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에 불합격한 제자(로스쿨생)들에게
김인현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몇일전 변호사 시험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희비가 교차합니다. 저도 합격한 학생들로부터 합격보고를 받고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거의 해마다 이맘때 이런 글을 남깁니다. 특히 불합격한 학생들에게 대한 위로와 분발의 글입니다.
변호사 시험, 객관식 한 문제 차이로 합격하고 불합격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엄청납니다. 합격한 자는 승자가 되고 불합격한 자는 패자가 됩니다. 합격한 자에게는 축하와 기쁨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불합격한 자에게는 슬픔과 위로가 있을 뿐입니다.
불합격한 분들에게 이 다음이 문제입니다. 패자는 와신상담해야합니다. 두 번 다시는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변호사 시험에서 초시는 70%정도 합격률이 나오지만, 재수, 삼수의 경우에는 합격률이 20%-30%대로 뚝 떨어집니다. 로스쿨 재학중 기초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다른 1년동안 그 부족함을 메꿀수가 없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부방법을 전과 같이 했기 때문에 불합격을 반복하게 될 겁니다.
변화를 주어야합니다. 패인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야합니다. 한과목 과락이 나왔다면 그 과목을 더 열심히 하면 될 겁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만 열심히 하고, 부족한 과목은 자꾸 미루워 결국 다시 반복하면 또 과락이 나옵니다. 객관식을 우습게 보다가, 뒤로 미루다가 공부시간이 부족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무언가 패인을 찾아서 고쳐가는 1년간 시험준비가 되어야합니다. 부족했던 부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일찍 시험준비를 시작해야할 겁니다. 낙방하신 분들에게 심기일전하기를 바랍니다.
정말 재시가 중요합니다. 재시에서 떨어지면 삼시가 되고 영영어려워집니다. 절치부심해야합니다. 왕건의 이야기입니다. 견훤에게 공산성 전투에서 대패했습니다. 신숭겸이 겨우 그를 살려주었습니다. 왕건은 절치부심했습니다. 자신의 패배의 이유를 파악했고...준비에 준비를 거듭했습니다. 신라인들도 포섭을 하고 인기를 얻었습니다. 결국 안동전투에서 신라인들의 도움을 받아 견훤을 꺽고 후삼국을 통일하게 되었습니다. 견훤은 한번의 승리에 도취하여 방심하는 사이에 왕건에게 패배하게 된 것이지요.
뒤를 따라가는 2등은 항상 더 열심히하게 됩니다. 1등은 방심합니다. 위 일화는 1등은 방심하지 말 것을, 2등은 더 열심히 준비할 것을 말합니다. 한번의 승자가 영원한 승자는 아닙니다. 한번의 패자가 영원한 패자인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패배를 반복하지 않아야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한번 실패한 것을 두 번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왔습니다. 한번 실수나 실패는 흔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패가 반복되면 안됩니다. 우리 제자들도 두 번 실패를 반복하지 말 것을 권합니다. 강한 사람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이번 변시에 합격한 제자들에게는 축하를 드리고, 불합격한 제자들에게는 분발과 다음의 합격을 기원드립니다.
2023.4.26. 김인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