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렉 사피딘과 임현규의 대진이 결정되었을때 저는 임현규가 굉장히 고전할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사피딘은 하이가드 커버링을 두껍게 한후 레그킥으로 가격후에 다시 커버링을 하는 패턴의 플레이를 하는 선수이고
공방중간의 펀치 카운터 또한 잘치는 선수입니다. 게다가 좌우로 빠지는 풋워크와 백스텝도 수준급인 타격가입니다. 디테일이 조금 떨어지나 파워로 승부하는 임현규에게 상성상 매우 까다로운 테크니션이었다는겁니다.
킥커이기에 리치를 살린 아웃복싱을 할수도 없고 (킥사정거리가 더 길기에) 근접전을 노리면 짧은 펀치 카운터가 번개같이 나온후에 사피딘은 빠질것이기 때문입니다. |
초반 임현규는 근거리에서의 훅콤비네이션으로 사피딘을 공략하기 위한 압박을 시행했고 사피딘의 로우킥은 킥캐치 테이크다운이라는 전략으로 방어하고자 했습니다. 결국 1라운드를 임현규가 가져갑니다.
사피딘을 보면 임현규가 전진하며 훅 콤비네이션을 걸어오자 오소독소에서 백스텝으로 빠지며 스탠스 스위치하여 사우스포로 변경 라이트 카운터치고 다시 오소독소로 변경하여 원투 적중시킵니다.
원투를 친후에 다시 커버링을 바짝 올립니다. 사피딘은 스위치히터입니다. 양쪽 스탠스에서 펀치 킥 모두 자유롭게 나가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위치가 능숙능란 하다는건 상대입장에서는 그만큼 까다로운 일입니다.
임현규가 레프트 잽을 살려주며 풋워크로 이동하는 아웃복싱의 형태로 나섭니다. 이장면을 두고 임현규의 잽이 좋았는데 왜 아웃복싱을 조금 하다가 말았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평들도 있는데
위의 리델영상에서 밝혔듯이 킥의 사정거리가 펀치보다 길기에 임현규가 원거리에서 잽을 이용하면 그 거리가 곧 사피딘의 킥을 찰수 있는 거리이기에 결국 킥거리에 노출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골치 아픈 상대인것이죠. 임현규의 장점인 스펙을 거리싸움에서 이용하기가 어렵다는겁니다. 사피딘의 킥기술 때문이죠.
사우스포에서 잽내고 오소독소로 스위칭후 레그킥
오소독소에서 인사이드 레그킥하고 이어서 아웃사이드 레그킥시도합니다 임현규가 캐치하자 바로 뒤로 빠져버리고 다시 오소독소로 스위치후 임현규의 펀치를 덕킹으로 흘리며 원투. 테크닉이 상당히 유연합니다.
사피딘이 오소독소에서 라이트치고 들어가고 다시 사우스포로 스위치합니다. 임현규가 스텝인하자 라이트 카운터를 치고 빠집니다. 저렇게 스위치를 해주니 거리감 잡기가 쉽지 않은것입니다.
가령 내가 상대의 뒷손을 경계하고 있는데 공방중 상대가 스위치를 실행하면 내가 인지하는 공간은 변함이 없지만 상대의 뒷손이 스탠스변경으로인하여 앞손이 되버리게 되는것이죠. 당겨오게 되는겁니다.
사피딘이 사우스포에서 앞손 레프트 치고 임현규가 들어오자 다시 라이트 카운터. 임현규의 백스핀블로우가 나오자 오소독소로 변경하며 대각선으로 빠집니다. 잘보면 사피딘이 이미 임현규의 펀치를 미리 읽고 카운터와 풋워크로 아주 유연하게 대응하는것이 보입니다.
사피딘이 브라질리안킥차고 원렉테이크다운 성공합니다. 임현규가 카운터 니킥으로 반격합니다. 타이밍은 맞았는데 좀 아쉽게 됩니다.
하체관절기를 시도하는 임현규 센스가 대단합니다.
레프트-아웃사이드 로우킥이 2번 적중되며 임현규가 다운됩니다. 누워있는 임현규에게 로우킥 세례가 이어집니다
레그킥 2방에 임현규선수가 쓰러집니다. 사피딘은 승리포즈를 잠시 취하다가 임현규선수가 포기하지않으니 마운트를 차지합니다. 사실 저정도로 로우킥 데미지에 쓰러질정도면 경기가 어렵습니다.
근성과 투혼으로 버틸수 없는 고통이 2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복부의 데미지와 로우킥의 데미지입니다. 맞는 순간 신체기관의 구동이 정지되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저 장면을 보고 4라운드에 경기가 끝나겠구나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사피딘같은 로우킥 마스터조차 경기가 끝났다고 판단할정도로 강하게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더이상 레그킥을 맞게되면 경기가 끝나게 될수도 있자 임현규는 킥거리를 주지않고 필사의 러쉬를 감행합니다. 그러나 그와중에도 라이트 카운터와 라이트 로우킥을 적중시키는 사피딘입니다.
사피딘이 킥을 차고 커버링을 착착 올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테크닉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상대가 들어오면 카운터와 로우킥으로 응수하고 상대의 반격은 커버링으로 블로킹하고 재차 로우킥가격의 밀도 높은 공방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굉장히 냉정하고 침착한 플레이를 합니다.
사피딘이 라이트 맞추고 커버링으로 임현규의 펀치를 방어합니다. 몸까지 꼬이는 임현규선수. 레그킥도 레그킥이지만 사피딘의 펀치도 많이 허용했기에 누적 데미지가 큰것이죠.
사피딘이 사우스포에서 들어가며 오소독소로 체인지한후 니킥을 복부에 꽃아넣습니다. 이후 임현규선수의 반격이 나옵니다. 스위치가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이 선수는 공격할때나 수비할때 굉장히 유연합니다. 전형적인 테크니션입니다.
임현규가 일어나려고 몸을 틀자 사피딘이 임현규의 백으로 돌아가며 먼저 그립을 잡아버립니다. 백포지션을 완전히 잡고 서브미션을 시도하는것이 아니라 먼저 돌면서 그립을 형성시킨후 포지션을 잡았다는것이죠.
과거 우노 카오루가 저런식으로 한타아밍 빠르게 그립을 먼저 형성후에 리어네이키드 초브를 성공한바 있는데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임현규선수도 곧바로 몸을 돌려서 초크를 풀어냅니다. 근성과 투혼을 불사르는 모습입니다.
4라운드에 끝날꺼같던 경기가 이제 무려 마지막 5라운드까지 왔습니다. 그러나 다시 레그킥을 허용하는 임현규입니다. 사피딘의 레그킥거리에 노출되는 앞발을 뒤로 빼기위해서 임현규는 사우스포로 체인지합니다.
임현규가 콤비네이션을 몰아치지만 경고한 하이가드 커버링으로 블로킹하는 사피딘입니다. 마치 레미본야스키같은 모습입니다. 솔직히 얄미울정도로 영리한 운영을 보여줍니다.
임현규의 펀치를 대부분 커버링하고 다시 로우킥 가격합니다. 그것을 버티는 임현규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근성으로 버틸수 없는 부분이 레그킥데미지입니다. 그 터프가이 슬러거 세르게이 하리토노프조차 다니엘 기타의 로우킥에 무너졌던것이죠.
사피딘이 오소독소에서 스텝인하며 라이트치고 사우스포로 변경후 다시 덕킹으로 숙이며 라이트 적중시킵니다. 테크닉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것입니다.
절뚝거리며 압박하는 임현규입니다. 이미 인간의 근성한계를 넘어섰습니다. 저는 속으로 제발 한방만 좀 걸려라 제발..이생각만 하고있었습니다.
다시 로우킥에 가격되며 쓰러지는 임현규.
하이킥차고 타이밍태클 시도하는 사피딘. 임현규가 스프럴해내며 포효합니다. 투혼의 임현규
종료 30초 가량 남게되자 사이드로 돌며 빠지는 사피딘입니다.
경기 종료 10초를 남기고 임현규의 러쉬에 사피딘이 그로기에 빠집니다. 열광하는 관중들입니다. 그러나 대역전의 드라마가 나오기엔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경기 그대로 종료됩니다. 사피딘의 경기후 인터뷰를 보니 자신이 큰데미지를 입었다고 밝혔기에 더욱 아쉽습니다.
딱 10 초만 더있었더라면..너무나도 아쉽습니다.
종료되자마자 쓰러지는 임현규선수입니다. 사피딘은 경기 종료 마지막까지 한순간도 방심하지않고 냉정하고 영리한 운영으로 임현규선수를 핀치 까지 몰고갔으나 임현규선수의 정신력은 그것을 버텨내고 종료전 전사의 투혼을 보여주었습니다.
데이나 화이트와 그외 선수들도 모두 이경기에 대해서 극찬을 아끼지않았습니다. 경기후 몇가지 지적에 대해서 써봅니다.
Q: 사피딘이 일부러 로우킥을 자제하고 임현규선수를 배려해 준게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피딘이 그럴 이유도 없거니와 사피딘의 경기운영은 매우 냉철하고 승리만을 위한 플랜을 수행했습니다. 4라운드 이후부터 임현규가 ko를 노리기위해 압박하는 와중에서도 콤비네이션의 끝에는 거의 로우킥이 존재하였습니다.
Q: 와이드먼은 앤더슨실바전에서 로우킥컷이라는 방어기술을 익히고 나왔는데 대체 임현규선수의 코칭스텝은 어떤 전략을 사용한건가요?
와이드먼은 레슬러입니다. 실바가 마음놓고 로우킥을 난사할수 있는 타입의 상대가 아니라는것이죠. 타이밍을 보고 신중히 차야합니다. 허나 임현규VS사피딘은 타격가와 타격가의 대결입니다.
로우킥의 빈도수가 높고 사피딘은 영상에서 봤다시피 스위치 히터에 테크니션입니다. 로우킥컷으로 사피딘의 로우킥을 대부분 막아낸다는 자체가 어려운일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체크는 로우킥의기본 방어법인데 이것을 코칭스텝에서 훈련을 안시켰을리가 만무합니다.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는 단점을 파워로 커버하는 임현규에게 타렉 사피딘은 상성상 매우 어려운 상대였던것이죠.
Q: 임현규 선수의 발전 방향은?
임현규선수는 신장이 크고 리치가 매우 깁니다 웰터급에서도 최상위급의 신체조건을 가지고있죠. 이런 신체조건은 아웃복싱을 하기에 적합합니다.
상대보다 큰신장과 리치차이로 인해 생기는 빈공간을 이용하여 적절한 사정거리를 유지하며 히트앤어웨이 하는 효율적인 플레이가 가능한것이죠 .
임현규선수는 역시 스탠스는 업라이트에 기본셋업은 왼손잽을 필두로 아웃복서의 형태를 취하지만 정작 상대가 전진하여 들어오면 같이 맞받아치는 카운터 펀쳐의 성향도 짙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되려 상대에게 역카운터를 허용하며 오른손은 허공을 갈랐습니다. 정확도의 향상이 필요해보입니다. 그리고 2라운드에 보여준 아웃복싱의 플레이가 눈에 뛰었는데 이것을 더욱 활용해야합니다.
주니어 도스 산토스는 과거 중근거리에서 강공을 퍼붇는 슬러거의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특유의 강인한 펀치력과 내구성으로 그와 맞붙은 선수들은 모두 옥타곤 바닥에 누웠지만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발전을 합니다.
셰인 카윈전을 기점으로 아웃복싱의 비율을 상승시키며 초반 셋업은 레프트잽을 필두로 잡고 라이트 오버핸드를 적중시키는 방향으로 슬러거와 아웃복서를 적절히 조합한 박서펀쳐같은 형태로 진화합니다.
임현규선수도 이와 비슷하게 발전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초반 셋업은 타고난 신체를 활용한 아웃복싱의 플레이로 상대에게 포인트를 따내야합니다. 그럴려면 풋워크의 향상이 급선무입니다. 다리가 붙은채 아웃복싱을 할수는 없기때문입니다.
상대가 포인트를 잃고 안풀리는 경기에 평정심을 잃을때쯤 중근거리에서 슬러거의 형태로 압박하는것이 이상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풋워크와 아웃복싱 (스웨이백 포함) 을 갈고 닦아야할것같습니다. 오늘경기는 졌지만 전세계 팬들이 감명받을만한 경기를 했다는점에서 그리 전망이 어둡지는 않습니다. 허나 테크닉적으로 사실상 완패한 경기이기에 보완이 필요하다고봅니다.
오늘 임현규 선수는 위대한 전사의 투혼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음경기가 기대됩니다.
첫댓글 잘봤습니다!! 투혼!!
와 역대급 분석이네
매우 잘 읽었습니다. 근데 실바별효도르님 격투기 종사자이신가요? 경기 분석을 아주 읽기 좋고 흥미롭게 쓰셨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실바효도르님 격투종사자이신지 궁금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항상 좋은 글 보고잇습니다
물론 알아서 잘하겠지만, 임선수가 이글도 봤으면 좋겠네요.
아 정말 멋진 분석 ㅠㅠ 고개를 계속 끄덕이게 되네여 ㅠ
저도 사피딘이 임현규에게 어려운 상대라고 봤습니다. 경기내내 눈에 띄는게 사피딘의 부지런한 스위치와 단단한 가드더군요. 생각보다 훨씬 좋은
기량의 선수다, 기본기가 착실하구나 하고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격투의 격자도 모르는 시청도가 이정도나마 경기양상을 읽어내는 눈이 생긴게
다 실바별님같은 이종의 구루들 덕분입니다. 짚어주신 포인트들을 보니 못보고 지나쳤던 디테일한 공방들의 원리가 이해가 되네요. 오늘도 좋은 선물 고맙습니다.
엄청난 분석이십니다. 정말 잘 봤습니다.
추가로 왜 실바별효돌님이 왜 우수회원이 안 되는것인지도 의아하네여... 이종카페인 만큼 격투기와 관련된 자료나 지식을 공유해주는 분들을 우선시해서 우수회원 등업시켜드리면 좋을텐데 쩝..
우수회원은 포스팅 횟수같은 구체적인 수치로 카운트해서 업시키는 걸꺼에요 아마. 명확한 기준이 없으면 폐단이 생길 우려가 있으니 정당성은 있죠. 실바별님은 최고의 칼럼을 올려주시지만 글 쓰는 주기는 드문드문 떨어져 있으니...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역시 볼때마다...감탄 또 감탄! 감사합니다! ㅋㅋ
오우 뭐하시는 분인지 많이 궁금합니다. 정말 잘쓰셨네요 다동감합니다.최고예요
진짜 오랜만에 진경기보고 칭찬하고싶은 마음 생각품었네요.........미친듯이 훈련해서 어마어마한 선수로 거듭나길!!!!
좋은분석입니다 림은 타격보완이 시급해보임! 타격 타이밍도 그렇고 너무 큰펀치만 노리는 경향도 있고 안면도 열려있음
아
ktt 팀이 레슬링 위주로 시합을 꾸려 나간다던데 ㅠㅠ
왜 이경기에서 테이크다운을 한번도 안보여줬는지 ㅠㅠㅠ
사피딘이
하이가드 선수란건 분병히 알았을 텐데 말이죠
테이크 다운 시도나 모션으로
사피딘의 가드를 좀더 내렸다면
좋았을 게임인것같습니다
전략ㄹ의 완벽한 실패
상대가 로우킥을 활용할꺼야 뻔한 예상이었고 로우킥에 맞춘 라이트 카운터도 기대를 했으나 터지지 않아서 좀 아쉽네요.
갠적으로는 예전부터 생각해왔던 단점으로 라이트의 궤도가 옆으로 흐르는 면이 있어서 그런것도 있지 않나 싶은데, 라이트의 궤도만 앞으로 쭉 뻗어줘도 상당히 위협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또 그것과는 다르게 KTT라고 하면 레슬링도 많이 할텐데 왜 레슬링을 섞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드는....예전 경기보면 레슬링도 좀 섞어주고 하던데.....
암튼 투지는 좋았지만 전략이라던가 전술적인 측면에서는 굉장히 아쉬움이 남네요.
임선수 측이 의외로 그라운드를 완전히 배제했더군요. 간간히 테익다운 섞어줬으면 어땠을런지.. 뭐 말이 쉽겠지만요.ㅎㅎ 이번에도 엄청난 분석&리뷰 보는 내내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