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15일까지 제천축구센터에서 열리는 2023 K리그 퀸컵에는 K리그 25개 구단이 꾸린 아마추어 여성 축구팀이 전국 최강자를 가렸다. 수원삼성이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대전하나시티즌이 준우승을 거뒀다. 1위 그룹 결승전에서 수원삼성은 대전을 3-0으로 완파했다.
K리그 각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들이지만 사실 아마추어 축구팀이다. 그런 만큼 나이대도 다양하다. 대학생부터 '어머니'까지 있다. 자녀들과 함께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 대회에서 유일한 '미성년자'가 한 명 있다. 바로 울산현대 소속으로 출전한 김지우(14세, 옥현중학교)다.
지금까지 K리그 퀸컵에서 미성년자가 뛴 사례는 없다.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고등학생도 아니고 중학생이다. 김지우는 울산 구단이 K리그 퀸컵 출전 선수를 모집할 때 테스트에 응해 당당히 합격했다. 울산 구단 또한 그의 부모님을 설득하는 등 대회 참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제일 어려운 거요? 언니들에게 반말하는 거"
아직 중학교 1학년이다. 천진난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지우는 언니 또는 이모들 사이에서 열심히 뛰고 있었다. 같은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어색한데 전국의 '성인'들 틈에서 뛰고 있다. 김지우는 "조금 어렵기는 하지만 재밌다"라면서 "언니들과 뛸 때 반말하는 게 제일 어색하다. 언니들은 당연히 반말 하라고 하는데 내가 좀 조심스럽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물론 '피지컬'의 차이도 있다. 아직 한창 성장하고 있는 중학생이다. 그렇기에 성인들과의 체격 차이도 꽤 난다. 김지우는 "우리 팀 언니들과도 많이 친해져서 그나마 경기할 때 편하다"라면서도 "다른 팀 언니들은 정말 세시고 잘 하시더라. 피지컬에서 밀리지만 잘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래도 김지우는 정말 소중한 기회를 잡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울산 구단도 갑작스럽게 '중학생 참가'라는 변수가 등장했지만 문제 없이 조치했다. 축구를 좋아하는 김지우는 K리그 퀸컵 참여를 준비하면서 주민규와 이명재, 조수혁에게 코칭을 받는 기회까지 얻었다.
이제 중학생인 소녀에게 울산은 인생의 꽤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사용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김지우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울산 특유의 '어흥' 포즈를 취했다. 그렇다면 김지우에게 울산현대는 무엇일까? 그는 간단하게 말했다. "나의 행복, 그리고 모든 것"
첫댓글 커엽지만 경기장에서는 호랑이 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