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를 둘러보고
신 승 엽
오래전부터 중국의 상하이上海를 가보려고 마음먹었으나 좀처럼 기회가 오질 않았다. 그러다가 마침 좋은 기회가 와서 예약을 해 놓았다. 5월은 연휴가 많고 가정의 달이라 여행하는 이들이 많을 거라 생각되어 3월 말에 다녀오기로 계획을 세웠다. 3월에 예약을 해 놓았던 것이 금세 한 달이 지나서 출발일인 3월29일이 되었다. 여행을 여러 번 다녀 봐서 축척된 경험(?)이랄까, 노하우가 쌓여 이제는 여행하기 좋은 계절과 저렴한 경비로 다녀 올 수 있게 일정을 잡는다. 다녀와 보니 역시 잘 선택했다. 상하이도 봄이 무르익어 복사꽃도 만발 하였고 서호西湖 둘레로는 수양버들이 휘휘 늘어 진 것이 중국의 풍경을 잘 볼 수 있었다. 중국내 여행객도 많지 않아 그 많은 중국여행객들 때문에 불편을 별로 겪지 않아서 좋았다.
상하이는 우리나라와는 중국에서도 비교적 가까운 곳이고 따라서 조선조부터 왕래가 많았고 특히 상해임시정부가 활동했던 곳이기도 하여 친숙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여행준비를 하면서 보니 실제로는 최근의 정보는 별로 알지 못하고 있어서 여행안내 책자를 통하여 미리 공부를 좀 했다. 상하이, (우리는 상해라고 하는 명칭이 더 친근하지만) 이 세계적으로도 메가시티중에서도 가장 인구가 많다고 할 거대도시가 주는 인상은 미리 가지고 있던 인상을 깨뜨리기에 충분하였다. 인구가 2,415만 명(2013년 기준)이나 되는 중국정부의 직할시이다. 중국은 베이징, 충칭, 톈진과 더불어 4개 도시를 중앙정부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 사실상 상하이는 국제도시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 영, 불과 일, 독, 러 등 세계 12국가의 총영사관이 주재하고 있다. 세계 50개 나라 이상의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 사람들도 8만 명 이상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이 도시는 국제화와 현대화가 이루어진 대도시이자 중국의 대외개방 창구이며, 주요 수출입 국경 출입구이다.(이상 두산 동아 참조)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사실상 중국경제의 중심지이다. 오늘날 중국의 주식 시장을 대표하는 상하이지수가 이곳에서 결정 된다. 반면 거대하다 보니 불편한 일도 많다. 우리 일행은 일정을 마치고 매일 호텔 까지 한 시간 반을 이동하여야 했다. 중국에서 이곳이 물가가 제일 비싸서 베이징에 두 배, 옌벤에 세 배에 이르는 물가로 인하여 서민들은 살아가기가 팍팍하다. 공무원 봉급이 상하이는 다른 도시의 세배 정도라고 전해 들었다. 그래도 넉넉하지 못하다고 한다. 실제로 겪었던 일인데, 옌벤에서 오 원하는 택시비가 베이징에서는 십 원을 받는데, 상하이에서는 십오 원을 받는다. 물론 시차가 있어서 차이가 있는 것이라 짐작되지만 모든 물가가 비싸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도착 첫날, 우리는 황푸강 유람을 하고 이어서 와이탄外灘 야경을 배를 타고 구경 하였다. 와이탄은 중국경제의 중심이 되는 은행건물들이 고층 빌딩 군을 이루고 있다. 이곳의 야경은 세계적인 야경명소라고 할만 했다. 미국의 마천루 빌딩 숲과는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배를 타고 도는 동안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과연 상하이 여행의 백미白眉라 할 만 했다. 중국정부에서 경제발전을 선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으로 보이는 건물에 연출되는 레이저 쇼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황홀경을 한 시간 동안 돌아보면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다가 보니 한 시간이 어느새 가고 배에서 내릴 시간이라고 한다. 북한의 김정일이 상하이를 방문하여 와이탄에서 야경을 보고 천지개벽天地開闢이 되었다고 언급을 했다고 하니 과연 그럴만하다. 전에 우리나라 영화에서 보아온 우중충한 상하이의 뒷골목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음날의 관광일정은 옛날부터 중국의 문인들이 시상을 가다듬었다는 유명한 서호西湖로 갔다. 이 호수는 자연호수인데 청나라의 서태후가 만든 북경의 이화원은 상하이의 서호를 본을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마침 이곳은 우리나라 보다는 봄이 일찍 와서 호숫가에는 꽃복숭아가 만발하게 피어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꽃복숭아는 우리나라 보다 월등하게 큰 것이 아마도 남방이라 기후관계인 것 같았다. 수양버들이 하늘거리는 수변의 풍경은 과연 중국의 호수 중에 동정호와 함께 이름 있는 호수다운 정경을 보여준다. 상하이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주자자오朱家角을 찾는다. 옛날 중국황제는 일찍이 운하를 파서 나라를 통치하는데 편리하게 이용하였다. 그 대부분이 오늘 날까지 잘 보전되고 있다. 주자자오는 상하이의 베니스라 불린다. 이곳의 운하를 사공이 노를 젓는 조각배를 타고 돌아보았다. 베니스와는 또 다른 동양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골목골목 옛 모습이 잘 보전되어 있어 사진에 담아왔다. 물위에 어리는 방생교放生橋의 아치형 다리가 참 아름다웠다. 이번 상하이 여행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슴 속에 남았다. 이 다리와 운하를 배경으로 우리나라와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이곳은 복숭아가 특산인지 복숭아나무가 나쁜 기운을 없애준다는 주술적인 의미가 있어서 복숭아나무로 만든 기념품들을 많이 팔고 있었다. 기념으로 복숭아나무 빗과 지압봉 몇 개를 개당 천 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샀다.
중국관광을 오면 의례히 보게 되는 서커스며, 송성쇼를 보면서 밤 11 시에야 일정이 끝났다. 외국여행을 할 때 마다 하루에 많은 일정을 소화하느라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게 되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유여행을 다니면 시간 여유가 있어 몸이 덜 피로한데, 여행사를 통한 주마간산走馬看山의 여행을 하다 보면 어쩔 수가 없다. 이제 부터는 많은 것을 보지 못하더라도 보다 천천히 느리게 그 도시의 속살을 보면서 느긋하게 즐기는 그런 여행을 해야겠다. 중국관광을 올 때 마다 불편한 일은, 원하지도 않는데 싸게 온 대가로 서너 군데의 바가지 쇼핑을 따라 다녀야한다. 이래서 다시 중국은 오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가깝고 싼 맛에 또 오게 된다. 마지막 날은 오래된 고적지인 예원豫園을 오전에 보고, 오후에는 예술인들이 집결된 신천지新天地, 등 특색 있는 거리를 걸으며 모처럼 여유로운 일정을 가지고 공항으로 향하였다.
상하이를 돌아보고 나름의 소회素懷를 해 본다. 아무리 중국이 큰 나라이고 상하이가 세계적인 메가시티라고는 해도 일 년에 좋은 햇볕이 드는 날이 세 달 정도 밖에 안 돼 늘 희부연 하늘 밖에 볼 수 없다고 하니 우리나라가 더 살기 좋은 자연환경을 가졌다고 생각 되었다. 물도 상하이에서는 반드시 먹는 샘물을 먹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금수강산이 맞다. 나는 물 좋은 우리나라가 좋다. 금수강산金水江山(錦繡江山을 나름 金水江山으로 고쳐서 부름)이라 불러 손색이 없다. 날씨가 좋고 적절한 비가 오고, 시원한 바람이 사계절 불어와 푸른 숲과 시원한 강이 산천을 적시는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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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상해 오래살다 한국들어온지 3년차네요
글도 사진도 새록새록 합니다...떠나오니 한번씩 그리웠거든요 감상 잘 했습니다~~^^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