이폰을 2011년의 가전제품으로 꼽는 데는 무리가 없겠다.
2011년의 어플리케이션-Fruit Nin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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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무지게 챙겨쓴 앱은 수도 없이 많지만 이 앱을 1등으로 꼽는 이유는
이 게임을 알기 전에 나의 아이폰은 아무런 앱의 생멸도 없는 무위의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당시 구닥다리 슬라이드폰을 쓰다가 스마트폰이라는 신문물을 접하고
휴대폰을 켜는 과정조차 버거워 지쳐 나가떨어진 상태였는데
누군가가 체험시켜준 이 게임에 홀딱 빠져서 이 게임, 저 게임을 다운받기 시작했고
앱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그야말로 단순극치인, 터치 방식으로 과일을 자르는 게임인데도 어찌나 재미있고 신기하고 질리질 않던지
수만 개의 과일을 썰고, 썰고, 또 썰고 나중엔 터치펜까지 구해서 썰다가
액정보호필름을 걸레짝으로 만들었다.
후에 훨씬 버라이어티한 게임을 많이 알게 되었음에도 이 프르트 닌자를 처음 접했을 때만큼
광기를 띄고 하게 되진 않더라나 뭐라나...
이 게임과 더불어 내가 열심히 했던 게임들은 다음과 같다.
-식물 vs 좀비: 정원으로 침입하는 좀비떼를 각종 식물로 막아내는 게임.
밤새워 하다보면 눈은 퀭 볼은 움푹, 아뿔싸! 내가 좀비인지 좀비가 나인지! 좀아일체...!
-앵그리 버드: 아이폰 게임계의 거성. 다양한 외전이 있어 더욱 재미있다.
게임을 하다 보면 '끼끼끼 꼬꼬꼬 까까까' 하고 새들의 성대모사를 하게 된다.
-캐치캐치마인드: 생쥐를 치즈 냄새로 유혹해 낙상시키는 게임. 나름 전략적이고 머리를 많이 굴려야 한다.
생쥐가 치즈 냄새를 맡고 약에 취한 표정으로 비실비실 걷는 모습이 재미있다.
-iSlash: 오락실에서 하던 땅따먹기 게임의 닌자판이랄까? 나무판을 일정 부분만 남기고 썰고, 또 써는 게임.
지하철에서 이 게임을 하는데 옆자리 아가씨가 '그 앱 뭐예염?' 하고 물어본 적이 있다.
-Cut the Rope: 신중하게 줄을 잘라 캔디를 몬스터의 입으로 던져넣는 게임. 아기자기하고 재미있어서 추천.
난이도가 높지 않아 올 별3개 클리어도 문제없다.
-Mix it IQ: 이런 류의 게임을 퍼즐게임이라 하나 보드 게임이라 하나... 단순한 룰로 작은 말들을 부숴나가는 게임인데
나는 이런 게임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많이 받았는데 그 중에서 상당한 수작이었다. 내 최고 IQ는 155(276396점)
-스머프 빌리지: 지금은 놓여났지만 한 때 나를 파란 악마들의 노예로 살게 했던 게임.
고작 이 파란 버러지들이 살 집에 페인트칠을 하기 위해 개처럼 돈을 버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2011년의 취미-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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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는 다트를 원없이 즐겼다.
한 초가을까지는 미친듯이 빠져들어 장비까지 구입하는 열의를 보였는데
실력이 한참 늘다가(20 트리플 연속 3개 맞추고 짐승처럼 포효한 적도 있음)
어느 순간 답보 상태라 지금은 좀 시들하다.
다트는 그야말로 멘탈 스포츠라 어떤 상황에서도 눈썹 한 올 떨리지 않고
유려한 팔의 궤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나는 멘탈쩌리라 옆에서 누가 재채기만 해도 다트가 승천한다.
'우우우~ 망해라~' 뭐 이런 어택이라도 들어오면 속수무책...
얼마 전엔 극장 앞에서 일정 점수를 넘기면 팝콘을 주는 다트 이벤트를 하길래 참가했는데
평소라면 가능했을 점수임에도 사람들이 지켜본다는 긴장감에 다트를 허공에 쏘아댔다.
전력투구 야구 다트하는 옆의 꼬맹이보다도 더 형편없는 점수였다.
이렇게 멘탈이 약한 나는 사실 맥주가 두어잔 들어가면 더 잘 던진다... 긴장감이 사라지니까...
올해는 멘탈킹이 되어 다트도사가 될테다!
이상이 루나가 돌아본 2011년이었습니다.
2012년 어워드도 더 근사한 썸띵썸띵으로 채우기 위해 달려봅시다.
출처-http://www.lunapark.co.kr
첫댓글 팔라독도 엄청 중독성인데 ㅋㅋㅋㅋ
스머프빌리지 요즘 하고 있는데 완전공감.. 얘 때문에 밭에 작물씨 뿌릴 때 휴식 시간 계산해가며 뿌리는 나를 발견한다..ㅋㅋㅋㅋ
2222222222222 완전 계산하면서 뿌리고 지금 자고 일어나면 8시간 지날테니 하며 ㅋㅋ 맞는 작물을 뿌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격의 거인 잼나는뎅ㅋㅋㅋ
2222222 흥미진진 ㅋㅋㅋㅋ
루나님 특유의 저 레이스 문양? 저거저거 넘 이뻐요ㅠㅠ! 스티커로 갖구싶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