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9시경 약간의 비가 내리겠고 10시 이후에는 비가 그치는 것으로 되어 있어 안심하고 집을 나섰다. 새로 생긴 신림선의 이용객들이 생각보다 많다. 관악산역에 내려 광장으로 나오니 등산객들이 제법 붐빈다. 그동안 관악산 탐방객들이 주로 사당역을 기점으로 많이 많이 올랐는 데 관악산역이 생김으로 해서 이쪽으로도 많이 찾을 것 같은 느낌이다.
10시에 집합을 완료한 12명의 회원들이 도란 도란 얘기들을 나누며 관악산 공원으로 진입한다. 비가 그친다는 예보와는 달리 빗방울이 똑똑 떨어진다. 준비성이 좋은 친구들은 우산이나 간이 비옷을 펼친다. 예보를 다시 확인해 보니 오전 내내 비가 오는 걸로 바뀌어 있다. 그러나 비의 양이 많지 않아 크게 염려할 바는 못된다. 다행히 초입의 능선을 넘어 서서 트레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부터는 비도 그쳤다. 호압사에서 달마대사가 엽 원장과 닮았는지 여부로 잠시 소란스러웠으나 정작 본인이 닮았다고 수긍하는 바람에 시비는 곧 갈아 앉았다. 닮았다면 술을 사겠노라고 호언했던터라 그 약속을 지키고 싶었나보다. 호압사 도로변에 못보던 동자상이 새로 설치가 되었는 데 헤맑게 웃고 있는 동자의 얼굴이 반욱 회장과 닮았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되었다. 보면 볼수록 그럴싸하다.
호압사를 지나 후반부는 한동안 편한 데크길이 이어지다가 흙길을 만나면서 부터는 오르락 내리락 다소 지루하게 진행된다. 성가신 데크 계단과 돌계단 때문에 슬슬 불평이 나오려는 찰나 거짓말같이 코스가 끝나버린다.
예약된 만남의 광장이라는 식당에서 쭈꾸미 샤브샤브와 막걸리로 뒷풀이를 즐긴다. 쭈꾸미가 여러 마리 들어 갔는 데도 불구하고 쭈꾸미 건데기가 잘 안보인다. 다들 어디로 도망갔을까? 그런데 국물 맛이 장난이 아니다. 국물과 함께 야채만 건져 먹어도 어느새 배가 불러온다. 게다가 막걸리까지 들이키니... 포만감으로 허공에 팔을 휘저을 경지에 이르러서야 자리가 파한다.
특별한 풍미를 맛보게 한 오늘의 훌륭한 오찬을 베풀어 준 이엽 원장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모두들 448차 5월 청관회에서 뵙겠습니다.
참가자: 김종욱, 박도근, 박반욱, 박영갑, 박윤호, 반종규, 안태영, 이엽, 장원관, 정천조, 차형태, 황보 윤(12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