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산성 길에 깃든 설화들
② 선이와 백룡 총각의 슬픈 사랑 이야기
것대산 봉수대에는 이인좌의 난과 관련된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이인좌의 난은 1728년(조선 영조 4년) 소론 강경파와 남인 일부가 경종의 죽음에 영조와 노론이 관계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일으킨 반란으로, 청주읍성과 상당산성이 주된 배경이 됩니다. 괴산 송면 출신 이인좌의 반군은 한양으로 진격하다 죽산 인근에서 병조판서 오명항의 관군에 의하여 진압됩니다.
이인좌가 군사를 일으킬 무렵 것대산 봉수대의 봉수지기는 목씨 성의 노인이었는데, 목 노인은 선이라는 외동딸을 데리고 봉화대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선이는 자라면서 동네 청년인 백룡 총각과 정혼을 한 사이였으나 홀로 남을 아버지를 생각하며 이리저리 날을 미루고 지냈습니다. 백룡 총각은 하루라도 빨리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마음에 수시로 들락거리며 목 노인의 일을 거들어주고 있던 터였습니다.
이인좌의 군사는 상당산성을 점령하고 봉화를 올리지 못하도록 병사들을 먼저 것대산 봉수대로 보냈습니다. 반군의 병사들은 곧바로 봉수지기인 목 노인의 집을 습격하여 목 노인을 죽였습니다. 한편 선이는 청주장에 나간 백룡 총각을 기다리기 위해 고갯마루에 나가 있었는데, 병사들이 집으로 가는 것을 수상히 여겨 지켜보다가 목 노인을 해치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놀란 선이는 곧바로 봉수대로 달려가 불을 지펴 연기를 피워 올렸습니다. 그러자 반군의 병사들은 다시 봉수대로 쫓아 올라가 선이마저 죽였습니다. 이때 장에서 돌아오다 봉수대에 연기가 오르는 것을 보고 달려온 백룡 총각은 선이의 죽음을 목격하고, 반군의 병사들에게 달려가 격투 끝에 해치우고 봉수대에 불을 지펴 청주에 반란이 일어난 것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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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