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올해·내년 영업이익 19.2%·16.3% 고성장 …목표가 1만원"
SK증권 "역대 최대 신조선용 발주·교체용 발주 수요 확대 기대"
1983년 설립된 케이프는 선박 엔진의 핵심부품인 실린더라이너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생산물량의 47.4%는 신규로 건조되는 선박 엔진에 장착되는 신조선용, 52.6%는 교체용 제품이다. [사진출처=케이프]
[데일리인베스트=권보경 기자] 선박 저속엔진용 실린더라이너(Cylinder Liner) 제조기업 케이프는 지난해에 매출액은 26%, 영업이익이 114% 각각 증가하는 등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증권가에서는 케이프가 신조선용 및 교체용 실린더라이너 수요 증가로 올해에도 실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중순부터 상향각을 그리는 주가가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83년 설립된 케이프는 주요 사업으로 실린더라이너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다. 실린더라이너는 선박 엔진의 핵심부품이다. 하나의 대형엔진에는 통상 5~14개의 실린더라이너가 필요하다. 신규로 건조되는 선박의 엔진에 장착되기 위한 수요(신조선용), 내벽의 마모 정도에 따른 교체 수요가 있다. 실린더라이너는 피스톤의 왕복운동으로 인한 피스톤링과의 마찰로 마모돼 주기적인 교환이 필요한 소모성교환품이다. 교환주기는 통상 5~7년이다.
지난해 기준 케이프가 생산하는 실린더라이너의 약 47.4%가 신조선용이다. 현대중공업과 한화엔진(옛 HSD엔진), STX중공업, 유럽 및 중국 엔진빌더에 납품하고 있다. 이외 52.6%는 국내와 해외의 교체용 제품으로 공급된다. 교체용 제품은 신조선용 제품보다 고가에 판매되며,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특성이 있다.
케이프는 케이프인베스트먼트와 케이프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해당 자회사들을 통해 금융투자업도 영위한다.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실린더라이너제조업이 14.3%, 금융투자업이 85.7%를 차지한다.
지난해 7월 하순 5000원 안팎에서 거래되던 케이프는 하향각을 그리며 8월 하순 3900원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반등하며 9월 중순 4500원대로 올라섰다가 바로 하락세로 돌아서며 12월초 4000원대로 내려왔다. 12월 중순부터는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1월 초 4400원대로 올라섰다가 바로 하락 반전하며 1월 중순 4000원대로 회귀했다. 이후에는 가파른 상향각을 그리며 최근 5500원을 돌파했다. 지난 23일에는 전일 대비 5.73%(300원) 오른 554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월5일 케이프는 보통주 1주당 30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6.9%이며 배당금 총액은 84억5238만원이다.
지난해 12월12일 케이프는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이익 제고를 위해 자기주 30만주 취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케이프는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45억5372만원으로 전년 589억8103만원 대비 26.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8억815만원으로 전년 96억9428만원 대비 114.64%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43억1735만원으로 전년 2억6404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케이프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23일 메리츠증권은 케이프의 신조선용 실린더라이너 판매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AS 수요도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만원을 신규로 제시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조선용 실린더라이너 판매량을 2024년 1807대, 2025년 2133대(전년 대비 +18.0%)로 전망하며 전방산업인 선박엔진 및 신조선 시장을 후행하는 물량 증가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AS수요의 경우 2024년 1753대, 2025년 1727대(전년 대비 -1.5%)로 추정한다. AS수요는 ‘선박연료유의 황함유량 상한선 규제(IMO2020)’로 인한 대규모 선박 개조 흐름으로 실린더라이너 교체 수요도 확대된 효과로 인해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 연구원은 향후 실적과 관련, “2024년에 매출액 816억원, 영업이익 248억원, 영업이익률 +30.4%를 추정한다”며 “조선소, 선박엔진, 실린더라이너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에서 업황개선의 채찍효과를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2025년에는 매출액 899억원(전년 대비 +10.1%), 영업이익 289억원(전년 대비 +16.3%), 영업이익률 +32.1%로 실적의 추가개선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밸류에이션과 관련, 그는 “연결기준 적정가치를 3111억원으로 추정한다”며 “2025년 실적을 반영한 본사의 가치 4171억원과 케이프투자증권 보유가치 149억원, 순차입금 1209억원을 반영해 도출했다. 적정주가 1만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증권사의 부동산 PF 우려는 상존하나 익스포저 금액은 255억원이기 때문에 우려를 모두 반영했을 때 적정가치 훼손의 정도는 8.2%에 불과하다”며 “오버행 이슈의 경우, 최대주주의 전환사채 만기 도래 일정과 케이프의 주주환원정책 확대기조(2023년 주주환원율 68.1%)를 고려했을 때 우려감이 경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29일 SK증권은 케이프에 대해 선박의 대형화 및 친환경 선대 교체 사이클 속에서 점진적인 외형 및 질적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역대 최고수준의 글로벌 노후선대 비중에 따른 신조 발주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며, 점진적으로 강화되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와 맞물려 친환경 선대로의 교체 발주 수요는 계속해서 확대되는 중”이라고 짚었다.
이어 “일부 탱커(Tanker) 혹은 LNG운반선의 친환경 이중연료 엔진 신조 발주는 주 엔진 2대가 장착되어 기존 대비 2배의 실린더라이너가 필요하다”며 “이중연료 엔진에 필요한 실린더라이너의 판가 또한 기존 컨벤셔널 엔진 대비 좀 더 높다. 선박의 대형화 및 친환경 선대 교체 사이클 속 케이프는 점진적인 외형 및 질적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실린더라이너의 교체주기는 약 5~7년으로, AS 사업은 신조 산업의 경기변동과는 달리 선대 규모에 연동한 안정적인 매출원 확보가 가능하다”며 “또한 신조 발주 대비 적은 규모의 척 수로 발주가 진행되기 때문에 계약 마진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편으로, 케이프의 안정적인 매출원 및 실적 개선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케이프는 최적의 주로 생산 방식으로 원가 절감을 한다. 불록식 사형 주조 설계를 통해 주조 후 깎아내야 하는 부분이 적어 주물사 사용량 저감을 통한 높은 원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경쟁사와 달리 주물과 가공 공장이 같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운송비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원재료 가격 안정화에 따라 고객사의 납품 단가 인하 압박은 있으나,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상대적으로 가격협상력이 낮은 경쟁업체들 또한 동사가 높은 납품 단가를 유지하는 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며, 엔진부품사업부문에서 25% 이상의 영업이익률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