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문방위 역시 아주 강팀으로 구성하려고 합니다. 지금 방송, 언론이 총체적으로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법사위와 문방위는 역대 없는 그런 강팀으로 구성을 해서 검찰 사법권을 바로 세우고 민주주의의 기본인 언론, 방송을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이번 국회에서 세워 보겠습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oweroftruth.net%2Fpds_data%2Fbyple_news%2Fimages%2F1336362923.jpg) | ▲ 박지원 통합민주당 원내대표 | 오늘(7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 박지원 통합민주당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박 원내대표는 진행자인 손석희 교수가 “‘법사위를 상당히 강팀으로 구성하겠다’라는 의견을 내놓으신 바 있다. 법사위 구성에 특별히 이렇게 무게를 두는 뜻은 어디 있다고 봐야 되겠느냐?”고 물은 말끝에 한 대답이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 새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언론사 파업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내일이 MBC 파업 100일째인데 과연 방송은 제대로 되고 있는가, 국민의 알권리 볼권리는 뭔가”라고 묻고는 “이러한 대책을 완전히 세우고 또 계속 대화”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인 박 원내대표가 이처럼 언론사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강한 의지를 보임에 따라 내달 개원하는 19대 국회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안은 조금씩 다르지만 현재 국내 언론계는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양대 공영방송인 MBC와 KBS와 뉴스전문채널 YTN 등 방송3사가 몇 개월째 파업 중인데 핵심은 이명박 정권이 임명한 ‘낙하산 사장’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경우 그동안 사측과 별 갈등이 없었던 제1노조까지 파업에 가세하면서 조만간 파행이 한계에 다다를 가능성이 커졌다. KBS의 몇몇 간판프로가 방송을 중단하면서 시청자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MBC는 김재철 사장의 ‘낙하산 인사’로 파업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대구MBC의 경우 차경호 사장(전 MBC 기획조정본부장)의 부임을 반대하며 간부 18명 전원이 보직사퇴를 했고, 이날부터 뉴스가 전면 중단됐다. 또 경남MBC 사장으로 내정된 정경수 글로벌 사업본부장은 출근을 시도했다가 노조의 저지 투쟁으로 발길을 돌렸다.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은 “김재철이 말하는 정상화는 정권의 방송 MBC로 우리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oweroftruth.net%2Fpds_data%2Fbyple_news%2Fimages%2F1336361583.jpg) | ▲ 지난 4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언론노조 MBC본부와 KBS본부 주최로 파업문화제 ‘여의도의 눈물’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전국언론노조 |
연간 수백억 원씩의 정부지원을 받는 연합뉴스 파업도 예삿일은 아니다. 공정보도와 현 사장의 연임문제를 놓고 촉발된 파업사태는 갈수록 악화일로에 있다. 친정부 편향보도로 더러 비난을 사온 연합뉴스는 최근 들어 그나마 비판적 시각의 기자들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지금은 아예 정부 홍보지역할을 하고 있다는 언론계 안팎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공병설 노조위원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독자인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뭐냐?’는 질문에 대해 “연합뉴스가 보여준 모습은 부끄럽다. 국가기간통신사로서 국민의 눈과 귀가 되지 못하고, 정말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실을 알리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파업, 승리하고 돌아가서 꼭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연합뉴스가 되겠다. 많은 응원과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반성과 함께 결의를 다졌다. 신문도 예외는 아니다. 사주인 조용기 목사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된 <국민일보> 파업사태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시작돼 현재 5개월째를 맞고 있다. 사측은 노조 위원장 해고 및 각종 소송 등으로 노조를 탄압하고 있으며, 최근 노사협상이 재개됐지만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파업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기자들의 생계도 적잖은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 사측이 기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신문-방송-통신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동시 다발적으로 언론현장이 나날이 병들어가고 있지만 나서서 이를 해결해보겠다는 곳은 별로 없다. 언론노조 등 몇몇 언론시민단체 이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국회에 출석한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은 방송사 파업사태와 관련해 정부 책임자로서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느냐는 한 의원의 질문에 대해 “아직도 방송이 중단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주시하고 있다”고 답변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매체 불문하고 언론현장 나날이 병들어 이런 와중에 박지원 원내대표의 ‘문광위 강화’ 선언은 주목받을만 하다고 하겠다. 민주당과 진보당 등 야당은 지난 총선에서 ‘MB 언론장악 청문회’와 국정조사 개최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는 MB정부 들어 뒤틀린 언론계 현실을 바로잡고 국민의 자산인 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전제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갖가지 특혜로 물의를 빚었던 종편 인허가를 비롯해 정수장학회 문제 등도 본격 다뤄야할 사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민주당 당선자들도 언론파업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다. 언론노조, 언개연 등이 지난달 26일 MBC 사옥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웅래(전 MBC 기자) 당선자는 “언론이 권력 따라 춤춰서는 안 된다”며 MBC의 공정보도를 촉구했다. 또 장병완 당선자 역시 “공영방송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근간이지만 권력의 낙하산에 의해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김재철 사장은 역사의 죄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같은 막중한 현안을 앞에 놓고 조금의 우려도 없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박 원내대표는 매체의 성향에 관계없이 비교적 ‘프레스 프렌들리’ 성향에 가까운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소매에 ‘피’를 묻혀가면서까지 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과거 DJ정부 시절 문광부 장관을 지낸 그는 당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언론계 ‘마당발’로 통했는데 이건 좋은 평가는 아니다. 지금이야 그 자신도 더 큰 정치적 야망이 없지 않을 뿐더러 그가 조중동에 ‘각’을 세우는 것 같은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 그는 기본적으로 보수-진보를 구분하지 않는 현실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이 그에게 기대를 걸면서도 또 한편으로 큰 기대를 걸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인 그가 이번 언론파업 사태를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를 갖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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