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의 세 가지 변화
정보화시대에는 세 가지 변화가 있고 그것에 따라 세 가지 죽음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죽음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세 가지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세 가지 변화는 정보화, 세계화, 인간화이고 정보화에 의해서 거리, 세계화에 의해서 국가, 인간화에 의해서 관료가 죽고 있다.
먼저 정보화에 의해서 거리가 죽고 있다. 정보화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의해서 우리 모두가 거리에 관계없이 즉각 대화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거리의 중요성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거리의 죽음은 생산체제를 뒤바꿔 놓고 있다. 이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중간의 도매, 소매, 대리점 등 중간단계 없이 직접 대화할 수 있고 기술의 발달에 의하여 많은 양의 물건을 싸고, 빠르게 구입할 수 있는 대량주문생산체제를 원하게 된다. 거리의 중요성이 사라지고 모든 사람이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정보화시대에는 생산하고 구매하는 방식이 변한다. 이제는 생산자에게 직접 주문하고 배달 받는 시대이다. 생산자가 만든 물건을 진열대에 갔다놓으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사는 시대에서,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파악하여 만족시켜 주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의 거래가 인터넷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생산체제를 1:1생산체제, 또는 대량주문생산체제라고 부른다. 과거 산업화시대의 생산체제는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대량계획생산체제였다. 물론 산업화시대에도 주문생산이 있긴 했지만 시간과 비용상의 문제로 인해 활성화되지는 못한 상태였다. 반면에 현대의 대량 주문 생산 체계에서는 생산자가 정확하게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여 신속하게 설계하고 제조하여 배달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누가 이것을 잘하느냐 하는 것이 경쟁력인데 그 대표적인 예로서 컴퓨터 업계에서는 미국 Dell Computer가 가장 앞서가고 있는데 우리가 인터넷상으로 컴퓨터를 주문하면 Federal Express가 부품을 수거하고 조립해서 배달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제 이 1: 1 생산체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완성시키기 위한 경쟁으로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정보화는 바로 세계화를 가져오고 이 세계화에 의하여 국가란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이것이 아마 세계화 시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일 것이다. 정치적 측면에서는 아직 국가가 있지만 기업경영에서는 국가가 없다. 즉, 세계경영이 요구된다. 세계경영이란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자원을 활용하는 경영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국산품 애용이란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사고일 수도 있다. 이제 지역 개념은 큰 제약조건이 될 수 없다.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에 가서 기술을 개발할 수도 있고 러시아 사람을 국내에 데리고 와서도 기술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세계경영“시대에 앞서 나가기 위해선 가령 연구 및 상품기획 단계는 우리가 직접하고 개발, 설계, 가공, 조립, 판매 등은 여러 나라에 지구적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수행한다는 식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리라 사료된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선 세계 각 지역에 자원을 할당하고 통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세계경영시대에 ‘지역”의 개념은 사라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는 문화적 적응력이다. 지역 문화를 이해하고 그 지역 사람들과 함께 협력하면서 참여시키고 그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능력 또한 절실히 요구된다.
정보화시대는 인간화되는 시대이다. 또한, 정보화시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경쟁이다. 세계화에 의해서 시장이 넓어지고 경쟁자가 많아지고 있다. 경쟁의 심화는 만들면 팔리는 시대에서 좀 더 나은 물건을 만들지 않으면 안 팔리는 시대를 낳았고, 생산자로 하여금 좀 더 나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머리를 써서 생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지 않으면 안 되게 하였다. 여기서 머리를 써서 “생각 한다”는 것이 곧 “인간화”인 이유로 정보화시대를 인간화되는 시대라고 하는 것이다. 즉,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는 지시한대로만 해서는 안 되고 자율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지시하는 관료가 죽는 것이다. 여기서 관료는 지시 통제하는 구시대의 관리자를 말하는 것이지 자율을 주고 지원하는 새 시대의 관리자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정보화시대에는 남을 지시 통제 명령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정부의 재벌 정책 중에서 빅딜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것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지시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정보화, 세계화, 인간화의 세 가지 변화 중 주된 점은 인간화이다. 인간화는 자율경영이고 자유화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전 세계적으로 자유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우리는 조선 말기에 개방화의 물결이 일 때 쇄국함으로써 우리 역사를 50년 이상 후퇴시켰는데 지금도 정부는 지난 60년대부터 해오던 지시 통제하는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어 또 역사를 후퇴시키고 있지 않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21세기는 이 세 가지 변화에 의하여 1:1경영, 세계경쟁, 자율경영이 이루어지는 시대이고 그 중에서 자율경영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면 자율경쟁을 실천하기 위한 기업의 자세는 어떠한 것일까? 먼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하여 생각하여보자.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의 차이는 과연 무엇인가?
환경변화에 잘 적응하는 나라는 흥하고 적응하지 못하는 나라는 망한다. 영국이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한때 세계를 지배했는데 그 후 세계적 지도력을 상실한 이유는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영국의 기업들이 정부의 규제와 보호속에 안주하여 새로운 대량생산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의 중심은 대량생산기술을 받아들인 미국으로 넘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미국은 그 이후 대량 생산 체제와 전문경영인의 시대 속에서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갔다. 하지만 80년대에는 경영자가 생산 현장과 유리되고, 인수와 합병을 통한 다각화를 통해서 기업체질 보다는 재무적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경쟁력이 약화되었고 린(Lean)생산 체제에 의한 품질로 무장한 일본의 도전에 직면한 바 있었다. 그러나 레이건 대통령 시대의 대대적인 규제완화가 밑거름이 되어 지금 다시 세계적 경쟁력을 구사하고 있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이다. 우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보화 시대의 변화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정보화 시대는 변화와 경쟁의 시대이다. 변화와 경쟁이라는 것은 경영의 기본으로 어느 시대에나 있었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정보화 시대를 변화와 경쟁의 시대라 하는 것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가 요구하는 것은 자율이고 경쟁이 요구하는 것은 책임이다. 자율과 책임에 기초를 둔 가치 창조의 경영이 정보화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다시 말해서 변화가 너무 극심하여 다른 사람에게 물어 볼 시간도 없고, 또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불확실성의 시대엔 그 정확한 답을 아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자율 경영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한편, 언제 어떻게 변화될 지 모르는 불확실성과 경쟁이 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남을 보호해 주는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하여 자기 먹을 것은 자기가 챙긴다는 책임정신이 요구되는 것이다. 자율과 책임이 우리가 보통 말하는 시장경제원칙이지만 이것은 또한 경영의 원칙이자 자연의 법칙이다. 한국에 있는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기업보다 기업 분위기가 활력이 있고 성과가 좋은 것은 자율과 책임의 차이이다. 영국의 Imagination이라고 하는 기업은 사람을 채용할 때 일이 있어서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람만 좋으면 채용하고 일을 찾아서 하도록 내버려두고 1년 뒤 성과를 평가하여 성과에 따라 계속 고용여부를 결정한다고 하는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수한 조직의 특징은 대대적인 자율성과 엄격한 평가인 것이다. 이것이 정보화시대에 와서 더욱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다.
자율과 책임이 기업가 정신이고 기업가 정신이 경제의 엔진이다. 정보화 시대에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의 차이는 기업가 정신의 차이 즉 사람의 차이이다. 경제 정책의 기본은 어떻게 물가를 잡고 성장을 유지하고 실업률을 낮추어 경제를 살리는가하는 문제가 아니고 미래에 대한 상상력에 기초를 두고 기회를 추구하고 위험부담을 지는 기업가 정신을 살리는 것이다. 미국의 번영은 국민들의 자율능력과 책임의식이 강하여 정보화 시대의 변화와 경쟁에 잘 적응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나라이다. 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도 미국 경제는 3% 정도의 성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는데 이의 배경에는 급속하게 진행되는 정보 기술의 발전에 따라 나타나는 사업기회를 활용하는 기업가들에 의해서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가 창출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통산업이 정체 내지 쇠퇴하고 있지만 정보통신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제조업을 지탱해주고 있다. 정보통신 산업에 의한 일자리 창출은 2000년에 37%를 점하고 있다. 기업가 정신이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게 만든다. 기업가 정신은 개성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를 하는 것을 말한다. 개성적이라는 것은 남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고, 독립적인 사고는 남의 보호를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다.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남의 보호를 받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을 때 우리는 일에 열정을 가질 수 있고 경제는 활성화되는 것이다.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정부에 기대는 습성이 강하고 정부도 각종 자금지원을 위한 예산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지원에는 많은 낭비가 내재되어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개성적 독립적 사고는 자율과 경쟁이라는 시장경제원칙을 적용할 때 나오는 것이다. 지금 한국 경제에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시장경제의 적용이다. 그러나 시장경제 원칙을 적용한다는 것은 인기 없는 정책이기 때문에 이의 적용에는 정치가들이 시장경제 원칙에 대한 확신과 이를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요구된다.
문> 정보화 시대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라. (1,200자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