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答田父 농부가 묻고 삼봉이 답하다</p><p>鄭道傳(고려의 시인)</p><p> </p><p>寓舍卑側隘陋(우사비측애루) 집이 낮고 기울어져 비좁고 더러운 집이라서</p><p> </p><p>心志鬱陶(심지울도) 심지가 울적하고 답답하였다</p><p> </p><p>一日出遊於野(일일출유어야) 어느 날 들녘에 나가 어슬렁거리다</p><p> </p><p>見一田父(견일전부) 한 농부를 바라보니</p><p> </p><p>厖眉皓首(방미호수) 눈썹이 두텁고 머리는 백발이다</p><p> </p><p>泥塗霑背(니도점배) 등에는 진흙이 젖어 있다</p><p> </p><p> </p><p> </p><p>手鋤而耘(수서이운) 손에 호미를 들고 김을 맨다</p><p> </p><p>予立其側曰(여립기측왈) 난 그 곁에 서서 이르길</p><p> </p><p>父勞矣(부노의) 어르신 애쓰시네요 하니</p><p> </p><p>田父久而後視之(전부구이후시지) 농부는 한참을 뚫어지게 바라본 후에</p><p> </p><p>置鋤田中(치서전중) 호미를 밭 가운데 던지고</p><p> </p><p>行原以上(행원이상) 언덕 위로 걸어와서</p><p> </p><p>兩手據膝而坐(양수거슬이좌) 두 손을 무릎에 의지해 앉더니</p><p> </p><p>頤予而進之(이여이진지) 턱으로 나를 오라고 한다</p><p> </p><p> </p><p> </p><p>予以其老也(여이기노야) 난 그가 노인장이므로</p><p> </p><p>趨進拱立(추진공립) 달려가서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p><p> </p><p>田父問曰(전부문왈) 농부는 물어보길</p><p> </p><p>子何如人也(자하여인야) 그대는 어떤 사람이더냐?</p><p> </p><p>子之服雖敝(자지복수폐) 그대의 복색이 비록 황폐하다하나</p><p> </p><p>長裾博袖(장거박수) 기다란 옷자락과 소매가 넓으며</p><p> </p><p>行止徐徐(행지서서) 행동거지가 느릿하니</p><p> </p><p>其儒者歟(기유자여) 그대는 선비인가?</p><p> </p><p> </p><p> </p><p>手足不胼胝(수족부변지) 손과 발에는 굳은 살이 없고</p><p> </p><p>豐頰皤腹(풍협파복) 뺨이 두툼하고 배는 볼록하구나</p><p> </p><p>其朝士歟(기조사여) 그러므로 조정의 벼슬아치로구나</p><p> </p><p> </p><p> </p><p>何故至於斯(하고지어사) 무슨 연고로 이 곳에 왔는가?</p><p> </p><p>吾老人((오노인) 나는 늙은이라서</p><p> </p><p>生於此老於此(생어차노어차) 이 곳에 태어나 여기에서 늙었다네</p><p> </p><p>荒絶之野(황절지야) 거칠기 짝이없는 들녘의</p><p> </p><p>窮僻瘴癘之鄕(궁벽장려지향) 풍토병 있는 궁벽한 촌구석에서</p><p> </p><p>魑魅之與處(리매지여처) 도깨비와 더불어 거처하며</p><p> </p><p>魚鰕之與居(어하지여거) 물고기나 새우와 함께 살아간다네</p><p> </p><p> </p><p> </p><p>朝士非得罪放逐者不至(조사비득죄방축자부지) 조정의 선비가 죄를 지어 쫓겨나지 않으면 못 오는데</p><p> </p><p>子其負罪者歟(자기부죄자여) 자네도 죄를 지었기에 왔는가?</p><p> </p><p>曰然(왈연) 그렇습니다 하니</p><p> </p><p>曰何罪也(왈하죄야) 무슨 죄를 지었냐고 묻는다</p><p> </p><p> </p><p> </p><p>豈以口腹之奉(개이구복지봉) 어찌하여 입과 배를 채우고</p><p> </p><p>妻子之養(처자지양) 처자식을 먹여 살리려고</p><p> </p><p>車馬宮室之故(차마궁실지고) 차나 말 그리고 궁궐의 일이건만</p><p> </p><p>不顧不義(부고부의) 옳지 않은 것을 돌아보지 않고서</p><p> </p><p>貪欲無厭以得罪歟(탐욕무염이득죄여) 부끄럼 없이 탐욕을 부리다가 죄를 지었나?</p><p> </p><p> </p><p> </p><p>抑銳意仕進(억예의사진) 그렇지 않으면 벼슬을 하고자 하나</p><p> </p><p>無由自致(무유자치) 스스로는 할 능력이 아니 되니</p><p> </p><p>近權附勢(근권부세) 권문세가에 가까이 빌붙어서</p><p> </p><p>奔走於車塵馬足之間(분주어차진마족지간) 흙 먼지나는 말과 수레를 분주히 오가며</p><p> </p><p>仰哺於殘杯冷炙之餘(앙포어잔배냉자지여) 우러러 보며 먹다 남은 술이나 안주를 얻어 먹으려</p><p> </p><p>聳肩謟笑(용견첨소) 어깨를 들먹이며 아양을 떨고</p><p> </p><p>苟容取悅(구용취열) 즐거움을 얻으려 구차한 얼굴로</p><p> </p><p>一資或得(일자혹득) 혹여 한 자리를 얻으니</p><p> </p><p>衆皆含怒(중개함노) 여러 사람이 모두 분개하여</p><p> </p><p>一朝勢去(일조세거) 하루 아침에 위세가 가버려</p><p> </p><p>竟以此得罪歟(경이차득죄여) 마침내 이렇게 죄를 지었나?</p><p> </p><p>曰否(왈부) 그렇지 않습니다 고 말하니</p><p> </p><p>然則豈端言正色(연칙개단언정색) 그런 즉 정색하며 단정하게 말하길</p><p> </p><p>外示謙一本作廉(외시겸일본작염) 겉으로 겸손하고 본시 청령한 척 하며</p><p> </p><p>退盜竊虛名(퇴도절허명) 돌아서선 헛 된 이름만 도적질 하다</p><p> </p><p> </p><p> </p><p>昏夜奔走(혼야분주) 어둔 밤에 분주히 싸다니고</p><p> </p><p>作飛鳥依人之態(작비조의인지태) 나는 새가 사람에 의지하는 모양을 흉내 내어</p><p> </p><p>乞哀求憐(걸애구련) 애걸하고 불쌍함을 구해</p><p> </p><p>曲邀橫結(곡요횡결) 굽신거려 맞이하고 가로로 결탁하여</p><p> </p><p>釣取祿位(조취록위) 벼슬자리를 낚시질 해서</p><p> </p><p>或有官守(혹유관수) 어쩌다 관리를 하며</p><p> </p><p>或居言責(혹거언책) 혹여 언관의 직책을 맡아</p><p> </p><p>徒食其祿(도식기록) 그 녹을 무위도식하며</p><p> </p><p>不思其職(부사기직) 그 직함은 생각지 못하고</p><p> </p><p>視國家之安危(시국가지안위) 나라의 안위를 살펴보며</p><p> </p><p>生民之休戚(생민지휴척) 백성을 살리거나 인척을 돌보지 않고</p><p> </p><p>時政之得失(시정지득실) 정치할 때 얻고 잃음을 따져</p><p> </p><p>風俗之美惡(풍속지미악) 풍속의 좋고 나쁨으로써</p><p> </p><p>漠然不以爲意(막연부이위의) 막연하게 뜻을 두지 않아</p><p> </p><p>如秦人視越人之肥瘠(여진인시월인지비척) 진나라 사람이 월나라 사람 살찌든지 수척하던지 간과하고</p><p> </p><p>以全軀保妻子之計(이전구보처자지계) 제 처자식만 보전하는 꾀를 써서</p><p> </p><p>偸延歲月(투연세월) 세월만 훔쳐 때우다가</p><p> </p><p>如見忠義之士不顧身慮(여견충의지사부고신려) 이른 바 충의지사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p><p> </p><p>以赴公家之急(이부공가지급) 나라의 화급함으로 나아갈 때</p><p> </p><p>守職敢言直道取禍(수직감언직도취화) 직분을 지켜 바른 말하다 화를 당하면</p><p> </p><p>則內忌其名(칙내기기명) 안으로는 그 이름을 싫어하고</p><p> </p><p>外幸其敗(외행기패) 밖으로 화 당함을 다행으로 여겨</p><p> </p><p>誹謗侮笑(비방모소) 비방하여 모욕하고 비웃으며</p><p> </p><p>自以爲得計(자이위득계) 스스로 계책을 얻은 양 하다</p><p> </p><p>然公論諠騰(연공론훤등) 그런 즉 공론이 비등하고</p><p> </p><p>天道顯明(천도현명) 하늘의 도가 밝혀져서</p><p> </p><p>詐窮罪覺以至此乎(사궁죄각이지차호) 간사한 죄명이 밝혀져 이 지경에 이른 것인가?</p><p> </p><p>曰否(왈부) 대답하기를 아니올시다 하니</p><p> </p><p>然則豈爲將爲帥(연칙개위장위수) 그렇다면 어쩌다 우두머리를 하게 되어</p><p> </p><p>廣樹黨與(광수당여) 널리 패거리를 만들어</p><p> </p><p>前驅後擁(전구후옹) 앞에서 몰고 뒤로는 옹위하며</p><p> </p><p>在平居無事之時(재평거무사지시) 평온하여 일 없는 시절에는</p><p> </p><p>大言恐唱(대언공창) 큰 소리로 공갈을 치고</p><p>希望寵錫(희망총석) 왕의 총애를 받으려 하고</p><p> </p><p>官祿爵賞(관록작상) 관록과 작위를 받아</p><p> </p><p> </p><p> </p><p>惟意所恣(유의소자) 오직 자만심으로</p><p> </p><p>志滿氣盛(지만기성) 뜻이 넘치고 기세가 성하여</p><p> </p><p>輕侮朝士(경모조사) 조정의 선비를 능멸하다</p><p> </p><p>及至見敵(급지견적) 적을 만난 지경에 이르면</p><p> </p><p>虎皮雖蔚(호피수울) 호랑이 가죽처럼 비록 그럴 듯 하나</p><p> </p><p>羊質易慄(양질역율) 본래 양이라 쉽사리 겁을 먹어</p><p> </p><p>不待交兵(부대교병) 서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p><p> </p><p>望風先走(망풍선주) 바람만 보아도 먼저 달아나</p><p> </p><p>棄生靈於鋒刃(기생령어봉인) 백성의 생령을 적의 칼날에 버려</p><p> </p><p>誤國家之大事(오국가지대사) 국가의 대사를 그릇치게 했는가?</p><p> </p><p>否則豈爲卿爲相(부칙개위경위상) 아니면 나라의 재상이 되어</p><p> </p><p>狼愎自用(낭퍅자용) 제 마음대로 이리처럼 고집을 부려</p><p> </p><p>不恤人言(부휼인언) 사람의 말은 듣지 않고</p><p> </p><p>佞己者悅之(녕기자열지) 아부하는 놈만 즐거워하고</p><p> </p><p>附己者進之(부기자진지) 알랑거리면 승진시켜주고</p><p> </p><p>直士抗言則怒(직사항언칙노) 곧은 선비가 말하면 격노하며</p><p> </p><p>正士守道則排(정사수도칙배) 바른 선비가 도를 지키면 배척하고</p><p> </p><p>竊君上之爵祿爲己私惠(절군상지작록위기사혜) 나랏님의 작록을 훔쳐 사사로이 은혜를 베풀어</p><p> </p><p>弄國家之刑典爲己私用(농국가지형전위기사용) 국가의 형벌권을 농단하여 사적으로 쓰다</p><p> </p><p>惡稔而禍至(악임이화지) 악행이 쌓이어 화가 닥쳐서</p><p> </p><p>坐此得罪歟(좌차득죄여) 이처럼 죄를 지었는가? 하니</p><p> </p><p>曰否(왈부) 그도 아닙니다 라고 답하였더니</p><p> </p><p>然則吾子之罪 그런 즉 나는 그대의 죄목을</p><p> </p><p>我知之矣(아지지의) 나는 알겠구나!</p><p> </p><p>不量其力之不足而好大言(불량기력지부족이호대언) 역량이 부족함에도 큰 소리를 치길 좋아하고</p><p> </p><p>不知其時之不可而好直言(부지기시지부가이호직언) 때가 아님을 알지 못하고 바른말 하기를 좋아해</p><p> </p><p>生乎今而慕乎古(생호금이모호고) 지금 세상에 살며 옛 사람을 흠모하고</p><p> </p><p>處乎下而拂乎上(처호하이불호상) 아래에 처함에도 윗 사람을 거슬려</p><p> </p><p>此豈得罪之由歟(차기득죄지유여) 이렇게 하여 죄를 얻은 것이로다</p><p> </p><p>昔賈誼好大(석가의호대) 엣날 한의 가의는 큰 소리 치길 좋아했고</p><p> </p><p>屈原好直(굴원호직) 초의 굴원도 곧은 말을 좋아했으며</p><p> </p><p>韓愈好古(한유호고) 당의 한유는 옛것을 좋아했고</p><p> </p><p>關龍逢好拂上(관룡봉호불상) 하의 관용봉은 윗 사람 거스르기를 좋아했다</p><p> </p><p> </p><p> </p><p>此四子皆有道之士(차사자개유도지사) 이 네 사람 모두 도가 있는 선비임에도</p><p> </p><p>或貶或死(혹폄혹사) 혹은 관직을 삭탈 당하거나 또는 죽임을 당했다</p><p> </p><p>不能自保(부능자보) 자기 자신도 지키지 못했거늘</p><p> </p><p>今子以一身犯數忌(금자이일신범수기) 지금 그대는 한 몸으로 금기하는 여러 죄를 범했으나</p><p> </p><p>僅得竄逐(근득찬축) 겨우 쫓겨나 숨어 살기에</p><p> </p><p>以全首領(이전수령) 이로서 목숨을 보전하네만</p><p> </p><p>吾雖野人(오수야인) 비록 나같은 농투성이라도</p><p> </p><p>可知國家之典寬也(가지국가지전관야) 나라 법이 관대함을 알 수 있도다</p><p> </p><p>子自今其戒之(자자금기계지) 그대는 지금이라도 몸가짐을 삼가한다면</p><p> </p><p>庶乎免矣(서호면의) 비로소 재앙은 면할 걸세</p><p> </p><p>予聞其言(여문기언) 난 그의 말을 듣고서</p><p> </p><p>知其爲有道之士(지기위유도지사) 그가 도가 있는 선비임을 알았다</p><p> </p><p>請曰(청왈) 청하여 물어보기를</p><p> </p><p>父隱君子也(부은군자야) 어르신은 숨어 사는 군자입니다</p><p> </p><p>願館而受業焉(원관이수업언) 원컨대 집에 모시고 배우고자 합니다 하니</p><p> </p><p>父曰(부왈) 어르신이 이르길</p><p> </p><p>予世農也(여세농야) 난 대를 이어 농사꾼이라오</p><p> </p><p>耕田輪公家之租(경전륜공가지조) 밭을 갈아 나라에 세금을 바치고</p><p> </p><p>餘以養妻子(여이양처자) 남은 것으로 처자를 양육하니</p><p> </p><p>過此以往(과차이왕) 이를 벗어난 것은</p><p> </p><p>非予之所知也(비여지소지야) 내가 알 바가 아니올시다</p><p> </p><p>子去矣(자거의) 그대는 돌아가고</p><p> </p><p>毋亂我(무란아) 날 어지럽히지 마시오</p><p> </p><p>遂不復言(수부부언) 이리하고 다시 말하지 않았다</p><p> </p><p>予退而歎之(여퇴이탄지) 나는 물러나며 탄식하기를</p><p> </p><p>若父者(약부자) 저 어르신으로 말하면</p><p> </p><p>其沮溺之流乎(기저닉지류호) 그는 공자를 희롱한 장저와 걸익깉은 분이로다</p><p> </p><p>*長沮桀溺:춘추(春秋) 말기 초(楚)나라의 은자(隱者)들을 일컫는 말로, 《논어(論語)》 〈미자(微子)〉편에 “장저(長沮)와 걸닉(桀溺)이 김을 매며 밭 갈고 있을 때 공자가 지나가다가 자로(子路; 중유(仲由))를 시켜 나루터를 물어보게 하였다.”는 고사가 나온다.</p><p> </p><p>[네이버 지식백과]</p><p> </p><p> </p><p>悟道頌 오도송</p><p>淸華(한국의 시인)</p><p> </p><p>迷故三界城 미혹한 까닭에 삼계가 성이나</p><p>悟故十方空 깨달으니 시방 세계가 공이다</p><p>本來無東西 본래는 동쪽과 서쪽이 없거늘</p><p>何處有南北 어느 곳에 남과 북이 있으리오</p><p> </p><p> </p>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