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이야기 (4) - 어렴풋이 의식이 돋는다.
새벽 2시,푸근하게 숙취에 빠졌었다. 몸을 뒤척이며, 곰곰 생각해 본다. 불과 1 미터 옆 2층 침상에 스페인의 엣된 20대 처녀들이 누워 잠들어 있고, 그 옆 침대에는 50대로 보이는 한국 여인이 퍼져 있고, 내 침상 위에는 젊은 예비 취업자(남자)가좁은 공간에서 쉼소리를 내고 있다.
야릇하기도 하고, 묘한 느낌이 퍼진다. 외간(?)여자들과 동숙하고 있는 이 상황. 고루한 한국 문화로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이런저런 상상의 나래에서 헤메다가 살그머니 침상에서 빠져 나간다.
새벽 찬 공기속에서 스트레칭도 하고, 맨손 체조도 하며 ,40 여분 보내고,살그머니 입실하여 잠깐 눈을 부친다.
다시 깨어 보니, 안타깝게도, 옆의 처녀들은 이미 방에서 퇴출하였고..시간도 7시가 다 되어서, 나는 알게르게 식당으로 향한다.
삶은 계란, 오랜지 쥬스,빵,사과, 오랜지,요쿠르트,밀크,커피가 기다리고 있다.(아침이 6 유로 이니,가성비가 좋다).
잠시 후, 두명의 남자가 들어 와,수인사를 하고,같이 아침을 하였다. 뉴질랜드 북섬에서 살고 있다고 하며, 아버지(68세)와 아들(38세) 관계라고 한다. 40일을 산티아고 길에 동행한다고 하니, 아들과 아버지가 너무 존경스럽고 부럽다.
어제 동숙한 한국 어머니와 아들도 멋져 보였는데, 부모와 자식이 한 목표로 한 달이상 동고동락하는 모습이 좋다.
한국은 2대의 관계가 일방적이고, 간격의 골이 심한데, 같이 순례를 한다는 것은 좋은 치유의 해결책이 아닐 까 생각해 본다.
친구들이나 주변에 부모가 자식과 함께하는 순례길을 권장해야 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뉴질랜드 북섬에 놀러 오라는 초청을 받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 코스도 해발 400미터~500미터~400미터를 오르 내리는 21km의 평탄한 길이며, 6시간 반 정도 예상한다.
날씨도 청명하고, 기온도 15도 이상으로 예보되어 있다.
가벼운 복장으로 , 순례길 4일차 출발한다.
오늘은 나만의 사유의 시간을 가지고 오늘은 부모님. 다음날은 형제, 그 다음은 wife... 자식, 친구들 순으로 하루씩 배정하며,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겠다는 다짐을 하고,발걸음을 내겉고 있다
걷다 보니, 어제 하루 밤을 같이 보낸 엄마와 아들이 보인다. 두 분이 함께 40일을 다닌다니, 너무 행복해 보인다는 말을 전한다.
외아들이라 애지 중지 키웠겠다고 하니, 그렇지도 못했다고. 일산에 살고 있는데,엄마는 62세로 심리 상담사로일하다가 4년전 은퇴하였는데, 직장생활하느라, 아들을 방기하듯이 혼자 보내게 한 아쉬움과 회한한 마음이 항상 있었는데, 아들이 취업 준비하는 이 찬스를 이용하여 아들과 밀착하는 계기를 만들게 되었다고 설파한다.
아들도 엄마의 직업을 따라, 심리학을 전공해서, 대를 이어가는 업을 유지하게 되어, 만족감을 느낀다고~. 자식과 함께하는 엄마가 행복하기를 빌면서 , 먼저 앞서 가기로 한다.
한참 가다 보니, 정겨운 남녀 두 쌍이 간다. '올라' 라는 인사를 하고, 어디서 왔느냐니까, 항가리에서 왔다고 한다.
나도 작년 12월에 부다페스트에있는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카페에서 차한잔 했다고 하니,금방 친숙한 사이가 되었다. 47세 내외의 친구끼리 부부가 같이 다니니, 행복해 보여서,1년에 한번씩 자주 해외 여행하라니,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사진도 찍자고 하여, 서로 사진을 공유도 한다.
저만치 혼자 걷는 사람(뒤에서 남자,여자구분이 안됨)이 있어서 접근하니,동양 여자이다.한국인이냐고 물으니, 대만인 이라고 하며, 혼자서 다니고 있는데, 현직 공무원이라고. 휴가 중에 가고 싶었던 산티아고를 왔는데, 10일정도만 걷겠다고 한다.
한국에서 온 사람을 여기서 많이 만났다고 한다. 본인이 다리가 안 좋아서 천천히 움직이니, 신경쓰지 말고 앞서 가라고 한다.
지나다 보니, 천천히 홀로 걷는 분이 눈에뜨인다.
가까이서 여성임을 알게 된다.
나이 52세의 미국인으로, 42세에 은퇴하고 년금받으며 살고 있고, 울산에서도 근무한 적이 있다고 한다. 미국 공군이었으며,파이롯트가 아닌 행정병이었었다고.시에틀에서 반료 동물인 개와 함께 살고 있다고 , 이번에 40일간 혼자 다닌다고
한다.
또 다른 남성 4명이 인사를 한다. 친구냐 니까, 맞다. 친구인데, 순례 친구로 되었다고. 영국,프랑스,미국, 아이리쉬 저마다 다른 국적을 갖고 있다.
나는 한국인이라고 하니 대뜸 설익은 표현이지만 "안녕하세요~~!!"라고 한다. 무엇 때문에 순례를 왔는 지, 종교적 이유 아니면 트레킹 즐기려는 것인지 물으니, 모두들 "both" 라고 한다.
여기저기에서 나같이 홀로 온 이방인(남성과 여성)과 대화하다 보니 6시간 코스 종점에 이른다.
Google Ap을 이용하면, 지구 어디나 찿아 갈 수있어서, 진짜 편하다.
내가 예약한 알베르게를 찿았다 보통 비지니스할 때는 4성급, 5성급이냐 어느 호텔이나 그게 그거다.
호화로움의 차이는 있지만,알베르게 같은 설레임(?)이 없다.오늘은 4인,8인 혹은 20인실로 배정될 지 모르고, 남자 혹은 여자와 같이 할지,어느 나라 사람과 하루 밤을 지낼 지,젊은이와 아니며 중년과 자게 될 지궁굼해 진다. 퍼즐 마치기 보다 어렵기도 하고-
오늘은 깨끗한 4인실이다.내가 처음 입실하게 되어서,샤워하고, 빠른 저녁으로 영양보충하고,
방에서 퍼져 버린다.
누가 오늘 내 옆 침대에서 잘 까하는수수께끼를 풀어 가면서도 이왕이면 예쁘고,꽃다운 아가씨가 왔으면 하는 기대감을 하며
꿈속 나래속으로 빠진다.
순례길
뉴질랜드 부자, 한국인 모자,항가리 부부2쌍,항가리 주부와 함께,영국 아가씨, 미국 여성(공군 출신)
오늘 숙소인 알베르게(피난처,대피소)
첫댓글 굿 건강 챙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