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4일 아르테미스님의 '츠지이 노부유키 리사이틀에 다녀오다.' 포스팅을 읽고 '저도 임영웅 콘서트 글 하나 써서 올릴까 합니다.' 댓글을 달았더니 아르테미스님 '좋죠. 그 비싼 콘서트 후기 기대됩니다.'하셔서 약속을 지키려 포스팅합니다.
40여 미터 길게 늘어선 임영웅 포토존에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옆에 있는 아주머니들이 아내에게 말을 걸어온다.
"남편 분하고 같이 오신 거예요?"
"예!"
"좋으시겠다. 복받으셨네요! 남편분이 이런 데를 다 따라오시고."
이렇게 물어오는 것이 오늘 몇 번째다.
지난 서울 체조경기장 미스터 트롯 때 아내를 따라갔을 때는 남자들이 꽤 많이 보였었는데 오늘은 가뭄에 콩 나듯 한 남자들을 보고 이렇게 물어오는 것도 당연한 것 같다.
아주머니의 말에 아내는 정작 속으로 좋으면서도 이번에도 무덤덤하게 이렇게 말한다.
"이런 콘서트까지 데려와주고 자기가 좋지요 뭐~!"
그러면서 나에게 눈길을 돌려 "안 그래?" 하고 물으니 "아~ 나야 좋지~ 뭐!" 하는 대답밖에 어떤 다른 답이 있을까!
아까도 어떤 아주머니들이 똑같은 질문을 해왔을 때 "나는 신미래 팬이에요."했더니
그분들 "아~ 목소리 특이하고 예쁜 가수, 남자들이 좋아할만 하죠. 사실 남자들이 남자 가수 좋아하기 힘들죠."했었다.
농담도 진담으로 받아들이는 아내를 놀려주려고 억지로 따라다니는 척 말을 하지만 그래도 항상 함께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내가 고맙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수라고는 1도 좋아하지 않던 아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것도 너무 좋고, 아내에게 생활의 활력을 준 임영웅님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다.
"어디서 오셨어요?"
"목포에서 왔어요."
"와~ 목포에서 혼자 오셨어요?"
"저는 고양, 창원, 광주 오늘 여기 대전 콘서트, 지금까지 할 때마다 모두 관람했고 앞으로 인천, 대구, 서울도 모두 갈 생각이에요."
"와~ 이런 분들이 있다고 하더니 정말이네요."
"근데 어떻게 예매를 해서...? 우리는 고양 콘서트 예매하려고 아무리 애써도 안되던데. 오늘 대전 마지막 것도 애들이 피시방 가서 겨우 예매했어요."
"우리 딸이 해줘요. 우리 딸이 아이돌 쫓아다니면서 엄청나게 티켓 예매했는데 그때의 노하우가 있나 봐요."
"그때는 아이돌 따라다니는 딸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그래도 공연 티켓 사줬더니 요즘 제가 딸 도움을 받고 있네요."
"내가 요즘 임영웅 덕질을 하는 걸 보면 딸이 내 피를 닮았나 봐요. 호호호호"
이 얘기를 앞 좌석에서 듣고 있던 자매 분은 강원도 평창에서 오셨는데 언니가 82살인데 임영웅 콘서트에 와서 너무 행복하단다.
그런데 82살 아주머니 노래를 좋아하는 고운 심성 때문인지 70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2022.7.3일 일요일 임영웅 대전 막콘 우리 부부 하루 여정은 이랬다.
3호선 무악재역에서 지하철을 타서 충무로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고 얼마동안 가니 이번 역은 서울역이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12시 41분 포항행 KTX, 열차번호 243번, 타는 곳은 6번 게이트라는 안내문이 보이고 전광판에는 지금 시간이 12시 2분이란다.
시원한 것을 하나 마시고 나왔는데도 시간이 남아 게이트 앞으로 가니 계단에 많은 사람들이 햇볕을 피해 앉아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대전역 앞 택시 승차장,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임영웅 파란 옷을 입은 팬들도 보이고 앞뒤로 어디 가냐고 물으니 전부 임영웅 콘서트 가는 길이다.
우리 부부 그리고 임영웅 팬 아주머니 두 분이 함께 탔다.
내가 앞에 타며 "계산은 제가 할게요." 했더니 고맙다는 인사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길게 늘어선 줄.
무슨 줄인가 했더니 임영웅 IM HErO 포토존이다.
또 한편 넓은 광장에 임영웅 굿즈를 파는 공식 판매처 몽골텐트가 쳐 있어 구경하러 했더니 이곳도 길게 늘어선 줄을 서라고 하기에 포기했다.
광장에는 포토존 사진을 찍으려고 굿즈를 사려고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고, 여기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로비에도 엄청난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셀카를 찍었는데 내 옷은 짝퉁 임영웅 색깔이다.
아까 같이 택시를 타고 왔던 아주머니들에게 "저는 짝퉁 임영웅 옷입니다."했더니 이 정도는 봐주겠다고 했었다.
포토존에서 기다리는 동안 앞에 있는 노점에 가보니 여러 가지 임영웅 굿즈들이 보여 사진에 담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포토존 순서가 왔다.
나는 무더운 삼복더위에도 지칠 줄 모르고 셔터를 연속적으로 눌러댔다.
이번 기회에 아내의 포인트를 많이 따야 하기에...
드디어 입장이다.
지하철 개찰구 들어가는 것처럼 카드를 리더기에 대고 들어가니 너무 편하고 빠르다.
우리 대한민국 아이티 기술이 돋보인다.
콘서트장 안으로 들어가니 깃발로 구역이 표시되어 있어 극장에서 좌석 찾는 것보다 쉽다.
사회자가 등장하면서부터는 사진, 동영상 촬영 금지다.
기념으로 영상을 남겨보려 하다 STAFF의 제지를 받고 그만 포기했다.
나는 임영웅의 팬이 아니지만 옆에서 지켜본 제3자의 입장으로 말한다면 가수 임영웅 정말 대단하고 팬들도 대단하다.
그리고 그날 10대부터 90대까지 콘서트에 오셨는데 이렇게까지 열정을 가지게 하고 살아가는 에너지를 얻게 한 임영웅 가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러고 지금 한류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기반에는 대한민국의 IT 기술이 단단하게 밑받침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응원봉을 블루투스 기술로 일제히 끄고 켜고 음악에 맞춰 색깔을 바꾸고, 무대 배경을 자유자재로 아름답게 꾸미며, 카메라로 포착 대상을 순간순간 바꾸어 나가는 등등
이 모든 것은 콘서트홀 중앙에 주목을 받지 못한 수많은 컴퓨터를 움직이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모아져 이루어진 무대리라.
지난 달 미국 애리조나 막내 가족이 들어왔을 때 피닉스에 있는 고등학교를 이번 학기에 졸업한 조카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우리 학교 애들이 한글도 잘 쓰고 말도 배워요. 나한테 한국말 가리켜 달라고 해서 인기 좋아요. 엄마 아빠 그리고 내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이렇게 대전의 추억을 영원히 기억하며 2022.7.3일 임영웅 대전 콘서트는 끝났다.
10시 40분 좌석을 조금 빨리 출발하는 입석으로 바꿔 통로 좌석을 잡아 서로 마주보며 서울역까지 행복한 여행을 마쳤다.
그날 임영웅님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받은 아내는 힘이 넘쳐났고 하루종일 아내를 수행한 나는 녹초가 되어 서울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로부터 손흥민 수준의 평점을 받았음이 분명한 나는 행복하다.
첫댓글 와~~~정말 임영웅 인기가 대단하네요
사모님 사진 앞에서 활짝 웃는 사진 너무 좋아요
부부가 같이 저런데 가는게 당연한데 신기하게 보는것도 신기하고요 ㅎ
임영웅 가수 인기 최고입니다.
팬들도 엄청나고요.
임영웅 이름으로 엄청난 기분을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와우... 덕분에 유명 가수의 콘서트에 함께 하는 귀한 경험을 했습니다. 너무도 상세하고도 살아 숨쉬는 나레이션을 해 주셔서... 마치 그 자리에 저도 함께 하는듯한 착각을 느낄만큼 잘 설명해 주셨네요.
제 버킷 리스트 중에 "한국에 가서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 참석하기"가 있는데, 나중에 노하우를 여쭈어봐야겠습니다. 도와 주실거죠?
티켓팅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족들 모두 동원하는 것은 예사고요.
보다 빨리하려고 속도가 빠른 PC방에 가서 자녀들이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동안 몇번 다니면서 쌓인 노하우 당연히 알려드려야지요.
나는 은제 저런디 가볼꼬?
지금 그 모습으로 임영웅 콘서트에 오시면 엄청난 인기일 것 같습니다.
팬덤이 하나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냇가에나무 힝!
비행기 태우지 마세유.
순진한 시골 촌 농부 가출 하는수
있습니다
임영웅이 KBS에 신인가수로 나왔을 때가 기억납니다. 그 때는 무척 촌스럽고 순진해 보였는데 이제는 완전 스타가 되었군요. 사모님을 위해 헌신하시는 그 모습이 저는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십니다. ㅎㅎ
퇴직하고 살아남기 위한 방법입니다.
딸랑 딸랑으로 살고 있습니다.
저도 한때는 왕으로 살았었죠.
결혼한지 6개월만에 왕노릇을 끝났지만요.
임영웅 인기가 대단하네요.
조용필, 나훈아 공연 인기만 하나봅니다.
즐거운 시간 공유에 감사드립니다.
아마도 임영웅 인기는 그때와는 또 다른 사회현상인가봅니다.
엄청난 팬덤이 형성되어 있고 팬카페, 지역모임등이 엄청나죠.
그때는 그냥 좋았했다면 지금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에서 팬들이 지역지역으로 모여 활동합니다.
사회기부등 많은 일도 하고요.
아주 잘 하셨습니다. 사모님께 점수 따셔서 효과 얼마나 지속되었나요? 제 은사님은 사모님 유럽 여행 시켜드리고(90년대) 사모님께 6개월 대접 받으셨다 하셨어요. 종종 따라가셔서 점수도 따시고 음악도 즐기세요. 좀 녹초되면 어때요.
지금도 평온함을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물위를 유유히 헤엄치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 아래는 열심히 발을 움직이고 있듯이
저도 날마다 시간마다 딸랑 딸랑으로 살고 있습니다.
임영웅 가수 인기 대단하네요.
12시간만에 조회수 150명을 넘었네요.
임영웅님 팬 계시나요?
이렇게 조회수 많이 나오니 나중에 서울 올림픽경기장 콘서트 모습도 올려볼까 합니다.
이순신 장군님처럼
난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