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엽나무

[덕유]

                                                            주엽나무

                                                                                                                                 김홍은

산중에는 많은 나무들이 어울려 숲을 이루고 산다. 나무들은 나름대로 특징을 다 지니고 있다. 꽃을 아름답게 피우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꽃향기가 향긋해서 후각을 이끌어 벌 나비들이 모여들게 한다. 어느 나무는 열매를 맺으면 따 먹을 수 있게 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때로는 한약 재료가 되는 나무로 귀여움을 받는 나무도 있다. 인류가 탄생 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연을 함께 하여 살아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나무는 모두가 사랑스럽다. 그러나 이들의 나무 중에서 외관상으로 가장 무서운 가시가 나 있는 나무가 있으니 이가 주엽나무다.

나무들은 모두가 저마다 줄기에는 잎이 나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다른 모습으로 식물공부를 하지 않아도 관심 있게 살펴보면 다른 수종임을 거의는 다 알게 된다. 그러나 때로는 식물학을 공부한 사람이라 해도 비슷한 나무를 대하면 혼돈되어 당황하게 될 때가 가끔 있다. 그런 나무가 주엽나무와 조각자나무이다.

이 나무는 활엽수로 낙엽교목이다. 특징은 줄기에 사슴뿔처럼 길쭉길쭉하게 뻗어난 가시에 가시가 나 있어 바라만 보아도 위협적이고 험상궂기가 이를데 없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겁에 질린다.

내가 이나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릴 때이다. 부모님이 무릎과 어깨가 아프다며

산에 가서 나뭇가지를 잘라오셨다. 나무 이름이 까막까시나무라고 하였다. 까막까시나무와 골담초 뿌리는 삭신 아픈데 약제로 이용되었다. 민간에서 전해오는 처방 약재로 아주 중요한 나무이다. 훗날에 알게 된 일이지만 이 나무가 바로 주엽나무 이였다. 주엽나무는 한자로 조엽(皁莢)이다. 주엽은 검을 조(皁), 꼬투리 협(莢)하여 줄기가 검고 콩꼬투리처럼 생겼다 하여 나무의 특징에 따라 지어진 이름이다. 산간에서는 까막까시나무라고 부른다. 이름 역시, 줄기를 보면 약간 검은 빛이고 가시가 있다 하여 서로가 알기 쉽게 붙여진 향명(鄕名)이다.

잎은 마치 아까시나무 잎처럼 생겼다. 긴 잎자루에 날개깃 모양으로 작은 잎은 긴 타원형이다. 잎은 약간은 두터우며 다섯에서 여덟 장이 잎자루를 두고 마주 달렸다.

꽃은 한 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함께 피며 초여름에 연한 녹색의 작은 꽃이 길쭘한 꽃자루에 피며 대추나무 꽃을 연상케도 한다. 꿀이 많은지 벌이 많이 모여든다. 많이 식재하면 밀원식물로도 좋을 듯싶다.

열매는 아까시나무, 등나무처럼 긴 꼬투리가 늘어져 달려있다. 이 꼬투리는 씨앗이 익기전에는 그 속에 있는 끈적거리는 액체가 젤리같이 단맛을 내어 먹기도 한다. 씨앗은 가을에 익으며 동그란 모양으로 1원짜리 동전처럼 납작하게 생겼으나 야간 도톰하며 타원형을 이루며 옅은 황적색의 빛깔이다.

주엽나무와 조각자나무는 외형이 서로가 아주 흡사하여 구분할 수가 없다.

수목원에 가면 주엽나무와 조각자나무를 처음부터 분류하여 식재하고 설명서를 붙여 놓아 쉽게 알아볼 수는 있다. 그래도 비교하여 알아맞히기가 어렵다.

주엽나무는 우리나라의 향토수종이지만, 조각자나무는 중국의 약용식물로 도입하여 우리나라에 식재되었다.

식물분류학적 설명으로는 열매의 꼬투리가 비꼬이는 나무를 주엽나무, 꼬이지 않는 나무가 조각재 나무로 식별하고 있다.

민주지산을 식생조사 하던 때다. 계곡에 큰 주엽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이 나무는 주엽나무일까 조각자나무일까 생각하며 바라보았다. 언젠가 읽었던 글이 생각난다.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중국에 양계종(楊繼宗)이란 사람이 가흥군(嘉興郡)을 맡아 다스릴 때다. 마부(圉卒)가 삶은 돼지머리를 보내왔는데 그것을 부인이 받았다. 양계종이 집에 돌아와서 아내가 가져다주는 고기를 먹었다. 그것을 먹고 어디서 온 것인가를 물으니 부인은 사실대로 고하였다. 양계종은 크게 후회하고 북을 두들겨 부하 관리들을 불러놓고, 고백을 하였다. “양계종이 집 단속을 잘못하여 아내로 하여금 뇌물을 받아 자신을 불의에 빠지게 하였다.”하면서, 조각자 열매로 만든 환약(皁莢丸)을 먹고서 토해낸 후 그날로 처자를 돌려보냈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조각자로 만든 환약을 먹은 이유는 험악한 나무의 가시를 연상시킴에서가 아니었을까. 이처럼 주엽나무는 한약재로도 귀한 나무지만, 청백리를 떠올리게 하는 나무이다.

예나 지금이나 관리들에게는 관리자에 따라 엄격하게 청백한 정신으로 살아왔음을 느끼게 한다. 작은 선물일 망정 추호도 용납할 수 없는 뇌물로 용서되지 않았나 보다.

정약용은 ‘겸손은 지극한 덕(德)이지만 겸손을 소문내면 덕을 손상하고, 청렴은 고상한 행동이지만 청렴을 소문내면 거짓된 행동이 되는 것이다. 매양 청렴한 선비의 전기(傳記)를 보면 인정에 가깝지 않은 행동은 도리어 이름을 좋아하는 것 같으니 군자가 본받을 것은 아니다.’라고 하였다.

고려 시대 유응규(庾應圭)라는 관리는 조행((操行)이 곧고 견고하였다 한다. 일찍이 남경(南京 지금의 양주(楊州)에 판관(判官)으로 있을 때 정사에 청개(淸介)함을 숭상하였다. 그의 아내가 해산 후에 유종(乳腫)이 심했는데 오직 나물국만 먹을 따름이었다. 이를 안타까이 여겨 어떤 아전이 몰래 꿩 한 마리를 선물하였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평소에 남의 선물을 받지 않았는데 어찌 내 구복(口腹)을 위해 남편의 청덕(淸德)에 누를 끼칠 수 있겠는가.” 하니, 그 아전은 부끄러워서 물러갔다 한다. 부창부수라고 벼슬이란 예나 지금이나 청백함은 주엽나무가시 만큼이나 무서운 법이다.

주엽나무는 동의보감에 의하면, 수피와 가시 및 열매를 약용에 사용하는데 생약명으로 조협자(皁莢子)라고 한다. 성분이 사포닌과 타닌이 함유되어 있어서 소화성 궤양, 기관지천식, 종기 부스럼 등을 치료한다. 까막까시나무는 외모는 무서워도 민간에서 약재로 사용하여 오는 사랑받는 나무이다.

[명월]

주엽나무는 동의보감에 의하면, 수피와 가시 및 열매를 약용에 사용하는데 생약명으로 조협자(皁莢子)라고 한다. 성분이 사포닌과 타닌이 함유되어 있어서 소화성 궤양, 기관지천식, 종기 부스럼 등을 치료한다. 까막까시나무는 외모는 무서워도 민간에서 약재로 사용하여 오는 사랑받는 나무이다.

좋은 지식을 얻고 갑니다.

[이진우]

잎은 마치 아까시나무 잎처럼 생겼다. 긴 잎자루에 날개깃 모양으로 작은 잎은 긴 타원형이다. 잎은 약간은 두터우며 다섯에서 여덟장이 잎자루를 두고 마주 달렸다. 꽃은 한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함께피며, 초여름에 연한 녹색의 작은 꽃이 길쭘한 꽃자루에 피며,대추나무꽃을 연상케도 한다.열매는 아까시나무, 등나무처럼, 긴 꼬투리가 늘어져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