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분당을 주민들 엇갈린 민심
“여당 후보 김은혜가 더 힘실을 것”“
“재선 김병욱, 재건축 추진에 도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하는 걸 봐왔지만 낡은 도시 그대로고 변한 게 없다.”(최모 씨·66·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윤석열 대통령을 믿을 수 없는데 측근이라는 김은혜 후보도 특별히 신뢰가 가지 않는다.”(안모 씨·45·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민주당 이재명이 2010년 성남시장 당선 이전부터 거주해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구에서 11일 만난 주민들의 반응은 “인근 백현동, 대장동 이슈와 공천 파동으로 비호감이 크다”는 의견과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란 의견으로 엇갈렸다. ‘친명’(친이재명) 민주당 김병욱과 ‘친윤’(친윤석열)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의 맞대결 구도에 상반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정부 정책 평가에 따라 민심도 달랐다.
우모 씨(63)는 “앞서 총선에서 김병욱을 지지했지만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의료개혁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 김은혜 후보를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40대 주민은 “윤 대통령이 경제도 잘 챙기지 못하고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며 “오히려 여당이 불안해 김병욱을 찍겠다”고 했다.
여야 후보에 대한 의견도 갈렸다.
이정은 씨(60)는 “인지도가 높은 김은혜 후보가 나와서 호감”이라며 “여당 후보니 재건축 추진을 위해서도 더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자동에 거주하는 강모 씨(58)는 “김병욱이 지역구 관리를 잘했다”며 “재선을 한 만큼 지역 현안을 잘 알기에 재건축 추진에 그보다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선거사무소 위치에서 상대 강세 지역을 공략하는 전략이 엿보였다.
김은혜 후보는 지하철 신분당선과 수인분당선이 만나는 미금역 인근에 사무실을 구해 ‘분당의 자부심을 되찾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인근 구미동은 21대 총선에서 김병욱이 당시 미래통합당 김민수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곳이다.
김병욱은 지하철 신분당선 정자역 인근에 사무소를 차리고 ‘강남을 뛰어넘는 재건축특별시’ 문구를 후보 이름보다 크게 내걸었다. 정자1동은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66.9%) 득표율과 민주당 이재명(31.1%) 간 격차가 35.8%포인트로 벌어진 곳이다.
‘천당 아래 분당’이란 수식어와 달라진 분당 상황이 승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역 관계자는 “분당이 여전히 살기 좋은 곳이지만 점점 쇠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각자 약세 지역에서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