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가 말했다.
“우리가 처음 산채에 왔을 때에는, 위험을 피해 와서 왕륜의 휘하에 투신하여 소두목이 되고자 하였소. 그런데 임교두 덕분에 나는 산채의 주인이 되고, 생각지도 않은 기쁜 일이 두 번이나 생겼소. 첫째는 관군을 이기고 많은 인마와 배를 얻고 황안을 사로잡은 것이며, 둘째는 지금 약간의 재물을 얻은 것이오. 이는 모두 여러 형제들이 힘쓴 덕분이오.”
두령들이 말했다.
“모든 것이 형님의 복입니다.”
조개가 오용에게 말했다.
“우리 형제 일곱이 목숨을 구한 것은 모두 송강과 주동 덕분이오. 옛사람이 말하기를, ‘은혜 갚을 줄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하였소. 오늘의 부귀와 안락이 어디서 왔겠소? 조만간 사람을 시켜 금은을 운성현으로 보내는 것이 첫째 긴요한 일이고, 둘째는 제주부 감옥에 갇혀 있는 백승을 구출하는 일이오.”
오용이 말했다.
“형님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계획을 세워 두었습니다. 송압사는 인의(仁義)를 아는 사람인지라, 우리의 보답을 바라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예의를 지키지 않을 수는 없으니, 조만간에 산채가 안정되고 나면 반드시 한 형제가 가야 합니다. 백승의 일은, 모르는 사람을 보내 돈으로 아래위를 매수하여 감시를 소홀하게 한 다음 탈출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양식을 저장하고, 배를 건조하고, 무기를 만들고, 울타리와 성벽을 정비하고, 가옥을 더 짓고, 갑옷과 창칼 등을 정돈하여 관군을 방비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조개가 말했다.
“모든 일은 군사의 묘책을 따르겠소.”
오용은 두령들에게 임무를 분담시켜 수행하게 하였다.
한편, 제주부윤은 황안의 수하들 가운데서 살아 돌아온 관군들에게서 양산박 도적들이 관군을 죽이고 황안을 사로잡아간 일을 들었다. 그리고 양산박의 도적들이 대단한 호걸들이어서 그들에게 대적할 자가 없어 체포하기 어려우며, 물길이 복잡하여 길을 알 수가 없어 이기기가 매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부윤은 보고를 받고 신음하면서 태사부에서 보낸 군관에게 말했다.
“지난번에 하도가 많은 인마를 잃고 두 귀가 잘린 채 혼자 살아 돌아와 지금 집에서 쉬고 있는데, 아직도 낫지 않고 있습니다. 함께 갔던 병사 5백은 한 명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황안과 본부 포교로 하여금 관군을 거느리고 가서 체포하게 하였는데, 역시 실패했습니다. 황안은 사로잡혔고, 죽은 관군은 그 수를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부윤은 마음속에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때 수하가 와서 보고했다.
“동문 접객 정자에 신관이 왔습니다.”
부윤은 황망히 말에 올라 동문으로 달려갔다. 멀리 먼지가 일어나는 곳을 바라보니, 신관이 이미 정자에 당도하여 말에서 내리고 있었다. 부윤은 정자로 가서 신관을 만났다. 신관이 중서성에서 발부한 교체문서를 부윤에게 건넸다. 부윤은 문서를 보고, 즉시 신관을 관아로 안내하여 인수인계하고, 연석을 마련하여 신관을 대접하였다. 부윤이 양산박 도적 세력의 거대함과 관군들이 죽은 일을 얘기하자, 신관은 얼굴이 흙빛이 되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채태사가 나를 천거한 곳이 이런 곳이란 말인가? 게다가 강병과 맹장도 없는데, 그 많은 도적들을 어떻게 체포한단 말인가? 만약 저들이 양식을 빌리러 성으로 쳐들어온다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구관 부윤은 행장을 수습하여 죄를 청하러 동경으로 돌아갔다. 신관 부윤은 군관과 상의하여, 군사를 모으고 말을 사들였으며, 군량과 마초를 축적하였다. 그리고 용감한 백성과 지모 있는 선비들을 초빙하여 양산박 도적을 체포할 준비를 하였다. 중서성에 보고하는 한편, 인근 관아에도 공문을 보내 도적을 잡는 데 협력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제주부에 속한 각 현청에도 공문을 보내 도적 토벌을 알리고, 각 지역을 잘 방어하라고 명하였다.
한편, 운성현에도 제주부 공문이 도착하였다. 현령은 공문을 보고, 송강으로 하여금 문안을 작성하여 각 마을로 보내 각기 방비하도록 하였다. 송강은 공문을 보고 속으로 생각했다.
“조개 등이 이렇게 큰일을 벌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생일선물을 약탈하고, 관군들을 죽이고 하도에게 부상을 입히고, 또 많은 관군들을 죽이고 황안을 사로잡아 가다니. 이는 구족(九族)을 멸할 대죄이니, 비록 핍박을 받아 부득이한 일이었다 해도 법도로서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송강은 홀로 심중으로 근심하였다. 서기 장문원에게 문안을 작성하여 각 마을로 보내게 하고, 송강은 현청을 나와 걸어갔다. 2,30보쯤 걸어갔는데, 등 뒤에서 ‘압사님!’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 보니, 매파 왕씨였다. 왕매파가 같이 오던 다른 노파에게 말했다.
“당신이 인연이 있어서, 좋은 일 하시는 압사님을 만났구료.”
송강이 몸을 돌려 물었다.
“무슨 할 말이 있습니까?”
왕매파가 송강을 막아서면서, 다른 노파를 가리키며 말했다.
“압사님은 잘 모르실 겁니다. 이 사람은 남편 염공과 딸 파석과 함께 동경에서 왔습니다. 염공은 예전에 노래를 잘 불렀던 사람인데 딸에게 어려서부터 노래와 재주를 가르쳤습니다. 딸은 18세인데 제법 미색이 있습니다. 세 식구가 산동에서부터 어떤 관인을 찾아왔는데 만나지 못하고, 이곳 운성현까지 흘러왔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게 이곳 사람들이 풍류와 음악을 좋아하지 않아 생활하기가 어려워 현청 뒤 외딴 골목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가장이 역병으로 죽고 말았습니다. 염노파는 돈이 없어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저에게 중매를 부탁했습니다. 저는, 이런 시절에 합당한 혼처 구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돈을 빌릴 데도 없고 갈 데도 없어 고민하고 있는데, 마침 압사님께서 지나가는 것을 보고 제가 염노파와 함께 달려온 것입니다. 압사님께서는 가련하게 여겨 관이라도 하나 구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송강이 말했다.
“음, 그런 일이 있었구먼. 두 분은 날 따라오시오. 저기 주점에서 필묵을 빌려 쪽지를 써줄 테니, 진삼랑에게 가서 관을 받아오시오.”
송강이 다시 물었다.
“장례지낼 비용은 있으시오?”
염노파가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관을 살 돈도 없는데, 장례비용이 어디 있겠습니까?”
“은자 열 냥을 드릴 테니, 장사비용으로 쓰시오.”
“아이고! 돌아가신 부모가 다시 살아나신 것만 같습니다. 제가 나귀가 되어서라도 압사님의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
송강은 은자를 꺼내 염노파에게 주고 돌아갔다. 염노파는 쪽지를 가지고 진삼랑을 찾아가 관을 얻어 남편 장례를 치렀다. 그리고도 5,6냥이 남아, 모녀가 며칠간 생활할 수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염노파가 송강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려고 왔다가 집안에 여자가 없는 것을 보고, 왕노파를 찾아가 물었다.
“송압사님 집에 여자가 없던데, 부인이 없습니까?”
왕노파가 말했다.
“송압사의 본가가 송가촌에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부인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소. 현청에서 압사 노릇을 하면서 다른 사람 집에 머물고 있는 것이오. 항상 어려운 사람을 보면 관도 구해 주고 약도 주어, 기꺼이 도와준다오. 어쩌면 부인이 없는지도 모르겠소.”
“내 딸은 제법 미모도 있고 노래도 잘하고 재주도 많아요. 동경에 있을 때는, 기방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았지요. 행수가 양녀로 달라고 몇 번이나 졸랐지만, 내가 거절했어요. 우리 부부를 봉양할 자식이 없어서 양녀로 주지 않았는데, 생각지도 않게 이렇게 고생을 시키고 있네요. 왕노파가 나대신 송압사에게 내 딸을 첩으로 들일 마음이 없는지 물어 봐 주세요. 송압사의 큰 도움을 받았는데, 달리 보답할 길이 없으니 그렇게라도 보답하고 싶네요.”
다음 날, 왕노파는 송강을 찾아가 염노파의 말을 자세히 전했다. 송강은 처음엔 거절했으나, 중매쟁이의 교묘한 말솜씨에 넘어가 결국 허락하고 말았다. 현청 서쪽 골목의 다락방을 하나 얻어, 살림살이를 장만하고 염파석 모녀가 들어와 살게 했다. 보름이 지나지 않아, 염파석은 진주와 비취로 머리를 장식하고 비단으로 몸을 감싸게 되었다.
처음에 송강은 매일 밤 염파석과 함께 잠을 잤는데, 차차 가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 왜냐하면 송강은 원래 창봉을 좋아하는 호걸이라, 여색에는 큰 흥미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염파석은 이제 18,9세 묘령의 나이인지라, 송강은 그녀의 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어느 날, 송강은 서기 장문원을 데리고 염파석의 집에 가서 함께 술을 마셨다. 장문원이란 자는, 송강과 같은 방을 쓰는 압사인데 소장삼이라고 불렸다. 미목이 수려하고 치아는 희고 입술은 붉었다. 평소에 기방 출입을 좋아했으며, 방탕하고 풍류에 뛰어났다. 악기도 다루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염파석은 본래 주색을 팔던 기생인지라, 장문원을 한번 보자마자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어떻게 해보려는 뜻이 있었다. 장문원도 염파석의 뜻을 알고 눈으로 정을 보냈다. 송강이 측간에 간 사이, 염파석은 장문원에게 넌지시 운을 띄웠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나무는 흔들리지 않고, 배가 요동치지 않으면 물은 흐려지지 않는다.’고 했다. 장문원 역시 주색을 즐기는 자인지라, 어찌 눈치 채지 못하겠는가? 오고가는 눈길 속에 정이 있음을 알고 마음속에 새겨 두었다.
그 후 송강이 없을 때를 틈타, 송강을 찾으러 왔노라 핑계대고 장문원은 염파석을 찾아갔다. 염파석은 장문원에게 차를 대접하고 얘기를 나누다, 마침내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생각지도 않게, 이때부터 염파석과 장문원은 정분이 나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염파석은 이제 송강에게 아무런 정도 느끼지 못했고, 송강이 찾아오면 상처 주는 말을 함으로써 잠시도 머물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송강은 본래 여색을 별로 염두에 두지 않는 호걸이라, 열흘이나 보름 정도에 한번 찾아올 뿐이었다. 장문원과 염파석은 아교와 옻칠처럼 착 달라붙어 밤에 왔다가 아침에 갔다. 이웃들도 모두 알게 되었고, 그 소문은 마침내 송강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송강은 반신반의하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부모가 맺어준 배필도 아닌데, 그녀가 나를 연모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화를 내서 무엇 하겠는가? 찾아가지 않으면 그만이지.”
이때부터 송강은 몇 달 간 염파석을 찾아가지 않았다. 염노파가 사람을 보내 청해도 일을 핑계대고 가지 않았다.
어느 날 저녁 늦게 송강이 퇴청하여 맞은 편 다방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덩치가 큰 어떤 사내가 현청을 기웃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삿갓을 쓰고 허리에는 요도를 차고 등에는 커다란 짐을 졌는데,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송강은 사내가 현청 앞을 떠나는 것을 보고 황망히 일어나 다방을 나가 뒤쫓아 갔다. 약 2,30보쯤 따라갔는데, 사내는 고개를 돌려 송강을 보았는데, 송강을 알아보지 못했다. 송강이 그를 보니, 약간 안면이 있는 것도 같았다.
“어디서 본 것도 같은데?”
그런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사내도 송강을 다시 자세히 보더니 안면이 있는 듯 발을 멈추고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봤는데, 감히 묻지는 못했다. 송강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상한 자로구먼! 왜 나를 바라보는 거지?”
하지만 송강 역시 감히 묻지 못하고 있었다. 사내는 길가에 있는 이발소로 들어가서 물었다.
“형씨! 저 앞에 있는 압사가 누구요?”
“저분은 송압사입니다.”
사내는 송강 앞으로 다가와서 말했다.
“압사께서는 아우를 알아보시겠습니까?”
송강이 말했다.
“족하가 좀 안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잠시 자리를 옮겨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송강은 사내를 조용한 골목으로 데리고 갔다. 사내가 말했다.
“저 주점이 얘기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은 주점으로 들어가 조용한 방을 골라 들어갔다. 사내는 박도를 벽에 기대 놓고 짐을 벗더니, 바닥에 엎드려 절을 했다. 송강이 황망히 답례하며 말했다.
“족하는 누구시오?”
“은인께서는 어찌 아우를 잊으셨습니까?”
“형씨는 누구시오? 얼굴이 익기는 한데, 누군지 모르겠소.”
“저는 조촌장의 장원에서 존안을 뵈었고, 형님 덕분에 목숨을 건진 적발귀 유당입니다.”
송강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우! 자네 참으로 대담하네! 관리들이 알아보면 큰일이네!”
“큰 은혜를 입었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렇게 감사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조촌장 형제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그리고 아우는 누가 보냈는가?”
“조두령님께서는 재삼 은인께 감사드린다고 하셨습니다. 형님 덕분에 목숨을 구하고, 지금은 양산박의 주인이 되셨습니다. 오선생은 군사가 되었고, 공손승은 오선생과 함께 병권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임충이 힘을 써서 왕륜을 죽였습니다. 산채에 본래 있던 두천·송만·주귀와 우리 형제 일곱 명을 합해서 모두 11명의 두령이 있습니다. 지금 산채에는 졸개 7,8백 명이 있고 양식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형님의 큰 은혜를 달리 보답할 길이 없어, 저를 보내 서신과 황금 백 냥을 전해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주동과 뇌횡, 두 포교에게도 인사를 드리라고 했습니다.”
유당은 짐 속에서 서신을 꺼내 송강에게 건넸다. 송강이 서신을 읽고 나서 소매 속에서 문서 주머니를 꺼내는데, 유당이 황금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송강은 한 조각을 집어 서신으로 싸서 문서 주머니 속에 넣고서 말했다.
“아우! 나머지 황금은 도로 싸서 넣게.”
송강은 점원을 불러 술과 고기를 가져오게 하여 유당에게 권했다. 술을 마시는 동안 날이 저물었다. 유당이 다시 짐 속에서 황금을 꺼내려 하자, 송강이 급히 만류하며 말했다.
“아우! 내 말을 잘 듣게. 자네들 일곱 형제가 이제 막 산채에 들어갔으니, 금은이 꼭 필요할 걸세. 나는 살아갈 만큼 재물이 있으니, 이 황금은 산채에 놓아두게. 내가 노자가 필요하면 아우 송청을 보내겠네. 오늘 내가 자네를 남으로 여기는 것은 아니네. 그래서 황금 한 조각은 이미 받았네. 주동도 재산이 좀 있으니, 황금을 보낼 필요가 없네. 내가 그에게 잘 얘기하겠네. 뇌횡은 내가 조촌장을 도와준 일을 알지 못하고, 또 그는 노름을 좋아해서 만약에라도 황금을 노름에 쓴다면 큰일이 날 것이니 절대 주어서는 안 되네.
내가 지금 아우를 우리 집으로 데려가지는 못하겠네. 만약 사람들이 아우를 알아보게 되면, 빠져나가기 어려운 곳이네. 오늘 밤은 달빛이 밝으니, 자네는 이곳에 머물지 말고 산채로 돌아가게. 송강이 여러 두령들을 찾아가 축하드리지 못해 미안하다고 전해 주게.”
“형님의 큰 은혜를 달리 보답할 길이 없어, 이 아우를 보내 작은 인정이나마 표하려 한 것입니다. 조개 형님은 첫째 두령이 되셨고 오용 군사의 호령은 예전과 비할 바가 아닙니다. 아우가 그냥 돌아가면 반드시 질책을 받을 것입니다.”
“호령이 엄명하다니, 내가 회신을 써 줄 테니 가져가게.”
유당이 간곡하게 권했으나, 송강은 끝내 받지 않고 회신을 써서 유당에게 주었다. 유당은 고지식한 성격이라, 송강이 그처럼 거절하는 것을 보고 끝내 받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황금을 다시 쌌다. 해는 완전히 저물었다. 유당이 말했다.
“형님께서 회신을 써 주셨으니, 아우는 밤을 새워 돌아가겠습니다.”
“아우! 붙잡지 못하는 내 마음을 이해해 주게.”
유당은 다시 송강에게 절을 했다. 송강이 점원에게 말했다.
“이 손님이 은자 한 냥을 여기 두고 가네. 내가 내일 계산해 주겠네.”
유당은 짐을 지고 박도를 들고, 송강을 따라 주점을 나왔다. 골목을 나오자 하늘은 황혼에 물들었는데, 8월 보름이라 둥근 달이 떠올랐다. 송강은 유당의 손을 잡고 당부했다.
“아우! 몸조심하게! 그리고 다시 오지 말게. 이곳은 관리들이 많아 위험한 곳이네. 멀리 전송하지 못하니, 여기서 작별하세.”
유당은 밝은 달빛을 받으며 서쪽을 향해 발걸음을 서둘러 밤을 새워 양산박으로 돌아갔다.
송강은 유당과 작별하고, 천천히 집으로 돌아가면서 생각했다.
“관리들이 보지 못했으니 다행이다. 자칫하면 한바탕 난리가 날 뻔했다!”
송강은 또 생각했다.
“조개가 도적이 되다니! 참으로 큰일을 저질렀군!”
모퉁이를 돌아가는데, 등 뒤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압사님! 어디 가십니까? 이틀 동안이나 못 뵈었습니다.”
송강이 고개를 돌려보니, 염노파였다.
* 계속 41회 ~~
첫댓글 잘 읽고 갑니다
추천 꾸욱
결혼식을 막 끝낸 신랑이 지갑을 꺼내며 비용을 물었다.
그러자 목사가 말했다.
“우리 교회에서는 비용을 따로 받지 않습니다.
다만 신부가 아름다운 만큼 돈을 내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아,그러세요? 여기 10만원 넣었어요.감사합니다.”
신부를 힐끗 본 목사 왈, “거스름돈 9만원 받아 가세요.”
에구, 저럴 우쩌
목사님, 너무 하셨어요
1만원어찌의 미모란 어떤 미모일까여 ㅎㅎ
염파석의 어미 염노파
우째 딸이 그 모양이유
송강에게 나쁜일이 생길까봐 걱정되네요
추천도 꾸욱~
송강이 무사할까요..
잘 읽었습니다
잘보았습니다
송강이 여자복이 없네요 ㅎ
에구머니나 ㅎㅎ
잘 읽어 내려오다가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