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극단 동그라미의 양지월 작 연출의 집 나간 아빠
공연명 집 나간 아빠
공연단체 젊은 극단 동그라미
작 연출 양지월
공연기간 2018년 10월 3일~2018년 12월 16일
공연장소 공간아울 소극장
관람일시 12월 8일 오후 4시
대학로 KFC 지하 공간아울 소극장에서 젊은 극단 동그라미의 양지월 작 연출의 <집 나간 아빠>를 관람했다.
<집 나간 아빠>를 쓰고 연출한 양지월의 본명은 양승걸(1963~)이다. 광주숭일고등학교와 전남 과학대학교 모델이벤트학과 출신의 배우다. 양승걸은 1987년 극단 맥토에 입단하면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무려 31년째 연극무대를 지켜온 연기파 배우다. 90년대 중반 인기개그맨으로 주가를 올리던 故 김형곤과의 인연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는 당시 김형곤이 제작한 연극 '등신과 머저리'에서 1인14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를 계기로 TV 출연의 발판을 만들기도 했다. 지금껏 ’맛술사’ ‘재미타’ '맞짱 부부' '외딴섬 자겁맨' '신방자전' '열혈부부' '헬로 배비장' '완득이' 등에서 열연했고, 드라마 '모래 시계' '장 길산' '로비스트' ‘대물’ ‘욕망의 불꽃’ '연개소문' '천사의 유혹', ‘에덴의 동쪽’ ‘뻐꾸기 둥지’ 그리고 영화 '슈퍼맨 이었던 사나이' '숙명' '국가 대표' 등에 출연했다. MBC 아카데미 등 연기 틈틈이 강단에도 서왔으며 (사) 한국 연극배우 협회 이사 및 감사로 활동했다.
집 나간 아빠는 약장수와 관련이 있다. 약을 파는 사람. 약사가 아니다. 일단 약사는 면허증이 있으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조제해 주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지만, 약장수는 이미 만들어진 약이나 효험도 없는 가짜약을 화려한 말빨로 환자를 속여 넘겨서 파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소설이나 영상매체에 나오는 약장수의 스테레오 타입은 서커스단이나 광대처럼 요란하게 차려입고 화려한 공연, 음악연주나 차력, 묘기 따위로 주위의 이목을 끈다. 거기에다가 약장수의 단골 래퍼토리로 “날이면 날마다 오는게 아닙니다,” “애들은 가라,” “이 약 한 번 먹어봐” 까지 덧붙이면 금상첨화다.
그렇지만 약을 파는 것 외에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악기연주, 기예, 차력, 쇼와 같은 볼거리를 선보이는 약장수들도 있다. 최근에는 좀처럼 보기 힘들지만 인기는 있는 직업인데, 효험이 없는 약을 만병통치약 등으로 위장해 고가에 팔아먹어 어르신들과 불치병, 난치병 환자와 그 가족들의 돈을 갈취해 가는 사기꾼의 경우도 많이 있다. 놀랍게도 어르신들이 약장수들을 옹호하는 일도 벌어졌다. 실제로 말 빨에 넘어갔다기보다는 알면서도 속아주는 사람들이 많다. 불만제로에서 악덕상술 취재를 할 때에도 한 영감님이 그런 요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게다가 자식들은 그런 쓸데없는 거 사온 거 알고서 화내러 오는 것 아니면 얼굴도 잘 안 비치고, 내 돈을 거짓말로 가져다 퍼 쓰는 건 똑같으니 자식보다 낫다고... 부모님이 약장수랑 노는 꼴 보기 싫으면 본인이 부모님께 잘하면 된다.
무대는 막이 내려진 무대 밖 객석 바로 앞까지 연기자의 동 선으로 사용된다. 중간막이 있고 그 안에 거실이 있고 거실 좌우에 방이 하나씩 있는 것으로 설정되지만, 양쪽 방의 장면은 무대 중앙에서 좌우로 나뉘어 동시에 벌어진다. 중간 막을 내리면 객석과 가까운 무대는 새로운 식품과 약품을 선전과 판매하는 약장수 무대가 된다. 막 안쪽은 회사로도 설정된다. 다른 집의 거실로도 사용된다. 배경 중앙에 통로가 있어 등퇴장 로가 되고, 객석 뒤쪽에서도 등장을 한다.
연극은 도입에 보육원에 있는 딸이 아빠를 생각하며 아빠가 자신에게 알리지도 않고 집을 떠난 것을 이야기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주인공인 아빠는 행상을 하며 노래를 부르고 자신이 배우가 되려고 했던 전력을 소개한다. 초등학교 학생인 딸, 아내, 그리고 아내와 사별 후 홀로 된 딸을 두어두고 집을 떠나니, 딸은 보육원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설정된다. 아빠는 약장수 노릇을 하며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어렵게 삶을 이어가며 쪽방을 얻어 생활한다. 그러던 중 쪽방 촌으로 방을 구하러 온 12년 차의 띠 동갑 여인과 한 지붕 아래 각방을 쓰게 되고, 자신의 딸 수림이와 이름이 같은 것에 놀라면서 딸처럼 생각하다가 차츰 가까워지면서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배우지망생이었기에 노래솜씨나 말재간도 있어 주인공의 행상은 성공할 듯싶지만 엉터리 약으로 인한 아내의 죽음이 떠오르고, 또한 주인공의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생각으로 인해 엉터리 약품판매는 실패로 끝나게 되고 그와 연관된 폭행까지 당하면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된다. 병원에서 방송을 통해 주인공은 딸이 ‘집 나간 아빠라’는 제목의 글로 글짓기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소식을 듣게 된다. 그동안 주인공의 아이를 밴 여인은 모친과 함께 주인공을 찾아오고, 비록 쪽방이지만 가족이 다 함께 모여 따뜻한 재회의 기쁨을 맛보면서 내일을 향한 희망찬 출발을 약속하듯 가족이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양승걸이 주인공, 이수민이 주인공과 짝을 이루는 띠 동갑처녀, 배소희가 처녀의 모친, 서민경이 원장, 박노식이 동료행상, 최재호가 단장, 임수현이 리포터, 김리원이 주인공의 딸로 출연해 각기 배역에 어울리는 성격창출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무대에 드러난다.
프로듀서 김광민, 무대감독 유수현, 조연출 김영호, 프로모션 정용갑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드러나, 젊은 극단 동그라미의 양지월 작 연출, 박근형 협력연출의 <집 나간 아빠>를 남녀노소 누구나 보아도 좋을 건강하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12월 8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