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의 치안 수요 상당수를 담당하는 청주 서부경찰서가 1980년 개서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경찰서장이 부하직원 수십명으로부터 수억원대의 돈을 빌린 뒤 지난달 27일 사표를 내고 잠적, 5일째 ‘서장 유고’ 상황이 벌어지는 경찰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하는 등 파문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찰서 김모(49·총경)서장은 올 초 정기인사때 심사로 승진했거나 내년 초 승진대상에 오른 부하직원 20~30명으로부터 수천만원씩 최소 5억~6억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실태=김서장이 돈을 꾸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쯤부터다. 주로 승진을 앞둔 경찰관이 타켓이며 수천만원을 본인이나 부인 명의의 통장에 입금토록 요구했다. 일부에게는 며칠 후 갚기도 했으나 이는 후일 계좌추적에 대비, 개인간 채무관계로 위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승진 서열 상위권에 속해 다소 느긋했던 A씨는 지난해 김서장의 요구를 받고 3천만원을 입금시켰다. 올 초 승진에서 탈락해 내년 초 승진을 바라보는 B씨는 지난해 2천만원을 빌려 줬다가 2천만원을 또 빌려 줬다. 그는 고민끝에 부인 몰래 마이너스 통장에서 대출받아 김서장에게 전달했다.
내년 초 승진을 바라는 C씨는 이들보다 훨씬 많은 6천만원을 빌려 줘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승진도, 돈도 날아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때문이다.
◇파문 확산 불가피=얼마 전 승진해 서부서로 전입해 온 D씨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부임하던 날 김서장이 3천만원을 빌려 달라고 한 요구를 거절했더니 화를 내더라는 것. 전입자 E씨는 이같은 요구를 받고 고민하다 3~4일후에 주겠다고 마음먹었다가 이번 ‘일’이 터지면서 화를 모면한 케이스다.
서부서에는 승진대상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F씨가 중간 간부로 승진하자 모두들 의아해 했다. 일각에선 김서장 행태로 봐 F씨의 승진을 순수하게 바라보지 않는 등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직원은 “다른 경찰관들은 승진이라는 올가미 때문에 피해자가 됐지만 F씨의 상황은 다른 것 같다”고 말해 수사 결과에 따라 향후 상당한 파문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입 다문 서부서=서부서 직원들은 이 일이 터지자 ‘창피하다’며 외부 여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서장에게 돈을 빌려준 직원들은 감찰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전개될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서장의 사표는 감찰 결과에 따라 수리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주지검은 경찰의 조치를 지켜 본 뒤 세간의 의혹 해소에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수사 착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김서장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첫댓글 역시 곪았던것이 터졌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