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 바루기]
앎의 결여가 사물을 바라보고 해석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며, 그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집단에 속해 섞여 살면서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는 자명한 것 같다.
대상의 사실적 재현에서 왜곡이 하나둘 쌓여 갈수록
상像은 일그러질 수 밖엔 없다. 아무렇게나 휘두른
붓질은 결국 본인도 알지 못할 추상화가 될 뿐이다.
1부 - 홑,겹개의 어원.
홑/접개라는 용어가 생성된 그 어원을 밝히는 것은
매우 쉽다. 개꾼들 사이에서 용어가 어떻게 쓰이는지
어떻게 말하여지고 있는지 말 쓰임새를 알게 되면
이내 알아차리게 된다.
2부 - 용어의 용례.
현재 개꾼들 사이에서 말하여지는 용례들과
왜곡 발생한 경위를 밝힌다.
3부 - 홑개와 겹개의 운용.
사냥 시, 여러 면에서 외개로 데리는 것이 가장 좋다.
외개는 그 효율성을 차치하고서도 설개로 풀리우는
토대가 된다. 설개에 이르는 가장 빠른 길은
외개로 데리는 것이다.
접개의 운용 즉, 두마리의 개와 호흡을 동시에
맞춘다는 것은 대단히 힘들고 어렵다.
1부 - 홑개와 겹개의 어원.
- 외개(홑개) -
▲ 김홍도의 그림 ‘호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홀 -
몇몇 명사 앞에 붙여 '짝이 없는 혼자'라는 뜻을
더하는 접두사. 짝이 없다는 뜻의 순우리말 어근.
홀로 쓰이진 않고 '홀로', '홀수' 등으로 쓰인다.
'혼자' 역시 어원을 공유한다.
유의어) 외, 홑
용례) 홀몸, 홀아비, 홀수
ㅎ.올(15c)→호올(15c~18c)/호을(16c)→
홀(16c~현재)
현대 국어 ‘홀’의 옛말인 ‘ㅎ.올’은 15c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현대 국어에서 ‘홀-’은 접두사로 분류되지만,
중세국어에서 ‘ㅎ.올’은 명사의 기능을 지녔다.
‘ㅎ.올’에 부사격 조사 ‘로’가 결합한 ‘ㅎ.올로’의
예라든가 16세기 문헌에 ‘獨 호을 독, 獨 홀 독’과
같이 단독으로 쓰인 예들이 이를 증명한다.
이형태/이표기: ㅎ.올, 호올, 호을, 홀
- 홑 -
1.짝을 이루지 아니하거나 겹으로 되지 아니한 것.
ㅎ.옺(15c~17c)→호옷(16c)→홋(16c~19c)→
홏(17c~19c)→홑(20c~현재)
설명
현대 국어 ‘홑’의 옛말인 ‘ㅎ.옺’은 15c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ㅎ.옺’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는 ‘ㅎ.옺’으로, 단독으로 실현될 때에는
8종성법에 따라 ‘ㅎ.옷’으로 나타난다. 자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도 ‘ㅎ.옷’으로 나타났을
것이나 문헌상으로는 그 예가 보이지 않는다.
20세기 이후 ‘홏’이 ‘홑’으로 변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홏’이 ‘홑’으로 변한 것은 근대국어 시기에 ‘ㄷ, ㅌ’이
‘ㅣ’나 ‘ㅣ’ 반모음 앞에서 ‘ㅈ, ㅊ’으로 변한 구개음화를
의식하여 ‘홏’의 ‘ㅊ’을 ‘ㅌ’이 구개음화를 겪은 것으로
잘못 이해하여 과도 교정한 결과이다.
17세기~19세기 문헌에 나타난 ‘홋ㅊ’은 ‘홏’을
중철 표기한 것이다.
이형태/이표기: ㅎ.옺, ㅎ.옷, 호옷, 홋, 홏, 홋ㅊ
- 접개 -
▲ 김홍도의 그림 ‘겨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겹 -
표준국어대사전
1.물체의 면과 면 또는 선과 선이 포개진 상태.
또는 그러한 상태로 된 것.
2.비슷한 사물이나 일이 거듭됨.
3.(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면과 면 또는 선과 선이 그 수만큼 거듭됨을 나타내는 말.
홑이불:
한 겹으로 된 이불. 이불 위에 덧시치는 한 겹 이불.
겹이불:
솜을 두지 아니하고 거죽과 안을 맞추어 만든 이불.
겹니블(17세기)>겹이불(20세기~현재)
현대 국어 ‘겹이불’의 옛말인 ‘겹니블’은 17c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겹니블’은 명사 ‘겹’과 ‘니블’이 결합한 것이다.
‘니블’이 근대 국어 시기를 거치면서 ‘니불’을 거쳐
‘이불’로 변함에 따라 20세기 이후에 ‘겹이불’로
나타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대개 논과 밭을 갈 때 땅이 평평하여 쉽게 흙을
팔 수 있으면 외겨리로 하지만, 화전 같은 경사지거나
흙이 단단하거나 돌이 많은 곳은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쌍겨리로 하는 것이다. 대개 쌍겨리는 땅을
깊이 갈기 위해 고안된 방법인 것이다. (기사 발췌)
북학의에 재가우再駕牛 또는 양우리兩牛犁로,
『과농소초』에 양우兩牛로,
『천일록』에 이우二牛 및 결리結犁로 올랐다.
『임원경제지』 본리지에도
“단리單犁는 소 한 마리가 끄는 것으로 ‘홀이’라 하고,
쌍리雙犁는 두 마리의 소에 메운 것으로 ‘뎔이’라고 한다.”라는 기사가 보인다.
양우 兩牛
이우 二牛
재가우 再駕牛
양우리 兩牛犁
결리 結犁
쌍리 雙犁
겨리쟁기의 ‘겨리’는 ‘결結’과 ‘리犁’가 합쳐진 말로,
소 두 마리에 메우는[結] 쟁기[犁]라는 뜻이다.
보습이나 볏이 크고 두터우며, 쟁기 자체도 단단한
나무로 짜고 멍에도 곧고 굵은 나무로 깎는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켤레’, ‘호리’, ‘겨리’의 어원 연구
발행기관 : 국어학회
연구분야 : 인문학. 한국어와문학
이동석 /Lee Dongseok 한국교원대학교
현대국어 ‘켤레’는 어두에 유기음을 가지고 있으며
중세 문헌에서 쓰임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 ‘켤레’는 두 마리의 소가 끄는 쟁기를 뜻하는
‘겨리’에서 온 말로서 19세기 말에 ‘켜리’가
[雙]과 [耦]의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을 볼 때
‘겨리>켜리>켜려>켜레>켤네/켤레/켠네’의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겨리’는 ‘겯-+-이’의 구성을 갖는 것으로
파악되며, 한 마리의 소가 끄는 쟁기를 뜻하는
‘호리’는 ‘홀+-이’의 구성을 갖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홍도 그림의 제목은 "호리,겨리"가 아닌,
보는 사람 입장에서 "호리질 & 겨리질"이
합당할 듯 하다.
‘그 도구를 가지고 하는 일’
‘그것과 관계된 일’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질.
국어 사전이 아닌 내 방식으로 말하자면,
반복되는 동작/행동을 표현하는 접미사: ~질.
호리는 하나를 나타내는 ‘홑(홀)’에서 나온 명칭이고,
겨리는 ‘맺을 결結’이 연음되어 불리는 명칭이다.
겨리’ 또는 ‘제리’, ‘저리’, ‘쌍겨리’라고 한다,
'외겨리'는 틀린 말이며, '쌍겨리'는 동어반복이다.
밭을 가는 소 한마리를 지시할 때 홀우라고 하며,
소 한마리로 밭을 가는 행위를 호리라고 한다.
결합된 소 두마리를 지시할 때는 결우라고 하며,
두마리를 결합하여 밭을 가는 행위를 결리라고 한다.
'결리'는 ㄹ탈락으로 '겨리'가 되었고
겨리는 , ㄱ발음의 ㅈ화현상으로 '저리'로 발음되었다.
ex)김치→짐치, 기름→지름, 경운기→정운기
호리질와 겨리질은 세계 각처에서 소牛, 말馬을
이용하여 행해졌다.
척박한 밭이거나,
생땅(경작한 적이 없는 땅)을 밭으로 개간하거나,
방앳불을 놓아 화전을 일구거나 할 때
대부분 결우로 하였다.
숫소중에도 힘 좋은 숫소는 홀우로도 일구었다.
사실 호리라는 말은 거의 잘 쓰이질 않았다.
밭을 갈 때 대부분 호리였기 때문에 굳이 '호리'라는
낱말을 표현하여 말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것은 마치 외개(홑개)라는 말을 거의 하지않는
현상과 똑같다.
첫댓글
지금껏 30년 가까이 개를 봐오며 질뤄보고 해왔지만, 홑개, 겹개란 말은 개에 몸(살집이 있거나 뼈대가 굵어보이는 정도나, 살이 없어서 마른모습) 또는 체형정도를 보고 표현해 오는것만을 들었었는데...
언젠가 홑개, 겹개가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고 어느 누군가에게 물었을 때의 대답도 (마른개=홑개, 살집이 있어서 퉁퉁한개=겹개)라고 들었었습니다.
어느 누군가의 처음 잘못된 표현이 이제는 정답처럼 굳어져 있다는 생각을하니...
안타까움 보다는 잘못됨의 정확함으로 여겨지는게 무섭게까지 느껴집니다.
하나의 용어를 두고 양우/이우/쌍리/재가우..등등 많은 용어들이 발생한 것은 밭 갈아보지 않은 일해보지 않은 백면서생 사대부 양반들 때문.
흡사 진도개판 입주둥이 개 박사들과 비슷한 격.
양우 이우 쌍리의 뜻은 원래 '결리'에 부합되는 다른 소리 말인데,
홑,접개는 같은 말 다른 뜻이 되버린 이유는
어디서 줏어들은 귀동냥으로 덮어씌우기 한 결과에서 비롯된 것.
진도군에서는 쓰지도 않았던 말이 육지 개판에서 "같은 말, 다른 뜻" 소리는 같지만 뜻이 다른 동음이의어가 된 까닭이 뭐겟냐.
실생활에서 대화할 때 "접개"라는 식으로 낱말이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는 없다.
저리 채운다. 저리 메운다. 접개 메운다. 접개채운다. 라고 쓰지.
양우 이우 쌍리 재가우 등 낱말은 실제 쓰인 말이 아닌 책에 표기된 문자일 뿐.
실생활에서 쓰인 낱말은 "저리"
진도개판처럼 뜻이 왜곡되지 않은 이유는
모두가 저릿소로 밭가는 사람들이었기 때문.
현재 50대들 중학생 되면 다 밭갈고 그랬지 뭐.
변할수가 있나? 소리와 뜻이 쉬 변할 수 있는게 아니지.
진도개판에 비유하자면, 마당에서 개나 키우는 놈들이 뜻도 모른채 주둥이만 나불나불대서 왜곡된거야.
20여년전 진돗개 공인심상위원님이라는 분께 네눈박이의 순수함을 어떻게 구분지어야 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진도읍에 개를 보러가서 네눈이가 보이길래 물어봤더니, 잠시 생각을 한 후에,
당시 심사위원님이 말씀하시길, 눈위의 네눈점이 동그랗게 생기면 일본개 잡종이고
네눈점이 너무커도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럼 어찌 생겨야 되냐고 물으니,
우리나라 붓으로 찍은듯하게... 태극문향으로 생겨져야 우리 순수 네눈박이 진돗개라고... ㅋ
당시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그런 줄만 알고 지냈는데, 얼마가 지나서 생각해보니 대답이 너무나도 우스워서...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