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군 곡성읍에 우뚝 솟아
곡성들판을 굽어보고 지리산과 무등산을 마주하는 동악산은
고을 사람들이 과거에 급제할때마다
산이 흔들리고 노랫가락이 들렸다 하고
원효대사가 도림사와 길상사를
세울떄 풍악소리가 온 산을 진동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동악산엔 흔히 산 이름에 들어가는
큰 산 악(岳)이 아닌,
즐거울 락(樂),
풍류 악(樂)자를 썼다고 한다.
우리나라 산,
소나무 없는 곳 없지만~
유독 소나무가 많은 동악산에도
"아~따 좋다" 라는 팻말도 소나무에
달아났다.
오늘은 소나무 이야기를 해보자.
몇년전 산림청이 한국 갤럽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나무를
물어본 결과 절반에 가까운 46%가
소나무라고 답했다.
뒤이어 2위를 차지한 은행나무는 8%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어디에서나 고개를 들어
산과 마주할때 가장먼저 눈에 띄는 나무가
소나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태어 나면서부터 소나무와의 인연은 시작 될 수 밖에 없다.
옛날에는 소나무로 지어진 집의 안방에서 아이가 태어났고, 소나무 장작으로 데워진 온돌에서 산모는 몸조리를 했다.
새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금줄에는
솔 가지가 끼워진다.
아이가 자라면서 뒷동산의 솔숲은 놀이터가 되고 땔감을 해오는 일 터가 되기도 한다.
명절이면 송홧가루로 만든 다식을 먹고, 양반가라면 십장생도가 그려진 병풍을 치고 꿈나라로 들어간다.
가구를 비롯한 여러 생활필수 품에도
소나무는 빠지지 않았다.
선비로 행세를 하려면 송연묵(松煙墨)으로
간 먹물을 붓에묻혀 일필휘지(一筆揮之)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한세상 살이가 끝나면 소나무로 만든 관속에 들어가 땅속에 묻 힌다.
그러고도 소나무와 인연은 끝나지 않는다.
도래솔로 주위를 둘러 치고는 다시 영겁의 시간을 소나무와 함께 한다.
소나무의 또다른 귀중한 쓰임세는 구황식물이다.
한 세기 전만해도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풀 뿌리를 대표하는 칡이며,
나무껍질의 대표는 소나무다.
배고품을 참을 수 없으며 소나무 속껍질,
즉 송기를 벗겨 먹었다.
그러나 섬유질만 있을뿐 실제로 영양분은
얼마 들어 있지 않다.
우리는 가난을 표현할때 흔히 "똥구멍이 찢어지게"라는 표현을 잘 쓴다.
이 말은 소나무 껍질을 먹고 소화를 잘
시키지 못하여 변비가 생기는 현상을 빗댄 말이다.
오늘날 소나무가 우리산에 가장 흔한
나무로 자리잡은 것은 강인한 생명력과 영리함이 있어서다.
햇볕만 풍족하면 척박한 땅과 건조함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
돌무더기나 바위틈에서도 자람을 이어가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다.
소나무의 영리함이란 종족번식의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소나무는 암꽃과 수꽃이 같은 나무에서
핀다.
남매끼리의 수정은 자손의 형질을 점점 나빠지게 한다는 사실을 소나무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선 암꽃은 위에,
수꽃은 아래나뭇가지에 피도록 설계 했다.
풍매화인 소나무 꽃가루가 바람에 날아가
위로 올라가는 일은 거의 없으니,
남매 수정이 안되도록 일차적인 안전 조치는
한 셈이다.
회오리 바람등 공기의 상하이동도 드물게 있다는 사실을 배려하여 암수꽃이 피는
시기를 약 일주 일 정도 차이를 두었다.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있다.
남매수정 불가라는 원칙만 고수하다
엄혹한 자연계에서 자칫 자손이 아예 생기지 못하는 불행이 생길까봐
5%전후는 수꽃이 위로 가고 암꽃이 아래로 내려와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이정도면 소나무가 영리하다고 해도 이의를 달기 어려울것 같다.
동악산 ~
오늘은 힘에 부친다.
왜, 이 노래가 생각날까?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
1970년대에 굵은 음색으로 가슴을 후벼
파던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의
이 대목을 듣노라면
정말 육신을 짓눌러오는 고달픈
삶의 무게가 온 몸으로 느껴진다.
"삶의 무게!"
힘들때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과 ~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첫댓글 누리장님
산행에 대한지식과
멋진사진들 감사합니다
함께여서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산행을 하다보면 제일 많이 보는 나무가 소나무이지요.
언제나 항상 보는듯해서
그저 무심코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는 나무들...
사진을 보며
설명도 읽어보니...
더 따뜻한 느낌입니다.
산행후 정겨운 산님들과
마시는 술한잔도 우리네 사는 낭만이지요~~ㅎ
즐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