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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다임러 트럭, 와이즈오토, 에스모터스]
국내에서 가장 인기 높은 수입 승용차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6년 경쟁자인 BMW를 제치고 수입차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올 상반기까지 계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입차 최대 격전장인 프리미엄 중형 세단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1위다. 지난 2016년 6월 출시된 10세대 벤츠 E클래스는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 연속 수입차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벤츠 시대’가 활짝 열린 셈이다.
벤츠는 수입차 시장을 넘어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수입 상용차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벤츠 상용차를 국내 판매하는 다임러 트럭 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751대를 판매했다. 볼보트럭(1762대)과 만트럭(1025대)에 이어 3위다.
다임러 트럭 코리아는 트럭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경쟁사가 국내에 판매하지 않는 밴(VAN) 모델의 경쟁력을 높여 파이를 키우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선봉장은 ‘밴의 교과서’이자 ‘서서 타는 벤츠 S클래스’로 부르는 벤츠 스프린터다. 스프린터는 1995년 1세대 출시 이후 현재까지 130여개국에서 360만여대(2018년말 기준) 판매된 글로벌 베스트셀링 밴이다. 2세대 스프린터는 2006년에 출시됐다. 12년 만에 나온 3세대 뉴 스프린터는 올 1월부터 국내 판매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뉴 스프린터 투어러 319·519 CDI 2종이 판매된다. 519 CDI는 차체 길이에 따라 롱(Long)과 엑스트라 롱(Extra Long) 두 가지 보디 스타일로 구성됐다.
국내에서는 에스모터스, 와이즈오토, 더 밴 등 바디빌더사가 다임러 트럭 코리아에서 스프린터 기본 모델을 받아 구매자가 원하는 형태로 컨버전(특장)한 뒤 판매한다.
스프린터는 ‘벤츠’ 이름에 걸맞게 VIP 의전용으로 인기 높다. 컨버전 방식에 따라 탑승 인원은 달라지지만 9인승, 13인승, 15인승이 잘 팔린다. 최근에는 대형 택시나 캠핑카로도 컨버전되고 있다.
‘국내 여성 1호 스프린터 택시 운전사’인 김정숙(65세, 여) 씨는 벤츠 스프린터 13인승을 운전한다.
그는 고급 택시 서비스를 펼치기 위해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꾸미고 음료 제공용 냉장고, 공기청정기, TV, 노래방 기기도 구비했다.
주요 이용객은 골프장 이용객,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다. 귀빈을 공항에서 데려오려는 회사들도 벤츠 스프린터 택시를 선호한다.
이용금액은 킬로미터(km)당 3500원, 시간당 6만원 기준이다. 킬로미터나 시간으로 산정하는 금액이 많이 나올 경우 예약자와 협의해서 따로 요금을 책정한다. 서울 명동~인천공항 기준으로 이용금액은 15만원 정도다. 대형 택시는 같은 기준으로 8만원 수준이다.
개인보다는 단체로 이용하면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공항에서 나올 때는 대형 택시와 동일하게 미터기로 요금을 책정한다.
스프린터 택시는 수익성이 괜찮고 이용자도 계속 늘고 있는데다 운전 피로도 적다는 입소문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판매가 증가 추세다.
승객 반응도 좋다. 김 씨는 “휴일에 거실 소파에서 쉬는 기분으로 목적지까지 편안하고 안락하게 갈 수 있는데다 연예인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맛볼 수 있다고 좋아하는 승객들이 많다”며 “다음에 다시 이용하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주는 고객들이 많아져 수익성도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와이즈오토]
와이즈오토는 국내 캠핑카 시장이 성장하는 추세에 맞춰 스프린터를 프리미엄 캠핑카로도 컨버전해준다.
통계청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인구는 2011년 60만명에서 2018년 600만명으로 10배 늘었다.
캠핑을 폼 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캠핑카도 지난해엔 9231대가 등록됐다. 2007년 등록대수가 346대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6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캠핑카는 가족에게 폼나고 편한 오토캠핑을 제공해주는 ‘로망’이 되고 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캠핑클럽’과 MBN 리얼 로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여행생활자 집시맨’이 한몫했다.
14년 만에 완전체가 된 핑클이 ‘캠핑클럽’에서 캠핑카(모터 캐러밴)로 컨버전한 현대차 쏠라티를 타고 나오면서 밴을 기반으로 만든 캠핑카는 트럭·승합차·버스를 개조한 캠핑카보다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와이즈오토는 스프린터 319 모델을 컨버전한 캠핑카 시리즈 유로 캠퍼를 판매중이다. 4~5인 가족을 위한 럭셔리 캠핑카다.
구매자가 자신의 취양에 맞게 컨버전할 수 있는 유로 캠퍼 셀프·DIY 모델, 캠핑카 완성품인 유로캠퍼 스탠다드·럭셔리 등이 있다. 가격은 6996만원~1억2900만원이다.
모터 캐러밴으로 컨버전한 벤츠 스프린터는 운전도 쉽다.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모터 캐러밴은 일반 운전면허만으로도 운전할 수 있다. 10인승 이하는 2종 보통면허, 15인승 이하는 1종 보통면허만 있으면 된다.
이와 달리 트레일러 캐러밴 장착차를 운전할 때는 트레일러 총중량이 750㎏ 이하인 것만 일반 운전면허로 몰 수 있다. 750kg 초과 트레일러를 달고 다니려면 소형견인차 면허를 따야 한다.
1·2종 보통과 대형면허 소지자 가운데 운전경력이 1년 이상 돼야 응시할 수 있다. 트레일러를 장착한 트럭으로 굴절·곡선·방향전환 코스를 통과해야 합격할 수 있다.
[사진제공=에스모터스]
운전석도 편안하다. 실제로 에스모터스가 시승용으로 운영하는 벤츠 스프린터 519 CDI를 운전했을 때도 운전피로가 적었다.
덩치가 커서 운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운전 시야와 좌우 시야가 넓은데다 스티어링휠도 일반 SUV와 비슷한 무게감을 지녀 SUV는 물론 세단만 몰아봤던 운전자도 비교적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운전석은 일반 밴보다 편안하다. 덩치가 크지만 시야감이 좋은데다 시트가 진동을 잘 흡수하면서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줘 운전 피로는 적다.
시속 100km까지는 무거운 덩치를 힘들이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 다만 100km를 살짝 넘어서면 가속페달을 밟아도 속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최고속도제한장치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승합차는 시속 110km로 속도가 제한된다.
하차감은 압권이다. 스프린터에서 내릴 때는 주위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이 느껴진다. 벤츠 S클래스에서 내릴 때는 경험하기 어려운 주위 사람들의 반응이다. VIP가 된 것 같이 어깨가 으쓱거린다. 한편으로는 누군가 이렇게 물어보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본 적이 없는데, 연예인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