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의 행정타운이 생기는 연기군의 연세 초등학교 근무시절이었다.
그땐 새벽별 보기 운동을 하던 때였다.지금은 30분 이면그 곳까지 갈 수 있을 거리? 그러나 그 땐 (태평동이 집이였다)
새벽 6시에 어린것들의 밥상을 부지런히 차려놓고, 아침식사는 뜨는 둥 마는 둥 하고, 얼굴에는 몇가지 그렁 저렁 찍어바르고, 뒤돌아 볼 틈 없이 뛰어나가 시내버스를 타고,(30여분) 시외버스를타고, 지금의 종촌에내려서 (1시간20여분) 1시간 이상을 걷기운동으로 땀을 흠뻑흘리고, 숨이 턱에 닿도록 숨을 몰아 쉬면서 학교에 도착해서 사랑하는 제자들을 만나게 되는 시절이었다. 30대 후반 한 멋도 부려야하고, 모양도 내야 하는 시절 이었지만 그 모두는 내생활에서는 그림의 떡이었다.멋을 내고 가꾸어도, 예쁘다는 이야기는 듣기 어려운 작은 여자. 다 자라다 만 여자? 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제자들이나 ,동료직원들, 학부모님들께 미안하기 그지없다)
1학년을맡았고 (43년 교직 생활 중에 6학년을 한 번도 못 가르쳐 본 교사가 바로 저거든요. 믿거나 말거나... 왜? 키가작아서...) 1학년이 끝나면 점심도 먹는 둥 마는둥 병설 유치원 교실로 달려갔다 자료 만들어 오는 애들 40명 맞이하고, 함께 웃고,뛰고,가위질하고,색칠하고,...그렇게 하루는 너무 빠르게 갔다.
그 땐 오후 6시가 퇴근 시간 이었다.여름에 환하지만,가을겨울은 어둑 어둑 하거나 캄캄한 길을 재수가 좋으면 지나가는 모래실은 트럭이라도 얻어타고, (그땐나쁜 사람이 없었나봐) 종촌 까지 나올 수 있겠지만, 아니면 걸음은 바빠진다.뛰는 것 인지 달리는 것인지 숨이 헉헉 목까지 차 오르면서 재수좋으면 달리던 시외버스에 가까스로 탈 수 있었다.집에 오면 오후 9시가 넘었다..딸애는 벌써 엄마도 못 본 채 쓸어져 잠 들었고, 아들 녀석만 눈을 껌뻑 거리면서 하품을 하고 있었다.
딸 애가 성모 초등학교 2학년 때 였다.책가방 위엔 내일 준비물,색종이,도화지,가위,풀,돈20원등등...수첩에 써서 펼쳐놓은 것 보면서 챙겨주고, 일기장 보면서 그 날 생활 점검하면서 대화할 시간이 없으니 일기장 아래에 빨간 볼펜 들고. 한참씩 써 내려 가면서 서면 대화를 할 수밖에 별도리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딸 아이 일기속에 '오늘 우리 선생님께서 진희야, 너희 어머니 돌아가셨니?" 하고 물으셨다 '고 쓰여 있는것이 눈에 확 들어왔다. '아니,이렇게 시퍼렇게 살아있는 사람을 돌아가셨냐고? 순간 가슴이 할딱 거리면서 열이 나기 작했다.
혹 내가 찾아 뵙지도 못하고, 인사도 못드려서?...머릿속이 복잡했다.
시간이 흘러 2학기 어느날 학교 개교 기념일 이어서 큰 맘멱고, (딸애가 마침 수업 참관일 이었다.) 학교를찾았다.
수업이 끝날 무렵 나는 선생님께 진희 엄마 라고, 밝히고, 인사를했다. 문학을 하시는 미남이신 남자 선생님이셨다.
뜻밖에 너무반가와 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속내를 들어냈다.
진희에게 엄마 돌아 가셨냐고 하신 적이 있으시죠? 눈을 똑바로 들고, 따지듯 여쭈었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 인지 어리둥절하시는 것 같았으나 내가 다시 아이 일기장을 보여드렸다.
" 허허허 전 어머니께서 그 곳연기군에 가 계시다가 일요이에오셨다가 월요일에 다시 출근 하시는 줄 알고...학교에다시돌아가셨느냐고 물었었는데....진희편에서 들으면 그렇게도 들을 수 있었겠네요 .허허허. 죄송합니다. 제입장에서 말을 잘못했습니다.오해하실만합니다 .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정중히 사과하셨다.아무것도 아닌일이. 말의 전달을 잘못 이해 한 딸아이와 그 일에 장단을 쳐준 내가 미안하고 죄스러웠다.'
말,말,특히 우리말, 잘 써야겠다고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첫댓글 같이 분필가루 장사하는 입장 이해하면서--매사에 최선을 다 하셨을 경희씨! 눈에 선 합니다. 뭐한 말로(극히 실례) 아마 막 굴러 다니지 않으셨을까? -------
우리말 잘 해야 되고, 잘 들어야 되겠지만... 죽었다 깨어나도 흉내내지 못 할 많은 일들을 훌륭히 해 내시어 그저 존경스럽고,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임교장! 오랜 만이요.그렇게 항상 진솔하게 학교생활을 하신 임교장 위대합니다. 다 언제가는 다 福을 받을거요. 난 그렇게 못해서 항상 후회를 하면서 이렇게 떠 도는 산머스마 아니오. 우리 남은 삶을 멋있게 살 다가 조용히 낙조를 붉게 물드리고 걸어 갔시다. 그리고 교직 생활 에피소드를 우리 동문들이 자주 카페에 올려주시면 우리 옛 추억을 그리며 좋은 삶을 살아갈 거아니요. 참 고맙수 남쪽 釜山 白鷗 池古瓮
열심히 잘 살아온 것은의 교육공무원들이 모두 인정 할껄. 그복으로 손주들 올백. 전교 등등... 건강하게 노후를 잘 보내자.
재미있는 에피소드 잘 읽었고요 한글을 가르치는 교사도 그렇게 잘 못듣는데 아이들 말만 듣고 해석하는 학부모들이야 얼마나 많이 잘못 해석을 했을까 오해도 많았겠지 그 시절이 그래도 행복한 교사의 생활이었잖아 ㅎㅎㅎ...
감사합니다. 지난 세월 저의 에피 소드 읽어주심.그래요, 이제와 생각하니 그 시절이 너무 행복한 시절이 었어요 살롬살롬님말씀맞아요. 그랬어요. 계룡산님 말씀처럼 전 막 굴러다녔구요. 호,호 ,부산 갈매기님 말씀처럼 이젠 남은 삶 아끼면서 멋있게살다가 조용히 석양에 지는 붉게 물드리는 햇님 보면서...그런데 왜 이리 쓸쓸해 진대요 .갑자기 '진희야. 너희 엄마 돌아가셨니?'가 진짜 말이 될수 있다 생각해 지면서... 왜? 자꾸 가까운 이들이 갑자기 떠나 버리네요 . 밤새 안녕? 이 인사가 될 것같아요. 이젠 몸도 마음도 늙어버렸나봐요. 아직 마음은 안 늙었지 생각했었는데... 착각은 자유 라지만...연
목동맘님. 칭찬해 주고 싶어 손자까지 들어 내 주시는가? 당신 손자 손녀는 어떤데... 미남 미녀에 전교 톱에 할머니가 갖나서 부터 꼭 끼고 예의바르고 ,튼튼하고, 예쁘고,,공부잘하도록(꼭 할머니 붕어 빵 처럼 닮은도록 )잘 키워낸 친구 어디 칭찬하기 내기 해 볼까? 모든것을 보고, 아름답게 칭찬해 줄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의 소유자 목동맘님 고마워요.연
Boog,님 존경 스럽고,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 이는 바로 당신이십니다. 많은 제자. 훌륭히 가르쳐 내셨고, 이제 조용히 모든것 접으시려고, 더 멋있는 삶 준비 하시는 당신( 용서 바람) 이십니다. 더 좋으신 시간 설계 하시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