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나라 망할 수 있다” 개헌 저지선 사수 호소

[양평대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을 사흘 앞둔 7일 여당의 개헌 저지선(100석) 붕괴 가능성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이 망할 수 있다”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7일 대전 유성에서 열린 유세에서 “만약 저들이 200석을 갖게 되면 자기편만 편들고 그렇지 않은 편은 잔인하게 짓밟을 것”이라며 “이재명·조국 같은 사람들이 행하는 위선을 우리의 삶의 기준으로 만들 것인가. 나라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대전 유성 노은역 앞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와 함께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이후 한 위원장은 기존의 대표 레퍼토리인 ‘이·조(이재명·조국)심판’외에 야권의 단독 개헌 가능성을 연일 언급하고 있다.

5일엔 “200석이 되면 개헌 저지선을 무너뜨려 나라를 바꿔버릴 것”이라더니, 6일엔 “200석 얻게 되면 김준혁·이재명 같은 사람이 서로 음담패설 하면서 여성 정책을 주무르게 될 것”이라고, 7일엔 “200석 갖고 기고만장해서 모든 돈을 범죄로 빨아 먹으면서 임금 낮추겠다고 개폼 잡을 것”이라고 연일 톤을 높여갔다. 당안팎에선 '일종의 공포 마케팅'이란 분석도 나왔다.

 그는 지지층 결집도 강조했다. 6일 울산 남구 지원 유세에서 “이젠 후반전이다. 국민의힘으로 뭉쳐달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사전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대구에선 6일 “우리가 결집하지 않으면 우리가 진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대한민국이 죽는다”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7일 충남 천안 유세에서 “저희 분석에 따르면 접전 지역에서 ‘골든크로스’가 상당수 나타나고 있다”며 “본투표에 절대적으로 나가주셔야 한다. 기죽지 말고 나가달라”고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적장인 이재명을 향해선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고 공격했다. 7일 대전 유성 유세 중 이재명이 한우 전문점에서 삼겹살을 먹는다는 게시물을 SNS에 올린 것을 두고 “삼겹살을 안 먹고 왜 삼겹살 먹은 척을 하냐”, “위선의 시대가 오길 바라느냐”고 꼬집었다.

박정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도 6일 논평에서 “이재명이 유세 후 SNS에 올린 ‘계양 밤마실 후 삼겹살’ 게시물에서 잘려나간 사진 속에 뻔히 보이는 소고기는 무엇이냐”며 “거짓이 일상인지, 거짓말로 점철된 이재명의 ‘서민 코스프레’에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대전 유성 노은역 앞의 지원유세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여성 비하 등 각종 막말 논란의 중심이 된 김준혁 (민주당,경기 수원정)을 향한 공세도 빼놓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7일 충남 서천 유세에서 김준혁에 대해 “공개적으로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상대로 갑질하고 성희롱하는 사람”이라며 “대한민국이 퇴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전 유성에선 “음담패설 억지로 듣게 하고 듣는 사람 표정 보면서 즐기는 것은 성도착 아니냐”며 “그런 사람을 민주당이 비호한다. 민주당은 여성 혐오, 성희롱 정당이다”고 지적했다.

 지역구에 출마한 당 내 중진들도 개별적으로 읍소에 가까운 애절한 호소에 나섰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 혼나도 할 말 없다”며 “국민께 최선을 보여드리지 못한 점, 정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정에 임하는 태도의 문제라는 지적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권성동 의원), “국민과 소통 과정에서 때론 거칠고 오만하게 비치기도 했다”(윤상현 의원)는 회견이 이어졌다.

 이들은 야권이 200석 이상 확보할 경우 탄핵안 발의로 인한 국정 혼란을 우려하며 지지를 당부했다.

나 공동선대위원장은 “야당이 180석, 200석 가지고 간다면 정부가 식물 정부가 되는 것을 넘어 국회는 탄핵 운운하는 난장이 될 것”이라며 “최소한의 저지선을 달라”고 했다.

권 의원도 “총선 판세가 심상치 않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연합이 과반은 물론이고, 개헌 저지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을 보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