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오현식의 산나물 이야기 (9) 중풍 예방과 치료에 효과 좋은 ‘방풍나물’

[바람숲]

해안절벽 등 열악한 환경에서 잘 자라

천식·비염과 중풍 예방 등에 효과

방풍나물의 잎과 줄기는 불그스름한 색을 띠다가 자라면서 녹색으로 변한다(전남 여수).

잦아진 봄소식에 절로 싱싱한 봄나물을 찾게 된다. 봄나물은 영양소와 기능성이 적잖아 건강에 이롭다. 방풍나물은 예부터 주요한 봄나물이다.

방풍나물은 식물도감에 없는 이름이다. 상인과 농민이 방풍나물이라고 이름을 붙여 유통한 것이 널리 쓰이고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갯기름나물로 등록돼 있다. 생약명은 방풍과 약효가 비슷하다고 해서 식방풍이다.

방풍나물은 전국 해안 절벽이나 자갈밭 등 소금기 머금은 해풍이 부는 곳에서 자란다(경북 울릉).

방풍나물과 이름이 비슷한 것이 있다. 해안 모래밭에서 자라는 갯방풍과 중국과 몽골이 원산지인 방풍이다. 인터넷과 유튜브 등에서 종종 방풍나물과 같은 종으로 설명되고 있어 혼동을 일으킨다. 갯방풍은 생약명이 해방풍이고, 방풍은 주로 한약재로 쓰이며 방풍나물과 다른 종이다.

방풍나물은 전국 해안 절벽이나 자갈밭·모래밭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절벽이나 바위틈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꿋꿋하게 자란다. 제주 성산일출봉과 수월봉을 여행하다 보면 눈에 띈다. 주산지는 전남 여수 금오도다. 이곳 농민들은 겨울이 따뜻해 이른 봄 싱싱한 방풍나물을 출하한다.

방풍나물은 흙 한 줌 없는 바위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꿋꿋이 자랄 만큼 가뭄에 강하다(제주 서귀포).

해가 잘 드는 곳을 좋아하는 양지식물이다. 뿌리는 엄지손가락보다 굵고 돌과 바위를 피해 자라며 땅속 30㎝ 이상 깊이 내린다. 웬만한 가뭄과 비바람에도 끄떡하지 않을 정도로 생명력과 자람새가 강하다.

잎과 줄기는 불그스름한 색을 띠지만 자라면서 점점 녹색으로 변한다. 베어 먹고 돌아서면 금방 뿌리에서 새잎이 돋아난다. 기름진 땅에선 높이 1ｍ 이상 자라고 6~8월 자잘한 흰색 꽃이 핀다.

방풍나물의 잎엔 막질이 있어 물방울이나 빗방울을 구슬처럼 동그랗게 만드는 특성이 있다(전남 여수).

잎엔 막질이 있어 물방울이나 빗방울이 떨어지면 구슬처럼 뭉쳐지게 한다. 이른 봄부터 여름 내내 싱싱한 자태를 뽐낸다. 전원주택이나 빈터에 심어 가꾸면 관상 가치가 있다.

어린잎은 샐러드로 요리하면 맛있다. 억센 것은 데치고 입맛에 따라 된장이나 초고추장을 넣고 무쳐 먹으면 된다. 또 전을 부치거나 장아찌로 요리하면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입맛을 살려준다. 국수나 떡 반죽할 때 믹서에 갈아 넣으면 푸르스름한 색이 음식 맛을 더한다.

방풍나물의 꽃은 1원짜리 동전보다 작고 6~8월 줄기와 가지 끝에 흐드러지게 핀다(경북 봉화).

주요 영양소로는 생것 100ｇ당 회분 1.99ｇ, 단백질 3.94ｇ, 식이섬유 5.1ｇ, 탄수화물 7.91ｇ 등이 있다. 류신 396㎎과 글루탐산 476㎎ 등 필수아미노산 1870㎎을 비롯해 칼슘 200㎎, 칼륨 204㎎, 인 74㎎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한방에선 방풍나물의 뿌리를 천식과 비염을 치료하는 약재로 쓴다. 예부터 뿌리를 달여 물을 마시면 중풍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 당뇨병과 이로 인한 각종 합병증 예방 및 치료에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항산화·항염증 효과가 있어 화장품과 건강식품 소재로 기대를 모은다.

 오현식(산나물 전문가)

오현식은… 전국 산과 들을 탐방하며 산나물·들나물 서식지와 요리법, 효능, 재배기술 등의 정보와 지식에 감칠맛을 더하고 있다. 농민신문 기자 출신으로 30여 년간 출판과 강의, 방송 등을 통해 이 땅에서 나고 자라는 산나물·들나물의 가치와 중요성을 전파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산초]

방풍나물. 몇해전에야 겨우 알게되어 집에서도 몇번 해먹었지요.
이제 진짜 봄이네요. 시장에 가니 나물들 숫자가 늘었더라고요.

[바람숲]

산모퉁이에도 방풍나물이 꽤 번졌어요. 씨가 날려 여기저기...모아 심으면 꽃이 꽤 볼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