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에서 차례를 지내도 되는지요?
한 가지 문의 드릴 것이 있어서 글을 올립니다.
현재 명절(구정, 추석) 차례를 장손인 큰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사정이 있어서, 명절날 조상님들을 모셔놓은 선산에서 지내려고 합니다.
꼭 집에서 안 지내고 선산에서 지내도 예법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지요?
또한 차례음식은 집에서 하던 것과 동일하게 진설하면 되는지요?
[소견을 드립니다.]
고례의 명절차례는 사당이나 정침에서 지냈습니다.
그러나 한가위는 성묘를 해야 하므로, 묘지에서 지낼 수도 있습니다.
설 차례를 (재실이 아닌) 선산(묘지)에서 지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날씨 문제 및 ‘4대 봉사’이므로 상당한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재실이나, 設壇을 하고 가정에서처럼 모셔도 무방할 것입니다.]
조상을 섬기는 일은 형식(예법)이 아니라,‘誠敬’입니다.
祭羞는 (貴見처럼) 집에서 하던 대로 준비하시면 됩니다.
[주];
성묘(묘제)는 지방으로 합제해도 무방하다.[퇴계집 언행록 4 類編 祭禮]
(퇴계선생에게) 묻기를, “일가의 무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산소에 가서 성묘하려 할 때, 그 차례를 따라 제사를 모시고자 하면 여러 언덕을 오르내리기에 기운이 빠질 뿐 아니라 정성과 공경하는 마음이 풀릴 것이요, 또 제물도 새것과 남은 것이 한데 섞이고 차고 더운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산소에 나아가 술잔을 올리고 혼을 인도해 와서 齋宮에서 紙榜으로 合祭하는 것이 어떠합니까?”하니, 선생이 말하기를, “무방하다.” 하였다.
그러면 재궁이 아니라 깨끗한 곳에 단(壇)을 만들고 합제하는 것은 어떠합니까?”하니, 선생이 말하기를, “더욱 좋다. 대개 옛날 사람은 정성이 있는 곳을 신이 임하는 곳으로 삼았는데, 지금 사람은 제사를 지낼 때에는 반드시 산소에 가고자 하니, 이 예는 옛날 예가 아니다. 더구나 墓祭는, 禮에 1년에 한 번 지내기로 되어 있는데, 요새 사람은 사철을 따라 꼭꼭 지내니, 이것은 후세의 풍속이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