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CB400SS를 올해 5월 말에 구입했습니다.
여기 카페도 이때 가입을 했는데...처음 글을 씁니다.
저는 강원도 춘천에 살고 있습니다. 원래가 클럽 뭐 이런거 좋아하지 않고,
떼거지로 다니는 것도 좋아하질 않아서 항상 눈팅만 했습니다.
8,500킬로에 구입해서 지금 9,800 가까이 돼 갑니다.
두어달 동안 춘천 인근은 거의 다 돌아다녔습니다.
조금 멀게는 원주, 보통 화천 등등. 강촌에서 말골이라는 산속 동네까지.
거기서 산림도로라는 걸 타고 산도 넘어봤고,
하여튼 무척 빨빨대고 다녔습니다.
그때마다 항상 혼자서 다녔죠. 같이 갈 사람이 없으니.
이 동네에선 도대체 눈 씻고 봐도 SS를 구경 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W650은 냄새도 못 맡아 봤습다.
심지어 센터 주인도 SS를 처음 보는 것 같더군여.
공기압도 얼마를 넣어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대충 만져보고 "에어가 좀 모자란 듯 하네여.."라는 식입니다.
가장 문제인 것은 SS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다는 것이죠.
근처에 SS 보유하신 분이 있으면 서로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데...그게 좀 아쉽습니다.
이제 구매부터 현재까지 제 라이딩 라이프를 써보렵니다.
파쏘와 바마에서 세 달 정도 매물을 찾았습니다. 정식서류 찾느라 좀 오래 걸렸죠.
5월말에 부산에서 05년식 검은색 매물이 나와 화물로 530에 구입을 했습니다.
안전거래 때문에 가격 결정에 복잡한 문제도 있었는데,
정식서류라는 거 하나로 나름 제가 양보를 많이 했습니다.
찾으러 가서 보니 번쩍이더군요.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시트에 앉아보니 아쉬~ 까치발이 됩니다.
키도 작고 숏다리다 보니...쪽팔리고 뭐 이런 건 다 상관없는데, 후진할 때 완전 안습이죠.
어쨌든 기분좋게 집으로 끌고 왔습니다.
내려서 여기저기 살펴보니, 처음과는 달리 상처가 은근히 많더군요.
이래서 직접 가서 사야한다니깐여.
결정적으로 이건 제자리 쿵 정도가 아니라 좌우로 슬립도 여러 번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까진 곳도 상당히 골때리는 부분이 많습니다. 앞휀다도 좀 휘었고 뭐 등등.
이렇게 내 물건을 까면 나중에 팔 때 문제 생기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걍 퍼질때까지 타도 됩니다. 그렇다고 차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엔진이야 당연히 멀쩡하겠고 핸들 좌우 밸런스도 문제없고
단지 외관에서 자세히 살피면 문제 거리가 보인다는 거죠.
어쨌든 간단한 장비들 몇 개 새로 구입한 것들이 다음 날 배송이 돼서 하루를 기다렸습니다.
학과동기들과 깡짜로 만나기로 약속잡고 오후에 바로 원주로 쐈습니다. 시간은 한 시간이 좀 넘게 걸렸습니다.
중간에 교차로에서 신호대기하면서 스탠드 내리고 있다가 녹색등.
기어넣고 출발하는데 시동이 꺼집니다. 그리곤 시동 먹통.
뒤에 차들이 보입니다. 긴장 이빠이.
까치발하고 엉금어금 끌고 옆으로 비켜서다 시동을 거니 걸립니다.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스탠드에 안전장치. 아 뭐잉...쪽팔려.
중간에 땡겨보니 140정도 나오는데, 다리 위라 바람이 많이 불어 더는 무리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삼겹살에 쏘주까지 한잔하고, 술 깰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으로 오려니 당연히 밤입니다.
슈주 김희철 고향인 횡성에 왔는데, 시동이 꺼집니다. 에궁~ 연료가 없군여. 보조연료 사용해서 달립니다.
제일 가까운 주유소에서 바로 연료 채워야지 하고 연비 젤 좋다는 5단 60킬로로 털털거리며 가는데,
국도는 이게 문제입니다. 주유소는 많은데, 밤 12시 가까이 됐다고 문을 다 닫았습니다.
횡성에서 홍천 가는 중간에 산마치라는 큰 고개가 있습니다.
예전엔 좀 험했었는데, 지금은 길이 아주 좋아졌죠.
그래도 원체 인적이 드문 곳이라 차도 몇 대 다니지 않는 이런 산속 고개에서 똥줄이 탑니다.
연료는 없는데, 불 켜진 주유소는 없고. 최대한 많이 가려고 무진장 노력을 했습니다.
고개를 다 내려오니 다행히 주유소가 하나 있어 연료를 넣었습니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오더군요. 어쨌든 무사히 집으로 왔습니다.
첫 라이딩 하자마자 올해 안에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께 말씀드리니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이유는 혼다 메카닉이 저와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유저들은 모두 혼다가 좋다고 하는데, 일단 섬세함이 많이 떨어집니다.
예민하질 않으니 제 성격상 좀 답답한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두 번째로 배기량이 작다는 겁니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W650으로 가는 건데'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650은 대부분 튜닝된 것이 많아 그게 좀 싫었는데, 어쨌든 배기량이 아쉬웠습니다.
세 번째 개뿔도 모르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125CC처럼 보인다는 군여.
거기다 한술 더떠 멋이 없답니다.
눈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몰라도 도대체 왜 멋이 없다는 건지 알 수가 없더군여.
난 완전 뻑이가서 샀구만. 대충 이런 이유로 서너 달 정도만 타자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좀 타다보니 이 심심한 SS도 점점 익숙해져 가더군여.
클래식 모델의 가장 큰 문제점인 코너워크에 요령이 생기니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좀 사그러듭니다.
떨어지는 제동력도 문제였는데, 외곽으로 나가면 제동력에 큰 문제가 없고,
오히려 시내 주행시에 급출발 급제동이 많아 문제가 있으나
적응이 되니 40년 가까이 산 이 동네에선 이것도 그리 문제가 되질 않았습니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점점 애착이 갑니다.
일주일이 지나면서 계속 타자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께 팔지 않겠다고 하니 얼굴을 붉히십니다.
그렇다고 오토바이 타는 것을 크게 나무라지는 않으십니다.
집안 남자들 성격을 잘 아시니까요.
이제부터 넌 나와 함께 한다. 마음을 굳히고 이 녀석에게 이름을 지어줍니다.
盜驪(도려). 산해경에 나오는 팔준 중에 하나로 주나라 목왕이 탔다는 명마입니다.
검은색에 침을 질질 흘려 미친 말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죽이는 명마랍니다.
도려라고 진 이유는 다른 건 없고, 그냥 검은색이라서ㅋㅋ.
함께 하리라 마음을 먹었으니 할 일을 해야죠.
체인클리너와 루브를 사서 체인 청소 다하고,
뜯을 수 있는 건 다 뜯어 WD40 뿌리고 땀을 뻘뻘 흘립니다.
엔진오일 살펴보니 막 뽑은 옅은 커피색. 최소 3천 이상은 오~카이.
에어클리너, 오염 4분의1 정도 이것도 오카이.
이 넘이 습식인가? 컴프레샤로 에어를 쏴도 먼지가 떨어지질 않습니다.
어쨌든 깨끗하니 패스. 이번엔 점화플러그.
일본 사이트 뒤져 이리듐 플러그 주문하려 했더니,
뭐잉~~. 한국 배송을 안 합니다. 뭐 이따구가 있는지.
아마존jp서도 CD살 때 가려서 배송하더니,
오토바이 부품들은 영세업자들이라 그런지 한국이 싫어서 그런지 배송을 안 해줍니다.
후배 친구가 도쿄대 다닌다길래 건너건너 부탁해 보내달라고 부탁합니다.
한 달 정도 걸릴거라고 했는데, 이제 다음 주 정도면 받을 거 같습니다.
인터넷 블로그에서 보고 스위스군 빵가방인지 뭔지 그것도 사서 달았습니다.
제가 자주 이용하는 컴뱃샵이라는 사이트에 있더군요.
가장 싼 프로텍터 달린 청바지도 구입했습니다.
대략 이 정도 하고 성능 시험을 해봅니다.
한가로운 교차로에서 신호대기하다 녹색신호에 쭉~쭉~.
2단에선 죽어도 100킬로가 안 나오더군여.
친구녀석 제네시스 쿠페 2.0이랑 같이 쐈는데,
잘난 척 엄청하더니 절대 못 따라옵니다. 어깨 힘 빡 들어가더군여.
그런데 노면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최고속도는 140 넘기가 엄청 힘이 듭니다.
도데체 SS로 160 땡겼다는 사람은 연료에 약을 탔나? 암튼 최고속도는 140정도.
뭐 빨리 달리려면 교차로에서 대가리 숙이고 있는 것으로 샀겠지만,
이제 나이도 먹고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나 '원위크'에 나오는 것처럼 말 그대로
클래식 오토바이를 타려고 이 넘을 선택했으니 크게 아쉬운 것은 없습니다.
아 제 헬멧이 3만원 정도하는 아주 싸구련데,
잘 모르는 사람들은 멋있어 보인다고는 합니다.
그런데 조금만 달리면 바람이 새서 귓가에 소음이 엄청 심합니다.
비싼거 쓰면 바람 새는 소리 안 들리는지 궁금하네요.
다 좋은데 이노무 바람소리 땜시 미치겠습니다.
전 동력장치 기계들을 다둘 때 빡세게 일 시킵니다.
제가 아는 한국 사람들 대부분이 자동차 RPM 3천만 넘어가면 차 망가지는 줄 아는데,
전 가끔씩 소나타도 2단으로 6천 RPM이상 찍어줍니다.
안그럼 엔진 바보되거든여. 제 도려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그러고 다니면 미친 놈이겠지만 가끔씩은 한계점을 찍어줘야 제대로 된 성능이 나오니까요.
연비야 안 좋겠지만 말입니다.
차나 오토바이 연비 따지는 거 보면 전 이해가 안 돼서리.
오토바이는 약간 문제가 있긴 있습니다.
연료를 자주 넣어야 한다는 귀찮음.
아.. 이것만 아니면 정말 좋겠는데,
예전에 가와사키 케샬80 탈 땐 20리터 말통에 가득 받아 놓고 집에서 직접 주유를 했었는데...
지금은 말통 호스가 찢어져서 걍 주유소에 다닙니다.
제가 백수라 매일 놉니다.
그래서 평일에도 오후 4시 정도만 되면 도려를 끌고 나가지요.
춘천 인근은 거의 다 돌아다녔습니다.
이상한 시골마을까지 들어가 막다른 길이 있을 때까지 갑니다.
있으면 있는데 까지 가서 길따라 집으로 돌아오구요.
그런데 꼭 가다보면 중간중간 비포장길이 나오더군여.
첨엔 순대들어가는 타이어라 걱정을 좀 했는데,
노면 상태만 잘 확인하고 다니니 거뜬하더군여.
대가리 숙이는 오토바이하곤 비교가 안 됩니다.
진동은 굽 있는 구두만 아니면 그리 심하지 않아 괜찮구여.
이 녀석이 타면 탈 수록 괜찮습니다.
특출난 것도 없는데, 그렇다고 딱히 흠잡을 데도 없고...무료하지만 않으면 진짜 짱!!
요즘은 계속해서 비가 와 커버 씌워 놓고 잠만 재우고 있습니다.
얼마나 퍼질러 잤는지 일주일 정도 후에 셀모터로 구동을 했는데,
한 방 시동이 안 됩니다. 초크 좀 올려주고 구동하니 그제서 두두둥...
뭐든지 너무 쉬면 안 되는데.
지지난 주에 기상청 밑고 덕소에 갔다가 비때문에 완전 피박을 썼습니다.
오후에 갔다가 지인과 저녁 먹고 대화 좀 하고 있는데, 비가 옵니다.
그냥 소나기겠지 했는데, 찔끔찔끔하면서 계속 오더군여.
춘천에 전화를 하니 비가 안 온답니다.
기상청 홈피에 청평부터는 비가 오지 않는다기에 걍 출발을 했습니다.
그런데 춘천쪽으로 갈 수록 비가 더 오는 겁니다.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비가 옵니다.
앞에 차가 있으면 물이 튀어 더 힘들어지니 위험해도 냅다 달려 차들을 앞질러 갑니다.
비가 너무 와서 문 닫은 주유소에 들어가 잠시 쉬었다 가면
또 차들이 앞을 가로막고 아무리 잘 아는 경춘국도라도
밤 운전에 비는 엄청 오고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집에 오니 헬멧을 쓴 머리와 시트에 앉아 닿은 엉덩이 두 군데를 제외하곤 완전 흠뻑 젖은 상태였습니다.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젠 확실히 기상청을 믿지 않기로 했으니까요.
그래도 KBS 9시 뉴스 날씨하는 김혜선 기상캐스터는 너무 이쁘고 좋던데,,훔...
그리고 이틀 후 비가 잠시 멈춰 셀프 세차장에 가서 1,500원 어치 물세차도 했습니다.
차들 두 대 세차할 동안 계속 세차를 하니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더군요. 뭐 어쩌라구?
매일 타다가 열흘 가까이 못 타니 몸이 근질거립니다.
번개 모임인지 뭔지 보니까 예전에 춘천에 닭갈비 라이딩 하신 것 같은데,
언제 다시 오시면 여러분들을 뵙고 싶군여. 궁금한 것들이 많아서여.
솔직히 딱 만나면 별로 생각이 안 나는데...하여튼 여러분들을 뵙고 싶군요.
제 도려와 같은 기종을 타는 분들을 만나면 느낌도 다를 것 같구요.
오늘까진 춘천쪽으로 오실 분 있으시면 아무 때나 연락주심 마중나가 라이딩도 같이 하고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좋은데...아쉽게도 내일부턴 동생 가게에서 알바를 할 지 몰라 함부로
말씀드리기가 곤란하군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주말엔 더 바쁠 것 같구.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혹시 백수이신 분이 계셔
평일에 시간이 되시면 동생에게 사정해서 어떻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럼 여기까지 제 글을 마칩니다..
첫댓글 긴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바이크 라이프를 시작했군요. 혼다CB400SS 참 좋은 클래식바이크입니다. 50대 후반 바이크샵 하는 분들도 혼다CB400SS 시승해보고 참 매력있는 바이크라고 그저 탄복을 합니다. 그 보다 힘좋은 w650 있지만, 놀기에는 CB400SS 만한 바이크도 없답니다. 앞으로 잘 관리해 주시고 안전 운행 바랄께요.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바이크 타는 것이 재미있어 죽겠다는 느낌이 드네요. 항상 안운 하시고 즐거운 라이딩 하세요.^^
CB400SS...저는 타는것도 아까워 때빼고 광내놓고 관람만 하지요 ㅎㅎ 배기량이 아쉬워 리터급 네이키드를 한대 더 사고 텐덤이 아쉬워 미들급 빅스쿠터를 한대 더 사고 차 막히는 출퇴근길이 빡세서 125cc 스쿠터를 한대 더 사고 동네바리 아쉬워 50cc 스쿠터 한대 더 사고..ㅎㅎ ...아마도 저는 평생 CB400SS를 데리고 있을것 같습니다 ^^
CB400ss좋은 바이크 입니다 저도 탔었구요 속도나 성능 비교하면 한도끝도 없습니다 그에따라 바이크 가격도 엄청오르겠지요^^정서류 CB400ss면 메리트있다 생각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cb400ss 명차죠^^
좋은주인 만난것같네요 ㅎ
저도에스에스두대탔었습니다
앤간한부품들은 혼다코리아에서 다오더되구요
이리듐플러그같은것들도 다국내오더가가능합니다 궁금하신사항잇으면 쪽지주세용 ㅎ
ss에 관심 가지고 눈팅중인 제게 좋은 글이네요 부럽기도 하구요^^
저도 cb400에 관심있었는데 정말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