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뜀꾼 전주 워크샵 [뜀꾼] -첫째날
▶일정: 2018년5월16(수) 08:00 ~ 17(목) 14:00
▶장소: 전주 한옥마을 일원/ 전주 덕진 공원
▶참가자 :21명
*부부(9명×2=18): 달마 박종성, 청암 이일재, 미산 이희한, 가가 장상용,
송원 장상용, 해천 정종수, 후묵 채희묵, 고덕 홍승표, 일강 황민연
*나홀로(3명): 이정 강영구, 김훈, 운산 최종헌
▶카풀 :1호차(달마/고덕 부부), 2호차(후묵/일강 부부), 3호차(가가/청암 부부) 4호차(송원/이정, 훈),
미산 부부, 해천부부는 개별차량 이동, 운산은 버스 이동
*출발 시간은 각 차량출발지에서 08시 전후 출발하되 09:30분 전후로 천안/논산 고속도로 정안 휴게소에서 1차 집결하며, 늦을시 2차로 11시까지 한벽루 함씨네 밥상 식당 주차장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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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별 세부스케줄
▷5월16일(수)
08:00 각 차량출발
09:30 정안 휴게소 1차 집결
09:45~10:45 한벽 문화관(함씨네 밥상 063-2122-1121 완산구 전주천 동로 20)
10:45~11:00 한벽 문화관 주변 산책
11:00~12:50 함씨네 밥상 오찬 및 휴식(유기농 전통 한식)
13:00~15:30 전주시청 해설사에 의한 문화탐방 2시간(해설사 이경미), 탐방코스(자만동 벽화마을~오목대~한옥마을~전동성당~경기전~조경묘 등)
15:30~17:30 한옥마을 자체 탐방(치명희 문학관, 술 박물관, 부채 박물관, 소리 문화관 등)
17:30~18:00 승광재 입실(미르호텔 바로 뒤편, 063-284-2323/ 완산구 최명희길 12-6)
18:00~21:00 만찬 및 음주가무(동문주가 막걸리집, 063-288-0606/ 완산구 동문길 50)
21:00~22:00 승광재 회의 및 다과
22:00 ~ 휴식/ 자유시간
▷5월17일(목)
06:00~08:30 아침운동 왕복 8k(승광재~오목대~승암마을~왕의지밀~한벽당~강암서예관~승광재)
09:00~10:00 소고기 콩나물밥 조찬(승광재 제공) 후 퇴실
10:00~ 10:30 승광재 ~덕진 공원 무료주차장 이동(덕진구 덕진동 1가 1316-12
10:300~12:00 호수 산책/ 오리보트 타기
12:00 ~13:30 전주 전통 비빔밥 고궁 식당 오찬(고궁 063-251-3211/ 덕진구 호반 2길 17)
13:30 ~13:45 덕진 연못 음악 분수쇼 관람
14:00~ 현지 해산(서울로/ 고향집으로)
▼기타 참고사항 :복장은 자유이며 운동복장 및 선글라스 등 준비, 가급적 승광재에서 합숙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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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2018년의 워크샵은 전주로 가자고 송원 회장이 제안하여 모처럼 고향에서 모임을 갖게 되었다. 전주는 대부분 익숙할 것 같았지만 학교를 다니느라 바빠서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겠고, 특히 부인들은 더 그럴 것 같았다.
날짜를 결정하는 것에서 목,금으로 하자는 의견과 수,목으로 하자는 의견으로 나뉜다. 결국은 다수가 찬성하는 수,목으로 정하면서 부득이 참석을 하지 못하는 회원들이 생긴다. 모두가 만족하는 요일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송원 회장은 세부 일정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전주를 세 번씩이나 답사를 하면서 계획을 세운다. 마지막으로 숙소를 정하는데 미산 부회장과 동행하며 최종 숙소로 승광재로 정한다. 승광재는 조선의 마지막 황손인 이석씨가 거처하고 있는 곳으로 한옥마을 체험중에서도 가장 유려한 공간이라고 한다.
가는 길
처음에는 25명이 참석예정이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참석자 수가 줄어든다. 최종 인원수는 21명. 지난해의 정선 워크샵과 같은 숫자이다.
비가 내려 우산을 들고 지하철을 탄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송원 회장은 좋은 날씨를 주시라고 쎄게 기도하자고 했다. 장지역에서 약속한 시간에 4호차는 출발한다. 1차 집결지인 정안 휴게소까지 가는데 수도권을 벗어나기까지는 계속 비가 내린다.
9시 20분쯤 정안 휴게소에 도착한다. 해천 부부와 운산을 제외하고는 차례로 모든 뜀꾼들이 도착한다. 날씨는 구름이 끼었지만 비는 오지 않는다. 김경순 여사님은 준비해온 간식거리를 내놓는다. 요구르트를 맛있게 마시고 전주를 향해 출발한다.
정갈한 점심식사
예정시간에 맞춰 11시에 전주 ‘함씨네 밥상’ 주차장에 모두 집결하고, 해천부부와 운산도 시간에 맞춰 도착한다. 식사는 11시 30분부터 할 수 있다고 하여 주변을 산책한다.
‘함씨네 밥상’은 한정식으로 토속 뷔페음식이다. 수입 콩의 문제를 알고 국산 콩만을 사용하여 음식을 만든다. 주인 함정희 대표는 콩 연구를 위해 대학원에서 공부했단다. 청국장과 다양한 콩 음식으로 유명하다.
밥을 먹으면서 쌈은 있는데 고기가 없다고 투덜대는 사람이 있다. 이 음식점은 육류가 없다. 단백질은 콩에서 취한다. 여러 가지 발효 식품으로 이루어진 식단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가장 좋은 음식이다.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은 송원 회장의 고향 후배이기도 한 함사장이 숙소를 잡는 과정에서 송원과 틀어져 밝은 얼굴로 우리를 환영을 해주지 않은 점이다.
점심식사를 맛있게 한 후 전주 한옥마을 투어를 시작한다.
자만동-이목대-오목대
식사 후 한벽루를 따라 걸어 올라간다. 1시에 전주시청 해설사를 만나기로 한 곳에 도착하니 자색 한복 유니폼을 입은 이경미 해설사가 우리를 기다린다. 멀리서 보는 모습이 단아하고 예쁘다. 전주에 와서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한옥마을을 걷는 것은 처음이다.
자만동 벽화마을을 오른다. 붉은 장미가 우리를 반겨준다. 이 마을은 6.25때 피난민들이 들어와 살면서 달동네가 되었다. 한벽당과 큰 길로 나뉘어진 이곳은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한옥마을 투어코스로 포함되면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단다.
여기저기 많은 벽화가 그려진 마을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니 ‘꼬지따뽕’이라는 찻집에 다다른다. 이 찻집의 주인은 이 마을을 후진 달동네(꼬지다 뽕)가 아닌 자생력을 갖춘 살만한 마을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단다.
자만동은 본래 이성계의 고조할아버지 이안사가 살았던 동네이다. 이곳은 승암산 자락을 따라 한벽루-이목대-오목대를 잇는 능선 밑으로 형성된 향교 북쪽의 경사진 마을이다.
자만동 마을의 보물이라는 자만동금표(滋滿洞禁標)는 목조 이안사가 살았던 자만동 일원을 조선왕실의 성지로 조성하고 이를 수호하기 위하여 나무를 베거나 몰래 묘지를 쓰는 것 등을 금하는 표지석이었다.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물건인데 어느 집 담장 옆에 댕그라니 서있다.
그 옆에는 조선의 마지막 왕자인 이우(李鍝)공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그 옆에 ‘피우지 못한 오얏꽃’이라는 글귀가 있다.
자만동에서 북쪽으로 내려오니 이목대(梨木臺)가 있다. 이곳이 이안사가 전주를 떠나기 전에 자란 곳으로 고종의 친필로 새겨진 ‘목조대왕구거유지(穆祖大王舊居遺址)’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원래 이곳은 오목대와 연결되어 있던 곳인데 일제 때 이곳의 지맥을 끊기 위해서 철도를 건설하며 오목대와 분리되고 외진 곳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6차선의 도로가 만들어져서 다리를 통해야 접근하기가 쉽다.
이목대를 내려와 오목대에 오른다. 오목대는 학창시절에 더러 올랐던 곳이다. 고려말 이성계가 황산대첩을 거두고 돌아가는 일에 일가친척을 불러모아 잔치를 벌였다는 장소로, 이성계가 한나라를 창업한 유방이 불렀다는 ‘대풍가(大風歌)’를 읊었다고 전해진다. 오목대엔 ‘태조가 잠시 머무른 장소’라는 뜻의 고종 황제의 친필이 새겨진 비도 있다.
전동 성당
오목대에서 내려와 한옥마을을 지나는데 수많은 젊은이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한복을 빌려 입고 활보하는 젊은이들이 생기를 보여 예쁘다. 한 해에 1천2백 만명이 다녀간다는 한옥마을은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가보고 싶어 하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수학여행단도 보인다.
전동 성당은 붉은 벽돌로 지어진 아름다운 건물이다. 천주교 신자들의 순교지에 지어진 성당은 1889년 프랑스의 보드네(한자명 尹沙物) 신부가 성당 부지를 매입하고, 1908년 프와넬(한자명 朴道行) 신부의 설계로 완공된 것이다.
훈이는 이곳에서 나서 자라고, 아버님이 성심학교 교장을 역임하셔서 이곳에 얽힌 추억이 아주 많은 곳이라고 한다.
경기전(慶基殿)
전동 성당을 나와 경기전으로 향한다. 경기전은 왕조의 발상지라 여기는 전주에 세운 전각으로, 세종 때 붙인 이름이다.
경기전의 경역은 정전과 조경묘로 나뉜다. 정전은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한 곳이다. 조경묘는 정전 북쪽에 있는데 태조의 22대조이며 전주 이씨의 시조인 신라 사공공 이한 부부의 위패를 봉안하기 위하여 1771년(영조 47)에 지은 것이다. 이 일대는 중앙국민학교의 운동장이 있던 곳인데 중앙국민학교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경역을 복원한 곳이다.
해설사의 이야기를 듣고 단체 인증사진을 찍고 해설사와 헤어진다.
조경묘를 둘러보고 숙소로 향한다.
승광재
승광재는 ‘빛을 계승한다’라는 뜻과 대한제국의 연호인 ‘광무’를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황손 이석씨가 실제 거처하는 곳이다. 이석씨는 ‘비둘기집’을 부른 가수로도 알려져 있지만, 고종의 친손자이자 의친왕의 아들로서 조선의 마지막 황손이다. 원래 이석씨는 미국에 거주했으나, 2004년 전주시에서 이석씨를 모셔왔다고 한다. 대한제국 이전의 조선왕조의 발상지이자 이성계와 그의 선조들이 살던 지역인 전주시는 이석씨를 모셔오면서 거처를 이곳에 마련했다. 그 때부터 승광재는 이제 전주의 상징적인 장소이자 유명 인사들이 종종 묵고 가는 숙소로 자리매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 시장이 묵고 갔다는 방이 있다.
3시쯤 일찍 승광재에 도착한 우리들은 이곳에 짐을 풀고 주변을 산책할 예정이었는데 자유 시간을 갖는다. 부인들은 모두 숙소에 있겠다고 하고, 몇몇 뜀꾼들은 한벽당으로 향한다. 필자와 후묵, 청암은 잠시 큰 방에 누웠는데 그대로 잠시 잠이 들었다.
왁자지껄한 소리에 일어나보니 관광객들이 우리 방을 기웃거린다. 숙소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승광재 내부를 구경한다. 잘 정돈된 한옥 건물이 아름답다.
한벽당에서 오모가리 탕과 막걸리로 추억을 떠올렸던 뜀꾼들이 돌아오자 우리는 저녁식사 장소인 ‘동문주가’로 향한다.
동문주가
전주 워크샵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서신동 막걸리를 먹는 것이라고 주장한 가가의 말 때문이기도 했지만 송원 회장은 저녁 식사장소로 ‘동문주가’를 선택했다. 그 옛날 홍지서림 사거리로 기억되는 장소에 서신동 풍의 음식점이 만들어져 한옥마을에서 서신동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가 동문주가에 들어서니 한가했다. 우리 외에 한 팀 정도가 음식을 먹고 있다. 4인 한상에 75,000원하는 가격은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깔끔하고 맛있는 술안주와 편안한 분위기에 만족한다. 술은 막걸리를 선택하면 3주전자를 기본으로 제공하며 안주는 떨어지기가 무섭게 새로운 것이 계속 제공된다. 무엇보다도 3합과 산낙지 무침이 기억난다.
막 건배잔을 돌리는데 원조 뜀꾼 왕준식 친구가 나타난다. 전주에 거주하는 권오표, 정현창 친구에게도 우리의 워크샵을 알렸지만 형편이 안돼 참석을 못하고, 준식이가 대표로 참석한 셈이 되었다. 재경 원조 뜀꾼인 해천과 일강, 훈이가 한데 어울려 옛 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맛본다.
홀을 우리가 전세 낸 듯 다른 손님들이 들어오지 않자 송원회장은 개개인이 돌아가며 한마디씩을 하기를 권하자 가가가 먼저 테이프를 끊는다. 장수에서 전주로 나와 공부할 때를 회상하는데 마음이 울컥해지는 것 같다. 50년 만에 옛 하숙집을 찾았는데 집은 사라지고, 주변 분위기는 모두 변했지만 감회가 깊었던 모양이다.
필자에게는 ‘모란동백’을 불러보라고 요청이 들어온다. 언제부터인가 모란동백이 18번이 되어버렸다. 일강은 시심이 발동하여 시 한수를 읊는데 이곳에 옮길 수는 없다. 왕준식에게는 시조창을 청한다. 예전에 재경 송년회에 참석하여 한복을 잘 갖춰 입고, 대금 연주와 시조창을 들려주었던 준식이는 여전히 청아한 목소리로 ‘청산리 벽계수야~’를 읊는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시조창이 듣기 좋다. 청암에게도 역시 창 한 대목을 청한다. 언제 어디서나 청하면 바로 열창하는 청암은 우리들의 보배요, 독보적인 존재이다.
송원 회장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애를 쓴다. 누군가 맞장구를 치는 사람이 있으면 수월할 텐데 도마가 참석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다.
차기 회장은 미산으로
이미 술 몇 잔씩을 하고 들어온터라 모두들 상기되어있다. 부인들까지 모두 참석시킨 송원 회장은 술을 모두 따르게 하고, ‘bottom up’을 외치며 술잔을 비우도록 강권한다. 영문과를 나온 후묵에게 번역을 요청하면서 계속 ‘bottom up’을 외친다. 또 폴란드 말이라고 하면서 ‘씨 q s 아’를 외쳐대니 좌중이 폭소를 한다. 누군가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야 ice braking이 되니 송원은 가히 이 방면에서 대가의 모습을 보인다.
송원회장은 자신의 결혼 비하인드 스토리를 꺼내면서 모든 부인들에게 ‘결혼 잘했지요’를 반복하면서 확인시킨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저녁 모임에도 참석한 준식이는 우리들의 워크샵이 부럽고, 초대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준식이는 찬조금까지 준비를 해 와서 우리는 미안하기도 했고 고맙기도 했다.
중요한 결정사항으로 차기 회장을 미산으로 내정해둔다. 미리 정하면 레임덕이 온다고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못을 박는다. 또 하나는 남북간에 여행이 자유로워지면 그 해의 워크샵은 개성이나 금강산에서 하기로 정한다.(언제 이루어질지는 모르지만)
회의 전부터 주류와 안주, 과일 등을 준비하여 제공하는 김경순 여사의 손놀림이 바쁘다. 소리없이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해주시는 김여사님이 고맙다.
저녁 풍경소리
10시를 조금 넘겨 회의를 마치고 자리를 잡는다. 고덕은 일찍 골아떨어지고, 몇 사람은 잠자러왔느냐며 함께 나가기를 권하는데 더는 강요하지 않는다.
조용히 누워있는데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가 무척 듣기 좋다. 산사에서나 들을 수 있을 법한 소리를 주택가에서 들으니 숙소를 승광재로 정한 것이 너무 잘한 일이라 여겨진다.
12시를 넘겨 전주천에 나갔던 친구들이 들어오고 이내 코고는 소리로 방안이 가득하다.
둘쨋날 계속
이정 배상
첫댓글 워크샵을 다녀와서 분주하게 지내다보니 일지를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즐거운 워크샵이었습니다. 송원 회장님 내외분 수고하셨구요, 함께 한 친구들이 자랑스럽고 넘 좋습니다. 감사^^
멋진 사진과 글 올리셨군요...
역시 기록이 있어야 제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정말 최고의 기행문이네요 어쩜 그리도 내 맘을 그대로 알아차리고 기행문을 쓰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