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많이 하락했습니다. 과연 매수 기회일까요?
제가 즐겨하는 투자법 가운데 하나가 절대 경쟁력 우위에 있는 경기순환형 대형 우량주를 주봉 차트상의 저점에 왔을 때 매입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빠졌다고 무조건 사면 안되고,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
기업의 주력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든 것은 아닌지, 기업의 경쟁력이 예전과 같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보통 1~2년에 한두번쯤 찬스가 옵니다.
삼성전자는 2003년초, 2004년중반과 2004년말, 그리고 2006년 중반이 그러한 매수 찬스였습니다.
LG전자의 경우 2006년 5월에 7만원이 무너질 때, 그런 고민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휴대폰산업에서의 LG전자 경쟁력에 대해 믿을 수 없어서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POSCO의 경우에는 2006년 7월쯤 23만원에 있을 때 이런 고민을 했었습니다. 철강산업에서의 POSCO의 경쟁력에 대해 고민한 후, 투자하는게 맞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최근에는 현대차에 대해 이런 고민을 하고 있고, 6만원쯤에서 살지 말지 결정을 내려야겠지만, 저는 현대차를 믿을 수 없어서 투자하지 않을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이제 다시 주봉상의 저점에 접근하려 합니다. 55~57만원 사이가 될 것 같습니다. 투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 별 고민은 없습니다. 경쟁력은 여전하다고 보기에 당연히 투자할 겁니다. 단지, 가격상의 저점은 거의 도달했다고 보이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싸이클 상의 저점은 1분기가 아닌 2분기로 판단되기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천천히 분할매수할 생각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TFT-LCD, 휴대폰 부문에 대해서 평가하면 됩니다. 디지털미디어나 생활가전에 대해서는 그냥 덤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TFT-LCD는 현재 너무 잘하고 있고, LG필립스LCD와의 격차도 벌어질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앞으로도 문제 없어 보입니다. 지금의 실적 부진은 단지 경기싸이클상의 문제로 판단됩니다. 그래서 통과…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는 부문은 반도체와 휴대폰 부문입니다.
반도체는 잘하고 있으나, 요즘 하이닉스에 밀리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금번 2006년 4분기 반도체부문 영업실적도 삼성전자보다 오히려 하이닉스가 나을 전망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인 요인인지, 삼성전자 경쟁력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인지 평가해봐야 합니다.
반도체는 비메모리보다는 아무래도 DRAM과 NAND사업부문을 봐야 합니다.
DRAM 부문은 한국업체(삼성전자, 하이닉스)와 비한국업체들의 경쟁력 격차가 계속 넓혀지고 있는 부문입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양강 체제로 점점 굳혀질 전망입니다.
NAND플래시메모리의 경우에는 기술력에서 아직 도시바가 약간 앞서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결국 삼성과 하이닉스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메모리반도체에서 지금 삼성전자의 위협요인은 다름 아닌 하이닉스의 선전입니다.
그래서 하이닉스가 지금 잘하고 있는 이유, 삼성전자가 지금 못하고 있는 이유를 정확히 파악해야 투자 판단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번 DRAM 80나노 양산경쟁에서 하이닉스는 조기 수율 안정화에 성공한 반면, 삼성전자는 4분기까지는 정상 수율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실적 차별화의 요인이 되었는데, 이번 일은 단순히 삼성전자의 기술력 문제가 아닙니다. 삼성전자는 80나노부터 DRAM 칩 크기를 줄이는 신설계기술을 적용했고, 하이닉스는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대략 칩 크기를 25% 가까이 감소시키는 기술로 같은 웨이퍼에서 20% 이상 칩 수가 증가하면서 원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하이닉스가 적용하지 않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동안의 기술 축적으로는 적용할 능력과 준비가 아직 안되어서입니다.
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이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영업이익률을 앞지를 수준이 되었으나, 단순비교가 곤란합니다. 하이닉스는 아직도 8인치 생산비중이 높고, 본격적인 설비투자는 2005~2006년부터나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반도체기업의 비용에서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하는 감가상각비 부담이 삼성전자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하이닉스도 투자해야 합니다. 2006년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고, 2007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DRAM 부문 영업이익 기준 비용에서 감가상각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약간 넘는 수준인데 반해, 하이닉스는 35% 수준에 불과합니다. 결국 하이닉스는 아직은 감가상각비 부담에서 정상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8인치 생산비중이 높은 것도 하이닉스에게는 향후 부담입니다. 미세공정으로 계속 진행될수록 장비를 교체해야 하지만, 주요 메인 장비를 독점하고 있는 국제적인 반도체장비업체들이 8인치용 미세공정 장비 개발 자체를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12인치 웨이퍼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존 8인치 노후 라인을 DRAM이나 NAND와 같은 미세공정이 필요하지 않은 비메모리 라인으로 용도를 바꾸거나, 혹은 12인치 라인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선택이 필요한데, 하이닉스는 비메모리 사업부가 없습니다. 무조건 12인치 라인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기 때문에 이또한 비용부담이 따릅니다. 삼성전자와 같은 선택의 여유에 따른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종합적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경쟁력은 분명히 아직 절대적으로 앞서있다고 판단됩니다. 하이닉스보다도 분명 앞서있으며, 해외업체들과의 차이는 거의 절대적인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추신: 모레, 그러니까 12일인 금요일에 삼성전자의 지난 4분기 실적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실적발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쟁력 유지 여부에 대한 더 정확한 분석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휴대폰의 경우는 좀 복잡합니다. 단지, 모토롤라가 과거 죽을 쑤다 레이저로 살아나고, 다시 페블과 크레이저의 실패로 고전하고 있듯이, 삼성전자 역시 모델 개발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애플의 아이폰 출시가 있는게 장기적으로 어떤 변수가 될지 생각해볼 문제이긴 합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TFT-LCD 부문의 경쟁력은 세계 1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이고, 특히 메모리에 있어서는 후발업체들과 오히려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휴대폰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왔다갔다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종합적으로 현시점에서의 투자는 적절하다고 판단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음.. 우선주랑 보통주랑 어떤 것이 낫다고 생각하시나요..
반도체 부문 자세한 분석 잘 봤습니다. 정확하게 모르는 부분인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글 감사히 잘 봤습니다.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요, 감가상각비 중 반도체 DRAM부문은 따로 어떻게 알 수있는건가요?? 비율적인 계산인가요?? 아님 저의 부주의인지 궁금합니다.
삼성전자의 세부 비용내역은 일반 투자자에게는 공개되지 않고, 물론 기관투자자들에게도 공식적으로 제공되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정보를 구하고 이리저리 분석해야만 합니다. 우선주와 보통주의 차이는 개인의 취향 차이이기도 합니다. 저는 보통 우선주보다는 보통주를 좋아합니다.
좋은 분석글 감사드립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저 역시 삼성전자 주식을 분할매수를 하려합니다만....아직은 ..^^...조금 더 주고 사더라도 저는 조금더 있다가 매수들어갑니다...성투하시길..^^
대단하신 분석입니다. 참고로, 삼성전자에서(LSI) 휴대폰용 카메라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를 많이 생산하고 있습니다.(자사에 납품하는 거죠 ㅎㅎ) 이미지센서는 비메모리 반도체입니다. 앞으로 비메리쪽도 강화 할 것 같습니다. 반도체쪽은 계속 잘 나갈 것 같습니다.
저도 매수기회라고 생각합니다. 12일 발표가 좋으면 당연히 사야하고, 나쁘면 선반영 됐으므로 사야하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비메모리 내 여러 가지(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스마트 카드 등등), 반도체부문에 속해 있는 HDD, 디지털미디어 분야의 프린터, MP3플레이어인 YEPP 등등 차기 육성분야가 많이 있습니다. 단지, 지금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크게 보아 메모리, LCD, 휴대폰 세 가지로 판단되고, 이 세분야만 정확히 분석할 수 있어도 충분하다고 본 것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매우 훌륭한 분석이네요. ^^
전자제품은 발 빠르고 고객만족이 높은 A/S 서비스를 가지면 전자제품이 가지는 노멀한 경쟁력을 한층 더 클래식하게 높이는거 같습니다. 삼성이 그런건 하나 잘하죠.. 제가 알고 있는거.. 프린터,MP(노트북, LCD, 휴대폰)는 다른 제품하고 다른게 있나요? 거기가 거기같은데 단지 A/S 가 좋아서 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