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벵거, 그는 이상주의자인가 현실주의자인가?
Part1. 별명의 다관왕
아르센 벵거, 그는 아스날의 감독으로서 매일같이 한국의 해외 스포츠 뉴스에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박지성 선수의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그에 따라 다른 어떤 리그보다 프리미어리그의 선수들과 감독들은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다. 벵거도 예외는 아니었다. 퍼거슨, 무리뉴와 함께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아온 그였기에 그만큼 많은 오해도 있었고 수많은 별명(애칭?)들도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교수님, 경제학박사와 같은 좋은 칭호부터 짠돌이, 로리콘, 벵타짜과 같은 별명에 이르기 까지 별명으로 치면 이미 다관왕인 셈이다.
허허.. 다관왕이라니 좋구만
축구 감독 답지 않게 지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구단의 살림을 알뜰살뜰하게 꾸려 나가는 모습에서 사람들은 경제학 박사, 혹은 교수님과 같은 별명을 붙여주었다. 반면 선수 영입에 있어서 지나치게 검소한 면이 있으며(1파운드 올릴 때마다 손 덜덜 떨리실 듯) 어린 선수들의 영입을 선호하고 가격 후려치기를 자주 시도한다는 점에서 짠돌이, 로리콘, 벵타짜와같은 별명도 생겼다. (수아레즈 4000만 1파운드 사건 때 이런 이미지는 절정에 달했다.) 이러한 그의 이미지는 국내에 프리미어리그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게된 이후부터 고착화되고 조롱거리로 전락한 면이 없지않아 있다.
벵줌마 장 보시는 모습
반면 아르센 벵거에 훅 빠져버린 이들도 적지않다. 그들은 벵거의 철학을 얘기하면서 그의 철학을 존경하고 그에 따라 그 철학에 기반한 팀인 아스날도 좋아한다고 한다. 그들이 좋아한다고 하는 벵거의 철학은 다양하다. 벵거가 다국적으로 이루어진 팀을 만들 때, 그의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세계시민주의자) (여성잡지 이름 아니다)적인 철학을 좋아한다고 하는 자. 벵거가 유망주를 발굴해나가면서 돈의 힘에 맞설 때, 그의 경제적인 마인드와 오일머니에 굴복하지 않는 철학을 좋아한다고 하는 자. 그가 펼치는 기술적이고도 빠른 축구에 매료되어 그의 공격축구 철학을 좋아한다고 하는 자. 이와 같이 그들의 말에 따르면 벵거는 다양한 철학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다소 정치적이라고 볼 수 있는 철학에 매료되어 그의 축구까지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반해 벵거의 철학에 반대하여 벵거가 이끄는 아스날에는 미래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도 적지 않다. 벵거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선수 영입을 하고 있으며, 그의 전술은 더 이상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선수 보호도 못하여 선수들은 맨날 줄부상에, 팀 운영면에서 퇴보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요지일 것이다. 그래서 과거 벵거가 이룩했던 영광들은 더 이상 재현하지 못할 것이며 벵거는 우승을 할 수 있는 감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논지는 13/14시즌 FA컵을 우승한 날에도 전문가라고 불리는 기자의 칼럼에도 나와있으며, 우승을 축하하는 기사대신 네이버 스포츠 뉴스 메인에 하루동안 올라와 있었다. 그렇다 아스날 팬이라면 우승한 날 기분을 초치게한 바로 그 칼럼이다. (이건 뭐.. 막 태어난 애기보고 "이 놈 곧 죽을 텐데 뭐" 라고 하는 기분이다.)
<[뷰티풀게임] '9년만의 우승' 아스널의 부활? 벵거볼의 스완송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football&ctg=news&mod=read&office_id=260&article_id=0000000872 >
이 칼럼은 우승에 기뻐하는 구너들의 기쁨의 환호를 바로 스완송, 죽음을 앞둔 아름다운 소리,라고 칭하고 있다. 게다가 일면 전문가적인 향기를 뽐내며 그럴싸한 논리로 전개하고 있다. (사실 서형욱 해설위원은 예전에 자신이 벵거를 좋아한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필자는 벵거의 철학에 대한 이러한 격렬한 찬반논쟁이 모두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벵거가 이상주의자라는 오해, 그로부터 그는 그가 갖고 있는 철학이 있고, 그 철학을 고집하며 이러한 고집이 답답하게 만든다(혹은 아스날을 망하게 할 것이다)와 같은 생각들은 모두 오해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벵거를 찬양하는 글이든 반대하는 글이든 대부분의 논조는 그러하다. (예시: "벵거는 자신만의 철학이 있고, 이를 고집하며, 이러한 고집은 성공/실패로 이어질 것이다." "그는 상당히 이상주의자이기 때문에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간다. 이러한 방식이 맞다/틀리다." )
"사실 난 상당히 현실주의자다." 라는 벵거의 말은 단순히 '농담'으로만 여겨지는 것 같다. (에이 저 할배 농담도 잘하시네. 그간 본 벵고집이 얼마인데) 하지만 사실이다. 벵거는 상당히 현실주의자이며, 미안한 말이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철학따위는 갖고 있지 않다. 아니, 한가지 철학만 갖고 있다. "축구는 엔터테인먼트이다. 그러므로 축구는 재밌어야 한다." 라는 철학 한가지 말이다. (요새는 이 철학 역시 가끔 버린 듯한 모습이다.)
벵거가 현실주의자라고 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이럴 것이다. "그래, 벵거가 상당히 경제적인면에서 현실주의자이긴 하지." 나의 말은 그런 것이 아니다. 벵거는 팀 운영, 전술적인 측면, 선수단 관리와 같이 축구 구단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상당히 현실주의적이다. 다른 말로 하면 자신의 이념, 신념에 따라 운영하기보다는 팀의 성적과 경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실천한다는 말이다. 어떠한 철학을 갖고 현실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현실의 제약조건과 제한적인 상황 아래에서 최선을 선택을 하는 자이다. 그러기에 미안한 말이지만 그의 철학과 고집에 대해 논하면서 그를 옹호하는 글과 비판하는 글은 모두 논점을 벗어났다. 그는 그러한 철학과 고집을 갖고 있지 않으니까.
Part.2 벵거의 팀 운영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이지? 라고 들릴 수도 있다. 벵거는 그간 고집의 아이콘이었고, 그에 대한 논의들은 모두 그 위에서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간 '고집'이라고 불려왔던 그의 행동들이 어떠한 상황 아래서 이루어졌고, 어떠한 제약 조건이 있었으며 그는 어떠한 현실적인 마인드로 그것을 추진해왔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벵거는 코스모폴리탄이다?
벵거가 잉글랜드내에서 다국적 팀을 구축했다는 것을 부인 할 수는 없다. 2005년 2월 14일 크리스탈 팰리스전, 벵거는 스쿼드 명단을 모두 외국인으로 채웠고 이는 클럽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게다가 그는 이러한 명언까지 남겼다. "클럽의 선수가 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가치와 능력이지 여권이 아닙니다." 이는 그가 국적과 관계없이 실력이 뛰어난 선수를 영입한다는 뜻이다. 당시 잉글랜드에는 외국인 선수가 많지 않았으며 벵거 부임 당시 외국인 감독은 그가 유일했다. 이와같은 환경에서 벵거가 다국적 팀을 구성한 것은 그가 코스모폴리탄이라고 생각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코스모폴리탄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벵거는 단지 '규칙'을 이용했을 뿐이지 '자신의 신념'을 팀에 반영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규칙'은 1995년 시행된 '보스만 룰'이다.
일반적으로 축구 팬들에게 알려진 보스만 룰은 이러한 내용일 것이다. '선수는 계약만료 6개월 전에 타리그 팀과 원소속팀의 동의없이 개인 협상을 할 수 있으며, 동일 리그 내의 팀과는 계약만료 1개월 전에 원소속팀의 동의없이 개인 협상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만으로는 보스만 룰에 대해 많은 것을 알기 어렵다. 그리고 벵거가 이를 어떻게 축구계에서 최초로 적극적으로 사용했는지도 알기 어렵다.
보스만 룰은 유럽경제공동체(ECC, EU의 전신)시기 유럽 내 노동자들의 노동 시장 활성하를 위해서 만들어진 법에 의한다. 그 법은 '유럽경제공동체 회원국간에 노동 이동은 자유로워야 하며, 어떠한 이유로든 노동자의 국적으로 차별되어선 안된다.'는 요지이다. 그 당시 축구계에서는 선수 이동이 제한적이었으며, 특히나 외국선수들의 이동은 자유롭지 못했다. 선수들은 계약이 만료되더라도 원소속팀의 동의 없이는 이적이 불가했으며, 이적시에도 원소속팀에게 훈련개발비 명목으로 상당액의 보상금을 주었다. 쉽게 말하면 계약이 만료되더라도 이적료 없이는 이적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각 국가의 리그는 외국인에게 매우 배타적이었으며, 스쿼드를 등록할 때 외국인 선수 제한도 두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외국인 선수를 3명이내로 스쿼드에 등록할 수 있었으며, 이는 유럽 내 선수들의 이동을 제한시켰다.
축구계의 이러한 관행은 유럽경제공동체(ECC)가 지향하는 바와 정면으로 위배되었으며, 보스만 사건에 따른 보스만 룰이 1995년 유럽연합법원에서 새로 제정되게 된다. 보스만 룰은 단순히 자유계약에 관한 것이 아니며, 리그 내 외국인제한의 철폐를 가져왔고 선수들의 자유로운 이적을 허용했다. 보스만 룰은 다음과 같이 2문장으로 요약된다. (이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분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http://www.danielgeey.com/UserFiles/Quotaarticle.pdf)
1. 계약이 만료된 선수는 다른 유럽내의 리그의 클럽과 자유롭게 계약을 맺을 수 있으며, 원소속팀은 이에 제한을 두지 못한다.
2. 외국인 선수 제한을 두고 있는 유럽내의 리그는 유럽 시민권을 가진 선수의 이적에 대해 제한을 두지 못한다. (즉, 외국인의 범위를 자국인이 아닌 선수가 아니라 유럽 회원국의 시민이 아닌 선수로 바꾸었다.)
위와 같은 내용의 보스만 룰이 1995년에 발표되었고, 벵거는 1996년에 아스날에 부임한다. 그리고 유럽 최초로 보스만 룰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감독이 된다. 그 당시 유럽 내에서는 보스만 룰이 발표되기는 했지만 이를 성가신 것, 클럽의 발전에 해가되는 그래서 배척해야 하는 규칙으로 인식되던 상황이었다. 클럽들은 일시에 선수들을 자유계약으로 잃게 생겼고 그간 훈련개발비 명목으로 받던 보상금을 못받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으니 말이다. 각국 리그의 FA는 울며 겨자먹기로 외국인 선수 쿼터제를 철폐했고 잉글랜드는 노동 허가증(워크 퍼밋)이라는 제도로 이를 방어하고자 하였다.
벵거는 부임 이후 점진적으로 외국의 유수한 재능들을 영입하여 팀에 새로운 색체를 입혔다. 벵거는 한 시즌에 팀의 주축을 3명을 초과하여 바꾸기를 원하지 않는 감독이기에(그는 3명을 초과하여 바꾸는 행위를 팀의 근본적인 구조와 정신적인 밸런스, 기술적인 밸런스를 바꾸는 것으로 보고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길 원하지 않는다.) 한 번에 팀의 모든 선수를 갈아엎진 않았다. 그대신 오베르마스, 프띠, 아넬카, 비에이라, 질베르투 실바, 피레, 앙리, 융벅과 같이 외국의 뛰어난 재능들을 점진적으로 영입하면서 팀을 강화시켜나갔다. 벵거는 AS모나코 감독시절 후일에 20세기 아프리카 최고의 선수로 선정되고,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등 아프리카의 전설이 되는 조지 웨아를 발굴하면서 그의 뛰어난 스카우팅 능력을 이미 자랑한 바있다. (조지 웨아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때 그는 벵거를 초청하여 벵거의 목에 메달을 걸어주었다.) 그러한 벵거의 스카우팅 능력은 아스날에서도 빛을 발했다. (프란시스 제퍼스는 잊자)
만약 잉글랜드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들보다 더 잘했다면 벵거가 다국적 팀을 만들어 나갔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만약 벵거가 코스모폴리탄적인 철학을 갖고 있었다면 잉글랜드 선수들이 더 나음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팀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따라서 벵거가 부임 이후 다국적 팀을 만들어 나간 것은 그의 철학때문이 아니라 보스만 룰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지역 라이벌 클럽인 토트넘의 주장이었던 솔 캠벨을 자유계약으로 영입하면서 그가 얼마나 보스만 룰을 잘 이용하는지 보여주었다.) (브리티쉬 코어에 대해선 뒤에 서술해 놓았다.)
벵거는 어린 선수를 선호한다?
벵거가 어린 선수를 선호한다는 것은 벵거에 대하여 갖고 있는 오해들 중 가장 크고 보편적인 오해가 아닐까 싶다. 필자도 벵거가 어린 선수들로 꾸린 팀으로 다이내믹한 공격을 펼치며 다른 팀들을 꺽는 모습에 반해 아스날의 팬이 되었었다. 꼬꼬마들이 기술적이고 조직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우수수 치고 나가면서 다른 건장한 성인 수비수들을 농락하는 모습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훈련시키면 꼬꼬마들이 저렇게 잘 할 수 있을까와 같은 궁금증에 아스날의 경기를 챙겨보았던 것이 기억난다. 하지만 벵거는 어린 선수들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분명 클럽의 유스 시스템을 중요시하고 선수들이 만들어 나가는 문화를 중요시하지만, 어린 선수들을 팀의 주축으로 삼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완성된 선수들이 주축이 되길 원하였고 이는 애쉬버튼 그로브 프로젝트 이전의 아스날의 모습과 애쉬버튼 그로브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된 지금 팀의 모습에서 알 수 있다. 애쉬버튼 그로브 프로젝트 이전 아스날의 주축은 모두 완성된 선수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현재 팀의 주축도 모두 완성된 선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몇몇 브리티시 코어인 선수들만 성장 중인 모습이다.
우리나라에 프리미어리그가 보편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할 무렵 아스날은 '애쉬버튼 그로브 프로젝트'에 들어가고 있었다. 애쉬버튼 그로브 프로젝트란 노후화된 하이버리 스타디움을 떠나 새로운 경기장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하이버리에서는 38,500명의 적은 인원밖에 수용하지 못하였으며, 경기를 보고자 하는 팬들은 많았으나 전부 다 수용하지 못하였다. 이는 구단 입장에서 큰 손실이었으며 앞으로 미래에 더 큰 규모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기장을 신축하는 것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런던 한복판에 방 한칸도 구하려면 손이 덜덜 떨리는 돈을 주어야 하는 마당에 경기장을 지으려니 여간 돈이 많이 드는게 아니었다. 부채 257m과 스폰서 금액을 선불로 받은 100m을 합하여 357m파운드의 돈을 쏟아부어야 했다. 이는 한화로 약 6000억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구단은 이 막대한 금액을 메꾸기 위해 구단의 모든 수익을 이에 쏟아부어야 했다. 또한 선수단을 운용하는데 투자하는 금액도 줄여야 했으며, 벵거에게 이적료로 주어진 금액은 없다시피하였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필자의 또 다른 칼럼을 참조하기 바란다. http://cafe.daum.net/Arsenal/jzT/367)
벵거는 이런 상황에 처한 아스날에 헌신하기로 마음먹고 재계약을 맺는다. 그리고 당시에 푸틴에 의해 정치적으로 쫓겨난 러시아의 올리가르히 중 한명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런던의 또 다른 클럽을 매수하여 공격적인 투자를 하였다. 그로인해 선수 이적 시장에서 완성된 선수의 가격은 점점 올라갔고 아스날이 열심히 스카우팅하여 점찍어 놓은 선수는 그들의 몫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벵거에게 놓인 선택지는 2가지뿐이었다. '덜 뛰어난 완성된 선수를 사느냐, 뛰어나지만 완성되지 않은 선수를 사느냐.' 덜 뛰어난 완성된 선수는 이적료나 주급면에서 더 비싸다. 그리고 팀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많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에 뛰어나지만 완성되지 않은 선수는 아직 비싸지 않다. 이러한 선수들을 노리는 클럽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급도 적게 줄 수 있다. 다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전자를 선택한 팀이 리버풀이고, 후자를 선택한 팀이 아스날이다. (리버풀은 베니테즈 시절에는 첼시와 맨유와 같은 클럽보다 적은 금액으로 비교적 팀을 잘 운영해왔으나, 로이 호지슨, 케니 달글리쉬를 거치면서 B급 완성형 선수들로 팀을 운영하면 어떻게 되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아스날은 세스크 파브레가스, 흘렙, 플라미니, 로시츠키, 클리쉬, 주루, 월콧, 송, 데닐손, 디아비와 같이 재능있는 어린 선수들로 팀을 꾸려나갔으며 이러한 팀 운영은 벵거가 어린선수를 선호한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
벵거가 갖고 있던 고민은 그가 09/10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직 제안을 거절하면서 한 인터뷰 속에 담겨있다. "클럽 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하면서 최고의 레벨에 계속 오르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결론은 하나뿐이었다. 어린 선수들로 이뤄진 팀을 만들어서 한 걸음 한 걸음씩 위로 올라가는 것." 그는 이 외에도 '어린 선수들로 팀을 만들어 가면 팀의 스타일을 더욱 잘 입힐 수 있고, 어린 선수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문화는 클럽에 있어서 특별한 무언가가 될 것'와 같은 발언을 자주 했으나 실상은 어린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려는 립서비스에 가까웠다. (어린 선수들이 특별한 문화를 만들긴 개뿔.. 애지중지 키운 반xxx, 아데바요르, 나스리, 클리쉬, 송, 파브레가스는 특별한 방식으로 이적했다.) 어린 선수들로 리빌딩을 할 때는 어린 선수들이 고참에게 의존하지 않고 경기할 수 있게 팀의 고참들을 파는 경우가 많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송종국, 김남일등 어린 선수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홍명보를 잠시 제외했던 히딩크도 이러한 방법을 쓴 경우이다. 이와 같이 벵거도 앙리, 비에이라, 질베르투 실바, 피레와 같이 과거 영광을 지냈던 고참들을 팀에서 제외시켰다. 이는 어린 선수들의 빠른 성장을 가져왔지만 빠르게 완성형이 된 선수들은 빠르게 이적을 결심하더라.. 라는 단점이 있었다.
다행히도 애쉬버튼 그로브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완료되어갔고, 구단의 재정은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11/12시즌부터 아스날에는 다시금 완성된 선수들(산토스ㅡㅡ?)이 들어오기 시작하였으며 13/14시즌에는 외질과 같은 빅 네임의 영입도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금 팀의 주축은 완성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성장중인 선수들은 후보이거나 브리티시 코어인 경우일 뿐이다. 따라서 벵거의 유치원은 그의 철학이 반영되었다기 보다는 재정안정화와 성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재정이 안정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벵거는 어린 선수보다 완성된 선수를 선호한다.
벵거의 브리티시 코어는 어떻게 볼 것인가?
한 때 다국적 팀으로 유명했던 아스날은 영국에서 나고 자란 선수들을 키우기 시작했다. 현재 브리티시 코어로 불리는 선수들은 월콧, 윌셔, 램지, 젠킨슨, 깁스, 채임벌린이 있다. 아스날은 영국 국가대표의 미래와 발전에 해가 된다면서 우려를 표하였던 FA는 영국 국가대표에 많은 선수를 배출해내는 현재의 아스날에 대해 놀랐을 것이다. 혹자는 이러한 벵거의 브리티시 코어 정책을 두고 세스크 이적의 여파라고 한다. 어린 시절 부터 애지중지 키워온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벵거가 큰 충격을 받았고, 영국 땅이 고향인 어린 선수들을 데려다 키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느정도 일리는 있어 보이지만 굳이 완성형 선수를 사지 않고 어린 영국 선수를 사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존재한다. 이에 대해서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보스만 룰의 여파와 uefa, fa의 로스터 제도 개편에 대해서 알아봐야 한다. 벵거는 보스만 룰을 가장 앞장서서 활용한 개혁자이기도 하지만 보스만 룰의 여파로 만들어진 uefa와 fa의 로스터 제도를 가장 앞장서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유럽 회원국간에 선수이동을 활발하게 만들었던 보스만룰이 시행된 이후 아스날을 선두로 하여 많은 클럽들이 앞다투어 스카우트 범위를 유럽 전지역으로 늘려갔다. 그 덕분에 유럽의 유수 선수들을 빅 리그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되었고, 더 높아진 리그 수준은 더 많은 팬들을 끌어모았다. 프리미어리그는 개방적인 정책으로 가장 혜택을 많이 입은 리그이며 프리미어리그의 리그 경기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등 세계에서 동시 생중계되게 되었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듯이 유럽 각국의 축구협회는 우려를 표하였다. 자국의 어린 선수들이 뛸 자리가 없어지면서 국가대표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그 대표적인 우려이다. 하지만 보스만 룰에 따르면 '국적'을 이유로 선수를 배척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국적'과는 무관하되 '클럽에서 어린 나이부터 훈련받은 선수'를 일정 수 이상 두도록 규정하자는 방안이다. 집에서 길러졌다고 하여 일명 '홈 그로운 Home Grown'이라고 하는 이 제도는 uefa가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유럽대항전에 처음 시도하였다. 처음에는 25인 스쿼드에 구단에서 직접 기른 선수 2명과 같은 리그에서 길러진 선수 2명을 포함시키게 하였으며 10/11시즌부터는 구단에서 직접 기른 선수 4명과 같은 리그에서 길러진 선수 4명을 포함하도록 그 수를 늘렸다. 영국 축구 FA도 이에 맞추어 10/11시즌부터 25인 스쿼드에 홈 그로운 선수가 8명이상 포함되도록 규정을 바꾸었다. 만약 홈그로운 선수가 8명보다 적다면 그 숫자만큼 등록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uefa와 각국 축구협회의 규제는 벵거가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벵거는 홈그로운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이원적인 스쿼드 운영을 하였다. 외국인 선수는 완성된 선수들로 구성하되 영국의 우수한 재능을 가진 선수는 정책적으로 키우기로 하였다. 이와 같은 이원적인 운영으로 외국인 선수들은 가차없이 이적시키면서 한편 새로 들어오는 외국인 선수들의 면면 또한 모두 완성형인 선수였다. 아르테타, 메르테사커, 카솔라, 지루, 포돌스키, 외질, 몬레알, 플라미니와 같이 이미 완성된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들로 영입되었다. 그에 반해 브리티시 코어로는 칼 젠킨슨, 채임벌린과 같이 우수한 어린 영국 선수를 영입하고 깁스, 램지, 슈체스니와 같이 이미 홈그로운인 선수들은 실력에 비해 많은 기회를 부여받게 되었다.
벵거는 이에 그치지 않고 클럽의 유스 시스템을 개혁한다. 세계의 우수한 어린 재능들을 영입하고, 유스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독일에서 책임자를 데려와 유스 시스템을 개혁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앞으로 아스날의 유스에는 영국출신 뿐만 아니라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등 축구 강국에서 데려온 어린 재능들이 활약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영국 국적은 아니지만 앞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홈그로운 정책에 대한 대비로 볼 수 있다. 홈그로운 제도는 20/21년에 12명의 홈그로운 선수를 의무적으로 등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참고로 FIFA 회장 블레터가 추진하고 있는 5+6과 같은 정책은 '국적'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현되기 힘들다.)
'홈 그로운'은 이제 빅클럽들이 가장 우려하는 정책중 하나가 되었다. 맨시티와 같은 팀은 당장 다음시즌에 남을 홈그로운 선수가 조 하트, 클리쉬밖에 없을지도 모를 위험에 처해있다. 첼시 역시 존 테리, 램파드, 애슐리 콜이 나간다면 위험할지도 모른다. 벵거는 보스만 룰의 활용에 보여줬던 개혁자적인 면모를 '홈 그로운' 제도의 도입에 있어서도 보여주면서 그가 얼마나 현실적으로 팀을 운영하는지 잘 보여주었다. 벵거는 이와 같이 팀 운영에 있어서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과 상황을 고려하고, 어떤 제도와 규정을 이용할 것인가등을 모두 고려하여 팀의 성적을 위한 최선의 답안을 내놓는다. 다분히 현실주의적이며 어떠한 철학과 고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때로는 새로운 규정에 맞추어 팀을 변모시키는 과정에서 램지와 깁스, 슈체스니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등의 과도기적 면모가 있지만 이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도기적 과정을 고집과 잘못된 철학으로 몰아가서는 안된다.
벵거는 짠돌이인가?
팀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선수 이적/방출일 것이다. 이러한 면모에서 벵거는 싼 값의 저평가된 선수만 찾는다고 짠돌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시장은 미쳤다'고 하는 그의 발언은 구너들에게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도 빅 네임의 영입은 없구나' '제발 변화된 시장 환경에 맞추어 지를 땐 좀 지르자' 와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매번 이적 시장에서 작은 액수의 차이로 협상이 뭉개지는 것을 보고 일부 구너들은 주머니에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벵거의 짠돌이 본능으로 인해 협상이 어그러지는 것이라고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오해는 이번 시즌 외질을 거액으로 영입하면서, 그리고 아스날과 연결되는 선수들이 면면이 화려해지면서 다소 수그라들기는 하였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벵거가 과거 자신이 해왔던 짠돌이 짓을 뉘우치고 이제 시장환경에 맞춰 살고 있구나. 이제 깨달았냐.'와 같이 생각하는 자도 있다. 하지만 벵거는 항상 주어진 예산에 맞춰서 팀을 꾸려왔던 것 뿐이고 아스날은 벵거에게 큰 돈을 써서 한 선수를 살만한 예산을 쥐어주지 못해왔던 것이다.
벵거는 자신에게 주어진 예산에 맞춰 선수를 영입할 뿐이다. 그리고 선수를 선택할 때에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분석한 후에 영입 결정을 내리는 편이다. 그러기에 다른 팀보다 실패로 귀결되는 영입이 적고, 대박으로 판명나는 영입이 많다. 선수의 가치는 시시각각 변하며 이번 시즌 잘했던 선수가 다음 시즌에 부진하기도 한다. 이렇듯 선수의 일시적인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보다는 내재적인 가치를 알아보고 우리 팀에 적합한 선수인지를 판단하는 능력은 중요하다. 벵거와 스카우트 진의 이러한 능력은 아스날이 적은 예산으로도 좋은 팀을 만들 수 있게 일조하였다.
아스날은 빅클럽인데도 불구하고 예산이 적은 편이었다. (예산은 주급총량과 이적료 총량을 포함하는 것이다. 그 두개는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선수단에 대한 투자액이라는 하나의 주머니이다.) 그 이유로는 벵거 부임 이전 아스날은 그렇게 큰 구단이 아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금의 명성과는 달리 아스날은 맨유와는 2배정도 입장권 수익이 차이났으며, 토트넘과 뉴캐슬과 비슷한 수준의 입장권 수익을 올리는 팀이었다. 그리고 축구적으로도 딱히 메리트는 없는 팀이었다. 그렇기에 벵거 부임 초기 시절에도 많은 예산을 주진 못하였다. 그 이후 아스날의 명성이 올라가고 새로운 스타디움을 짓고나서 입장권 수익이 올랐을 때, 그 때에도 아스날은 많은 예산을 쥐어주지 못하였다. 스타디움 건설 부채와 함께 구단의 수익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스폰서 수익이 장기간 묶여있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아스날은 많은 현금을 벌어들이지 못하였으며 스타디움을 짓지 않은 다른 팀들보다 현격히 낮은 현금 유동량을 갖고 있었다. 재정 안정화를 위해 현금 보유고는 늘려만 갔지만 적은 현금 유입액으로 인해 선수단에 대한 투자액은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한 소극적인 투자가 끝나는 시점은 스폰서 계약들이 장기간의 계약에서 풀리고, 스타디움 건설 부채도 안정적이게 된 13/14시즌부터이다. 벵거는 여지없이 주어진 예산을 활용하여 선수를 영입했고, 그 중 한 명이 메수트 외질이다. 벵거는 변한 것이 없다. 아스날의 선수단에 대한 투자액이 변한 것이다.
Part 3. 벵거볼의 변화
전술적인 측면에서도 벵거는 상당히 현실적이다. 매 경기 변화무쌍한 전술을 선보이지는 않지만, 벵거의 전술은 매 시즌 진화해왔다. 벵거가 축구 전술에 갖고 있는 철학은 단 한가지이다. "축구는 엔터테인먼트이다. 보기에 즐거운 축구를 하자." 이러한 철학이 기초가 된 전술을 우리는 벵거볼이라 부른다. 벵거볼은 여러 전술가들에 의해 많이 연구되었고 그에 대한 파훼법 또한 많이 연구되었다. '티키타카'가 전술의 트렌트였던 것처럼 벵거볼 역시 2000년대 초반 전술 중 독보적인 것이었다. 어떤 이는 벵거의 팀이 2000년대 후반들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자 벵거의 전술이 시대에 뒤떨어 진 것이라고 한다. 벵거의 전술의 파훼법은 이미 노출되었으며 벵거가 그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기에 벵거로는 우승하지 못하는 것이라 한다. 하지만 모든 명장들의 공통점은 그들의 전술은 매 시즌 진화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전술의 약점을 알고 이를 보완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전술의 강점을 갈고 닦아 팀으로서 조직력을 극대화 시키는 것' 이러한 과정 속에 전술은 발전하고 벵거의 전술도 발전해왔다.
벵거는 전술에 있어서 상당히 현실적이라는 점은 그의 전술이 발전해온 것 뿐만 아니라 매 시즌 선수단 구성원에 맞춰진 전술을 내놓는 다는 점이다. 아스날은 애쉬버튼 그로브 프로젝트를 건너오는 시간동안 매 시즌 핵심선수들이 이탈하였다. 팀의 주축은 매 시즌 바뀌었고 벵거는 이에 적절히 대응하여 새로운 전술을 내놓곤 했다. 그간 포메이션의 변화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으로서 가장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전술을 짜고 선수단의 역량을 극대화 하는 것이었다. 아데바요르, 세스크 파브레가스, 나스리, 반페르시등은 자신에게 맞춰진 전술을 통해 이름값을 높일 수 있었다.
플랜B의 부재
벵거가 전술적으로 유동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으로 손꼽히는 것은 플랜B의 부족이다. 벵거는 매 시즌 선수단에 맞춘 플랜A로 시즌을 운영하지, 적절한 상황에 맞춘 다른 전술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이러한 지적은 아스날이 수비적인 팀을 상대로 만족스럽게 못한 경기력을 보여줬을 때 많이 나타난다. 그렇지만 벵거에게도 변명의 거리는 있어보인다. 벵거는 플랜A만 가지고도 2000년을 전후하여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한 경험이 있는 자이다. 매우 통제된 방식의 전술 2가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유동적이고 창의적인 전술 1가지를 사용한다. 때문에 같은 전술일지라도 스타팅 라인업에 따라 경기 양상은 달라진다. 그러므로 벵거 입장에서는 스타팅 라인업에 변화를 주는 것이 또 다른 플랜이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강팀과의 경기에서 수비적인 전술 운용을 원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아스날은 버스 2대를 세우는 팀이 아니다. 그것은 '축구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벵거의 철학에 어긋난다. (이번 시즌들어 이기는 상황에서 지키는 축구가 많아진 아스날이지만 경기 전체를 수비적으로 임한 경기는 없다.) 그러기에 벵거에게 플랜B로 경기 내내 수비적인 축구를 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것에 불만이 있다면 '축구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벵거를 욕할 수 있다. 이 철학에 대해서 만큼은 매우 고집이 센 양반이니 말이다.
그리고 벵거는 2000년대 후반들어서 플랜A를 계속하여 수정하여야 했다. 매 시즌 핵심선수들이 이탈하는 과정속에 전술이 완성되면 다시 수정해야 하는 사태가 매년 일어났다. 그리하여 매 시즌 새로운 플랜A를 만들어야 했고, 플랜A가 완성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그렇게 완성된 플랜A를 통해 아스날은 시즌 막판에 완성된 조직력으로 승점을 올릴 수 있었고, 플랜B는 사치에 가까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필자는 플랜B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감독을 잘 보지 못하였다. 3백과 4백을 넘나드는 전술운영을 한 팀은 제대로 성공한 적이 없다. 최근 사례로는 만치니의 맨시티와 로저스의 리버풀, 최용수의 fc서울이 그러하다. 그들은 모두 3백을 시도하였지만 성공한 전술은 아니었다. 그리고 플랜B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감독으로 무리뉴와 퍼거슨이 꼽힌다. 퍼거슨은 강팀과의 경기와 약팀과의 경기에 내보내는 스타팅 라인업이 다르다. 하지만 전술은 크게 다르지 않다. 벵거가 강팀과의 경기에 수비적인 선수를 내보내지 않는 것을 두고 플랜B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라면 플랜B가 없다고 할게 아니라 수비적인 미드필더를 팀에 추가하라고 하는 것이 맞다.
무리뉴 역시 퍼거슨과 비슷하게 상대 전술에 맞춘 스타팅 라인업을 내보낸다. 하지만 이러한 면모를 두고 빅클럽 재임 시기 무리뉴가 매 경기 다른 전술로 임했다고 보긴 어렵다. 무리뉴가 포르투갈의 클럽을 맡을 시기에 다양한 전술을 훈련시킨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첼시- 인테르-레알 마드리드-첼시를 거치면서 한 시즌을 운용하는 전술을 1개 이상 둔 것은 보기 힘들었다. 이번 시즌 첼시가 4-2-3-1-에서 4-3-3으로 바뀐 것을 두고 플랜B라 보기는 어렵다. 무리뉴는 4-2-3-1로는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것 같아서 시즌 초반 사용하던 이 전술을 말 그대로 '버렸다'.
우리팀의 플랜A는 월콧이다.
아스날의 플랜 A는 월콧이다. 월콧이 하나의 전술이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월콧이 스타팅 라인업에 들어갈 때와 로시츠키, 윌셔, 카솔라와 같이 중앙지향적인 선수가 스타팅 라인업에 들어갈 때는 전술이 다르다. 12/13시즌 월콧은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하면서 자신이 왜 전술의 중심인지 보여주었다. 하지만 13/14시즌 불행하게도 월콧은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나오지 못하였다. 이러한 면이 상대방이 아스날을 상대하기 편하게 해주었다.
위 그림에 검은 동그라미로 쳐진 구역은 전문적인 용어로 channel(채널)이라 부른다. 채널은 통로를 뜻하며 상대팀 중앙 수비수와 풀백 사이의 공간을 의미한다. 전술적으로 최근에 각광받는 구역이며 라파엘 베니테즈는 채널을 통한 cut-back의 득점 확률이 가장 높다며 감독 전술회의에서 채널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일명 라인 브레이킹이라는 침투를 통한 공격 전개는 모두 채널 공간을 통해 일어난다. 상대팀 수비수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다가 순간적으로 패스 타이밍에 맞추어 채널 공간으로 침투하는 것이 라인 브레이커의 의무이고, 월콧은 이러한 역할을 세계에서 가장 잘한다. (는 뻥) 채널이 전술적으로 의미있는 이유는 마크 맨에게 혼동을 주기 때문이다. 상대팀 중앙 수비수와 풀백은 지역마크를 한다. 하지만 채널 공간은 지역 마크상 둘의 구역이 겹치는 공간이다. 이는 둘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어느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는 구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서로간의 대화와 발 맞춰온 호흡을 통해 이를 해결하지만 월콧과 같은 선수가 들이닥칠 땐 당황 할 수 밖에 없다.
아스날에서 현재 가장 채널 공간을 잘 이용하는 선수는 월콧이다. 그 다음으로.. 없다. 포돌스키는 채널 공간으로 침투하길 즐겨하는 선수가 아니다. 그는 공간에 주는 패스보다 발에 맞춰 주는 패스를 원하며, 대게는 수비수와 거리를 둔 채 슈팅하기를 즐겨한다. 채임벌린은 중앙 미드필더 출신답게 채널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약간 떨어진다. 그래도 기본적인 드리블 실력과 속력이 있으니 잘 훈련시키면 대성할 가능성이 보인다. 카솔라와 윌셔, 로시츠키, 외질과 같은 선수들은 채널 공간을 향해 침투하기 보다는 침투하는 선수에 맞춰 패스를 주는 타입이며 바이탈 존(Vital Zone)의 활용에 능한 선수들이다.
월콧이 아스날의 플랜A라고 하는 것은 그가 대단해서라기 보다는 채널 공간의 활용이 아스날의 플랜A이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 가장 필요한 선수 영입은 어쩌면 채널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월콧의 대체자일지도 모른다.
다음으로 설명할 구역은 바이탈 존(Vital Zone)이다. 바이탈 존은 채널만큼 널리 쓰이는 용어가 아니다. 전술가마다 다른 이름으로 쓰기도 한다. 이 구역을 활용하는 것이 아스날의 플랜 B라고 할 수 있다. 바이탈 존은 상대 중앙수비수와 상대 중앙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을 뜻하며, 여기서도 전술적인 의미가 있다. 상대 중앙 수비수와 중앙 미드필더 역시 지역을 분담하여 수비한다. 하지만 이 공간으로 침투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중앙 수비수가 책임을 지고 튀어 나올지, 혹은 중앙 미드필더가 책임을 지고 수비할지가 모호한 구역이다. 쉽게 말하면 마크 맨의 선정에 혼선이 생긴다. (여전히 설명은 쉽지 않다-_-) 바이탈 존을 활용하기 위해서 아스날은 다음과 같은 공격 작업을 한다.
1.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마크를 푼다.
2. 선수들이 짧은 패스를 빠르게 주고 받으면서 빈공간을 만든다.
3. 그렇게 생긴 빈공간으로 추가적인 미드필더가 침투하여 득점을 올린다.
이렇게 설명해 놓으니 갑자기 램지가 왜 이번 시즌 많은 득점을 올렸는지가 이해된다. (나만 그런가?) 3번에서 말하는 추가적인 미드필더는 3선에 있는 선수를 말하며 우리 팀에서 램지와 윌셔, 간혹 채임벌린이 이 역할을 맡는다. 벵거가 공격적인 재능이 좋은 윌셔와 채임벌린을 3선에 놓고자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로시츠키와 카솔라와 같이 중앙지향적인 선수가 윙포워드에 서게되면 아스날은 주로 바이탈 존을 이용하여 공격작업을 펼친다. 역시 스트라이커의 움직임은 중요한데,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마크를 풀어야 할 뿐만 아니라 짧은 패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주고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 게다가 추가적으로 빈공간으로 같은 동료가 침투하기 좋게 상대 수비수와 경합할 줄 아는 능력도 필요하다. 지금 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는 아스날에서 지루가 유일하다. 그러기에 벵거는 지루가 부진할 때에도 그를 선발로 내보낼 수 밖에 없었다. 월콧이 있었다면 지루 대신 다른 선수가 스트라이커 포지션에 들어와도 무방하다. (우리는 제르비뉴가 이 역할을 소화하는 것도 보지 않았는가?) 하지만 월콧이 없는 상황에서 지루는 전술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의 전술에 이르기 까지 ..
(누군가가 발로 그린 그림이다.. 못난 그림판 실력 이해해주시길..) 위 그림은 아스날이 2000년을 전후하여 사용하던 전술을 간략히 표현한 그림(??)이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이와 같다.
1. 5번 선수가 공을 받게 되면 4번과 6번 선수는 삼각형을 만들며 전진한다.
2. 5번 선수는 4번 혹은 6번 선수에게 공을 전달한다.
3. 그 후 5번과 7번 선수는 다시 삼각형을 그리기 위해 전진한다. 이렇게 미드필더들이 전진한 공간을 메우기 위해 수비라인을 높게 올린다.
아스날의 축구는 삼각형 구도의 공격전개방식과 높은 수비라인에 있었다. 미드필더들은 4명의 선수가 나란히 서서 수비하다가 공격시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전개하며 올라갔다. 실제 축구에서 구현되는 것은 이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 스트라이커의 활용방식에 따라서도 달라지기도 하고, 풀백을 어느정도 전진시킬 것이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아스날은 풀백을 공격적으로 사용하는 팀이다.)
이러한 전술은 화려한 공격을 선보이며 매우 위협적인 공격 전개를 선보였다. 하지만 단점이 존재했고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의 전술까지 오게 되었다. 다음과 같은 점이 당시 벵거볼의 단점으로 손꼽혔다.
1. 미드필더들이 삼각형을 이루며 빠르게 전진하는 것은 공을 빼았겼을 때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다. 특히나 측면이 아닌 중앙에서 공을 빼앗기게 되면 수비 포지션을 갖추기 전에 상대는 공격 기회를 얻게된다. 벵거는 이러한 단점이 있는 것을 알고 측면 위주의 공격 전개를 선택하고 미드필더 구역에서 공을 잘 빼앗기지 않는 선수들로 미드필더 진을 구성했다. 특히나 다른 팀들과는 다르게 중앙 미드필더는 탁월한 기술적 능력과 뛰어난 패싱 능력이 요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 전개 과정에 공을 빼앗기는 일은 일어나고 특히나 상대 중앙 미드필더 2명이 모두 수비에 일가견이 있을 때 자주 발생했다. 앞으로 전진해 나가던 선수들은 공을 빼앗길 때마다 전력 질주를 하며 수비 포지션을 다시 잡아야 했고 이는 선수들을 후반에 지치게 만들었다.
2. 미드필더들이 비운 공간을 매우기 위해 수비라인을 높여야 했다. 높은 수비라인은 점유를 높여주고 수비수들이 미드필더 구역까지 커버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킥 앤 러쉬로 대변되는 잉글랜드 식 축구에는 그리 좋지 못하다. 상대 선수들은 단지 뻥 차기만 했을 뿐인데 우리팀 수비라인은 개뛰듯이 뛰며 돌아가야만 했다. 특히나 빠른 공격수와 함께 탁월한 윙이 있는 팀을 상대로는 항상 불안한 장면을 노출했다. 수비수들은 자리를 잡을 시간도 없이 상대 공격수를 따라가야만 했고, 이는 곧 치명적인 실점위기로 이어졌다.
3. 마음먹고 수비만 하는 상대팀을 뚫기 어려웠다. 아스날의 공격 전개를 주로 상대팀 수비수들이 전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 효과적이었다. 포스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는 기존 아스날의 전술에 잘 맞지 않았다. 은완코 카누와 아데바요르와 같이 뛰어난 신체조건과 기술력을 겸비한 선수는 드물었다. (벤트너가 피지컬 좋다고 윙포를 볼 정도였으니..)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아스날의 전술은 다음과 같이 변하였다.
1. 미드필더들은 제한된 구역에서만 삼각형을 이루며 빠르고 짧은 패스를 주고 받는다. 주로 상대에게 직접적인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바이탈 존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볼 배급과 수비 커버에 치중하는 딮-라잉 미드필더를 두면서 공격 전개과정에서 볼을 잃더라도 치명적인 위기로 이어지지 않게 하였다.
2. 딮 라잉 미드필더가 있기에 수비수들은 높은 위치까지 라인을 올리지 않는다. 수비를 할 시에 낮은 위치에서 각을 좁히며 수비하니 실점율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슈체스니가 골든 글러브 탈 정도..)
3. 마음먹고 수비만 하는 팀들을 뚫기 위해 포스트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선수와 그에 맞는 전술을 활용한다. 바이탈 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상대 팀 선수들은 미드필더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차단하지 않는 한, 단순히 내려앉기만 한다고 아스날은 막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때때로 2명의 장신 선수를 투입하여 대놓고 포스트 플레이를 활용하는 단순한 전술을 선보이기도 한다. (그중 한명은 흐느적 거리고 다른 한명은 로보캅처럼 뻣뻣하다는 게 함정..ㅎ)
위와 같이 아스날의 전술은 그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 진화하고 있다. 현재의 전술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으로는 낮은 수비라인으로 인해 수비라인과 공격라인의 간격이 매우 넓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넓은 간격을 메우며 공을 운반해야 하는 책임은 램지와 윌셔, 채임벌린과 같이 3선에 위치하는 미드필더이다. 딮 라잉 미드필더는 위험한 상황을 대비해 전진을 하지 않기에 온전히 램지에게 그 책임이 가중되고 있다. 램지와 윌셔, 채임벌린이 모두 부상을 당할 시에는 경기력이 답답해 지는 이유이다. 외질과 카솔라, 로시츠키와 같이 2선에 위치하는 미드필더들이 수시로 내려와서 책임을 나눠지기는 하지만 잘 풀리지 않는 날에는 공 운반 자체가 안되는 문제가 있다.
이와같이 기존 전술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전술은 나오고, 새로운 전술에도 문제점은 생긴다. 아르센 벵거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매 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것이 그가 전술적으로 현실적인 태도를 지닌다는 근거이다. 그는 고착화된 전술을 보이지 않으며 끊임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록 문제점이 드러날 지라도 그것을 해결하겠다는 태도가 중요하다. 어느 전술에든지 문제점은 존재하니 말이다.
Part 4. 선수단 관리
벵거는 선수단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유명하다. 선수들에게 '프로'다운 태도로 자기 자신을 관리하도록 하는 것은 벵거에 의해 다시 정의되었다. 선수들은 자신의 식습관과 생활 패턴을 경기에 맞게 체계적으로 관리하여야 했다. 벵거는 선수단에게 어떤 영양소를 섭취해야하는지, 경기 전에는 무엇을 먹어야 하고 무엇을 먹으면 안되는지, 경기 후에는 피로를 빠른 시간에 풀기위해 왜 캐찹과 같은 것을 먹으면 안되는 지 이해시켰고 선수단은 그것을 따랐다. 자신의 선수 생명이 연장될 뿐만 아니라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방법에 선수들도 이의 없이 따랐다. 이렇게 식습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한 것은 유명하다.
벵거는 식습관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정신 상태까지도 면밀하게 관리한다. 선수들은 2년에 한번 씩 건강한 정신 상태를 가지고 있는지 전문가에게 검사받게 되며, 건강한 정신 상태를 갖지 못한 자는 기회를 잃곤 한다. 벵거는 선수들이 스스로 탐구하기를 원한다. 경기장에서는 모든 일이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선수들이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장 안에 있는 선수들에게 일일이 지시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이다. 선수들은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하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벵거는 무엇이 문제점인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만 알려줄 뿐이다. 이러한 지도방식을 가진 벵거는 엄격한 지도방식을 가진 다른 감독들에 비해 선수단과 불화가 적은 편이다. (사실 아에 불화가 없다.)
벵거는 훈련 체계에서도 혁신을 가져왔었다. 과학적인 훈련방식을 도입하여 짧은 시간에 효과적인 훈련을 하도록 프로그램을 짯으며, 괜한 체력의 낭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또한 통계에 기반한 측정을 통하여 감에 의존하는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 선수들은 자신의 통계 기록을 면밀히 관찰하며 감독이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도록 노력한다. 이러한 방식은 선수들이 스스로를 더욱 프로답게 관리하도록 도와주며 감독과 코치들도 정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벵거의 선수단 관리 중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부상관리일 것이다. 벵거도 이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고, 개선하려고 노력중이다. 아스날의 부상 관리 센터는 매년 진보해오고 있다. 장기부상자를 전문으로 다루는 센터를 짓기도 하고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건물을 최첨단으로 바꾸기도 하였다. 과학적인 접근방법을 통해서 무엇이 부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한 조사도 꾸준히 이루어 지고 있다. 팬들은 벵거가 로테이션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의 부상이 잦다고 하는데, 일견 맞는 말일 수도 있다. 벵거는 팬들의 목소리를 듣고 부상을 줄이기 위한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아야 한다. 아스날 선수들의 부상을 관리하는 물리치료사의 말에 의하면 부상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요인으로는 크게 3가지가 나왔다고 한다. (2년전의 기사이고 현재 면밀히 재조사하는 중이다.)
1. 경기와 경기 사이의 간격이 2일일 때 부상의 확률은 급격히 높아진다. 선수들은 회복하기 위해서 3일이 필요하다. 그만큼 2일을 쉬고 경기를 뛸 때는 부상의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이는 기본적으로는 일정을 담당하는 협회에서 신경써야할 부분이다. 하지만 많은 대회를 치루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이러한 일정이 나올 때가 있다. (이번 시즌에도 에버튼- 나폴리- 맨시티 연전은 2일 간격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2. 개리 르윈 효과: 개리 르윈이 아스날을 떠난 이후로 아스날 선수들의 부상 빈도는 급격히 증가했다. 뛰어난 의료진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웨스트햄의 의료 팀장을 영입하는 등 계속해서 뛰어난 의료진을 영입하고는 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한다.
3. 태클 당하는 횟수와 부상빈도는 비례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일 수 있지만 태클을 많이 당하는 팀일 수록 부상빈도가 높다. 그리고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태클을 많이 당하는 팀이다. 전술상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4. 참고로, 점유율과 부상빈도는 무관하다. 점유율이 높아서 부상이 높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점유율과 부상빈도의 관계는 없다고 결론이 나왔다.
위와 같이 우리는 벵거의 팀 운영 방식, 전술적 발전, 선수단 관리를 망라하며 벵거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으며 어떻게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지 알아보았다. 벵거는 감독이 해야할 일을 정확하게 하고 있으며, 많은 오해들이 있지만 선수단의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하여 앞으로 '벵거가 구단주를 위해서 돈을 버는데 힘을 쓴다.. 어린 선수들을 선호한다.. 우승에는 마음이 없다..시장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다..' 와 같은 오해가 풀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벵거가 사실은 상당히 현실주의적이라는 점'은 아스날의 미래를 밝게해준다. 그는 어떠한 굴레에도 얽매이지 않으며, 현실에 가해진 여러 제약 조건들과 상황들을 잘 이해하고 있고 이러한 제약 조건들을 오히려 기회로 만드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지금껏 벵거를 분석하는 글에 시도되지 않았던 방식이고 외국 칼럼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벵거를 바라본 글을 없었지만, 필자는 이렇게 벵거를 바라보는 것이 정확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으로 벵거에 대한 글을 마친다.
Written by. 꼬꼬마총잡이들
첫댓글 좋은글감사합니다. 추천누르고가요ㅎㅎ
다음번글도기대하겠습니다
오랜만에 꼬꼬마님의 달필을 만나 행복하네요 ~ㅋㅋ
매번 심중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풀어써주셔서 시원하기 그지없습니다.
헌데 한가지 스타팅라인업에 변화를 주는것이 플랜B에 해당한다는 점은 공감하기가 어렵네요 ㅜㅠ
라인업은 부상등의 이유로 원치않아도 바뀐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효과를 갖는 전술이 적용되려면
전술은 라인업에 의존적이면 안될것같습니다.
더불어 로테이션에 매우 소극적인 부분도 문제점인데 이또한 전술에 선수들이 맞춰져야하는이유가 될것같네요.
정형적인 전술이 존재한다면 로테이션 가동하더라도 전술의 변화를 최소화할수 있을것같습니다.
@클애딧 한편, 현재 전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라인과 2선의 간격이 멀어짐에 따른 볼운반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싸움에 소극적이고 밀집된 중원에서 볼배급능력이 좋지않은 외질 대신
카솔라가 내려와 아르테타와 램지의 부담을 덜어내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만,
체격적한계와 측면역할도 동시에 갖는 카솔라의 중앙지원은 해결책이 아닌것같습니다.
점유율 축구를 하고, 넓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앙에 힘이 실려야함은 이견이 없는데,
현재 전술은 중앙을 점유하지못해 소위, 바이탈 존까지 진입하기위해 측면을 꼭 거쳐야하고
이를 저지하는 입장에서는 압박점이 좁아져 대비가 쉬워집니다.
@클애딧 따라서 외질은 프리롤을 맡아 좌우중앙 제한을 두지않되,
공미에는 중앙을 좀더 점유할줄 아는 플레이어를 두어 중앙에 볼운반 채널을 강화하여야한다고봅니다.
압박강한 팀과 경기에서 볼운반이 막히면 지루가 하프까지 내려와 포스트플레이해주는 모습을 많이 볼수 있습니다만, 탑의 피니시 역할을 생각하면 이 역시 지속적인 포지셔닝은 될수없고
차라리 공미가 포스트플레이어 역할도 겸할수있다면 탑 위치에 포처타입의 선수를 위한 빈 자리도 확보할수 있다고 봅니다.
@클애딧 또 다른 한편, 부상과 관련해서는 패스타이밍이 문제인것 같습니다.
유럽 탑팀과 비교할때 항상 아쉬운게 한두번의 터치만 더 줄였으면 부상회피부터 압박까지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을텐데...
기본적인 것인만큼 금방 개선되기 어렵다고 생각되네요.
18일 fa컵 결승외에도 라리가 at:바르샤, 돌문:뮌헨 의 경기도 빠짐없이 봤는데 헐시티를 제외한 아스날의 움직임이 가장 투박해보였습니다.
잉글랜드에서는 최고로 쳐주는 기술적인 팀일지라도(과거 아스날 전성기 시절에는 더 정교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유럽전역을 놓고보면
솔직히 정상급과는 아직 차이가 있다는 것이 솔직한 감상입니다.
@클애딧 좋은 비평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부분들이 일일이 공감이 가는군요. 여전히 많이 부족해 보이는 현재 아스날이지만 기존 선수들의 발전과 몇몇 부분에서 훌륭한 선수가 영입된다면 경기력이 급격하게 올라올 수도 있어보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캬 잘읽었습니다
좋은글이네요. 오늘도 배워갑니다~~
진짜 흥미있게 쓰셨어요 ㅜ
완전 몰입해서 읽었네요 ㅋㅋ 잘봤습니다 ㅋ
아... 믿고보는 꼬꼬마총잡이들 님 글이네요... 블로그 퍼가야겠네요 ㅎㅎ
잘읽었습니다!
최곱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도 쿨애딧님 말씀처럼 아직은 선수들이 더 완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선에서 헤매다 볼 뺏겨서 역습당하는 모습은 정말 불안합니다 그래서 세스크가 와서 볼배급을 해주는게 꿈인데요 ㅠㅜ
잘 읽었습니다~ 너무 좋은 글이네요
믿고보는 꼬꼬마님글이네요 정말 좋은 글이고요 잘읽엇습니다 혹시나 저번처럼 이글이 퍼가도 되는지 물어보겟습니다 ㅎㅎ
네 퍼가셔도 됩니다
엄청난 글이네요. 혹시 한국말을 잘 하는 영국인 프리미어리그 칼럼리스트가 아니신지??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ㅎㅎ 영국인으로 살아보고 싶군요
와 진짜 이거 보고 속으로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본 어떤 축구 전문지의 분석보다 명쾌하고 훌륭한거같아요. 국내의 어떤 전문가보다도 아스날에 대해 훨씬 깊이있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보고 계신거같아요. 매번 감탄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역시 꼬꼬마님 내용도 흥미도 가득한 글이네요
궁금한건, 올시즌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한 이유중 하나인데, 최근들어 강팀과의 대결에서 승률이 낮은 현상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강팀을 못잡아내고는 우승하기가 힘들거같아서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스날이 강팀을 잡으려면 현재로선 도르트문트 원정때 승리한 방식이 가장 나을 것 같습니다. 박스 바깥에서의 슛은 허용하지만 박스안에서의 슛은 허용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상대팀 역습상황에서 숫적열세에 놓여선 안됩니다. 지금 수비진은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그 정도만 되면 무실점 조건이 충족됩니다. 득점은 외질-램지-월콧이 있다면 한골 정돈 넣겠죠.
우와.. 진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FA컵 결승이후 스완송이니 뭐니하면서 칼럼같지도 않은 단지 비판과 비난으로 밖에 안보였던 글 나부랭이를 네이버 메인으로 걸게 아니라 이 칼럼을 네이버 메인으로 해야.. ㅎ
이번시즌 공격전개가 단순한 패턴으로 이어진것은 물론 라인브레이커 월콧의 장기부상으로 인한 공백도 있었지만, 현재 우리팀엔 소위 크랙이라 불리는 드리블로써 수비진과 수비라인을 붕괴시키는 선수가 없습니다.(디아비가 그런 유형의 선수이긴한데..) 그러다보니 이번시즌 공격전개시에 침투와 돌파는 거의 보기가 힘들었죠. 그것이 외질의 장점을 극대화하지 못한 큰 이유이기도 하구요. 지루라는 타깃을 세워놓고 전방에서 수비진들과 싸워주고 미드필더들과 연계를 하는 패턴이 주 전술.. 하지만 그 미드필더들도 유형적으로 비슷한 선수들이 많으니(이상하게도 드리블을 치는 윌셔, 디아비, 챔보/ 라인브레이커 월콧이 부상으로 공백)
@Oz11 단순한 패턴이 자주 나왔구요.. 다음시즌 외질 중심 전술로 팀을 꾸릴텐데 드리블 돌파와 뒷공간 침투를 하는 선수 영입은 꼭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월콧이 다음시즌 전반기까지도 못나올걸 대비해서 영입을 해야죠.. 요즘 링크가 진하게 나는 벨라가 딱이긴 한데.. 아 수지야... ㅠㅠ
@Oz11 돌문의 로이스가 가장 이상적일듯 하지만 벨라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4m 유로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출력해서 읽는데 11페이지가 넘는군요~~ 100% 모두 공감하는건 아니지만. 새로운 생각들을 많이 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꼬꼬마총잡이님께선 세스크의 리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우리에게 필요한게 월콧의 대체자일지도 모른다고 하셨는데 세스크는 이와는 좀 거리가 있어보이거든요. 저도 세스크보단 수직적으로 저돌적인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요. 교수님 성향상 현 스쿼드 하에 세스크 추가하고 싶어하시지도 않을 거 같고요.
안녕하세요. 저는 세스크의 영입과 저돌적이고 빠른 선수의 영입은 별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세스크를 영입하면 월콧 유형의 선수를 영입하지 못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우리 구단 이제 돈 좀 있어요ㅎㅎ)
세스크는 위아래를 오가는 수직적 움직임에 특화된 선수입니다. 좌우움직임은 그닥...이죠. 한국국대로 보면 구자철선수와 비슷합니다. 그런 성향 덕에 중앙포지션이면 센터백빼고는 다 맡을 수 있습니다.
저는 세스크 리턴에 찬성하는 쪽입니다.( 올수만 있다면요) 지금 아르테타가 하는 역할을 120%이상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차하면 공미로도 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꼬꼬마총잡이들 아...그렇군요. 제가 뭔가 착각을 하고 있었나보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 글이 해외에 나갈 수 있다면 좋을 거 같아요. 이에 대한 해외, 특히 영국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도 궁금하네요.^^
@Ronaldo & Bale 과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