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판매량 벤츠 5519대, BMW 6381대
올해 1~2월 수입차 판매량 BMW에 1위 내줘
전기차 전략이 앞으로 1위 가를 듯… BMW와 상반돼
EQ시리즈, 2월 수입전기차 TOP5에 4개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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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QS SUV. ⓒ메르세데스벤츠
[데일리안 = 편은지 기자] 벤츠가 1월에 이어 2월에도 BMW에 자존심을 구겼다. 2016년부터 7년 연속 수입차 연간 판매량 1위를 지켜왔지만 올 들어 연초부터 BMW에 두달 연속 1등 자리를 내주면서다.
다만 수입 전기차 판매 상위 5위권(테슬라 제외)에는 벤츠의 전기차 모델 4개가 이름을 올리면서 지난해 전기차 라인업 확대가 빛을 봤다. 그간 내연기관으로 1위 자리를 지켜온 벤츠가 전동화 전환 과제에서 선두를 거머쥐고 앞으로도 왕좌를 지켜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2월 수입 승용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2월 판매량 1위에는 6381대를 판매한 BMW코리아가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862대 부족한 5519대로 2위를 기록했다.
이는 벤츠의 주력모델인 E클래스가 BMW 주력모델인 5시리즈에 크게 밀리면서 생긴 결과다. 올해 1~2월 누적 판매량을 보면 E클래스와 5시리즈의 판매량 차이는 무려 2014대다. 2월 판매량만 봐도 5시리즈는 E클래스보다 829대나 더 팔았다. 그간 7년 연속 연간 수입차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킨 벤츠로서는 자존심에 금이 갈 일이다.
2월 수입차 모델별 판매량 순위 ⓒ한국수입자동차협회
2월 수입 전기차 판매에 있어서는 벤츠가 BMW 대비 앞섰다. 벤츠는 2월 전기차 판매 5위권에 4개의 모델을 올렸다. 2월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는 BMW i4 eDrive40(230대)에 빼앗겼지만, 2위부터 5위까지는 전부 벤츠의 전기차 모델이 올랐다. 벤츠 EQB 300 4MATIC이 189대 판매되면서 2위에 올랐고, 이어 3위에 EQE 350 +(138대), 4위 EQS 580 4MATIC SUV(92대), 5위EQE 350 4MATIC(81대) 순이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으로 봐도 그렇다. 벤츠는 지난 한 해 동안 5006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2022년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수입 브랜드에 올랐다. BMW는 4888대로 2위다.
2월 수입 전기차 판매 순위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이는 지난해 공격적으로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대대적인 전동화 전환을 선언한 벤츠의 전략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왔단 평가다. 벤츠와 BMW의 전기차 전략에서 가장 큰 차이는 내연기관과의 분리여부다.
실제 벤츠는 지난해 EQB, EQS, EQE 등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이면서 디자인과 콘셉트 등을 내연기관과 철저한 분리했다. 기존 내연기관의 요소를 빼내고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대거 채택했다. 반면, BMW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디자인을 같게 가져가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구동방식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말 내놓은 7시리즈(내연기관)와 i7(전기차)이 대표적이다.
올해부터 선보일 전동화 전략 역시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바뀌면서 그간 전기차 충전소를 적극적으로 구축해온 BMW가 전기차 업체 중 최대 인센티브를 받게 되면서다. BMW의 차량은 5700만원 미만의 차량을 구매할 때 성능 보조금 500만원에 인센티브 160만원을 적용받아 총 660만원의 보조금을 받게 된다.
보조금 정책에 따라 BMW는 중·소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매량 확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벤츠는 애초에 보조금 적용이 불가능한 프리미엄 라인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올해 출시한 EQS SUV가 올해 주력 모델인 점만 보아도 그렇다.
이에 내연기관 판매량이 전기차보다 압도적인 만큼 당분간은 내연기관으로 순위가 좌우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전략에 따라 판매 순위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내연기관 1위를 지켜온 벤츠가 전기차 시대에서도 1위를 지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는 2030년까지 전 차종을 모두 전동화로 전환하겠다고 했고, BMW는 내연기관의 종말은 없다고 선언하면서 상반된 전략을 가져간다"며 "그동안 판매량 1위 자리를 좌우했던 내연기관 차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시점부터 승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