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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며, 교육 부분과 연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정리해 보고 있습니다.
아주 긴 글입니다. ^-^ 쪼개서 올려 볼까도 생각했는데, 시간 되시면
천천히 읽어 보세요.
요지는 교육적인 면과 경제적인 면을 생각했을 때,
유초등때 무리하게 학군 좋은 곳에 들어가지 말고,
그 비용을 아껴서 오히려 학군 좋은 곳 아니면 비용에 따라
그 보다 좀 더 저렴한 곳에 집을 마련하고, 이후 아이 상황에 따라
학군 인프라를 활용해 보는게 좋겠다는 제안입니다.
학군의 역발상
아이의 교육과 재테크를 동시에 하신 분
내가 잘 아는 한 분은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고, 낙담한 마음에 아이 둘을 데리고 시골로 내려가서 농사를 지었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고, 어느 정도 공부 경쟁력이 있는 것 같자,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 다시 서울로 오고자 했다. 하지만, 농사지어 모은 돈으로 서울에서 월셋방 하나 얻고 생활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수도권 근교 지역으로 우선 이사하여, 아이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교 때는 나름 학군이 좋은 수도권 학교 근처로 이사를 갔다. 다행히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해 줘서, 사교육비를 크게 쓰지도 않고, 아들 둘을 서울대에 보냈다. 그리고 그 동안 아낀 돈을 모아서 아이들이 대학에 갈 무렵 수도권 역세권에 빌라를 한 채 마련했다. 이후 이 빌라를 전세주고, 다른 수도권 대도시 소형 아파트를 매입하고, 이후 좀 더 큰 평수로 옮겼다. 이후 수도권 빌라는 보유 10년만에 매도했는데, 3천에 사서 9천에 팔게 되었다. 그리고 소형 아파트는 5천에 사서 1억에 팔고, 큰 평수는 1억 5천에 사서 2억에 팔았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지방 중소도시에 수익형 부동산을 하나 사서 노후 대비를 하고 있다. 이 분은 부동산 투기꾼도 아니고 부동산 전문가도 아니다. 하지만 운 좋게 아이 교육을 위해 이동하며, 그 동안 근검 절약하고, 사교육비 줄여서 집도 사고 시세 차익도 얻게 되었다.
학군 프리미엄
최근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다 보니, 우리나라 부동산 3대 입지는 교통, 학군, 환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좋은 학군은 어떤 경제 상황에서도 집값을 떨어지지 않게 하는 절대 프리미엄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분당의 오래 된 아파트들의 경우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가격이 많이 하락했지만, 분당의 최고 학군으로 불리는 몇몇 중학교가 있는 지역은 아파트 연식과 지상 주차 밖에 안 되는 약간 좋지 않은 삶의 여건에도 불구라고 아파트 값이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학군의 왕자라고 할 수 있는 대치동이나 목동도 비슷한 상황이다. 특목고를 많이 보내는 중학교 옆, 서울대를 많이 보내는 고등학교 부근은 집값이 오르면 올랐지 거의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면 무리를 해서라도 학군이 좋은 곳으로 가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진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수요가 많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대치동에서 선호도가 높은 초등학교 중학교 옆의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매입 가격 10억대, 전세 가격 7-8억대는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분당이나 목동은 이 가격보다 1-2억 정도 낮춰 잡으면 된다. 하지만 이런 가격은 웬만한 서민가정이 감당하기 힘든 집값이다.
좋은 학군으로 무조건 가야 할까?
그러면 과연 이렇게 학군이 좋은 지역으로 들어가는 게 아이 교육과 가정 경제적인 면에서 도움이 되는 일일까? 결론적으로 말해서 유, 초등때 이런 지역에 들어가게 된다고 아이가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은 10-20% 정도이고, 경제적인 면에서는 최악의 선택을 하는 셈이다. 사교육비는 감당하기 힘들게 늘어 날 것이고, 무리하게 월세나 전세 자금 대출까지 받아가며 이러한 지역에 들어가게 된다면 가정 경제의 큰 부담이 되고, 이후 부부의 노후 대비는 물 건너 갔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정말 자식 교육에 올인하고 몰빵하는 셈인데, 이는 투자적인 측면에서는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
먼저 유, 초등 때부터 좋은 학군에 들어가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다. 아이가 어릴 때 학군이 좋은 곳에 들어가면, 이제 ‘비교와 경쟁’의 간판을 달고 있는 사교육 욕망 열차에 올라선 셈이다. 한번 이 열차에 올라선 이상 웬만한 내공이 아니면 내려 오기 힘들다. 그리고 이러한 비교와 경쟁은 아이가 걷기 시작 할 무렵부터 백화점 문화 센터에서 시작된다. 우선 끌고 오는 유모차부터 비교가 시작된다. 몇 백만 원짜리 브랜드 유모차에 태운들, 몇 십만 원 짜리 중국산 유모차에 태운들 아이의 발육 성장에는 둘 다 도움이 안되고, 차라리 포대기에 아이를 매고 다니는 게 애착 형성에도 좋고, 아이 허리를 지키는데도 좋지만, 왠지 저렴한 유모차를 끌고 이런 자리에 가기 힘들다. 아이가 좀 크기 시작하면, 누구는 가베를 시작했네, 누구는 영어 발레를 시작했네, 누구는 무슨 영재 독서를 시작하네 라는 비교와 경쟁의 메아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어린이 집,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 이른바 명문자가 들어가는 경쟁이 시작된다. 명문 어린이 집, 명문 유치원이 등장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국, 영, 수 인지 사교육이 시작되기 시작하면 이제 비용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다.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시골 혁신학교 부근으로 이사온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서울에 살면서도 정말, 다른 엄마에 비해서 거의 아무것도 안 시키고, 아이에게 자율성을 많이 주고 있는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이 되니까 벌써 사교육을 3-4개 시키고 있더라고요. 학습지 2개 시키고, 영어 하나 시키고, 수학 하나 시키고… 그래서 순간 아 이건 아니구나, 내가 이렇게 비교와 경쟁의 틈바구니에 있는 한 내 소신을 갖고 아이를 가르치는 것을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큰 결심을 하게 되었지요.”
학군 좋은 곳에서 사교육 시키면 다 좋은 대학에 갈까?
둘째로 사교육의 성과를 장담 할 수 없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좋은 학군에서 비교 경쟁을 한다고, 이곳의 아이들이 다 엄청난 경쟁력을 갖고 명문고, 명문대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잠깐의 산수만 해도 금방 답이 나온다. 대치동에서 가장 많은 특목고 생을 배출하는 A 중학교는 중 3 졸업생 400여명 가운데 약 10% 정도가 과고, 외고, 자사고 등의 특목고를 간다. 이 중학교는 사실 상 전국에서 경제력과 부모 유전자가 우수한 최상위 집단이 모이는 학교라고 할 수 있는데, 이곳에도 여전히 꼴지는 있고, 중하위권으로 처지면 특목고는 자연스럽게 물 건너 가는 것이다.
대치동 일반고 가운데 2015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를 가장 많이 보낸(19명) B 고등학교는, 고 3 학생들 대학 진학률(4년제 대학)이 44.5%(총 577명 중 257명)이다. 전국 고등학교 평균 대학 진학률은 54.7%인데 왜 이렇게 대학 진학률이 낮을까? 기타 통계로 잡히는 300여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재수를 하거나 외국 대학에 가기 때문이다. 너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인서울 Top 10 이나, 요즘 선호도가 높은 의치한수(의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 가 아니어서 재수, 삼수를 하거나 외국으로 빠지는 아이들이 거의 이정도 된다고 볼 수도 있다. 이 학교의 재학생대 재수생 비율은 96.8%이고, 대치동에서 가장 서울대를 많이 보낸다는 C 학교의 재학생대 재수생 비율을 134.7%이다. 간단히 말하면 최고의 학군인 대치동에 있는 학생들의 반은 부모나 아이가 생각하는 결과가 안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 정도 결과를 내려고 중고등 학교 6년 혹은 그 이상 엄청난 사교육비와 집 값을 감내한 것은 아닐 것이다.
나는 오히려 공부 잘하는 아이들 일수록 대치동과 같은 선호도가 높은 학군에 일찍 들어 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감만 없어지고, 눈 앞의 성과를 내기 위해 근시안적인 공부에 매달리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근시안적인 공부를 하면 중학교까지는 성적이 나올 수 있어도, 고등학교 과정이나 수능에 가면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없다. 수능은 종합 사고력이다. 언어 영역은 깊은 사고력이 요구되고, 특히 수학은 정석과 같은 기본 예제를 잘 푸는 능력보다는 여러 가지 수학적 개념을 연결하는 종합적 사고력이 필요하다.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단어와 문법을 넘어서 안전하게 1등급이 나오려면, 출제자의 출제 의도를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능력은 쉬운 문제를 반복해서 풀고, 선행을 많이 한다고 나올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내가 자주 하는 말이, 어려서부터 영어 유치원에 보내고, 방학 때 마다 어학 연수 보내고, 중학교 때 이미 수능 단어를 다 외웠다고 하는데, 왜 여전히 수능 영어 만점은 해마다 정해진 수만 나오는 것일까? 수학도 마찬가지이다. 어려서부터 창의력 수학에다, 스토리텔링 수학에다, 기본 연산 능력을 길러 준다는 수 많은 문제를 풀고, 레벨에 맞는 수 많은 학원에 다녀도, 왜 고등학교에 가서 삼각함수, 지수로그부터는 맥을 못 추고 고 2쯤 되면 거의 수능형 문제에 손도 못 데는 수포자(수학포기자)가 속출할까?
사교육의 가능성과 한계를 분명히 봐야 한다. 영어는 to 부정사의 용법과 동명사의 관용적 용법까지 해 반복해서 암기 시킬 수 있지만, 가정법 과거와 과거 완료 혼합시제 가정법을 이해하려면 혼자 생각해서 보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수학도 인수 분해를 넘어서, 삼각함수 지수로그, 행렬 극한 까지 가려면 수학적 원리를 분명히 이해하고 한 문제를 깊이 풀면서 수 많은 시행 착오를 해 봐야 한다.
한 번은 서울대 출신으로 학원에서 강의하고 과외도 많이 하는 수학 선생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수능 수학 문제가 결국 독해력과 종합 사고력이 요구되고, 이러한 문제를 주어진 시간에 잘 풀어내려면, 한 문제를 깊게 풀면서 스스로 개념을 이해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 봐야 하는데, 왜 아이들에게 이런 능력이 길러지도록 수업을 해 주지 않죠?”
“그러게 하면 엄마들이 싫어해요. 엄마들은 아이를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를 시킬 때 양을 보거든요. 전에 한번 과외를 하면서 아이에게 한 시간 동안 개념 설명하고, 한 문제를 이렇게도 풀고 저렇게도 풀어보라고 해 주었더니, 바로 다음 시간에 컴플레인 들어오더라고요. 풀어주는 문제가 적고, 숙제가 너무 적다고요. 그래서 깨달았죠, 아 숙제를 많이 내주고 빡쎄게 돌려야 하는 구나… 양 만 많이 한다고 아이 수학 실력이 느는 게 아니지만, 돈 내는 엄마가 그걸 원하니 그대로 해 주어야지요”
이렇게 말을 해도, “그래도 어려서부터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 보내야 그나마 Top 30 위권 대학은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에게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은 없다. 그 방법이 옳다고 여겨지면, 그렇게 하시라고 할 밖에… 하지만 좀 더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부모들이라면 이런 생각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초등학교 때 만이라도 아이가 자신감을 갖게 하고 근성을 갖게 하는 게, 이후 중고등 학교 경쟁 체제에 들어가서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초등학교 때 길러야 할 것은 자신감과 근성
우리나라에서 학군이 좋은 지역이란, 결국 사교육이 밀접한 지역이다. 그리고 그 사교육을 감당할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문제는 이런 비교 경쟁에서 살아 남은 공부머리가 있는 아이들은 박수 받으면서 자존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지만, 이 경쟁에서 뒤 처진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낮은 자존감을 갖고 뭐 하나 잘 하는 것이 없는 아이가 되어간다. 그래서 어려서는 좀 늦더라도 나중에 머리가 트여서 공부에서 치고 나오는 아이들이 씨가 마르는 것이다. 학군이 좋은 지역에서는 아이의 잠재력을 믿고 기다려 줄 수 없다.
그래도 특목고 바람이 불기 전에는 대부분 초등학교 때만이라도 아이들이 운동도 하고 예체능도 하고 약간 놀면서 이후 경쟁 체제로 들어갈 수 있는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는데, 특목고 열풍이 분 이후 이른바 명문 학군의 초등학교에서는 바로 치킨 게임이 시작된다.
위의 시골 혁신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또 다른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아이가 도시에서 학교를 다닐 때는, 경쟁심이 심해서 학원에서 몇 점 받고, 몇 등 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스트레스도 많았는데, 여기 와서는 우선 그런 경쟁에서 벗어나게 된 것 같아요. 이곳 시골 학교 전학 이후, 어떤 과목에서 자기가 제일 잘 해서, 아이들이 ‘와 너는 대단하다’라고 우러러 볼 줄 알았는데, 아이들 반응이 ‘너 그것 잘하는 구나, 그래서 뭐? 나는 다른 것 잘하는데…’ 이런 분위기라서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아이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엄마 여기 아이들은 근거 없는 자신감(근자감)이 많은 것 같아. 내가 보기에 도시 아이들에 비해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뭘 하나 탁월한 게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위축되지 않고 뭐가 그렇게 당당한지 모르겠어”
하지만 이렇게 경쟁에서 벗어나니 아이도 여러 가지 면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도시 학교에 다닐 때 이 아이는 미술 시간이 가장 싫었다고 한다. 정해진 시간에 빨리 그리고, 상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많았다. 하지만 여기서는 미술 시간이 즐겁다. 사계절을 완연하게 느낄 수 있는 자연 환경 속에서 살아서, 표현하고 싶은 다양한 주제가 있을 뿐 아니라, 비교하고 평가하지 않으니, 내가 해 보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무릎을 쳤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게 바로 그거라니까요’.
학군 좋은 지역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비교 당하고, 내가 남들보다 못하는 것의 가짓수만 늘려가기 보다, 시골 작은 학교에 가서 1등도 해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시험해 보는 게, 지금의 입시 경쟁 체제에서도 더 탁월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장기적 포석이 아닐까? 시골 학교는 학예회를 하거나 학교 행사를 할 때도 아이들이 적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다. 공부는 못해도 몸으로 때워줄 아이들이 하나라도 필요하다. 그 안에서 같이 지내며 내 존재 의미도 알고, 이것 저것 해보며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전부터도 많은 보도가 있었지만, 시골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도시학교 아이들의 가장 큰 차이는 창의력이다. 주어진 정답만을 만들어 내는 도시 아이들에 비해, 시골 아이들의 상상력은 무궁 무진하다. 문제는 이렇게 창의력과 근성이 길러진 아이들에게 독서력과 공부 전략을 가르쳐 줄 사람들이 부족하다는 게 시골의 한계이다.
역발상의 학군 활용 전략
그러면 여기서 한 가지 전략이 나올 수 있다. 가능한 아빠의 통근 거리 안에 있는 시골스런 분위기의 학교에서 초등학교까지 보내고, 아이가 공부가 된다 싶으면 학군 좋은 지역으로 와서 경쟁을 붙여 보면 된다. 아이가 시골 학교 1등이라도 도시에 와서 선행한 아이들에게 비해 뒤처지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지만, 사실 중학교 내신은 수업 시간에만 집중해도 충분히 1등급은 맞을 수 있다. 물론, 아이들 변별력을 위해 내신 문제도 꽈서 내고, 한 문제만 틀려도 수 십 등 떨어지는 대치동이나 목동 등의 사교육 과열지구만 피하면 된다. 어느 정도 수업 환경이 나쁘지 않은 중상 학군 지역으로 이동하고, 중학교 공부를 다져서 우선 특목고를 목표로 하고, 특목고가 안되면 일반고에서 수시나 정시로 명문대를 노려 보는 전략을 써 볼 수 있다. 만약, 아이가 공부 쪽이 아니라면, 그냥 계속 시골스런 분위기에서 시골 중고등학교 나오게 하고, 그 동안 아껴둔 돈으로 아이 사업 자금이나 결혼 자금을 대 주면 된다.
구체적으로 이렇게 적용해 볼 수 있다. 만약 지금 부부가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에 약 3억 정도의 전세를 주고 20평 전후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나는 이 돈을 주고, 유, 초등 때부터 이른바 학군이 좋은 지역에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말한 대로 시골스런 분위기의 주거비가 적게 들고, 사교육 바람도 잠잠한 곳으로 이동한다. 그렇게 해서 주거비를 낮출 수 있는 시골 지역으로 전세나 월세로 가고 남는 돈은 중상 학군 지역의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매입 한다. 자금이 넉넉해서 월세를 줄 수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다.
최근 3-4년간 수도권이나 지방에 소액 투자로 소형 아파트에 투자하여 월세 수입이나 전세 시세 차익을 거두는 투자가 유행이다. 하지만 실전으로 들어가면 이런 아파트를 찾기도 쉽지 않고, 찾는다고 해도 앞으로 부동산 전망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실거주가 아닌 이상 선뜻 투자하기도 꺼려진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대로, 학군이 좋은 아파트는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 집을 사두어도 손해 가능성은 낮다. 아이가 유초등일 때는 우선 시골집에 살고, 약 10년 동안 학군 좋은 아파트를 보유한다. 그리고 아이가 공부가 받쳐 준다면, 10년 후에 이 아파트로 이사를 해서 주어진 사교육 인프라나 좋은 학교 분위기를 활용한다. 이후 아이 대학을 보내고, 이 아파트를 세 주거나 팔고 나와서 다른 수익형 부동산으로 갈아타고 노후를 대비한다. 아이가 공부가 안 된다면 계속 세를 받거나 다른 수익형 부동산으로 갈아타고, 이후 아이 사업 자금이나 부부의 노후 대비용으로 사용한다.
어느 지역이 가능할까?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이 좋을까? 우선 최고 학군인 대치동에 들어가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도곡동 렉슬 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2015년 12월 현재 매물 시세가 11.3억-13억이고 전세가는 8.7-9.5억이며 전세가율은 73-76%이다. 전세가는 최악의 경제 상황에서의 집 값의 마지노선으 로 볼 수 있으므로 11억에 사도 8억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현재 12억 매물을 9억 전세 놓고 구입할 수 있으므로 실 구입가는 3억이다. 본인의 여유 자금이 4-5억 선이라면, 이런 급의 아파트를 하나 구매하고 남는 돈으로 시골 전셋집을 구해서 10년을 살아 보는 것이다. 하지만 젊은 부부들에게 이런 정도의 여유자금이 있기 쉽지 않으므로, 또 하나 관심을 가져 볼 분야는 빌라이다. 전망이 좋은 지역의 빌라는 이후 재개발의 수혜를 받을 수도 있고, 10년 뒤에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 거주하더라도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대치동에서 특목고를 많이 보내는 Top 2 중학교 중 하나인 A 중학교 배정이 가능한 지역의 빌라는 전용면적 84제곱 미터 기준으로 5-6억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전세는 3.5-4억 수준이다. 전세가율은 거의 70% 대이고, 역시 같은 논리로 아무리 집값이 빠져도 3.5억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만약 5억짜리 빌라를 3.5억의 전세를 끼고 구입한다고 하면 실투자 금액은 1.5억이다. 만약에 3억 전세를 살고 있다면, 1억 5천 투자하고, 은행 이자 없이 내 집을 마련하고 남은 1억 5천으로 시골집 전세를 구해서 10년 시골스런 분위기에서 살면 된다.
이는 현재 최고의 학군인 대치동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아이가 특목고에 갈 수준이 안되고 어차피 일반고 라인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면 대치동, 분당, 목동 권을 벗어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유망하게 보는 곳은 용산과 방이동 이다. 용산은 현재 많은 전문가들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서울 지역으로 꼽는 곳인데, 이곳에 그런대로 시설과 입지가 좋은 아파트나 빌라를 구입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비용적으로 이곳이 부담된다면 방이동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9호선 연장선이 개통 될 예정이고, 부근 오륜동이나 잠실 학군을 활용해 볼 수 있다. 올림픽 공원이라는 최상의 자연 환경이나 롯데 월드 등 주변 인프라도 좋다고 할 수 있다.
이론적인 이야기 일 수 있지만, 제일 위에서 말한 지인이 아이 교육과 재테크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처럼, 부부 간에 마인드가 맞고,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는 가정이라면 지금 이 시대에서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프로젝트이다. 또 어떤 분들은 서울에서 통근 가능한 그런 시골스런 분위기 동네가 어디 있냐고 반문 할 수 있다. 하지만 발품을 팔고 조사해 보면 이런 지역은 얼마든지 있다. 최근 내가 직접 답사를 가보고, 관심 있는 분들과 함께 돌아 본 지역이 의왕 왕송 호수 부근의 자연 생태 공원 옆의 동네와 용인 운학 초등학교 부근의 시골 마을이다. 의왕은 서울 강남 기준으로 왕복 1시간 내외로 출퇴근 시간을 잡을 수 있고, 용인은 2시간 정도가 나온다.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자리는 언제나 열려 있다. 아래 독서 토론 자리에 오시면 된다. ^-^
참고자료
서울 근교 시골스러운 곳 후보
http://cafe.daum.net/10in10/1pRl/829918
<칼럼니스트 소개>
글쓴이 심정섭은 서울대 인문대를 졸업하고 고려대 영어교육학과 학사 편입 한 후, 한양대학교에서 영어 교육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IMF 1세대로 중소 무역회사, 컨설팅 회사, 현대 자동차 해외 영업 본부를 거치며, 바닥부터 살아가는 법을 배웠고, 이시기에 잠깐 했던 영어강사 생활을 통해 본인이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학사 편입 한 후 강남에서 대학생과 고등학생에게 15년 동안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이제는 영어라는 물고기 보다, 인생 경영이라는 물고기 잡는 법을 전하기 위해 공부하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주로 고3과 대학생, 임용 고시 준비생을 지도했지만, 지금의 사교육과 가정의 해체로는 나라의 비전이 없다고 보고, 사교육비 경감과 가정의 회복, 자연출산 및 부모 교육, 유대인식 독서, 토론 교육의 확산을 위한 이론을 정비하고 실천에 이르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자연교육법적인 원리에서 현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강남에서 서울대 많이 보내는 진짜 이유>>, (나무의 철학, 2014), 자연교육법의 실천적 모델인 안철수 가정의 교육을 분석한 <<안철수 공부법>>(황금부엉이, 2012) 와 유대인식 누적 암송을 통해 영어를 정복하는 방법을 제시한 <<20살 넘어 다시 하는 영어>>(명진출판, 2011)가 있습니다. 진정한 부모 교육은 태교와 출산교육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자연출산 운동에도 관심을 갖고 자연스러운 탄생이야기(T-store ebook)를 쓰고 <<평화로운 출산, 히프노버딩>>(샨티, 2012)를 번역하였습니다.
현재 더나음연구소를 설립하여 예비 부모 교육을 하고 있고, 양재 시민의 숲에서 매헌 자연육아 모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 국립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강남역 부근)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3-5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유대인식 독서 토론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 누구나 참석하실 수 있으므로, 참석을 원하시면 쪽지나 메일 jshim04@hanmail.net 주세요) 유대인식 자녀 교육의 한국적 적용과, 입시교육과 대안교육의 한계를 넘어 가정 중심의 더나은 교육을 실천하는데 관심이 있고, 유대인 자녀교육의 한국적 적용을 다룬 저서와 탈무드 관련 저서를 집필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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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상당히 좋은 내용입니다.
학군이 좋은곳을 선택한상태이고
그곳에서 사교육없이 엄마표로 가볼생각입니다.
비교와 경쟁...이부분에 내 스스로가 자유로울수 있는지..
고민해보겠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12.01 00:03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12.01 12:42
좋네요..스크랩 좀 하겠습니다 ..약해질 때마다 읽어야겠네요..
처음엔 실태를 모르고 하는 소리인가 싶어 비판할거리만 찾다 아래로 읽으며 내려오니 수긍하게 되네요~ 참고하기에 좋은 글입니다.
제가 이미 이렇게 하고 있어요...자금 사정이 풍족하지 않은 맞벌이라.. 올해 아이 초등 입학에 맞추어서는 저희 자금에 딱 맞는 경기도 외곽 2억미만 아파트-대신 바로 학교옆 입지-에 거주중이구요...아이 중학교 입학에 맞추어 조금 나은 지역으로 옮길계획입니다...여기는 고등학교가 비평준화지역이라 그 이후 고등학교는 아이 실력에 맞추어 가겠죠...
장점은 아파트 구입시 무리하지 않고 자금에 여유가 생겨서 제가 지금 휴직을 하고 아이와 즐거운 생활을 보내고 있네요... 만일 조금 더 비싼 아파트로 다른 사람들처럼 무리해서 갔다면 절대 휴직하지 못했을듯요
네 앞으로도 잘 하시길 응원합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현재 저희가 말씀하신곳중 한곳에 전세 주고 잠시 서울과 출퇴근이 가능한곳으로 3년갔다가 현재는 혁신학교있는곳으로 와있어요~중2 큰애를 학원을 끊은지 3개월정도 작은애는 축구와 태권도만 보내는데 아직은 시도때도없이 머릿속은 혼란중이네요
큰애초등때친구들 모임을 갔다오면 항상 부모로서 잘한 결정인가~라는 생각도 들고..소신껏 산다는게 아이교육에선 가장 힘드네요~참고로 큰애가 너무 밝고 자신감있게 학교생활을 하고있는것을 보면 잘했다는 생각도 하긴하네요^^
@궁금해용~~ 잘하셨어요
엄마표로 대학으로보낸 맘으로
삶의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더군요
설사 입시가 만족스럽지않더라도
시작일뿐이지요
근처 도서관 활용해 독해력은 신경써주시길
@마고할멈 전 도서관 너무 좋아하는데 큰애가 도서관 가는걸 느므 안좋아해서...매번 저혼자가죠~그래도 같이 시간을 보내며 많은 얘기하고 같이 고민하는 엄마가 되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감사합니다
정말 가슴에 와닿는 좋은 글입니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하는 아쉬움이남습니다ㅠㅠ
정말 좋은 글입니다
좋은 글이네요. 아이 교육 문제는 항상 고민입니다.
저도 애를 키우는 부모지만, 좋은 대학을 가서 애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듭니다. 40이 넘으니 학벌 보다는 개인의 역량? or 부모의 능력 2가지만 보이네요.
감사합니다
아이를 위해 돈을 번다는게 참~말인가 싶긴해요. 무리안되는 곳에서 살면서,무리안되게 그냥 아이 옆에 오래 있어주는게 아이에겐 긍정적 힘의 원천이 되는것 같아요.^^ 깊이 새겨둘게요~
200% 동감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위의 글과 비슷한 전략으로 살고 있습니다^^
심정섭님께서는 어쩜 이리 글을 잘 쓰시는지,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학군좋은곳에 사교육시키면 좋은대학에 갈까" 섹션에서의 의견은 대체로 동의하지만 그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들은 너무 일반화하거나 부족하지않나 생각되네요..
네 조언 감사합니다. 자세한 데이터는 부족하지만 제가 쓴 자녀 교육서인 <<강남에서 서울대 많이 보내는 진짜 이유>>를 참조해 보세요 ^-^
아주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새겨듣는 사람도 있고 못알아 듣는 사람도 있는것 같네요
마침 아이입학시점이라 이사를 갈까말까, 어디로 갈까 고민중이었는데 교육방향도 다시 잡고 이사여부결정에도 도움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좋은 내용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릴게요.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