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안에만 입주하면 된다고?
작년 말 뜨거운 감자였죠. '실거주 의무 폐지 여부' 말이에요. '폐지...까진 안되고 3년 정도 유예해 줄게'란 말이 나왔어요. 아직 확정은 아니나 가능성이 커요.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실거주 의무 이슈 소환
약 1년 전, 원활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자 야심차게 나온 게 있습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실거주 의무 폐지예요.
재초환은, 재건축 시 이익이 많이 나면 정부에 일부 토해내! 라는 제도인데, 이것 때문에 재건축 주저하는 곳이 많았죠. 그래서 작년 11월 말에 극적으로 통과됐어요. 좀 덜 토해낼 수 있게 법이 개정됐고 오는 3월 27일부터 시행돼요.
그런데 이에 낀 가시처럼 빠지진 않고 계속 신경쓰이게 하는 게 있죠. '실거주 의무'예요. 말 그대로, 아파트 분양받으면 바로 입주해서 실거주를 해야 한다는 뜻으로, 전세를 놓을 수 없어요. 즉 갭투자 방지를 위한 제도예요.
이것도 폐지하겠다고 했어요, 처음에는요. 왜냐면 '갭투자 목적'이 아니더라도, 실거주하고 싶지만 당장 입주할 수 없는 여러 사정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근데 이걸로 막아버리면 아예 청약 신청을 안해 미분양이 속출하니 폐지하겠다고 한 건데요.
이거 믿고 미분양 물량에 몰려든 사람들에 청천벽력같은 일이 벌어졌죠. '갭투자는 철저히 막아야 한다! 돈 없는 사람이 여력도 안되는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 안된다'라며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선 거죠.
3년 유예는 뭐임?
그래서 해줄거야 말거야! 설왕설래 하다 최근에 나온 말이 '3년 유예'예요. 원래 실거주 의무는 아파트 딱 지어지면 바로 들어가서 살아야 하는데, 이걸 ‘최초 입주 가능일로부터 3년 이내’로 미루겠다는 거예요. 진짜 그렇게 될지는 빠르면 2월 내 결정될 예정이에요.
그럼 왜 3년 유예일까요?
애초에 '폐지는 안돼'라고 반대한 이유가 갭투자 방지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백퍼 갭투자만 있는 것은 아니니, 이런저런 사정으로 당장 실거주할 수 없는 경우라면 예외를 두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것 같아요.
그 이런저런 사정에는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중2학년인데 졸업도 안 하고 갑자기 외딴 지역으로 전학갈 순 없잖아요. 이런 걸 감안하면 입학시기가 3년 단위이니 실거주 조건을 ‘입주 시작 후 3년 이내에만 해라'라고 한 거죠.
영향 받는 지역은 어디?
해당 소식에 들썩일 곳은 어디일까요?
[출처: 아시아경제]
전국 76개, 4만9657가구예요. 여기서 지금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곳이 올림픽파크포레온이에요. 구 둔촌주공아파트죠. 왜냐면 1만2032가구나 되기 때문이죠. 이곳의 입주 시기는 바로 올해 11월이에요. 만약 3년 유예가 확정된다면, 집주인은 11월에 바로 입주하지 않고 적어도 3년은 전세를 두고 그동안 잔금을 모을 수 있을 거예요.
음... 전세는?
새 아파트가 뚝딱 지어지고 나면 전셋값이 출렁입니다. 실거주 의무 여부에 따라 전세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는데요, 만약 바로 입주하지 않고 전세를 놓을 수 있다면 전세 물량이 많아지죠.
시장에 매물이 쌓이면 전셋값은 내려갑니다. 이와 반대라면 전세를 구하기 힘든 전세난이 시작되겠죠.
그래서 만약 '3년 유예'가 통과된다면 해당 지역 내 전셋값이 출렁이게 됩니다. 그런데 이에 더해 고민이 하나 더 생깁니다. 바로 '3년'이란 숫자 때문이에요.
이수빈님. 지금 전세로 살고 있다면 '2년 더 연장' 티켓을 잊으시면 안됩니다. 집주인이 실거주한다고 하지 않는 이상, 세입자는 2년 더 연장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있어요.
즉, 3년 내엔 실거주해야 하는 집주인 입장에서 세입자 들일 때 '최대 3년만 살 수 있고 2년 연장 티켓 못 씁니다'란 특약을 내걸어야 해요. 그렇게 되면 세입자 입장에선 법적으로 보장받는 2년 연장 티켓을 못 쓰게 되니, 굳이 해당 지역으로 몰리지 않을 수 있어요. 그래서 이런 것 까지 감안하면 3년이 아니라 4년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1년 전 공언대로 '실거주 의무'가 폐지될 지, 지금 나오는 말처럼 3년(이든 4년이든) 유예로 갈지 나오는 결론에 따라, 부동산 시장은 다시한번 들썩이고, 4월에 있을 총선에도 어느정도 영향이 미칠 듯 합니다.
[부동산 용어]
재초환이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분양가 상한제, 안전진단과 함께 부동산 정비사업 3대 규제로 불려요.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일정 금액을 넘을 경우 일정 초과 비율을 추가 부담금으로 환수하겠다는 제도예요. 올해 3월 27일부터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의 면제 기준이 3,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높아집니다.
[지도로 보는 부동산 동향]
요즘 가장 핫한 GTX 노선 이야기예요. 개통은 하기나 할까, 라던 GTX가 드디어 올해 개통합니다. 아래 빨간선을 볼까요.
[출처: 뉴시스]
GTX-A 노선은 파주 운정~화성 동탄을 연결합니다. 동탄 밑으로 평택까지 이어져 있는데, 이건 지금 추진 중이에요.
우선 오는 3월 수서~동탄 부분만 일부 개통됩니다. 그 다음 운정~서울역이 12월 정도 개통되는 등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에요.
이게 뚫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수서~동탄이 19분컷, 운정~서울역이 20분컷입니다. 기존엔 1시간이 훌쩍 넘은 거리죠.
부동산 시장에서 교통 호재는 선반영됩니다. 그러니 이미 알려진 A 노선 지역들 집값은 한차례 들썩들썩했죠.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뒤늦게 A 노선에 붙게 된 '평택'입니다.
특히 평택은 GTX-C 노선까지 지나가니 겹경사입니다. 매도 호가가 5천만원에서 많게는 2억까지 올랐다는 말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