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공 ■ 경북구미시 부동산 임대사업【원룸,상가주택,다가구,빌딩,건물,주택,투자,매매】-『수부카』 임대사업 및 노후대책 정보제공.
프랑스 남성 수제화 브랜드 벨루티는 지난해 국내에서 20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제작하는 데 10개월이 걸리는 1000만원짜리 맞춤 구두 비스포크도 인기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 김 아무개씨(51)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똑같은 말을 했다. 그는 지난 1월1일에도 건어물 가게를 열었지만 하루 수입은 2만원도 채 되지 않았다. 김씨 상점 옆에서 액세서리 좌판을 하는 이 아무개씨(45)는 "최근 상황은 '어렵다' 정도로 설명할 수 없다. 외환위기 때보다 몇 배 어렵다. 정말 살아남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의 입구에 들어와 있다"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을 확인하는 데는 그리 큰 수고가 필요치 않다.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불확실과 비관론이다. 소비자는 물건 사기를 꺼리고, 기업은 물건 만들기를 주저하고, 은행은 돈 빌려주기를 외면한다. 자본주의의 핵심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전대미문의 위기 앞에 모두가 지갑을 주머니 깊숙이 숨겼다. 불황과는 무관한 영역에 존재하던 부자도 금융위기 앞에는 무릎을 꿇었다. 1997년 구제금융과 2002년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때 그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진짜 부자들도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유한 주식 가치가 곤두박질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됐다"라고 분석했다.
부자 사이에서도 양극화
ⓒ시사IN 한향란 청담동 콜롬보 매장. 2000만원대 핸드백이 가장 많이 팔린다.
지난해 1월 기준으로 150억원대 부동산을 소유한 정 아무개씨(54). 정씨가 소유한 건물 세 채의 값이 떨어지고 세입자들이 임대료를 내지 못하고 도산해서 지난해 5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12월에는 벤츠 승용차 한 대를 팔고 자신의 사업체마저 정리했다. 정씨는 "내 재산 가치가 3분의 1로 떨어졌다. 당분간 아무것도 안 하고 지키려고 하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과 서울 청담동에서 대형 미용실을 운영하는 100억원대 재산가인 조 아무개씨(51)의 말이다. "돈을 안 쓰게 된다. 돈이 있어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돈을 못 쓰는 부자가 많다. 펀드ㆍ주식ㆍ부동산ㆍ계가 모두 깨져 재산이 반 토막이 된 사람이 하나 둘이 아니다." 조씨는 투자했던 펀드와 강남 귀족계가 무너져 지난 6개월 사이에 30억원이 넘는 재산 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조씨는 "좀 없는 부자들이 다이아몬드와 미술품을 내놓으면 돈 있는 부자들이 거두어가고 있다. 부자들 사이에도 양극화가 분명해졌다"라고 말했다.
명품 중의 명품만 호황
부자들이 모두 숨을 죽이는 것만은 아니다. 부자 중에도 진짜 부자는 조심스럽게 외연을 넓히고 있다. 가치가 하락한 부동산과 급매물로 나온 미술품을 헐값에 사들이는 이가 적지 않다. 서울 강남에서 금은방을 하는 이 아무개씨는 "아파트에 살고 건물 하나 있는 자산 규모 100억원 정도의 얼치기 부자는 이제 서민으로 돌아갈 것이다. 사실 이런 사람들은 엄밀하게 부자라고 볼 수 없었다. 가치가 확실한 부동산과 50억원 이상 현금을 들고 있는 부자들은 더 큰 부자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유층 사이에서 계를 주도하고 사채 사정에도 밝은 이씨는 "현금이 있는 부자라면 요즈음처럼 돈 쓰기 좋은 때가 없다. 사채시장에서 10억원은 1년 전 5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라고 말했다.
금융위기에 경기침체까지 이어지면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하지만 명품 등 고가 상품의 매출은 여전히 고공비행을 한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명품 매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0% 성장했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일본과 중국 관광객의 강세를 제외하면 명품 시장의 양극화는 확연히 드러난다. 대중적 맥럭셔리(Mcluxuryㆍ맥도날드 햄버거처럼 명품이 흔해졌다는 의미의 신조어)보다는 위버럭셔리(Uberluxuryㆍ명품 가운데 고급과 고가를 추구하는 명품) 브랜드가 혹독한 불황 속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중화한 명품은 진짜 부자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 대중의 눈을 피해 좀더 희귀하고 은밀한 고가 브랜드로 부자의 눈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시사IN 한향란 서울 청담동에 있는 최고급 악어가죽 매장 콜롬보 입구. 고객을 확인하고 나서야 검은 문을 열어준다.
최고급 악어가죽 제품의 대명사로 불리는 콜롬보. 부자 사이에 콜롬보 핸드백은 혼수와 예단의 필수품이라고 한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유명 연예인은 "콜롬보 핸드백은 여자 연예인이 갖추어야 할 기본 아이템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라고 말했다.
콜롬보 고객 사이에 불황은 다른 세상 이야기다. 콜롬보 청담점은 지난해 12월 VIP 고객을 초대한 행사에서 나흘간 1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2000만원대 핸드백이 가장 많이 팔렸다고 한다. 보석으로 장식된 콜롬보 핸드백은 7000만원이 넘는 제품도 있다. 콜롬보의 한 고위 관계자는 "명품업계가 모두 어렵지만 우리는 불황을 덜 타는 편이다. 진짜 부자들의 소비는 바뀌지 않는데 어중간한 부자들의 구매는 줄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남성 수제화 브랜드 벨루티. 이탈리아 베니스 가죽을 베니스 갯벌 속에서 숙성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 구두는 250회가 넘는 섬세한 수공 작업으로 완성된다. 달빛으로 왁싱하고 염색에는 베니스의 바닷물과 알프스의 눈이 사용된다고 한다.
벨루티는 지난해 국내에서 20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한 켤레에 230만원 하는 '드메저' 라인이 가장 잘 팔린다. 하지만 제작하는 데 10개월이 걸리는 맞춤 구두 비스포크도 인기다. 장인과 1대1 상담을 거쳐 치수를 재면 가죽과 디자인 그리고 컬러를 고객이 선택한다. 고객의 정보를 토대로 1차 발 본을 제작하는 데 6개월이 걸린다. 1000만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한국 고객은 폭발적인 증가 추세라고 한다. 벨루티 청담점의 한 관계자는 "지난 연말에도 손님이 많이 늘었다. 경제불황이라는 말이 우리 매장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명품 중의 명품'이라 불리며 최고급과 최고가를 지향하는 에르메스는 불황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성장세이다. 에르메스의 홍보 담당자는 "모두 어렵다고 하는데 정확한 수치를 밝히기 곤란할 정도로 영업이 잘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저 최고의 제품을 만들 뿐이다"라고 말했다. 에르메스 대리점의 한 판매 담당자는 "손님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연말 선물을 마련하러 오는 분이 많다"라고 말했다.
ⓒ시사IN 안희태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에르메스 대리점. 지난 연말 손님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루이비통 등을 소유한 세계 명품 1위 그룹인 프랑스의 LVMH는 지난해 주가가 44%나 떨어졌다. 샤넬ㆍ티파니 등 명품 그룹도 매출이 줄어 직원 감원에 나섰다. 하지만 에르메스의 매출은 매년 10%가량 성장하고 있고, 올해도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시가총액은 프랑스 주식시장에서 15.7%나 뛰었다.
최상위 부자들은 명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옷과 액세서리를 주문해 사용하는 맞춤 서비스가 유행이다. 한화 김승연 회장이 경찰에 출두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한 구갑(龜甲) 안경테는 보통 1000만원에서 1억원가량 한다. 거북이 등 껍데기를 얇게 붙여 만든 구갑 안경테는 천연 재료라 피부에 트러블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 장점은 별로 없다. 하지만 부자들 사이에서는 장수와 부귀의 상징이라는 소문이 퍼져 6개월쯤 기다려야 할 정도로 주문이 밀려 있다. 구갑 안경테를 취급하는 서울 강남의 한 안경점 사장은 "우리 장사가 불황을 타는 편이 아니다.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하는데 엔화 강세에도 단골 고객이 많아 수요가 줄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부자들, 팬티도 맞춰 입어
메이드 투 메저, 수미주라, 스페셜 오더 같은 방식으로 셔츠ㆍ정장 등을 기호에 맞게 선택해 입는 부자도 많다. 타이와 속옷을 맞춰 입는 부자도 늘었다고 한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맞춤 서비스 수미주라(Su Misuraㆍ당신의 사이즈에 맞춘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라인은 고객의 치수를 재서 보내면 이탈리아 본사에서 숙련된 장인의 손을 통해 제작되는 시스템이다. 완성된 슈트는 고객의 이름과 제작 날짜 그리고 장인 이름 등이 새겨진 레이블을 달고 전달된다. 제작 기간이 4~5주가량 걸리는데 그 가격은 350만원에서 100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ㆍ페라가모 등 여러 명품 브랜드가 맞춤 제작 서비스에 나섰다. 루이비통은 의상 외에 맞춤 가방 제작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제작 기간은 최소 6개월이지만 부자들은 기꺼이 기다린다.
진짜 부자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를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의 한 관계자는 "진짜 부자들은 값이 조금 비싸도 신뢰가 가는 브랜드를 택한다. 무엇보다 남들과 같은 브랜드는 피하는 것이 재벌가나 최상위 부자들의 습성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벤틀리(위). 2억8500만원가량 하는 콘티넨탈 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린다.
이명박 대통령, 브리오니 즐겨 입어
이건희 삼성 전 회장이 입어서 화제가 된 키톤은 양복 한 벌에 1000만원이 넘는다. 한 벌에 3000만원이 넘는 양복도 있다. 키톤은 수공예 기술자 350여 명이 100% 수작업으로 슈트를 만들어낸다. 100년 전에 사용했던 공구들로 170개 이상의 공정을 거쳐 슈트 한 벌을 완성한다고 한다. 키톤은 지난해 국내에서 두 배 이상 신장세를 보였다. 1200만원대 제품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한다.
브리오니는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린다. 한국 진출 이후 해마다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건희 전 삼성 회장, 구본무 LG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 재벌 오너가 이 브랜드를 선호한다. 2007년 3월 매일경제는 "정계 인사 중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브리오니를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지난 7월 이명박 대통령의 양복이 카메라에 잡혔는데 원단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로 피아나 제품이었다. 로로 피아나 원단 맞춤 양복의 가격대는 300만원에서 1000만원가량 된다고 한다.
10월 이후 급격한 불황의 늪에 빠진 수입차 업계에도 명암이 존재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 성탄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 스타인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이 구매해 화제가 된 벤틀리는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벤틀리 판매는 2007년 101대에서 지난해 92대로 10%가량 줄었다. 하지만 개인 수입업체의 벤틀리 판매량은 서너 배쯤 성장했다. 벤틀리의 홍보 담당자는 "자신을 차별화해서 돋보이게 하는 부자들의 심리가 벤틀리의 독특함과 맞물려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 2억8500만원가량 하는 콘티넨탈 시리즈가 가장 인기다"라고 말했다.
메릴린치ㆍ캡제미니의 '2007 세계부자보고서'에 나타난 슈퍼리치의 소비 성향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자동차ㆍ요트ㆍ비행기에 쓰는 비용이 많다. 반면 유럽 부자들은 예술품 구입에 치중한다. 유럽 부자들은 그림과 조각 등 예술품을 사는 데 수입의 25%를 쓴다고 한다. 반면 아시아의 부자들은 주로 과시하는 데 돈을 쓴다. 보석 구매가 24%를 차지하고 골프회원권에 특별한 관심이 있다. 또 여행에 대한 지출도 늘고 있다고 한다. ㄷ기업 3세 박 아무개씨는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 지중해 크루즈, 아프리카 사파리, 알래스카 오로라 여행, 두바이 사막 여행 등 특별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