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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집을 꾸미면서 생각한 콘셉트는 '유럽의 아늑한 시골 별장'이었어요. 저는 주로 재택근무를 하기 때문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매우 길어요. 그래서 집은 꼭 포근한 분위기이길 바랐어요.
제 인테리어의 키워드는 빈티지, 앤티크, 플랜테리어 랍니다. 가족과 함께 사는 집이기 때문에, 제 방과 정원 위주로 집을 소개해 드릴게요
낡은 주택을 선택한 이유
이 집은 20년이 넘은 낡은 주택이라서 고칠 부분이 엄청나게 많았어요. 꽤 오래 아무도 살지 않은 채로 비어있었거든요. 하지만 온 가족이 보자마자 반해버렸고, 바로 이사를 결정했어요.
첫 번째 장점은 넓은 마당이었어요. 세 마리의 강아지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강아지들이 언제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이 필요했어요. 이 집은 사람이 뛰기도 힘들 만큼 마당과 정원이 넓어서, 그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답니다.
두 번째 장점은 바로 엄청난 뷰였어요. 이렇게 완벽한 뷰를 가진 집이 있다니! 처음 본 순간 꿈인 줄 알았답니다. 위 사진은 이사 온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침대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 저만의 액자인 셈이죠!
마당과 집, 어디에서든 이런 뷰를 볼 수 있어요. 저는 여행 다니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아무 곳에도 갈 수 없어도 마당에 앉아있으면 스트레스가 풀릴 정도예요. 오후에는 노을이 보이고, 밤에는 별자리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전망대랍니다.
도면
오래된 집이라 도면이 없어서 제가 그렸어요.ㅎㅎ... 2층은 1층의 절반 정도예요. 부모님과 언니는 1층에, 저 혼자 2 층에 살고 있답니다. 다이닝룸까지 포함해 방이 5개, 욕실은 3개예요.
하나부터 열까지 셀프 인테리어
이 집의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엄청나게 촌스러운 벽지와 인테리어였어요. 전에 살던 분이 굉장히 화려한 취향을 갖고 계셔서 각종 꽃무늬 벽지로 가득했어요.
보기만 해도 시력이 떨어질 것처럼 어지러웠던 꽃무늬 거실... 무작정 페인트를 사서 엄마와 저, 둘이서 칠하기 시작했어요. 하루 종일 해도 모자라서, 이틀 넘게 매달렸답니다. 특히 층고가 높아서 사다리 위에 서서 작업해야 했어요.ㅎㅎ
셀프 페인팅을 하는 동안 난장판이었던 집의 모습이에요. 거실과 안방, 주방, 2층 거실까지 모두 페인트칠을 새로 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였어요. 요즘에는 기술이 좋아져서인지 페인트 냄새도 하나도 안 나고, 생각보다 금방 말라서 비교적 수월하게 작업했어요.
어둡고 거대하기만 했던 조명도 새로 사서 바꿔 달았고, 가구나 소품도 하나하나 골랐어요. 그럼 이 집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하나씩 살펴볼까요?
2층 침실 Before
제 방인 2층 침실부터 소개할게요. 여기는 이 집에서 그나마 상태가 가장 나았어요. 괴상한 몰딩과 꽃무늬 벽지라는 건 같지만, 그래도 무늬가 옅었거든요. 조명과 블라인드가 거슬리긴 했지만 다 떼어내면 충분히 잘 꾸며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답니다. 뷰가 워낙 좋아서 다른 건 다 감당 가능할 것 같았어요.
2층 침실 After
완벽하게 변신한 제 방의 현재는 이런 모습이에요. 화장대와 침대, 거울, 스탠드 모두 빈티지 제품이에요. 화분을 받치고 있는 스툴들도 몇 달을 기다려서 해외 빈티지 제품을 구한 거랍니다!
벽지를 바꾸는 건 너무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최대한 노란색감이 도는 벽지와 어울리는 분위기로 채우고자 했어요. 재택근무를 하는 저에겐 이 방이 침실이자 홈 오피스나 마찬가지라 몇 달에 걸쳐서 소품을 고르고, 가장 공들여서 꾸몄어요.
아래 이미지들은 이전의 제 방 모습이에요.
봄에는 특히 식물을 이용한 인테리어를 많이 했어요. 큰 애니시다 나무를 안락의자 옆에 두어서 숲속에서 쉬는 것 같은 분위기를 내기도 하고요.
저는 가구 위치를 자주 바꾸는 걸 좋아해요. 똑같은 가구를 가지고도 다양한 분위기를 낼 수 있으니까요! 이때는 일을 하면서 창밖 풍경을 보고 싶어서 창문 정면에 책상을 뒀어요. 일하다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보랏빛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서 찍어둔 사진이랍니다.
한쪽 벽면은 식물을 위한 공간이에요. 빈티지 숍을 직접 찾아 다니며 하나씩 구한 소품들인데요. 저는 벽 촛대에 초를 넣는 대신 화병으로 쓰고 있어요!
벽에 걸어두니 고양이로부터 안전하고, 해가 잘 드는지 관엽식물들이 쑥쑥 자란답니다.
새로운 책상을 들였을 때의 모습이에요! 아직 책상 정리가 안 된 때라 어수선하지만...ㅎㅎ 벽에 걸려있는 소품은 거의 다 빈티지 숍에서 구매한 거랍니다.
책상 위에는 언제나 식물을 주렁주렁 걸어둬요. 초록색을 보는 게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어서, 앞으로도 식물덕후 생활을 쭈욱 이어갈 것 같아요.
침대 옆에도 제가 좋아하는 소품이 있는데요. 프랑스 빈티지인 조명과 영국 빈티지인 선반이에요. 선반 위에는 제가 여행을 하며 하나씩 모은 스노우볼과 오르골을 두었어요. 각각 런던, 프라하, 파리, 뉴욕에서 온 소품들이랍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더 추가될 예정이에요.
고양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
저와 고양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인 윈도우 시트예요.
처음 이 창을 봤을 때부터, 고양이들의 핫플레이스가 될 거라는 걸 직감했어요! 그래서 이사오자마자 치수를 재서 푹신한 매트를 깔았답니다. 육각형 모양이라서 기성품은 맞지 않았고, 방석 주문제작 업체에 도면을 보내서 제작했어요.
윈도우 시트는 365일 비어있는 날이 없는 인기석이에요. 심지어는 앞에 밟고 올라갈 계단을 놔주니 골든레트리버 다올이도 한번 올라가면 잘 내려오지 않는답니다. 고양이 제제는 다올이를 쿠션으로 쓰고 있네요...
제 방에는 남향, 서향 모두 창문이 있어요. 윈도우 시트는 정확히 서쪽을 바라보고 있답니다. 덕분에 아름다운 노을을 매일 볼 수 있어요.
가끔 신기할 정도로 노을이 붉은 날이 있는데요! 그럴 땐 온 방안이 빨갛게 물들어요. 정말 비현실적인 풍경이죠!
안방 Before
부모님이 지내시는 안방의 비포 모습이에요. 여기도 마찬가지로 강렬한 꽃무늬 벽지로 도배되어 있었어요. 심지어 위와 아래, 창문의 몰딩 색이 모두 다른 유니크한 인테리어...
안방 After
안방의 콘셉트는 빨간 머리 앤의 방 어른스러운 버전이었어요. 엄마가 빨간 머리 앤 팬이시거든요. 빈티지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 톤 다운된 올리브그린 페인트를 바르고, 버터 색 빈티지 옷장과 마호가니 서랍장도 구했어요!
커튼을 열면 이렇게 예쁜 창문과 윈도우 시트가 등장해요. 여름이면 안방 창문을 타고 올라가는 장미를 볼 수 있어요.
안방은 아빠의 아지트이기도 해요. 침대 위 벽에 스크린을 달고 매일 축구나 영화를 보신답니다. 침실 겸 홈시어터인 셈이죠!
1층 거실 Before
앞서 보여드렸던 가장 심각했던 1층 거실이에요. 빨간 꽃무늬 벽지와 온갖 꽃 장식... 어두침침한 조명까지 뭐 하나 살릴 수 있는 게 없었어요. 특히 처음 집을 지을 때부터 있었다는 저 벽돌 난로가 굉장히 애매해서 고민이었어요. 집 넓이에 비해 거실이 그리 크지 않은 것도 아쉬웠고요.
1층 거실 After
깔끔하게 바뀐 거실의 모습이에요. 거실은 온 가족이 자주 모이는 곳인 만큼 편안한 카페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소파 대신 거실 중앙에 큰 우드슬랩 테이블을 두고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노트북을 가지고 와서 일을 하기도 합니다. 손님이 오면 여기에서 작게 와인파티를 하기도 해요.
벽은 차분한 버터 색으로 바르고, 곳곳에 식물을 옮겨두고 있어요. 살짝 이국적인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벽지 대신 페인트를 택한 건데, 결과적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었어요. 집에서 가장 어지러웠던 공간이 가장 포근한 공간으로 바뀌었답니다. 특히 애물단지였던 벽돌 난로도 꽤 잘 어울려서 만족스러워요.
2층 거실 Before
2층 거실에도 화려한 꽃무늬가 가득했어요. 처음 집을 봤을 때부터 여기를 고양이용 공간으로 꾸며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 옆에 슬쩍 보이는 곳이 먼저 소개한 제 방이에요. 그 와중에 살짝 보이는 창문 밖 풍경은 푸릇푸릇 예쁘죠ㅎㅎ...
2층 거실 After
안방과 같은 올리브그린으로 페인트칠 했어요. 페인트칠 직후... 정리하기 전의 모습이에요.ㅎㅎ 2층 거실이 생각보다 넓은데, 고양이들이 아니었다면 죽은 공간이 되었겠다는 생각을 해요. 가족들이 모일 때는 아무래도 더 넓은 1층이나 마당을 택하게 되고, 저는 바로 옆에 있는 제 방에 주로 머물게 되니까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고양이들이 2층 거실을 알차게 사용해 주고 있답니다.
2층 거실은 온전히 고양이들의 공간이에요. 언제든 창밖을 볼 수 있는 캣 폴과 운동용 캣 휠, 고양이 아파트, 스크래쳐, 식사 공간이 모두 모인 곳이랍니다. 특히 창이 두 개나 있어서 고양이들이 정말 좋아해요.
이렇게 캣 폴 위에 올라가면 양쪽 창문을 통해 마당을 전부 구경할 수 있어요. 특히 날아가는 새를 구경하기에 최적의 공간이랍니다. 그래서 고양이들이 여기에서 낮잠을 자주 자요.
고양이와 강아지를 함께 키우기 때문에 테이블 위에 고양이 전용 식당을 마련했어요, 고양이 식탁을 바닥에 두면 강아지들이 다 뺏어 먹거든요ㅋㅋㅋ 덕분에 고양이 식당에서 바라보는 뷰가 엄청 좋아요.
다이닝룸 Before
제가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어 했던 다이닝룸의 공사 전 모습이에요. 주방 바로 옆에 별도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어요.
거실이 비교적 좁은 이유가, 다이닝룸이 따로 크게 있었기 때문이었더라고요. 다이닝룸은 창이 유독 많아서 정원의 풍경을 한눈에 보기 좋겠다 싶었어요.
다이닝룸 After
다이닝룸은 응접실로 쓰고 있어요. 거실에는 소파를 두지 않고 우드슬랩 테이블만 둔 대신 여기에 앤티크 소파와 흔들의자를 두고, 앉아서 차를 마시거나 수다를 떨어요. 강아지들도 자주 와서 쉰답니다. 소파와 스툴, 흔들의자, 와인랙은 모두 빈티지 제품이에요.
다이닝룸은 응접실 겸 엄마의 홈 오피스예요. 엄마는 '써니네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구독자가 무려 4만 명이 넘는답니다. 이곳에서 엄마가 만드시는 영상이 모두 탄생해요. 다이닝룸 공간이 꽤 넓어서 응접실과 홈 오피스가 붙어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게 장점이에요.
마당과 정원 Before
이제 바깥으로 나와볼까요! 이 집은 작지만 예쁜 연못과 분수가 있다는 게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연못 바로 옆에는 커다란 정자가 있어서 비를 피하면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되어있었고요! 정자의 천장이 왠지 모르게 휴양지 리조트 같은 느낌이 나서 좋았답니다ㅋㅋㅋ
마당과 정원 After
넓은 마당은 강아지들의 천국이에요. 하루에도 몇 번씩 나가서 뛰어노는 시간을 가진답니다. 잔디밭에서 뒹구는 모습을 보면 집사도 같이 행복해지죠.
연못에는 연꽃도 피고, 개구리도 살아요. 분수를 틀면 예쁜 무지개도 볼 수 있답니다. 생각보다 연못이 커서, 겨울에는 이 위에서 얼음썰매를 타기도 해요.
이 집에 온 후로 새롭게 생긴 취미가 있다면, 바로 가드닝이에요.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게 생각보다 즐거운 일이더라고요. 빈티지한 야외용 테이블을 데크에 두고 그 위에서 식물을 돌본답니다.
모든 집사의 로망, 고양이 정원
한쪽 데크에는 고양이 정원을 만들었어요. 주방 창문을 통해서 고양이들이 원할 때면 언제든 나올 수 있어요. 고양이들에게는 창밖 풍경이 넷플릭스라고 하잖아요. 고양이 정원은 아이맥스 같은 것 아닐까요?
캣타워와 캣폴을 넉넉히 설치해 주고, 캣그라스와 캣닢도 두었어요. 바로 뒤가 숲이라서 새들이 많이 오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고양이들이 신나서 구경한답니다. 질리지도 않는지 하루도 빼먹지 않고 출석 도장을 찍어요. 낮잠도 꼬박꼬박 나가서 자고요.
느리고 행복하게 사는 법
이불을 햇빛에 널어두는 저를 개냥이 라온이가 빤히 구경 중인 모습이랍니다. 이 집에 와서 느리고 행복하게 사는 법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낡은 주택은 손이 가는 곳이 한둘이 아니고, 모든 걸 직접 해야 하거든요. 사진 속 빨래 건조대와 울타리도 모두 아빠가 한 땀 한 땀 만드신 거예요.
큰 창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게 참 좋아요. 초록빛 산이 단풍으로 물들다가 하얗게 뒤덮이는 모습을 1년 내내 방에서 감상할 수 있으니까요. 덕분에 단풍놀이를 갈 필요가 없어졌어요.
매일 하늘을 보게 되는 삶
서향집의 가장 큰 매력은 석양을 볼 수 있다는 점 아닐까요. 위 사진들은 하나도 보정하지 않은 원본인데, 정말 눈을 의심하게 할 만큼 아름다운 날들이었어요. 매일 다른 하늘의 색을 기대하게 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에요.
밤이면 별자리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시골집의 장점이에요. 이날은 정말 별이 쏟아질 듯 많았는데, 핸드폰 카메라로는 이 정도가 최선이었어요...ㅎ 그래도 선명한 북두칠성이 보이시나요?
우리의 가장 따뜻한 겨울
모두 제 브이로그 중 한 장면이랍니다. 시골집의 풍경은 꽃이 피면 꽃이 피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아름다워요. 눈 오는 날이면 신난 강아지들과 함께 나가서 눈사람을 만들곤 해요. 겨울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예요.
행복하지 않은 날이 없는 곳
숲속의 로망 채널을 운영하던 중, 굉장히 인상 깊었던 댓글이 있었어요. "천국을 만들어 살고 계시네요!" 그 말이 참 감사하고 공감되더라고요. 어쩌면 집은 나만의 천국인 것 같아요. 덕분에 어떤 계절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즐기면서 살고 있어요.
오래된 시골 주택에 살면 불편한 점도 많아요. 배달음식도 못 시키고, 편의점이라도 가려면 무조건 차를 타야 해요. 관리해야 할 것도 너무 많고 고장 나 있는 것도 많죠. 하지만 그 모든 단점이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매일매일이 행복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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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