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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타자의 전성시대를 열고 있는 KLPGA투어. |
올 시즌 우승자의 면면을 보면 이런 현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위너스 클럽에 가입한 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50야드를 넘는다. 이는 성적과 직결되는 상금순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차기년도 KLPGA투어 시드가 보장되는 50위(7월 첫 주)까지의 드라이버 비거리를 봐도 평균 250야드가 넘는다. 현재 비거리 1위는 김세영(21.미래에셋)으로 271.20야드다.
이는 코스 늘리기와 무관치 않다. 매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코스 전장은 길어지고 있다. 드라이버로 장타를 치지 못하면 스코어를 줄이기 어려워 우승경쟁을 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드라이버 거리가 짧은 선수들은 긴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밖에 없고 볼을 그린에 세우기 힘들다. 이런 환경 변화로 장타자가 각광받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길면 부정확한 장타는 대가를 치르겠지만 아직 그런 코스세팅은 몇몇 대회에 불과해 이래 저래 장타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거리가 짧으면 롱 아이언이나 유틸리티,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예를 들어 400야드짜리 파4홀에서 티샷으로 270야드를 보낸 선수는 130야드가 남는데 쇼트 아이언으로 핀을 직접 공략할 수 있다. 반면 250야드를 보낸 선수는 6, 7번 아이언을 잡아야 한다. 투어 선수라도 핀을 직접 공략하기엔 벅찬 거리다.
또 그린에 공이 떨어져도 긴 클럽의 특성상 볼에 스핀을 먹여 세우기 쉽지 않아 그린을 넘어가기 일쑤다. 그린에 공이 올라가지 않으면 버디 기회는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선수들은 비거리를 늘리는데 많은 공을 들인다. 스윙 교정과 웨이트트레이닝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KLPGA투어에서 지난 겨울 드라이버 비거리를 가장 많이 늘린 선수는 김해림(25.하이마트)이다.
2013년 시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44야드(86위)였던 김해림은 시즌이 끝나자 해외 전지훈련을 포기하고 국내에 머물면서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중 불리기에 나섰다. 매일 계란 한판(30개)과 육류를 섭취해 10kg 이상 몸무게를 불렸다. 물론 스윙 교정도 병행했다. 2개월간의 피나는 노력으로 올시즌 드라이버 거리를 평균 30야드 늘려 장타부문 5위로 올라섰다. 지난 해와 비교할 때 무려 81계단이나 상승하는 결실을 보았다. 드라이버 거리에서 순위는 5위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1위인 김세영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장타왕에 올랐던 양수진(23.파리게이츠)은 지난 시즌 12위로 밀리더니 올 시즌 성적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작년 4월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일찌감치 우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8위에 올랐지만 올 해는 장타부문 19위(256.79야드)로 밀렸다. 올시즌 KLPGA투어에 데뷔한 백규정(19.CJ오쇼핑)이 2승을 거두는 등 장타를 겸비한 대형 '루키'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장타자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