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장
뮤지컬 에세이
나는 평소에도 기회가 있으면 소극장에서 뮤지컬을 보았었다. 보다 보면 그냥 재미있었다. 작은 무대에서 여러 장치를 활용해 장면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것과 한 사람이 다른 옷을 입고 여러 사람 연기를 하는 것이 너무 신기 했고 또 재밌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언제 한번 정도는 꼭 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딱 요번 프로젝트가 있었다. 나는 앗싸 나이스 하며 선택했다.
우리는 나윤이가 만든 스토리의 극을 하기로 했다. 극을 만들 땐 우선 스토리의 기승전결, 캐릭터, 넘버 등등등 을 만들어야 하는데, 인물들은 우리의 천재 나윤이, 아이디어 폭팔 라온오빠 그리고 꼽사리 윤지가 만들었고, 대본은 나윤이가 다했다. 우린 등장인물 설명, 기승전결, 초반부 대본을 바탕으로 하고 싶은 인물을 지목해 미니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을 보기 전 나는 멋있어 보이고 뭔가 있어보이는 그 라는 역을 하고 싶었다. 그 인물은 솔직히 내가 봐도 나와는 거리가 아주아주 먼 인물이였지만 안될꺼 아니깐 일단 해보고 후회하자! 라는 마인드로 오디션을 봤다. 예상 외로 선생님들의 반응이 좋았고, 1차 합격받은 느낌이였다. 그랬는데…. 유빈이라는 어린아이 등장인물을 맡을 만한 사람이 없이었다. 옆에 리아도 비슷한 상황이였다. 우낭쌤은 민재쌤이랑 귀속말로 속닥속닥 하시더니 각자 맡을 인물을 말해주시곤 “윤지랑 리아 잠깐 남을까?”하셨다. 그 말을 듣곤 난 바로 알아챘다. 아이고 나 유빈이 하겠구나 그리고 우낭샘이 격은 비슷한 상황을 말해주셨다. 그 때 사실 잘 안 듣고 ‘어야..그래 그럴줄 알았엉…’ 하고 멍 때렸다. 그 때 기분은 뭔가 조금의 짜증과 약간의 억울함, 왜 느꼈는지 모를 쪼꼼의 배신감이 느껴졌다. 나는 예상하기라도 했지 나 보다 더 억울할 꺼 같은 리아 생각도 났다. 나는 밥 시간 이기도 했고 이 분위기가 싫어서 그냥 이야기 듣고 빨리 나와 버렸다. 올라가면서 나윤이에게 하소연을 하니 마음이 그나마 괜찬아 졌었다. 나윤이게 고마웠다.
첫 연습을 할땐 대본이 다 안됐기도 하고 이래저래해서 모여서 리딩을 하거나 각자 넘버를 만들었다. 나는 넘버 만드는게 진짜 너무 힘들었다. 초반에는 뭘 해야하는 지도 몰랐고 맡은 인물도 맘에 안들어서 그러면 안돼지만 조금 삥땅치고 농땡이 피우다 우낭샘 한테 물어보고 하면서 재밌고 신나는 넘버를 어찌저찌 만들었다. 대본이 얼추 완성됐을 땐 민재쌤이랑 무대에서 어떡해 움직일지, 뭘 할지를 하면서 무대 연출을 짰다. 정말 웃기고 신기했다. 뭔가 나는 완성본만 보면서 생각하다가 직접 만들어지는 걸 보니 디게 생각할 것들도 많았고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연습하기 전 스트레칭, 근력운동 또한 짱나고 웃겼다. 저번 무대 연습을 할때 못외웠던 대사들을 다 외우고 이번 연습에는 잘 됐을 때 기분이 뻥 뚤리는 기분이라서 못 외웠던 대사 하나하나를 귀찬았지만 외우는게 재미있었다. 그러게 모두가 천천히 하나하나 씩 외우며 틀리는 부분이 점점 없어질 때 노래라는 중간 보스가 찾아왔다. 이런. 노래를 계속 듣고, 안보고 불러봐도 진짜 공연 전날 까지 못 외웠었다. 심지어 정박이랑 엇박이 섞여 있어서 더 어려웠다. 우리는 몸으로 동작까지 해가며 외웠는데 그게 정말 웃기고 즐거웠다. 새벽 까지 런을 돌리고 노래를 외우는 건 정말 힘들었지만 점점 진짜 뮤지컬 같아서 뿌듯했다.
정말를 공연날 때에는 심장이 떨려서 죽을꺼 같았다. 뭔가 심장이 너무 커져서 내 몸에 빈 공간이 없는 기분? 솔직히 당일 무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고마운 순간 만 기억이 난다. 실수를 많이했지만 재치있게 잘 넘어가줘서 고마웠던거 소리 작아질 때 마다 정신 차리라 스탠드 흔들어주셨던거 대사 실수 티안나게 한거 등등등 이게 캐릭터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뮤지컬 공연 하는 중 계속 속으로 웃음이 났다. 실수한 것도 웃겼고 그 실수를 엄청 능청스럽게 받아주는 사람도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엄청 떨렸는데 그것마저도 너무 재미있었다. 그냥 이게 공연이란 그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다. 뮤지컬 팀 모두 엉뚱하고 재미있고 똑똑해서 가능했던거 같다. 방금 끝났었지만 또하고 싶었다. 마지막이라는게 너무너무 싫었다.
정말 모두 모두 너무 고마웠고 언젠가 만나서 또 하고 싶었다. 빈말이 아니고 어느날 갑작이 우낭쌤이 민재쌤이랑 뮤지컬팀 집합!해 가지고 또하고 싶다.
진짜로!!!!!
우낭샘 제송합니ㄷ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