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즐겨 착용하는 고어텍스 용품들, 기능을 제대로 알고 구입하는지요?
저도 고어텍스 쟈켓과 등산화, 장갑, 모자 등을 많이 갖고 있지만 기능은 모르고 디자인만 보고 구매했었습니다.
고가 기능성 제품들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몰랐으니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 한 격이었던 거죠.
게다가 제 아웃도어 스타일에 맞지 않는 제품들도 다수 구매했으니.... ㅠㅠ
이러던 차에 고어사 중국 심천 연구소에 초대받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소는 고어텍스 원단을 제조하고, 아웃도어 브랜드에 납품하기 전에 고어텍스의 핵심 기능인
방수, 투습, 방풍 기능과 내마모성, 쾌적함 등 다양하고 과학적인 테스트를 진행하는 곳입니다.
그동안 고어텍스 용품을 사용하면서 궁금했던 점들을 마구마구 질문하고 파헤쳤는데요,
고어텍스의 기능에 대한 바른 이해, 아웃도어 스타일에 맞는 구매법, 착용법, 세탁 관리법, AS까지!
그간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고어텍스가 보증하는 3대 기능
고어텍스GORE-TEX?는 아웃도어 용품 브랜드가 아니라 원단 이름입니다.
즉, 고어텍스는 고어텍스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원단 제조 업체라는 사실.
몇 해전 고어텍스 쟈켓을 처음 샀을 때는 코오롱, K2, 라푸마, 밀레처럼 아웃도어 브랜드인 줄 알았습니다. ㅡ.ㅡ
고어텍스 쟈켓이 고가인 이유는 단순히 고어텍스 원단이기 때문에 비싸다기 보다는
브랜드마다 디자인, 제조, 유통과정 등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옷에 배색이 들어가는 옷은 한가지 색 옷보다 원단 소모량이 많으므로 가격이 올라가고,
지퍼, 스트랩 등 어떤 부자재를 쓰느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고어사는 고어텍스의 기능을 잘 살릴 수 있는 제품 디자인을 조언하기는 하지만 가격 책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고어텍스는 어떤 기능이 있을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62A734C534BAF1C15)
고어텍스 원단은 방수, 투습, 방풍 3대 기능이 가장 핵심적인 기능이며
여기에 발수 기능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보통 방수와 발수를 혼동하는데요, 발수는 원단 위로 물이 또르르 흘러내리게 하는 기능이고, ?방수는 원단 겉이 젖어도 안쪽까지 젖지 않게 하는 기능입니다.
그런데 발수 기능은 오염, 스크래치나 잘못된 세탁, 관리 등으로 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며 방수처럼 반영구적인 기능이 아니라고 하네요!
발수 기능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서는 등산화처럼 발수제 처리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은, 고어텍스 신제품은 발수와 방수처리가 완벽하므로 안과 겉 모두 젖지 않지만,
오랜 사용으로 발수 기능이 떨어지면 표면은 젖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러나 방수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투습은 땀을 배출하는 기능이고, 방풍은 바람을 막아주는 기능입니다.
위 고어텍스 마크에 보면 'GUARANTEED TO KEEP YOU DRY'라고 적혀 있는데요,
"당신의 쾌적함을 보증합니다"란 뜻으로 품질 보증, 소비자와의 약속을 보증하겠단 의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만약 고어텍스 제품의 방수, 방풍, 투습 기능에 만족하지 못하면 수선, 교환, 환불해준다고 하니
의심 가는 제품들 있으면 AS 의뢰해보세요. 저는 등산화 테스트해보려고요.
그럼, 고어텍스 원단의 방수, 투습, 방풍 기능을 무엇으로 보증하는가?
제가 궁금했던 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국 심천에 있는 고어텍스 연구소를 찾아가봤습니다.
심천연구소에서는 유럽이나 일본에서 수입한 일반 원단을 고어텍스 원단으로 가공하고,
여러 가지 테스트를 거친 뒤에 각 브랜드로 납품하고 있습니다.
일반 원단이 기능성원단이 되기 위해서는 발수 처리를 한 원단에 멤브레인이라는 원단과 접합해야 하는데요,
이것이 고어텍스만의 핵심 기술력이라고 합니다.
이 공정은 다른 가공 과정이 공개된 것과 달리 견학조차 불가능했습니다.
이 멤브레인 조직은 물방울보다 입자가 작아서 물방울은 통과하지 못하고, 땀으로 인한 습기는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어텍스 원단이 방수는 되면서 투습(땀 증기 배출)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방수가 되면서 투습이 되는 원리, 이해하셨죠?
○고어텍스 원단 기능 테스트
* 테스트룸마다 들어가서 견학했는데 사진 촬영이 불가하여 고어코리아에 자료 요청했습니다.
이 사진은 독일 뮌헨 연구소를 촬영한 것인데 심천 연구소도 이와 동일한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1)세탁 테스트: 원단을 세탁기에 넣고 연속 500시간 세탁한 후 다음의 기능 테스트를 진행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5A8B4B534BAFB113)
2)방수 테스트: 원단에 2분 동안 3psi의 내수압을 가해 물이 새는지를 테스트.
비오는 날 젖은 의자에 앉거나 배낭을 멘 채로 웅덩이에 무릎을 꿇는 정도의 압력이라고 함.
3)투습도 테스트: 23도의 물이 담긴 수조에 멤브레인을 덮고, 그 위에 수분 흡수 겔을 들어 있는 컵을
고어텍스 원단으로 밀봉하여 올려놓는다. 겔이 수분을 빨아들이는 정도를 측정. 수분을 많이 빨아들일수록 성능이 좋은 원단.
4)발수 테스트: 원단에 물 250ml를 30초 동안 투하(폭우 수준)여 테스트.
5)결례도 테스트: 태양광에 의해 색상이 변화되는 정도를 테스트.
![](https://t1.daumcdn.net/cfile/cafe/2129504E534BAFE52B)
투습 테스트 발수 테스트
![](https://t1.daumcdn.net/cfile/cafe/2522D54A534BB00733)
장갑 발수 테스트 장갑 투습 테스트
![](https://t1.daumcdn.net/cfile/cafe/275F654D534BB02708)
방수 테스트(심실링 작업)
![](https://t1.daumcdn.net/cfile/cafe/21255E47534BB04828)
신발 투습 테스트: 사람의 발과 비슷한 온도, 습도를 가진 장치를 신발에 넣어 테스트
![](https://t1.daumcdn.net/cfile/cafe/27504049534BB05A25)
구겨짐 테스트 쾌적함 테스트
6)완제품 테스트: 레인타워에서 의류, 신발, 장갑 등 완제품을 테스트.
완제품까지 테스트하여 고어텍스 원단이 제 기능을 하는지 테스트.
각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고어텍스 원단으로 의류를 제작할 때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조언함.
* 레인 테스트: 마네킹에 흡습성이 좋은 티셔츠를 입히고, 재킷을 덧입힌 후 30분간 비를 뿌리는 실험. 자전거, 행, 트레킹 등 익스트림한 환경이 아닌 일반 아웃도어 환경에 적합한 옷으로 테스트.
*스톰 테스트: 폭우와 강풍이 불는 상황에서 1시간 동안 테스트.
![](https://t1.daumcdn.net/cfile/cafe/27107848534BB0710F)
이외에 색상 테스트, 마텐테일 테스트, 내마모성 테스트 등이 있는데요,
이런 엄격한 기준의 테스트와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전문가와 아웃도어 마니아들의 필드 테스트를 통과해야
제품에 GORE-TEX? 마크를 붙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각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만든 고어텍스 용품은 고어사에서 인증한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며,
제품 출시 전에 샘플을 고어텍스 연구소로 보내어 완제품 테스트를 통과해야 시판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구매할 때
고어텍스 제품군은 2013년 FW 시즌을 기점으로 변경 되었습니다.
2013년 이전에는 5개 제품군이 있었는데 세 개로 통합되었고, 명칭도 바뀌었습니다.
GORE-TEX? Paclite Shell
GORE-TEX? Soft Shell
GORE-TEX? Performance Shell -> GORE-TEX? Products
GORE-TEX? Active Shell -> GORE-TEX? Active Products
GORE-TEX? Pro Shell -> GORE-TEX? Pro Products
제품군은 품질의 차이가 아니라 용도에 따라 나뉩니다.
자신의 아웃도어 스타일에 맞게 구매하세요~
1)GORE-TEX Pro Products: 극한의 설산, 8,000m 이상의 고산 산행 등 가장 익스트림한 아웃도어에 적합.
내구성이 가장 강한 반면 투습성은 다른 제품군에 비해 떨어짐.
2)GORE-TEX Products: 일반적인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 가장 대중적.
3)GORE-TEX Active Products: 투습성이 극대화되어 있어 클라이밍, 런닝 등 고강도 유산소 운동이나
당일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 투습성이 높은 반면 내구성은 떨어짐. 종주 산행에는 부적함.
가벼운 산행, 트레킹, 캠핑을 즐기는 저에게는 GORE-TEX? Products 제품이 딱이네요.
굳이 Pro Products 제품을 탐낼 필요가 없겠습니다. 그런데 이미 질렀었다는 사실...ㅠㅠ
더운 날, 가벼운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는 투습성이 탁월하고 가벼운 윈드스타퍼류가 좋을 듯 하고요.
앞으로 기능성 의류살 때 고민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착용할 때
왜 아웃도어 활용시 기능성 쟈켓을 입어야 하는가? 제가 궁금했던 점입니다.
옛날에는 청바지에 면티 입고도 산에 잘 올라갔다고 하던데....
자신만 좋다면 산에 샌들 신고 올라가도 상관없는 것처럼 고어텍스 쟈켓도 선택입니다.
그런데 고어텍스 쟈켓을 비롯한 모든 기능성 의류들은 갑작스런 날씨 변화와 바람, 땀, 비로 부터
몸을 보호하고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장비입니다.
더운 여름에 고어텍스 쟈켓과 고어텍스 모자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도 예고 없는 비 때문입니다.
한여름에도 몸이 젖으면 몸의 열이 손실되어 추위를 느끼게 되고, 땀이 식었을 때도 동일하게 추위를 느끼게 됩니다.
즉, 한여름에도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고, 그건 정말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
1. 그리고 비싼 고어텍스 쟈켓이 비에 젖을까봐 비옷을 걸쳐 입는 것은 NG!!
방수, 투습 되는 고어텍스 쟈켓 위에 투습이 안되는 비옷을 입으면 안에 습기가 차서 몸이 눅눅해집니다. ㅠㅠ
고어쟈켓은 산행 처음부터 끝까지 입는 옷이 옷이라 더울 땐 벗고, 추을 때 덧입는 옷입니다!!
옷이라기보다 장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 고어텍스 쟈켓을 입고서 속에 면, 울, 실크 종류의 옷을 입는 것은 양복에 고무신 신은 것과 같습니다.
이런 천연섬유들은 몸의 습기를 흡수하여 머금고 있어서 겨울에는 저체온증으로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습니다.
겨울 산행은 생명과 직절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으므로 흡습성이 좋은 기능성 속옷과 보온과
속건 기능이 있는 의류(폴라프리츠, 파일 재킷 등)를 입고 그 위에 고어텍스 쟈켓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고어텍스 쟈켓 위에 덧입을 다운 의류도 준비하시고요.
물론,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도 기능성 속옷을 입는 것이 좋겠죠?!
3. 겨울 산행시 경량 다운을 내피 삼아 입고, 위에 고어텍스 쟈켓을 덧입는 경우가 많은데 이 착용법도 옳지 않다고 합니다.
다운을 속에 입으면 다운이 땀을 쫙 흡수하고 발산하지 못한다는 거죠.
저는 그런 것도 모르고, 그 무겁고 두꺼운 헤비 다운을 입고 산에 올라가다가 떠 죽는 줄 알았습니다.
결론은, 다운은 고어텍스 쟈켓 위에 덧입어 보온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사실!
[심천연구소 견학 총평]
1. 고어텍스 의류가 비싼 것이지 고어텍스 원단이 비싼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됨.
2. 고어텍스 원단을 생산하기 위해 들이는 많은 노력과 수고를 직접 봄.
3. 고어텍스 원단이 뛰어난 기능을 갖고 있으나 슈퍼맨 망토처럼 만능 옷은 아님.
투습의 경우, 분당 배출할 수 있는 증기량이 있는데 이를 초과하면 증기 배출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음.
옆구리에 지퍼가 달린 이유임. 고어 재킷은 더울 땐 벗고, 바람이 불거나 추울 때 덧입는 옷이란 사실!!
옷이라기 보다 내 몸을 보호하는 장비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음.
더운 날엔 투습성이 뛰어난 윈드스타퍼를 입는 것이 좋을 듯.
4. 고어텍스를 대체하기 위하여 새로 개발된 원단들도 기본적으로 방수, 투습, 방풍 기능을 갖고 있다.
기술력과 성능의 차이는 ?소비자들이 직접 판단할 것임.
첫댓글 고어텍스를 입어보면 다른 것을 못입죠. 쿨맥스 속옷도 마찬가지구요. 기능성 의류의 가치는 입어보면 알게됩니다. 고어텍스가 3종류로 나뉘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역시 ! 우리 이복규 회장님 !
섬유원단의 기능이 다양......구입후 관리도 잘해야.....그런데 대부분..기능보다는 메이커에 더 관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