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폭풍 ②-민주당] 구사일생 이재명, 22대 총선 수도권 승리 교두보 '확보'
안녕하세요. 일요서울입니다.
민주당의 신년맞이 첫 행사는
야당 대표로서는 헌정사상 최초로
검찰 조사에 출석하는 이 대표의 동행 길이었답니다.
벚꽃이 필 무렵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게이트'에 휘말렸는데요.
꽃이 지자,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논란이
정치권을 흔들었답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고개 숙여 사과도 해봤고
명분 없는 체포동의안 부결로 인해 여론의 뭇매도 맞았답니다.
급기야 8월의 폭염 속에서는 이 대표의
백의종군론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으며,
출구 없는 위기가 계속되자 이 대표는 단식 투쟁을 선택했답니다.
정치권은 이 대표의 단식이 국민 여론을 움직이지는 못했으나,
2차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 당내 세력 결집에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평가한답니다.
당시 이 대표는 구속수감 직전에 놓여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는데,
민주당의 원내대표 선거 속 화두 역시
'옥중 공천'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이 대표와 뜻을 같이할 친명계(친이재명계)
원내 지도부의 수립이었답니다.
그 뒤 이 대표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인해
극적인 생환을 이뤄냈답니다.
이날 여·야는 모두 의원총회를 소집한 가운데
굳은 표정의 국민의힘 의원들과
환한 웃음을 띤 민주당 의원들의 모습이 대비됐는데요.
이후 보궐선거 개표 당일 여·야는
다시금 희비가 교차한 모습을 보였으며,
이 짧은 기간이 바로 민주당이 올해 처음으로
승리의 웃음을 보인 순간이랍니다.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이후 민주당의 일성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파면이었는데요.
그간 민주당은 습관적인 해임 및 탄핵에 대한
남발로 점차 그 소구력이 떨어졌지만,
이날의 일성으로 인해 승승장구를 이어온
한 장관은 처음으로 위기론을 경험합니다.
구속영장 기각은 한 장관의 적나라한
체포동의안 제안 설명에 강한 반감을 드러낸
민주당이 반격에 성공한 계기가 됐답니다.
지난해 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국회는
대선의 연장전이 치러지는 공간으로 변했는데요.
한 장관과 민주당의 지난한 갈등을 비롯한
정치권 내부의 싸움만 지속됐지만
이번 보궐선거의 승리는 다르답니다.
지난해 말 전국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과이불개(過而不改·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
발전 없이 반사이익에 기대는 정치권을 향해
경종을 울리는 말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보궐선거도 결국 과이불개 속에 치러진 승부로
혁신위까지 띄운 민주당은
결국 무엇 하나 제대로 쇄신하지 않은 채
보궐선거에 임했답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귀책 사유로 치러진
보궐선거에 당사자인 김 전 구청장을
다시금 공천하는 행보를 보였답니다.
강서구민들은 정치권의 반사이익 대결 속에서 '정권심판론'을 선택.
이 대표는 지난 11일 자정께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며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고 말했답니다.
이 대표도 보궐선거의 결과가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힘의 패배임을 인정했지만
이번 보궐선거는 2021년 재보궐선거·2022년 대선·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이
서울에서 거둔 최초의 승리란 점에서 의미가 있답니다.
지난해 대선에서 강서구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2.2%의 득표율 차이로 이긴 곳이긴 하지만
강서구의 20개 동 단위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은 13개 동에서 승리를 거뒀답니다.
이번 보궐선거의 결과가 텃밭 효과보다는
정권심판론에 가까운 이유랍니다.
국민의힘의 김용남 전 의원은 지난 11일
KBS 방송에 출연해 "참패는 참패"라며
"강서구가 서울에서는 민주당 우세지역이라고 하나
경기도 인구가 밀집돼 있는 남부나 서부에 비하면
사정이 좀 나은 곳"이라는 평을 남겼답니다.
이번 보궐선거는 여당 내부에서 거론된
'수도권 위기론'이 실체화된 사례인데요.
내년 22대 총선이 6개월 남짓한 시점에서
여당의 악재는 곧 야당의 호재일 수밖에 없고
이는 민주당 내부의 계파 갈등에도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답니다.
그간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은
도덕적 결함이 뚜렷한 이 대표 체제 아래서는
총선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지만
이번 보궐선거의 압도적인 득표율 차이는
정권심판론에 기인한 반사이익이
더 크다는 사실을 증명했답니다.
이에 비명계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를 '페니실린'에 비유하며 작은 승리에 취해
혁신하지 않을 경우 총선에서 대패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남겼지만 정치권의 시각은 체포동의안 가결로
고점을 찍은 비명계의 견제가 실패한 이상
이제는 이 대표 체제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
실제로 비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이혼 생각 안 하는 부부가 어디 있겠나"라며
"그런데 이혼하느냐"고 말했는데요.
지난 7월경 '유쾌한 결별'을 언급한 이 의원이
분당론에 선을 그은 것이랍니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말했답니다.
가장 먼저 외상값을 거론한 친명계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지난 10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제 입으로 징계라는 단어를 꺼낸 적이 없다"며 "
가결표·색출이라는 말도 꺼낸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답니다.
다만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지난 12일 CBS 라디오에서
외상값을 받지는 않아도 장부는 달아놓을 것이라고 해석했답니다.
조 의원은 3축 체제(지도부·강성 팬덤·원외 단체)를 통해
친명계의 당 장악력이 더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이 대표 지키기에 일조한
원외 인사들에 대한 보은성 공천이
존재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공천 과정에서 계파 갈등을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답니다.
조 의원에 따르면 "(공천은) 증거를 남기지 않고
가장 쉽게 (외상값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랍니다.
아울러 친명계의 지도 체제가 안정화될 경우
민주당의 대여 공세도 그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상반기 민주당은 장외 투쟁을 비롯해
다수의 탄핵·특검·국정조사를 주장하며
공세를 이어나갔지만 민주당의 공세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희석시키기 위해
정쟁을 과도하게 부풀린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답니다.
민주당의 강경 노선은 12월 말부터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주당은 지난 4월경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여
연말연초면 쌍특검법에 대한 8개월간의
숙의기간이 종료돼 본회의 표결에 들어갑니다.
한편 보궐선거 패배로 인해 정부·여당이
쇄신을 위한 국정기조 전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으나, 여권은 아직 관망세를 유지하는 중.
오히려 보궐선거 다음 날인 지난 12일
검찰은 이 대표를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답니다.
이에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가 '정적 죽이기'이자
보궐선거 패배 '물타기'를 위한 국면전환용 카드임을 지적했답니다.
이렇다 보니 22대 총선 전까지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여·야의 반사이익 구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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