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를 배후수요로 두고 있는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소득 수준이 뒷받침되는 기업 종사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건설사 전략이
반영된 것. 대규모 산업단지가 모여 있는 경남 창원시가 대표적이다.
창원시는 창원국가산단, 진해국가산단, 마산자유무역지역,
부산ㆍ진해경제자유구역 등이 있는 공업도시다. 기계ㆍ자동차 부품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창원국가산단에만 LG전자ㆍ현대모비스 등 2400여 개 기업, 9만3000여 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분양대행회사인 내외주건 정연식 전무는 "산업단지가 많아 교통,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대구ㆍ부산 못지 않게 주택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창원시에서 최근 나온 아파트는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분양권엔 웃돈(프리미엄)까지
붙었다.
지난 5일 포스코건설이 성산구 가음동에서 분양한 창원 더샵 센트럴파크는 24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순위에서
1만9269명이 몰려 평균 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단지 84㎡C타입은 4가구 모집에 당해지역에서만 594명이 청약해 최고
경쟁률(148대 1)을 보였다.
분양권엔 적지 않은 웃돈이 형성돼 있다. 다음 달 북면 감계지구에 입주하는 감계 힐스테이트 3차는
분양가에 1000만~1500만원의 웃돈이 붙어서 거래된다. 84㎡(이하 전용면적)형이 3억~3억1000만원이다.
내년 10월 입주
예정인 풍호동 창원 마린 푸르지오에도 평균 2000만원 정도 웃돈이 붙었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단지나 타입별로 차이가 있지만 조망권이 좋은
가구엔 3500만원 정도 더 줘야 한다"고 귀띔했다.
▲ 경남 창원시 가음동에 마련된
창원 더샵 센트럴파크 견본주택 내부 모습.
인구 늘어 수요 많지만 주택
공급 부족
창원시 분양단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인구가 느는데 반해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해서다.
창원시청에 따르면 창원시 인구는 지난 9월 말 기준 109만여 명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경기도 수원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 2010년 7월 창원ㆍ마산ㆍ진해시가 통합되면서 인구가 부쩍 늘었다.
이에 건설사들이 지난 3년간 1만8000여 가구를
분양하는 등 최근 물량이 늘긴 했지만, 도심 중심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북면 감계지구 K공인 관계자는
"직장(산업단지 내 기업) 근처로 거주지를 옮기는 사람이 늘어 대기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연내 창원시엔 창원 더샵 센트럴파크를
시작으로 5개 단지, 6000여 가구가 나온다. 일반분양 물량만 3181가구다. 대형 건설사가 짓는 재개발ㆍ재건축 단지가 많다. 85㎡ 이하
중소형부터 85㎡ 초과 중대형까지 주택형도 다양하다.
이달 마산합포구에선 2개 단지가 나온다. SK건설이 월영동 월영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월영 SK오션뷰와 중흥종합건설이 현동주택지구 S-2블록에 짓는 창원현동 중흥S-클래스 프라디움
3차다.
월영 SK오션뷰는 59~114㎡형 932가구 규모이며
일반분양분은 474가구다. 천마산과 무학산이 가깝고 일부 가구에선 산과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중흥S-클래스 프라디움 3차는
84~131㎡형 1343가구다. 가포대로와 마창대교를 이용하기 편하다.
같은 달 마산회원구 합성동에선 롯데건설이 합성1구역을
재개발한 창원 롯데캐슬 더퍼스트가 나온다. 59~100㎡형 1184가구 가운데 73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KTX마산역과 창원역도 가깝다. 의창구 용호동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용호5구역을
재개발한 창원 아이파크 1036가구가 분양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308가구다.
창원시 분양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지만 최근 공급이
부쩍 늘어난 데다 분양가도 높아지고 있어 투자 때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전문위원은 "공급과잉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특정지역에만 분양물량이 몰릴 수 있어 입지여건과 수급 상황, 분양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청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경남 창원시 가음동에 마련된
창원 더샵 센트럴파크 견본주택 내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