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군자
매화·난초·국화·대나무 등 네 가지 식물을 일컫는 말로 고결함을 상징하는 문인화의 화제.
매화는 이른 봄의 추위를 무릅쓰고 제일 먼저 꽃을 피운다.
난초는 깊은 산중에서 은은한 향기를 멀리까지 퍼뜨린다.
국화는 늦은 가을에 첫 추위를 이겨내며 핀다.
대나무는 모든 식물의 잎이 떨어진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계속 유지한다
각 식물 특유의 장점을 군자(君子), 즉 덕(德)과 학식을 갖춘 사람의 인품에 비유하여 사군자라고 부른다.
매·난·국·죽의 순서는 이들을 춘하추동의 순서에 맞추어 놓은 것이다.
대나무와 매화는 소나무와 더불어 ‘세한삼우(歲寒三友)’라는 총칭 아래 역시 같은 이유로 원대에 많이 그려졌다.
죽석(竹石)·고목죽석(古木竹石)·석란(石蘭)·난죽(蘭竹) 등의 배합으로도 많이 그려졌다.
매화 梅
和盡風霜苦難深(화진풍상고난심)
온화함은 바람과 서리에 다하고 고생이 심한 어려움이로구나.
殘軀病骨瘦冰心(잔구병골수빙심)
상해진 몸 병든 뼈마디이에 바짝마른 마음이 어름같이 차겁구나
歷經萬苦千辛后(역경만고천신후)
여러번 만가지 고생을 격으며 천년 임금에 고통을 주는구나
唯利幽香放上林(유리유향방상림)
오직 이로움의 영롱한 향기로 수풀위에서 막아내고 있구나
난초 蘭
紅塵不意逐浮名(홍진불의 축부명)
번거롭고 어지러운 속된 세상은 뜻이 없고 헛된 명성을 쫒는구나
故向空山澗谷生(고향공산 간곡생)
그리하여 텅빈 산을 향하고 산골짜기 골에 사는구나
且與石泉埋骨去(차여석천매골거)
거기 돌 샘과 함께하며 뼈를 묻혀 가는구나
菅它世上雨和晴(관타세상우화청)
골풀은 세상 그것이며 비가그쳐 맑아져 온화하구나
☞ 참고 (주석)
紅塵(홍진) : 붉은 먼지를 의미하나, 속된 세상 또는 어지러운 세상
浮名(부명) : 헛된 명성
故向(고향) : 고향(故鄕)을 바라봄
且與(구여) : 같이하여, 같이하다
국화菊
衆芳冷眼倦浮華(중방냉안권부화)
많은 향기로운 꽃들이 쌀쌀하니 게으름이 화려함으로 뜨는구나
傲骨生無怎我遐(오골생무즘아하)
강직한 성격이 삶이 없는데 어찌 나를 멀리하느냐
得菊卻惆秋又到(득국각추추우도)
국화를 얻으니 도리어 슬퍼하며 가을에 이르는구나
唯留天地一枝花(유유천지일지화)
오직 하늘과 땅에 머무르는 한 송이 꽃이로다.
☞ 참고 (주석)
衆芳(중방) : 많은 꽃
浮華(부화) : 겉만 화려함
傲骨(거골) : 강직한 기질
又到(우도) : 돌아옴
枝花(지화) : 가지와 꽃 (꽃송이)
죽 竹
無言無語晩風中 (무언무어 만풍중)
말이 없고 말이 없는데 저녁때 중에 바람이 이는구나
潭泊一生甘始終 (담박일생감시종)
깊은 물가에 한평생 머무르니 처음이나 끝이나 달콤하구나.
莫道風流難與共 (막도풍류난여공)
도가 바람같이 흐르니 어려움이 같다 하지 말라는구나.
千古高風有誰同 (천고고풍유수동)
오랜 세월동안 높은 바람은 누구와 같이 있겠는가.
☞ 참고 (주석)
一生(일생) : 한평생
千古(천고) : 긴 세월, 오랜 세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