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캐나다 온타리오주(州) 토론토에서 북동쪽으로 30㎞ 떨어진 유니온빌. 이곳에는 캐나다의 토종 부품회사 매그나(MAGNA)가 변속기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풀매틱 공장이 있다.
9290㎡ 크기의 공장 내부에 빡빡하게 자리 잡은 각종 압연 기계는 변속기 부품을 ‘킹~캉~’ 하는 굉음을 내며 찍어내고 있었다. 레이 로마노프 품질반장은 “가장 많이 생산하는 부품은 변속기가 회전 중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드럼으로 연간 130만 대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토론토 북쪽으로 30㎞ 떨어진 마크햄에 자리한 벤처기업 노보플라스틱. 2004년 문을 열었는데, 처음엔 플라스틱 쓰레기통을 만들다 이젠 자동차 엔진을 덮는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개발에 성공한 플라스틱 머플러(소음기)가 각광을 받고 있다. 차량 무게를 가볍게 하는 경량화 부품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발지트 시에라 사장은 “차 종류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존 강철로 만든 머플러보다 무게가 절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캐나다 자동차산업이 탄탄한 부품회사를 기반으로 제자리를 찾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캐나다 제조업에서 가장 비중이 크다. 지난해 캐나다 자동차산업의 매출은 685억 캐나다 달러(약 77조원). 570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제조업 총생산(GDP) 중 12%에 해당한다.
미국 자동차 빅3의 완성차를 위탁 생산하는 공장이 많지만 캐나다의 자존심은 바로 자동차 부품산업이다. 완성차 생산 공장은 차종의 성공 여부에 따라 부침이 심하지만 부품산업은 동급 차량에서 대부분 공유할 수 있는 부품을 생산해 안정적으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공장의 명암은 바로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27일 찾아간 곳은 토론토에서 남서쪽으로 150㎞ 떨어진 GM의 카미(CAMI) 공장. 2009년 일본 스즈키와 합작 관계 청산으로 위기를 겪었지만 최근 3교대로 공장을 돌리고 있다.
기존 차량보다 연비가 높은 쉐보레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퀴녹스가 잘 팔려서다. 이 때문에 점심 시간이 1시간에서 20분으로 단축될 정도로 공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갔다.
반면 카미 공장 인근에서 크라운빅토리아 같은 포드의 대형차를 생산하던 세인트토머스 공장은 지난달 15일 기계음을 멈췄다. 기름을 많이 먹는 후륜구동 대형차를 찾는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이런 이유로 캐나다는 정부 차원에서도 자동차 부품산업을 더욱 지원하고 있다. 스티브 로저스 캐나다자동차부품산업연합회장은 “정부는 부품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 소재와 기초 부품의 관세를 낮추겠다고 지난해 발표했다. 2015년쯤 관련 관세가 사실상 사라져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세계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캐나다가 자동차 부품 산업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매그나가 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자동차 부품업계 5위(236억 미국 달러)다.
매그나는 해외 오스트리아 공장에서 BMW X3 구형 모델을 위탁받아 제작할 정도로 완성차 생산 능력이 있다. 그러나 도널드 워커 사장은 “완성차 시장에 진출해 이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만큼 완성차 브랜드에 대한 관심은 없다”며 “핵심 부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토중앙일보=강병철 기자
▶캐나다 자동차 산업은
-총매출 : 685억 캐나다달러(약 77조원)
-수출액 : 497억 캐나다달러(약 56조원)
-업체 수 : 1300개
-종사자 : 10만9000명
-주요 업체 : GM·포드·크라이슬러의 완성차 공장, 매그나(MAGNA)·우드브리지 등 부품회사
※ 2010년 기준 자료 : 캐나다 외교통상부 및 부품산업연합회